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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란봉투법' 시행 한 달, 교섭은 멈추고 부담만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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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 첫날인 10일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양경수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시행 한 달을 맞았다. 최근 지방노동위원회가 공공기관 하청(下請) 근로자에 대한 원청(原請)의 사용자성과 교섭 의무를 인정하는 첫 판정을 내놓았다. 임금·근로시간 등에 국한됐던 사용자성 판단 기준이 안전관리와 인력 배치 등 경영 영역으로 확대됐는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지노위 판정이 하청 노조의 손을 들어 주었지만 갈등은 오히려 확산 조짐이다. 노조의 교섭 요구를 폭증시키는 계기가 됐고, 사용자는 끝까지 법적으로 다퉈 보자고 버틴다. 이달 초까지 985개 하청 노조가 367개 원청사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으나 이에 응한 원청 사업장은 30여 곳에 불과하다.

모호한 법 기준 때문에 혼란만 커지는 형국이다. '실질적 지배력'이라는 사용자 정의에 경영지도나 안전관리지침 등이 포함되는지 불명확하다. 쟁의(爭議) 대상을 근로조건 '결정'에서 '주장의 불일치'로 넓히면서 합병, 매각, 기술혁신 등 경영 판단도 협상 대상이 됐다. 불법 쟁의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개별적으로 산정토록 했는데, 다수가 가담한 현장에서 개별적 귀책사유 입증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포스코는 15년간 이어온 불법 파견 논란을 하청 노동자 7천 명 직접 고용이라는 정면 돌파로 매듭지었다. 막대한 비용 부담을 감수해서라도 근본 문제를 없애겠다는 결정인데, 포스코만큼 여력이 없는 중견·중소기업들엔 자칫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

노란봉투법은 원·하청 구조에서 벌어졌던 책임 회피(回避)와 노동 격차를 바로잡을 의미 있는 진전이다. 그러나 모호한 기준과 준비되지 않은 시행이 맞물리면서 교섭은 멈추고 갈등만 증폭되고 있다. 한 치 앞도 예측하기 힘들 만큼 대외 불확설성이 커지는 가운데 7월 15일 총파업 예고까지 겹치며 산업 현장에는 하투(夏鬪)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적극적 중재에 나서야 한다. '3고(高) 위기'에 직면한 경제에 노사 분규 충격이 더해지면 국가적 재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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