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은 살짝 불안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사자후를 토했다. 삼성 라이온즈가 프로야구 2026시즌 전반기를 1위로 마감했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이란 악재를 딛고 일군 성과라 더 값지다. 삼성은 전열을 가다듬고 후반기 질주를 준비한다.
◆11년 만에 1위로 전반기 마감
프로야구는 9일을 끝으로 올스타전 휴식기에 들어갔다. 11일 올스타전을 전후해 잠시 숨을 고른다. 후반기가 시작된는 건 16일. 7~9일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선 다들 총력전을 폈다. 쉴 시간이 주어지는 데다 후반기를 대비, 최대한 승수를 쌓기 위해서였다.
삼성도 그랬다. 마지막 홈 3연전은 혈투의 연속. 하필 상대가 선두 다툼 중인 LG 트윈스라 더 힘든 승부였다. 7일 경기 전까지 삼성은 LG에 1경기 차 뒤진 2위. 7일(9대2), 9일(6대5) 이겨 1위로 뛰어올랐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메운 홈 팬들은 열광했다.
삼성이 전반기를 1위로 마감한 건 오랜만이다. 2015년 7월 16일 이후 무려 11년 만의 일. 지난해만 해도 전반기엔 8위에 그쳤다. 당시엔 막판 분전으로 4위에 오르며 포스트시즌에 2년 연속 진출할 수 있었다. 올해는 정규 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 직행에 도전한다.
박진만 감독은 "전반기 타격감이 좋을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잘 버텨준 덕분에 좋은 성적을 유지하면서 1위에 오를 수 있었다"며 "후반기에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 더욱 좋은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투타 부상 악재 속 선두 싸움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올해 초부터 부상 악재가 잇따랐다. 마운드에 연거푸 구멍이 났다. 새 외국인 투수 맷 매닝, 불펜 필승조이자 마무리 후보 이호성이 팔꿈치 부상으로 좌초했다.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핵심 투수 둘을 잃었다. 원태인은 부상으로 늦게 복귀했다.
개막 2연전에서 내리 고배를 마셨다. 안방에서 하위권으로 분류된 롯데 자이언츠에게 2연패한 거라 더 쓰렸다. 그래도 박진만 감독은 개의치 않았다. 시즌 55패 정도면 1위가 가능하다는 게 박 감독의 계산. 아쉽긴 해도 단 두 번 진 것뿐이라 생각했다.
이후 7연승을 질주했다. 선발투수 중 제 몫을 한 건 아리엘 후라도뿐. 대신 불펜이 힘을 냈다. 그러다 멈춰섰다. 이번엔 타선 곳곳에 구멍이 뚫렸다. 구자욱, 김영웅, 이재현, 김성윤 등 주축 타자들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7연패에 빠졌다. 벌어둔 걸 다 까먹어버렸다.
가까스로 연패 사슬을 끊었다. 그러다 다시 가속 페달을 밟았다. 5월 3일부터 12일까지 무려 8연승. 이번엔 선발투수들이 다들 제 몫을 해냈다. 8연승 기간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이후 상위권 싸움을 이어갔다.
◆김재윤, 이승민, 최형우 빛나
전반기 내내 '롤러코스터'를 탔다. 연승, 연패, 연승을 반복해 삼성 팬들을 웃고 울렸다. 9일 '1위 결정전'도 그랬다. 접전 끝에 6대3으로 앞섰는데 9회초 2실점했다. 이어진 1사 만루 위기. 병살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자칫 승부가 뒤집어질 뻔했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이 "위궤양에 걸리는 것 같았다"고 할 만했다. 그의 말대로 우여곡절 끝에 1위에 올랐다. 선수들 모두 각자 자리에서 제 역할을 잘해줬다는 게 박 감독의 설명. 그래도 굳이 잘 해준 선수를 꼽아 달라니 마무리 김재윤과 불펜 필승조 이승민을 들었다.
둘은 전반기 거의 쉬지 않고 뒷문을 지켰다. 김재윤은 22세이브로 리그 세이브 1위. 불안하단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가 없었다면 삼성이 지금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거라는 게 중론. '믿을맨' 이승민은 13홀드를 올리며 선발과 마무리 사이 가교 역할을 제대로 했다.
타선에서 가장 돋보인 건 베테랑 최형우. 10년 만에 '친정' 삼성에 복귀, 43살 나이에도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박승규는 공격과 외야 수비에서 힘을 보탰다. 김영웅과 이재현이 빠진 자리는 전병우와 양우현 등이 잘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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