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환(42) 청년농업인은 경주시 천북면에서 콩(66만1천157㎡), 밀·보리(49만5천868㎡), 벼(66만1천157㎡), 조사료(65만2천893㎡)를 중심으로 대규모 영농을 하고 있다. 경북도의 농업대전환 프로젝트인 '들녘특구'(경주 식량작물 특구) 사업에 참여 중이며, 아내와 함께 들녘한끼 1호점인 성지콩밭 식당도 운영하고 있다.
◆귀농 전 관련 자격증만 9개 취득
천북면이 고향인 그는 농협중앙회 산하 농협사료 품질관리팀에서 10년 간 근무하다 2018년 귀농했다. 농업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이에 뛰어들 계획을 당초부터 세워뒀기에 귀농 전부터 철저히 준비했다. 축산기술사, 축산기사, 가축인공수정사, 스마트농업관리사, 농산물품질관리사, 식물보호기사, 유기농업산업기사, 굴삭기운전기능사, 초경량비행장치(드론) 등 각종 농업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며 이론과 지식을 쌓았다. 농업을 단순히 경험에 의존하는 1차 산업이 아니라 기술과 경영, 데이터가 결합한 전문 산업으로 바라봤기 때문이다.
현재 그는 부친 최동식 씨와 함께 광원영농조합법인을 이끌고 있다. 부친은 법인 대표, 본인은 이사를 맡아 경주 식량작물 특구를 일구고 있다. 법인은 2023년부터 해당 특구의 위탁영농(참여농가 136곳 중 121곳)을 맡고 있다.
귀농 전 결혼한 아내 박신애 씨도 농업과 경영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특구 내 문을 연 성지콩밭 식당은 아내가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구에서 생산한 우리밀과 콩으로 우리밀 콩국수와 자장면, 순두부짬뽕, 마파두부 등을 선보이는데, 하루 평균 200명 이상이 찾을 만큼 성황이다. 향후 목표는 경주에 오면 꼭 방문해 맛보고 싶은 '대한민국 콩의 성지' 브랜드로 키워내는 것이다.
◆기업 조직처럼 농업법인 운영
최창환 씨는 농업도 기업처럼 운영하면 충분히 매력적인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경북농업기술원과 경주시농업기술센터가 추진한 농업대전환 들녘특구 사업은 자신이 생각하는 농업 방향과 딱 맞았다. 들녘특구 사업에 참여하면서 규모화와 기계화를 비약적으로 확대할 수 있었고 생산성 증가와 노동력 절감 효과도 획기적으로 따라왔다.
법인에 합류한 청년들도 큰 힘이 됐다. 혼자 힘으로 짓는 농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공동영농 체계를 구축했더니 작업 효율과 소득이 몇 배 이상 뛰어올랐다. 대형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드론, 베일러 등 개인이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고가의 첨단 대형 장비들을 함께 활용하며 작업을 분업화·체계화했고, 하나의 기업 조직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농지에서 수확한 고품질 농산물이 식탁으로 바로 올라가는 '생산-가공-판매' 일관 모델을 구축,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지역 상생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의 계획은 우리콩과 우리밀을 활용한 가공품 라인업을 다각화하고 밀키트 사업도 확대하는 것이다. 아울러 생산과 외식, 그리고 가공과 유통까지 긴밀하게 맞물리는 6차 산업 융·복합 모델도 단계별로 완성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을 넘어 전국적인 유통망을 갖춘 농식품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공동영농 조직 육성 확대해야
혼자만 잘 먹고 잘사는 부자 농부, 이건 그의 머리 속에 전혀 들어있지 않다. 뜻있는 청년들이 함께 연대해 성장하고, 그 시너지로 지역경제를 살리며, 농촌에서도 큰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단단한 '상생 시스템'을 만드는 게 꿈이다.
농업을 '미래를 만드는 위대한 연대'로 보는 그는 청년농업인들을 향해 "농사는 이제 혼자 허리를 굽혀 짓는 고된 노동의 시대를 지나 '함께 기업처럼 경영하는 시대'로 가고 있다"며 "정밀한 기술이 있고, 뜻을 모아 함께 성장하는 조직이 있다면 농업은 그 어떤 산업보다 가능성이 큰 블루오션"이라고 강조했다.
농업에 도전할 마음을 냈다면 철저한 경영 마인드와 전문성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앞으로의 농업은 철저하게 규모화, 전문화, 기계화가 중심이 될 것이기 때문에 살아남으려면 농가도 경영 마인드를 갖춘 하나의 기업처럼 운영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청년농부 지원책과 관련해선, 단순히 정부에서 주는 일회성 정착 지원금 몇 푼으로는 청년들을 농촌으로 불러모으고 정착시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금 청년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나도 농촌에 가면 저 선배처럼 당당하게 성공할 수 있겠구나' 하는 확실한 '성공 모델'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본인처럼 대규모 기계화 영농을 하려는 청년들을 위해 개별 농가 단위의 지원을 넘어, '공동영농 조직 육성'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더욱 과감하고 거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래야 청년들이 안심하고 농촌에서 장기적인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농업을 통해서도 충분히 안정적인 미래를 설계하고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실증 사례가 지역 곳곳에 많아져야 청년들이 비전을 보고 스스로 찾아올 것"이라며 "저희 청년 연대 조직이 그 가능성을 멋지게 증명해 보일 테니 보다 많은 관심과 뜻있는 청년들의 참여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농업대전환 경북 '들녘특구' 사업〉
현재 우리 농업·농촌은 농업인의 고령화와 인력 부족, 영세한 경지 규모 등 구조적인 문제로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농업에 종사하며 농지를 소유하고 있음에도 농업인의 소득이 도시근로자보다 낮은 현실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손꼽힌다.
이에 경북도는 기존 농업의 틀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구조적 개혁 필요성을 절감하고 2023년부터 농업대전환 프로젝트 '들녘특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주형 공동영농 모델을 도입해 들녘 단위 규모화, 이모작, 기계화, 6차산업 등을 통해 농업 경쟁력 확보 및 농가 소득 증대를 모색하는 사업이다. 현재 대행형 협업 모델 '경주 식량작물 특구', 산업형 기업 모델 '구미 밀밸리 특구', 창업형 벤처 모델 '포항 식량작물 특구', 주주형 상생 모델 '울진 경축순환 특구' 등 4개 들녘특구가 조성돼 있다.
이 사업으로 농가 소득 증대는 물론 농업 생산성과 경영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다. 실제 들녘특구 공동체의 농업생산액은 기존 대비 1.3배에서 최대 2.5배까지 늘었다. 참여 농가의 소득도 벼농사 대비 1.5~1.9배 향상됐으며, 콩과 양파 이모작의 경우엔 최대 5.8배까지 증가했다. 농지를 위탁한 고령 농업인들도 기존 임대료보다 2~2.5배 높은 배당금을 받으며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공동영농에 이어 특구별로 추진한 6차산업 체계도 순항리에 가동 중이다. '구미 밀가리'를 출시한 구미 특구는 연간 440톤(t)을 생산해 9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딸기·동화나라 체험장을 운영하는 포항 특구는 2천여명의 체험객이 방문해 1억400만원 상당의 부가수익을 올렸다. 경주 특구가 운영하는 '들녘한끼' 성지콩밭 식당도 문전성시를 이룰 만큼 고객 반응이 뜨겁고, 울진 특구는 기능성 검정콩 계약재배로 연간 3억4천만원의 추가 수익을 확보했다. 향후 특구별 맞춤형 6차산업 고도화 전략이 더해지면 배당소득의 지속적인 증가도 기대된다.
이우경 경북농업기술원 들녘특구팀장은 "경북 농업대전환 들녘특구는 지속가능한 농업 기반을 구축하는 전국 최초의 혁신 모델"이라며 "현장에서 검증된 성과를 바탕으로 들녘특구를 보다 고도화해 대한민국 농업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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