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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꿈꾸는 시] 장하빈 '숲속의 맨발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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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시와 시학' 신인상 등단…시집 '비, 혹은 얼룩말' '까치 낙관' '총총난필 복사꽃' '신의 잠꼬대'
시와시학상 동인상·대구시인협회상 수상…대구시인협회 회장

장하빈 시인
장하빈 시인 '숲속의 맨발학교' 관련 이미지

〈숲속의 맨발학교〉

여기 숲속에 맨발이 다 모였다

우리들의 신들은 도처에 숨어 있다

신의 발자국 따라 맨발로 걸으면

숲이 한껏 부푼다 몸에 피가 돈다

너에게로 나에게로 가는 맨발

잃어버린 신을 찾아 숲속을 거닌다

장하빈 시인
장하빈 시인

<시작 노트>

누가 내게 '시는 어떻게 쓰는가?' 하고 묻는다면, "숲속을 맨발로 걸어 보라"고 서슴지 않고 말하겠다. 숲길을 맨발로 걸어갈 때 새소리, 바람 소리, 솔방울 떨어지는 소리, 나뭇가지 몸 비비는 소리 등에 귀가 열리고, 이러한 자연의 숨소리를 받아쓴 것이 곧 시일 테니까. 땅 밑에서 울려 나오는 대지의 음성이 발바닥을 통해 온몸으로 전해질 테니까.

몇 해 전, 내가 사는 집 <다락헌> 근처 뒷산 구릉지에 '숲속의 맨발학교'를 열었다. 오솔길을 비로 쓸고, 비탈길엔 흙계단을 만들어 숲속의 맨발길을 조붓이 조성했다. 초입에 비스듬히 누워있는 너럭바위엔 '숲속의 맨발학교' 시 현수막을 걸쳐 입히고, 그 곁에 '동편잿길' '서편잿길' 안내판도 세웠다.

첫 방문객으로 대구문예창작영재교육원생들이 다녀갔다. 숲속의 맨발 걷기 및 한 줄 시 쓰기 체험을 하고 간 것이다. 앞으로 <다락헌>을 찾아오는 지음지우(知音知友)들과도 숲속의 맨발 걷기를 틈틈이 챙길 작정이다. 우리들의 잃어버린 신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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