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훈 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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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대구서 폭염 구호 총력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대구서 폭염 구호 총력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임채청)가 8월 11일부터 20일까지 대구지역 곳곳에서 폭염 구호 활동에 총력을 펼쳤다. 대구시민구조봉사단과 손잡고 서남시장·대실역·용지아파트·두류공원 등에서 생수 나눔 및 무더위 쉼터 운영 등 현장 밀착형 봉사활동을 했다. 운영 시간은 하루 중 폭염이 가장 심해지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로 11일 감삼동 서남시장 입구를 시작으로 13일 대실역 앞 소공원, 18일 범물동 아파트 일대, 20일 두류공원 내 쉼터 등 유동 인구가 많고 폭염 취약계층이 주로 머무는 지역을 찾아갔다. 서남시장의 한 상인은 "올 여름은 시장 바닥에 서 있기 힘들 정도로 너무 더워 손님도 적고 체력적으로 많이 지쳤었다"라며 "현장에서 시원한 생수도 나누어 주고 쉴 공간까지 마련해 주니 갈증도 풀리고 다시 일할 기운이 난다"라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신훈 희망브리지 사무총장은 "대구와 경남 양산 등 영남 지역은 올 여름 122년 기상 관측 이래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이라며 "현장 수요에 맞춘 생수 배부와 냉방 쉼터 운영 등 현장 구호 활동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한편, 희망브리지는 '폭염 재난 대응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방송인 이승윤 씨가는 캠페이너로 참여해 이웃을 향한 관심과 참여를 호소한 데 이어, 배우 문가영과 프로게이머 '쵸비' 정지훈 등 셀럽들의 따뜻한 나눔 동참도 계속되고 있다. ※ 캠페인 기간 1만원 이상 일시적 후원자에게 '시원한 여름날 부채'와 '희망이 인형 키링'을 리워드로 전달한다. 문의=1544-9595

    2026-08-21 22:42:19

  • [털보기자의 '그사람']3천500억 사업비, 대구읍성 복원해야

    [털보기자의 '그사람']3천500억 사업비, 대구읍성 복원해야

    "어떻게든 3천500억원을 마련해 대구읍성을 복원해야 합니다." 신홍식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자신의 일대기나 살아온 이야기를 묻는 질문보다 대구의 미래와 대구읍성 복원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눈빛부터 달라졌다. 인터뷰 내내 차분했던 그의 목소리에는 대구읍성 복원에 대한 강한 의지가 묻어났다. 그는 인터뷰 도중에 한옥 스타벅스 매장 담장으로 취재진을 데려갔다. 신 회장은 이 성벽을 가리키며 자신의 구상을 설명했다. 높이 3.6~3.8m, 전체 길이 약 2.7㎞에 이르는 대구읍성의 성벽을 옛 모습에 가깝게 복원하자는 것이다. 그는 추석 연휴 전후로 대구읍성 복원 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대구시와 중구청에도 읍성 복원 프로젝트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그의 구상은 북문과 달서문(서문), 진동문(동문) 그리고 남문을 연결해 대구읍성을 복원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4대 망루(정해루-주승루-선은루-망경루)를 세우고, 남문에는 대구의 관문인 영남제일관을 짓는 것이다. 대구읍성에 관한 아픈 역사도 소환했다. 1903년 경부선 철도 공사가 시작되면서, 일본인 거주자와 상인들이 읍성 철거를 강하게 요구했다. 당시 고종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906년 박중양 경상북도 관찰사 서리 겸 대구군수 박중양이 앞장서 철거했다. 그는 "옛 대구읍성의 십자 행태 도로가 그대로 남아있다"며 "읍성을 복원할 수 있는 도시는 대구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신 회장은 대구읍성 복원과 함께 전 세계 관광객들이 모여들 것을 확신했다. 국비 예산을 따오는 일에 대해서는 "광주·전남에는 반도체 팸 800조원 준다는데, 대구에 3천500억원 정도 못 주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도 다시 한번 읍성복원을 주창했다. "대구처럼 인구 230만이 넘는 대도시 도심 한복판에 읍성의 흔적과 근대문화가 함께 살아 숨쉬는 곳은 드뭅니다. 읍성 복원은 과거를 되살려, 미래를 만드는 일입니다."

    2026-08-21 14:31:00

  • [털보기자의 '그사람']'나눔의 아이콘' 신홍식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털보기자의 '그사람']'나눔의 아이콘' 신홍식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아이고~~~ 말라꼬~~~ 인터뷰 꼭 해야 하나?" 인터뷰를 앞두고 손사래부터 친다. 하지만 이내 특유의 넉넉한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대구에서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옆집 아저씨'의 모습을 꼽으라면 단연 이 사람을 떠올릴 만하다. 늘 웃음이 묻어나는 얼굴에 푸근하고 소탈한 인상. 그러나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 이상의 굴곡과 나눔의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다. 이번 주 '털보기자'가 만난 주인공은 신홍식(72)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다. 지난해 6월에는 EBS와 E채널이 공동 제작한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에 출연해 돈과 부자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14일 대구 종로의 스타벅스 대구종로고택점에서 만난 신 회장은 칠순을 훌쩍 넘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특유의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물 흐르듯 가다 보면 어디론가 도달해 있습니다. 하하하. 여기가 우리나라에서 하나뿐인 한옥 스타벅스가 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지나고 보니 노력도 있었지만 행운도 있었습니다. 그 행운이 따뜻한 마음 한구석에 있다가 어느 순간 툭 튀어나오는 것 아닐까요." ◆'구미의 우사인 볼트'… 달리기로 이름 날린 소년 신 회장은 구미 선산에서 석재공장을 운영한 아버지 고 신현철 씨와 어머니 고 김옥순 씨의 4남2녀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가장 가까이에서 배운 것은 '부지런함'과 '사람을 챙기는 마음'이었다. 아버지는 새벽부터 공장에 나가 인부들의 간식은 물론 담배까지 챙겼다. 자신보다 먼저 다른 사람을 살피는 모습이 어린 신 회장의 마음에 깊이 남았다. 신 회장은 어린 시절부터 그런 부모의 모습을 보며 '사람을 돕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삶의 한 방식'이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배웠다. 어머니 역시 남편의 일을 묵묵히 뒷받침하면서 여섯 자녀를 정성껏 키운 '내조의 달인'이었다. 학창 시절 신 회장의 남다른 재능은 공부가 아니라 '달리기'였다.전교생이 3천 명에 달하는 초등학교에서 달리기 2등을 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보였고, 경북도민체전에 출전하기도 했다. 육상 특기생으로 중학교에 진학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일반전형으로 대구 능인중학교에 입학했다. 공부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한 탓에 능인고를 거쳐 가야대학교 경영학과와 영남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자신의 학창 시절을 두고는 "공부에는 크게 흥미가 없었다"며 웃었다. 군 복무는 국방부 직속 특수부대에서 했다. 이 시절 그는 "자본주의에서는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돈과 경제에 대한 나름의 철학을 갖게 됐다. 후배가 운영하는 공장에서 일하기도 했고, 마산에서 몽고간장 총판을 운영하기도 했다. KODAK 필름에서 영업을 배웠으며, 큰누나의 남편이 운영하던 풍국면 공장 일을 돕기도 했다. ◆ 월급쟁이에서 '대구 TOP5 공업사' 대표로 젊은 시절의 시작은 화려하지 않았다. 단칸방 셋방살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한동안 월급쟁이 생활을 이어갔다.그러나 그의 월급쟁이 인생은 오래가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1990년대 초 컴퓨터 모니터를 제조하는 풍국공업사의 대표를 맡게 됐다. 당시 회사는 월 매출 3억 원에 이르는 규모였다.이후 약 20년 동안 공장을 운영하며 사업을 키웠고, 성공적인 사업가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돈을 버는 데만 인생을 걸지는 않았다. 사업에서 얻은 성취를 바탕으로 재테크를 시작했고, 어느 순간부터는 '돈을 어떻게 더 벌 것인가'보다 '돈을 어떻게 의미 있게 쓸 것인가'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그의 삶에서 '나눔'이 본격적으로 꽃피기 시작한 시점이다. ◆ '대구의 쌀집 아저씨' 신 회장은 지역 문화예술을 돕는 문화메세나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성안빌딩 16층 전체를 매입해 지역 미술인들에게 무료로 임대하고 작업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예술 작품을 사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예술가들이 창작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준 것이다. 나눔은 문화예술에만 머물지 않았다.IMF 외환위기 때부터 시작한 쌀 배달은 어느덧 3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어려운 가정을 직접 찾아가 쌀을 전달했다. 그에게는 '대구의 쌀집 아저씨'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다.대구 아너 소사이어티 5호 회원이라는 이력도 그의 나눔 행보를 보여준다. 신 회장은 자신의 기부 철학을 한마디로 정리했다."어차피 있는 거 함께 나눠 쓰는 거죠." 이어 그는 "자본주의 사회의 꽃은 기부와 나눔"이라고 강조했다. 방송에 출연했을 때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부자'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먹고 살 재산도 있지만, 마음만은 나보다 더 부자는 없을 겁니다." 돈의 액수보다 마음의 크기를 부의 기준으로 삼은 그의 대답에 시청자들은 따뜻한 웃음을 보냈다. 그는 '쌀 배달 아저씨'로 2017년 대한민국 자원봉사상 대상을 수상했고 국민훈장 석류장도 받았다.현재는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으로서 지역의 나눔 문화를 이끌고 있다. ◆ 사업가에서 시인으로… '동심'을 쓰다 신 회장의 인생 2막은 사업과 나눔만으로 채워져 있지 않다.그가 가장 아끼는 취미는 '동시 쓰기'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하나씩 꺼내 아름다운 동심과 풍경으로 되살려내는 작업이다. 어린 시절 뛰어놀던 골목과 들판, 친구들과의 추억은 그의 시 속에서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다.그는 '대구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현재까지 '동시 발전소' 발행인을 맡고 있다. 대구포크페스티벌 이사장, (사)아트빌리지 대표, 혜암아동문학회 회장 등도 역임했다. 문학적 감수성은 집안의 영향도 컸다. 그의 조부는 탁청(濯淸) 신상덕 선생으로, 당시 지역에서 200여 명의 제자를 가르쳤던 한학자였다. ◆ 바둑·골프·그림… "잘 놀아야 건강하다" 바둑과 골프도 빼놓을 수 없는 인생 2막의 동반자다.바둑 실력은 5급 정도. 하지만 승패보다 지인들과 마주 앉아 수를 주고 받으며 나누는 대화를 더 즐긴다.물론 이겼을 때는 상대방을 살짝 놀리는 재미도 빼놓지 않는다. 골프는 보기 플레이 수준이다. 누구를 만나더라도 큰 부담 없이 즐기는 것이 그의 골프 철학이다. 자신 있게 내세우는 특기는 '벙커샷'. 멋진 서드샷으로 벙커를 탈출해 파 세이브를 만들어낸다. "잘 놀아야 건강합니다. 인생은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요." 그가 말하는 건강한 노년의 비결이다. 신 회장의 또다른 취미는 그림 수집이다. 그의 빌라에는 그림 1천점이 보관되어 있다. 누가 보면 미술 재테크를 하는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그림을 모으는 이유는 돈을 벌고자 함이 아니다. 그는 "저는 사기만 했지 그림을 팔아본 적이 없다"며 "언제간 이 그림들과 예술품들을 대구시민들의 위해 무료로 전시하고 싶다"고 속내를 밝혔다. 아내 김명옥 여사에 대한 평생 감사한 마음도 잊지 않았다. 당시 선을 봐서 결혼을 했는데, 첫 만남에 단꼬바지에 부지깽이를 들고 나타난 모습에 반했다고 회상했다. "저 모습 그대로 같이 살면 되겠다"고 결심했는데, "실제 살아보니 더 없이 고맙고 좋은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2026-08-21 14:30:00

  • [산업유산 '문화로 꽃피다']옛 양조장의 변신 복합문화공간 '산양정행소'

    [산업유산 '문화로 꽃피다']옛 양조장의 변신 복합문화공간 '산양정행소'

    경북도 내 19곳 산업유산 가운데 과거의 흔적을 보존하면서 현대적인 문화공간으로 꽃피운 모범 사례를 꼽으라면 문경의 산양정행소를 빼놓을 수 없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옛 양조장이 젊은 귀촌인들의 손을 거쳐 카페와 전시공간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면서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산양정행소의 역사는 일제강점기인 194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지어진 산양합동양조장은 해방 이후에도 막걸리를 생산하는 양조장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 속에서 경영난을 겪다 1998년 문을 닫으면서 한동안 방치됐다. 폐업한 양조장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건축물의 역사적·산업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8년 경북도 산업유산으로 지정됐고, 2019년 문경시와 운영 주체인 리플레이스가 인구감소지역 공모사업을 통해 이 공간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에 나섰다. 마침내 2020년 '산양정행소'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면서 20여 년간 멈춰 있던 공간에 다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정행(征行)은 일·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에 가는 일을 뜻하며 문경으로 여행 온 사람들을 위한 안내소이며 쉼터다. ◆낡은 양조장, 과거와 현대를 잇는 공간으로 산양정행소의 가장 큰 매력은 옛 건물의 흔적을 지우지 않았다는 점이다. 리모델링을 맡은 신진 건축가 박희찬 씨는 오래된 목조 기둥 가운데 썩은 밑동을 잘라내고 그 위에 새로운 목재를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건물의 골격을 살렸다. 붕괴 위험이 있는 벽체에는 현대적인 건축기법과 새로운 소재를 더해 안전성을 확보하면서도 옛 건물의 분위기는 최대한 유지했다. 특히 실내와 마당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과거의 양조장과 현대적인 카페가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도록 했다. 해체 과정에서 나온 왕겨 단열재와 골재 등 기존 건축자재도 가능한 한 재활용했다. 이 과정에는 공모를 통해 선발된 귀촌 청년들의 아이디어도 적극 반영됐다. 이들은 단순히 오래된 건물을 고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 그 결과 탄생한 이름이 '산양정행소'다. 산양면을 찾은 여행객들에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정거장이자 카페와 문화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산양정행소는 2020년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우수상을 받으며 산업유산을 활용한 도시재생의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았다. ◆내부 곳곳에 전시된 산양양조장 풍경 건물은 새롭게 단장됐지만 과거 산양양조장의 모습은 곳곳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문경의 대표적인 막걸리를 생산해내던 곳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다. 카페 입구에 들어서자 최종 순곡먹걸리 병에 술을 담는 과정을 축소해 재현한 시설이 마련돼 있다. 주조 시스템에 대한 설명과 함께 과거 양조장에서 사용했던 공간과 작업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도 전시돼 있다. 양조장 내부가 과거 어떤 용도로 사용됐는지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당시 건물은 주모실과 종국실, 사입실, 술 저장실, 작업실 등으로 나뉘어 있었다. 전통 방식으로 막걸리를 빚기 위해서는 공정별로 독립된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고두밥을 식힌 뒤 누룩과 섞고, 이를 단지에 담아 물과 함께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술을 만들었다. 발효에는 5~6일가량이 걸렸다. 산양정행소에서는 이러한 전통적인 막걸리 제조 과정도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옛 양조장의 풍경을 보여주는 다양한 소품들도 눈길을 끈다. 건물 밖에는 술을 담았던 대형 제성 탱크가 전시돼 있고, 내부에는 생산된 막걸리를 실어 나르던 옛 자전거도 볼 수 있다. 당시 사용했던 전화기와 주류 배달 관련 소품 등도 만나볼 수 있어 단순한 카페 이상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막걸리 한 잔'에서 문화와 관광으로 산양정행소 내부는 널찍한 카페 공간으로 꾸며졌다. 입구에는 지역 특산물과 연계한 상품을 판매하는 기념품점이 마련돼 있고, 야외에는 잔디밭과 테이블이 조성돼 있어 여행객들이 차를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과거에는 막걸리를 빚던 공간이 이제는 커피와 지역 상품, 전시와 문화가 어우러지는 장소로 변한 것이다. 산양정행소를 찾는 관광객 가운데는 특히 다른 지역에서 찾아오는 젊은 여행객들이 많다. SNS에 올라온 사진과 방문 후기 등이 입소문을 타면서 문경의 새로운 여행지로 알려지고 있다. 산양정행소 관계자는 "타 지역에서 찾아오는 젊은 관광객들이 주로 많이 찾는다"며 "과거와 현대를 잇는 마법 같은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2026-08-21 12:13:00

  • [정치야설 '5분전']감나무를 베면 도둑이 사라지는가

    [정치야설 '5분전']감나무를 베면 도둑이 사라지는가

    옛날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에 큰 감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어느 날 마을에서 도둑질이 발생했다. 수소문 끝에 도둑 셋이 감나무 아래 모여 범행을 모의했다는 첩보가 들어왔다. 마을 원님은 지체 없이 감나무를 베어버렸다. 그런데도 도둑질은 끊이지 않았다. 얼마 뒤 또 다른 첩보가 들어왔다. 이번에는 그 도둑 셋이 은행나무 아래에서 범행을 모의했다는 것이었다. 원님은 이번에도 망설이지 않았다. 은행나무 밑동을 잘라버렸다. 그렇게 마을에 있던 큰 나무들이 하나둘 사라져갔다. 하지만 도둑질은 여전히 계속됐다.문제는 나무가 아니었다. 도둑을 잡고 범행을 막아야 했는데, 원인은 그대로 둔 채 도둑들이 잠시 머물렀던 나무만 베어버린 것이다. 이 이야기가 우스꽝스럽게 들린다면, 원인을 잘못 진단한 정책이 얼마나 엉뚱한 결과를 낳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짚지 못하면 처방은 언제든 엉뚱한 곳을 향할 수 있다. 그런데 국정을 책임지는 정부가 국가안보와 군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근본 원인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듯 상징적인 대책부터 내놓는다면 어떨까. 정책의 혼선은 불을 보듯 뻔하다.최근 논란이 된 '통합사관학교' 문제가 바로 그렇다. ◆李 대통령의 적개심 "육사는 쿠데타 세력" "쿠데타를 무려 3번이나 한 중심이 육사다." 이재명 대통령이 육군사관학교를 거론하며 한 발언이 잘못 들은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귀를 의심케 했다. 이 나라의 주요 지휘관 양성소인 육군사관학교를 잠재적 쿠데타 세력으로 매도한 것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세 곳으로 분리된 육·해·공 사관학교를 통폐합하고, 육사 중심의 장성 독점 구조와 파벌을 깨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앞으로 또 할 수도 있잖아요."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핵심은 단순히 사관학교를 통합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과거 일부 군인들의 정치 개입과 쿠데타라는 역사적 사건을 특정 교육기관 전체의 책임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쿠데타를 무려 세번이나 한 중심인 육군사관학교인데, 한번도 책임을 묻지 않았다고도 했다. 12·3 비상계엄 문책과 5·17 비상계엄 확대 등 쿠데타 재발 방지가 통합사관학교 창설의 배경이란다. 유승민 전 의원은 5일 SNS를 통해 "그런 논리라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졸업한 서울대 법대와 충암고를 없애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비판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통합사관학교 추진에 대해 이 대통령은 국군 통수권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반발했다. 국방위원회 야당 의원들도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적·법적 책임이 정리된 과거의 사건을 미래 장교 양성체계 변경의 명분으로 삼을 수는 없으며, 육사생도들을 '쿠데타 예비세력'이라 여기는 것과 똑같다고 꼬집었다. 김재섭 의원 역시 쿠데타의 핵심은 육사라는 교육기관 자체가 아니라 하나회와 같은 군내 사조직과 정치적 세력화에 있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역대 육해공 참모총장 출신 46명은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과거 특정 사관학교 출신 일부 군인들의 정치 개입을 출신학교 전체의 문제로 일반화하고 나아가 3군 사관학교 통합을 그 예방책으로 제시하는 것은 진단과 처방이 어긋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찰청 폐지도 같은 논리인가 이 문제를 다른 국가기관에 대입해보면 논리가 더욱 선명해진다.특정 검사들이 권력을 남용했다고 검찰이라는 조직 자체가 악의 근원이라고 단정한다면, 검찰청을 없애는 것이 정답일까.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와 비극적인 죽음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 역시 오랫동안 이어져왔다. 검찰권 남용을 막고 수사와 기소의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충분한 논거가 있을 수 있다.그러나 제도개혁의 목적이 특정 정치인이나 특정 사건에 대한 '사적 복수'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검찰청 폐지 논란을 놓고도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역사적 배경으로 거론하고 있다. 김용민 의원이 개정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 가져가 기념사진을 남긴 것도 논란이 됐다.김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야, 기분 좋다'고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은 노무현의 정치를 특정한 정치적 프레임으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비판을 내놓았다. 다수의 정치 평론가들은 '특정 검사들의 잘못 때문에 검찰 전체를 없애야 한다면, 특정 군인의 잘못 때문에 사관학교 전체를 통합하거나 해체해야 한다는 논리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비판했다. 나무가 문제라면 나무를 베는 것이 해법이다. 하지만 나무 아래에서 도둑이 모였다는 이유만으로 나무를 베어버린다면 도둑은 다른 곳을 찾아갈 뿐이다.

    2026-08-14 14:30:00

  • [창간 80년, 격동 80년]경주 황룡사지 사리함, 고령 지산동 32호분 발굴

    [창간 80년, 격동 80년]경주 황룡사지 사리함, 고령 지산동 32호분 발굴

    격동의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1978년은 폭풍 전야처럼 비교적 고요한 한 해였다. 이듬해 1979년 10·26 사건과 부마민주항쟁 등 굵직한 정치·사회적 격변을 앞두고 있었지만, 1978년은 전국적으로 정치적 이슈나 대형 사건·사고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대구·경북에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 반가운 소식이 잇따랐다. 신라와 대가야의 찬란한 문화를 증명하는 국가급 문화유산이 잇따라 발굴되면서 한국 고대사 연구의 지평을 넓히는 전기가 마련된 것이다. 1978년 발굴된 경주 황룡사지와 고령 지산동 고분군은 오늘날에도 신라와 가야사를 연구하는 핵심 유적으로 평가받는다. 신라를 대표하는 국가 사찰인 황룡사에서는 건립 비밀을 간직한 많은 유물들이 출토되었으며, 대가야 왕릉으로 추정되는 고령 지산동 32~35호 고분에서는 당시 왕권과 문화를 보여주는 귀중한 유물들이 대거 출토됐다. 국가유산청 역시 두 유적을 한국 고대문화 연구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황룡사 9층목탑 심초석 아래 사리함 발견 "주춧돌 구덩이 안에 금과 은으로 만든 고좌가 있고, 그 위에는 사리 유리병이 봉안돼 있었는데, 그 물건이 불가사의했다." 황룡사 '찰주본기'에 기록된 이 문장은 1978년 7월 28일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황룡사 구층목탑 심초석 아래 사리장엄구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이날 발굴은 단순한 문화재 발견을 넘어 1천300년 전 신라인들의 불교 신앙과 국가적 염원을 확인할 수 있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출토된 유물은 신라인들이 실제 사용했던 생활용품과 의례용품으로, 당시 신라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는 귀중한 실증 자료가 됐다. 발굴된 유물은 실로 다양했다. 사리기(舍利器)로 추정되는 중국제 백자호(白磁壺, 달 모양의 백색 항아리)를 비롯해 청동거울, 금동 귀걸이, 유리구슬 등 3천여 점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사리함 안에서는 황룡사 구층목탑의 창건 과정과 공사 경위를 상세히 기록한 '금동찰주본기'가 발견돼 학계를 놀라게 했다. 이 탑지는 현재까지 확인된 고대 탑지 가운데서도 최고 수준의 기록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도 국가 차원의 신라왕경 복원정비사업 핵심 과제로 지정돼 복원과 학술 연구가 이어지고 있으며, 당시 출토된 유물은 국립경주박물관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보관돼 있다. 황룡사 9층목탑은 선덕여왕 때 당나라에서 수학하고 온 자장율사의 발원으로 건립된 신라 최대의 목탑이었다. 이후 효소왕 7년(698년) 낙뢰로 소실된 뒤 여러 차례 중건됐지만, 고려 고종 25년(1298년)에 몽골 침입으로 다시 불탄 이후 끝내 복원되지 못했다. ◆'철의 왕국' 대가야, 고령 지산동 금동관 출토 1978년은 지역 문화재 발굴사에서 특히 의미있는 해였다. 황룡사지 발굴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인 9월 24일, 고령 지산동 32호분에서는 금동관과 갑옷을 비롯한 대가야 최고 수준의 유물이 대거 발견됐다. 이 가운데 금동관은 훗날 국가 보물로 지정됐다. 32호분에서는 금동관을 비롯해 대도와 소도, 철촉 등 각종 무기류, 갑옷과 투구 등 무장구, 안장과 등자, 말 장식 등 마구류가 함께 출토됐다. 긴목항아리와 짧은목항아리, 굽다리접시, 소호(小壺), 모자합(母子盒) 등 다양한 토기류는 물론 널못과 꺾쇠까지 발견되면서 당시 장례문화와 생활상을 복원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그 밖에도 널못과 꺾쇠가 출토됐다. 이후 국가유산청은 가야문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대표 유물로 4∼5세기 유물인 ▷고령 지산동 32호분 출토 금동관 ▷부산 복천동 22호분 출토 청동칠두령(靑銅七頭領) ▷'부산 복천동 38호분 출토 철제갑옷 일괄을 각각 보물로 지정했다. 이들 문화재는 '철의 왕국'으로 불린 가야가 뛰어난 철 제련 기술뿐 아니라 정교한 금속공예와 예술성을 갖춘 문명국가였음을 입증하는 대표적인 유산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오랫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가야 문화의 역사적·학술적·예술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그 이전까지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가야 유물은 국보 제138호 '전(傳) 고령 금관 및 장신구 일괄', 국보 제275호 '기마인물형 뿔잔', 보물 제570호 '전(傳) 고령 일괄 유물' 정도에 불과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가야시대 금동관은 출토 사례 자체가 매우 드물어 고령 지산동 금동관은 희소성이 매우 높다"며 "5~6세기 대가야 관모 공예를 대표하는 문화재"라고 평가했다. 손정미 고령대가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대가야는 한반도 동남부에서 강력한 세력을 형성한 국가였으며, 당시 금속 제련 기술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가야 유물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보물 지정의 첫 결실이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2026-08-14 12:00:00

  • [부고] 안경전 증산도 종도사 별세, 향년 73세

    [부고] 안경전 증산도 종도사 별세, 향년 73세

    안경전(安耕田) 증산도 종도사(宗道師)가 8일 향년 73세의 일기로 선화(仙化, 증산도에서 별세를 일컫는 말)했다. 1954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그는 부친 고(故) 안운산(安雲山) 태상종도사와 함께 1970년대 중반에 증산도를 개창했다. 고인은 증산도의 교리를 체계화하는데 한 평생을 받쳤다. 1980년 '증산도의 진리'를 시작으로 1983년 '이것이 개벽이다', 2006년 '개벽실제상황', 2017년 '천지성공', 2020년 '생존의 비밀' 등 다수의 역작을 남겼다. 1992년에는 증산도 통일 경전인 '도전'(道典)을 편찬했으며, 2012년 창세문화의 원형을 밝히는 '환단고기' 역주본을 출간했다. 1998년 상생문화연구소를 설립해 한국인의 고유한 역사와 사상을 전 세계 10여 개 언어로 번역해 전파했다. 또, 2007년에는 STB 상생방송국을 개국했다. 고인의 장례는 증산도장(甑山道葬)으로 치러진다. 증산도 최고의결기구인 추경원(樞經院)은 9일 긴급총회를 열어 고인의 후계로 한연선 사모를 추대했다. 영결식은 14일 오전 9시, 장지는 충남 논산시 상월면 일대.

    2026-08-11 14:14:30

  • KS수학학원-자용모자복지관 교육 업무협약(MOU) 체결

    KS수학학원-자용모자복지관 교육 업무협약(MOU) 체결

    KS수학학원(대표 곽병우)과 자용모자복지관(관장 박민석)은 5일 복지관 강당에서 아동 및 청소년의 밝은 미래와 교육복지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KS수학학원은 십수년 동안 달서구와 달성군 지역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교육 기부를 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수성구 지역까지 교육기부를 이어가고자 계획중이다. 곽 대표는 "KS수학학원의 수성구 진출과 함께 대구 전역에 걸쳐 교육기부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구 달서구 성서에 위치한 자용모자복지관은 1992년에 설립된 사회복지기관으로 한부모 가정이나 가정폭력 피해자 등을 돕고 있다. 또, KS수학학원은 달서구와 달성군을 중심으로 수성구까지 진출한 지역의 중견 교육업체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26-08-10 19:22:23

  • [정치 외곽부대 전성시대]정치 유튜브도 변해야 한다

    [정치 외곽부대 전성시대]정치 유튜브도 변해야 한다 "화합과 존중"

    현재 대한민국은 뉴미디어, 특히 정치 유튜브가 범람하는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다. 기존 전통 매체를 압도하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방송의 상당수는 극단적인 편향성을 띤 콘텐츠로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언론 본연의 사회적 책임이나 균형 잡힌 보도의 태도는 찾아보기 어렵고, 도리어 상대 진영을 향한 자극과 공격의 난투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로 대다수의 정치 유튜브 채널은 증오와 적개심으로 채워져 있다. 시청자들의 진영을 갈라놓고 서로를 혐오하게 만들며, 상대를 헐뜯고 비난하는 데만 몰두하는 양상이다. 누가 더 수위 높은 발언으로 상대편에게 타격을 입히는지 경쟁이라도 벌이는 듯한 살벌한 분위기마저 감돈다. '우리 편은 무조건 선이고 상대 편은 절대 악'이라는 맹목적인 이분법적 사고가 지배하면서, 국민들의 정치 성향은 양극단으로 치닫고 사회적 피로감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네이버에 정치이야기를 게재하고 있는 'yyellove' 블로거는 '진보·시사 유튜브 전성시대, 이제는 화해와 통합의 스피커가 되어야 할 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뉴미디어 3가지 역할을 제시했다. 첫째, 내부의 다름을 인정하는 '화해와 연대', 둘째, 진영 논리를 넘어선 '정책 중심 통합', 셋째, 세대를 잇는 '위트와 소통'. 기존 제도권 정치인들 역시 정치 전문 유튜브 채널 출연에 사활을 걸거나 개인 채널을 개설하는 행태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당의 한 중진 의원실에서 유튜브를 관리하는 비서관은 "언론의 이목이 집중되는 주요 상임위가 열리는 날에도 강성 당원들의 입맛에 맞는 쇼츠 영상을 제작하느라 의정 활동은 마비되다시피 한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실제로 구독자 18만 명을 보유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서영교 위원장은 내란 전담 재판부 설치나 검찰 완전 해체 등 강성 지지층이 환호할 만한 자극적인 쇼츠 영상을 하루에 세 차례씩이나 업로드하고 있다. 여당 지도부의 한 의원 역시 최근 초선 의원에게 "선거는 결국 유튜브로 결정된다"며 "재선을 노린다면 유튜브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세의 기적'처럼 좌우로 쫙 갈리진 정치 유튜브들도 중도 성향으로 변신해야 한다.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것은 장려할 만하다. 증오와 멸시, 조롱 대신 상호 존중과 화해의 정신이 싹트야 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치인들이 처음에는 유튜브로 팬덤을 이용하는 듯한 양상을 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결국 역으로 팬덤이 그 정치인을 쥐고 흔들게 된다"고 경고했다. ◆유튜브 구독자 진보·보수 TOP 20 여의도 권력보다 더 세다는 유튜브 권력의 시대임을 실감케 한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구독자가 100만명을 넘는 채널이 진보 진영에 7개, 보수 진영에도 6개나 자리잡고 있다. 양 진영 모두 TOP 20에 드는 채널은 모두 5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갖고 있다. 강성 지지층이 입맛에 맞는 채널을 소비하기에 그 반응도 뜨겁다. 정청래 여당 대표 시절 상왕이 김어준 방송인, 장동혁 야당 대표의 상왕은 고성국 방송인이라는 조롱섞인 얘기까지 나돈다. 하지만 실제로 김&고 방송인이 여당과 야당의 이슈를 만들고, 당의 방향에 대한 조언이 먹혔기 때문에 '상왕'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전한길 언론인은 "전한길 뉴스 구독자가 53만명인데, 모두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하면 어떻겠느냐"고 농담섞인 엄포까지 놓고 있다. 유튜브 정치 폐해를 지적하는 이들도 적잖다. 강준만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실력은 없고 싸움질만 하는 일부 강경파 정치인들이 유튜브에 앞다퉈 출연하며, 그 영향력을 경쟁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곽상언 민주당 의원은 "유튜버가 정치권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튜버들이 극단적인 목소리를 내는 원인은 수익을 내야하는 구조에서 찾는 분석도 있다. 유튜브 방송은 구독자와 조회수가 수익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주된 시청자인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동조화할 수밖에 없다. 특히 후원금인 슈퍼챗은 참기 힘든 유혹이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2023년 1월9일 첫 방송 이후 2년8개월여 만에 12억원이 넘는 슈퍼챗을 끌어모았다.

    2026-08-07 15:30:00

  • [정치 외곽부대 전성시대]국회 압도하는 외곽부대, 목소리 왜 커지나?

    [정치 외곽부대 전성시대]국회 압도하는 외곽부대, 목소리 왜 커지나?

    정치 외곽부대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배경에는 제도권 정치의 영향력 약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의 존재감이 예전만 못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비제도권 정치세력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제도권이 약해질수록 비제도권이 강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변방의 북소리가 제도권 정치를 압도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대의민주주의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국회의사당 안에서 전국적인 이슈를 주도하거나 정책과 논리, 날카로운 발언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스타 의원'이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그나마 눈에 띄는 몇몇 의원들마저 거의 양당의 강성파 의원들로 상대당 의원과 고성이나 욕설로 싸우는 장면만 주목받고 있다. 정치 전문가 그룹에서는 국회의원들의 개인 역량 약화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집권 여당의 경우 이미 2년 전 '비명횡사'(非命橫死)를 경험한 탓에 거의 절대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법안 통과의 거수기 역할만 해왔다. 현재도 2년 후 총선에서 공천에 유리한 상황을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한마디로 눈치만 100단들이다. 국민의힘의 현주소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전체 109석의 의석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 중 100명 안팎의 의원들은 사실상 뚜렷한 존재감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태생적인 온실 속 환경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보수 세력은 누가 대권주자나 당 대표가 되어, 공천을 줄 것인지에 민감하다. 실제로 대구·경북 지역구 국회의원 25명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러한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과거 친이(親李)와 친박(親朴)을 거쳐 최근의 친윤(親尹) 성향에 이르기까지, 권력의 향방에 편승하는 계파 줄대기는 이들에게 곧 정치적 생명줄이나 다름없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 탓에 여야 국회의원들이 당내 외곽 조직을 이끄는 이른바 '두목급' 인사인 변방의 북소리에 휘둘리는 구태를 정치권에서 빈번하게 마주하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어준 방송인은 여당 국회의원들을 줄 세워놓고, 시청자에게 큰 절을 시키는 불편한 장면이 생겨났다. 초선이나 재선급 의원들에게는 진행자가 대놓고 조언을 하며, 구체적으로 이렇게 하라는 지시까지 내리기도 한다. 야당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 최고위원 후보가 중도 개혁 노선을 주창했다. 연설 도중 전한길 언론인을 비롯한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배신자" 연호를 듣자, 주춤하더니 얼굴이 붉어져 말문이 막히기도 했다. 장동혁 당 대표가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를 외치는 집회에 자주 찾아가는 것도 강성 지지층과 젊은 세대에 어필하기 위함이다. ◆진보 빅 스피커, 김어준 VS 유시민 진보 진영 외곽부대의 대표적인 빅2 스피커를 꼽자면 단연 김어준 방송인과 유시민 작가다. 둘의 공통점은 친명계와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친명계가 친청계를 겨냥해 사용하는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의 두 당사자다. 김 방송인은 판을 깔아주는 역할, 유 작가는 친명계의 저격수로 맹활약 중이다. 둘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을 겨낭한 공격적인 발언도 이어가고 있다. 김 방송인은 '코어 지지층 이탈론'을 제기했다.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리얼미터 6월 3주차 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 위기며, 이건 코어 지지층이 빠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의 외연 확장기조에 대해 "필연적인 실패의 길"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근본적인 차이를 들여다보면 시청률과 이익을 추구하냐에 따라서도 서로 다른 행보를 하고 있다. 김 방송인은 전당대회를 위한 주요 무대를 제공하며, 친명(親明)과 친청(親淸)을 가리지 않고 출연시키고 있다. 최근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민석, 송영길 후보도 잇따라 유튜브 방송에 등장했다. 그의 지상목표는 여권 내 영향력 유지다. 유 작가는 진영을 위해 날카로운 칼을 꺼내들고, 전장에 나섰다. 친노·친문의 대표주자 격인 정청래 후보를 돕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그는 이른바 'ABC 벤다이어 그램'(A는 가치 지향, B는 이익 지향, C는 그 둘의 혼합)을 통해서도 전통 민주당의 가치를 따르는 A그룹을 지켜야 한다는고 주장했다. 김 방송인과 유 작가의 전면에서 나서, 이재명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이면에는 친명계를 중심으로 정국을 이끌고 가려는 상황에서 자칫 더 밀리면 정부 부처 및 산하 기관 인사 뿐 아니라 2년 후 또다시 공천 학살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도 깔려있다. 이들이 바로 친청계로 명청대전을 벌인 이유다.

    2026-08-07 15:30:00

  • [정치 외곽부대 전성시대]

    [정치 외곽부대 전성시대]"막강 파워" 강성파에 휘둘리는 여야 …"이슈 메이킹" 커지는 변방의 북소리

    SNS, 유튜브 전성시대가 정치권의 권력 지형까지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국회와 정당, 전통 언론이 정치 의제를 주도했다면, 이제는 정치권 밖에서 활동하는 유튜버와 정치 인플루언서들이 여론 형성과 의제 설정에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대가 됐다. 국회에서 만들어진 이슈보다 정치 외곽에서 울린 '북소리'가 정국 전체를 흔드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과거 정치권의 여론은 지상파 방송과 종합일간지 등 전통 언론이 상당 부분 주도했다. 그러나 뉴미디어 시대로 접어들면서 유튜브와 SNS가 새로운 정치 플랫폼으로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걸어 다니는 헌법기관'으로 불렸던 국회의원의 정치적 위상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유명 유튜버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외곽부대의 북소리에 본진이 움직이는 시대"라는 말까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진영에서는 방송인 김어준의 영향력이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그의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는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정책 방향과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는 창구 가운데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진행자인 김어준이 시청자에게 절을 하라고 하면, 국회의원들이 넙죽 큰 절을 한다. 현재 당권주자인 정청래·김민석·송영길도 주요 사안에 대한 입장을 이곳에서 밝힌다. 정치권에서는 김어준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 여권 핵심 지도부와 함께 '충정로 대통령'이라는 별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국민의힘에서는 유튜버 전한길이 강성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강성 우파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그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도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의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진보 및 중도 세력으로부터 극우파로 매도되고 있기는 하지만 장동혁 당 대표를 강성 지지세력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정치 외곽부대의 스펙트럼도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진보 세력 내에는 유시민 작가도 김어준 만큼이나 존재감이 크다. 진보 세력 내에는 정치 토크 유튜브 '매불쇼'의 영향력이 압도적이며, 보수 진영에서는 ​정규재, ​고성국, 진성호 등 다양한 유튜브 채널이 정치 현안을 분석하며 고정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 유튜브뿐 아니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X(옛 트위터) 등 SNS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정치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바야흐로 거대 양당의 강성 지지층 전성시대다. 제도권 정치보다 비제도권 정치세력의 목소리가 더 크게 울려 퍼지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여야 강성 지지층을 대변하는 이른바 '정치 외곽부대'는 각 당 지도부의 노선과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 정치 인플루언서와 유튜버들은 수십 명의 국회의원에 버금가는 파급력을 보이며 주요 정치 현안을 선점하고 여론을 주도하는 '이슈 메이커'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정치 지형이 현실이 되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 처리 과정이 거론된다. 야당과 법조계, 국민 다수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도 여당의 강성 지지층이 바라는대로 통과됐다. 여권 내부에서는 유시민 작가의 발언이 정치권 전반의 논쟁을 촉발했다. 방송인 김어준의 유튜브 채널 '겸손은 힘들다'는 지상파 3사를 합친 것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여권 주요 인사들의 주요 정책과 정치 현안에 대한 설명과 해명이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이 아닌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이다. ◆구독자만 232만명, 김어준 뉴스공장 2023년 1월9일부터 시작한 방송인 김어준의 유튜브 방송은 2022년 12월30일에 종영한 TBS(서울교통방송) 뉴스공장의 후신으로 보면 된다. 2년 만에 구독자수는 200만명을 돌파했으며, 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19억 뷰가 넘는다. 이 방송국이 충정로 20번지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김어준 진행자는 '충정로 대통령'이라 별명도 갖게 됐다. 3년 전 한국갤럽의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영상 프로그램' 설문조사에서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전체 13위를 차지했다.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뉴스 전문채널 프로그램 뿐 아니라 인터넷 온라인 영상 콘텐츠까지 모두 포함한 조사 결과인데, 유튜브 채널로는 유일하게 상위권 순위에 포함됐다. 실제 파급력 만큼이나 작은 방송국의 규모를 갖고 있다. 담당 PD만 4명이며, 전속 작가도 6명이나 된다. 전문 패널들도 잘 짜여져 있다. 검찰 이슈는 주진우 전 시사인 편집위원, 정치·노동 파트는 홍사훈 진행자, 법률 쪽은 노영희 변호사, 탐사보도는 봉지욱 전 뉴스타파 기자가 담당한다. 이슈마다 인터뷰 대상자도 거의 민주당 의원들이 등장한다. ◆이슈 킹메이커, 유시민 작가의 힘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161명이다. 하지만 이슈를 생산하는 유시민 작가 1명만도 못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럴 만도 하다. 지난 한달 동안 유 작가는 정부와 여당을 뒤흔드는 핫이슈를 만들었다. 대표적인 발언을 꼽자면 ▷가치와 이익을 기준으로 한 ABC 그룹 벤다이어 그램 ▷지지층이 원한 증축론과 동의를 받지 않은 재건축론 ▷이재명 대통령 필패론 등. 유 작가의 발언은 여권 전체를 들쑤셔 놓았으며, 친명계 의원들은 부글부글 끓었다. 그만큼 유시민이라는 한 명이 꺼내든 변방의 북소리가 여권 지형 전체를 흔들 정도로 큰 파급력을 가졌던 것이다. 유 작가는 한달 전에 김어준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대중은 민주진영 증축을 원하는데, 이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 있다"며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근본 원인은 검찰개혁 지연 사태가 첫번째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범여권 논객 1명이 거대 공룡을 괴롭히는 형국이다. 유 작가는 1일 유튜브 채널 '탁현민의 더뷰티플' 방송에서도 이 대통령을 겨낭해 "한 시기에 서로 마음이 맞아서 전우애적으로 맺어졌다고 해서 영원히 가야 하는 것은 아니고, 영원히 갈 수도 없다"며 "서로 다른 판단을 했고, 가는 길이 달라진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대표 버팀목 '우파 유튜브' 제1야당인 국민의힘 역시 강성 보수 지지층의 영향력이 당 운영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동혁 대표는 당 공식 지도부와 정책 참모진,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당내 기반과 함께 강성 보수 성향의 원외 조직 및 우파 성향 유튜브 채널과도 긴밀하게 소통하며 지지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6·3 지방선거 이후 당내 중도·개혁 성향 인사들을 중심으로 대표직 사퇴 요구가 이어졌지만, 장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확고한 지지를 바탕으로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당 안팎의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지지층 결집에 성공하면서 지도부를 유지했고, 현재는 당내 입지도 한층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 대표를 지지하는 외곽 부대는 든든하다. 다양한 우파 응원부대로 어려울 때마다 큰 힘이 되고 있다. 고성국, 이영풍 등 우파 유튜브들의 주도로 설립된 대한민국자유유튜브총연합회이 그 중심이다. 더불어 장예찬을 비롯해 성창경, 배승희, 강용석, 김경국, 강신업, 문틀란, 목격자K, 젊은시각, 청년의소리, 멸콩TV, DC인사이드 등이 장 대표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 매일신문 유튜브(이동재의 뉴스캐비넷) 역시 장 대표가 자주 등장하는 단골 방송이다.

    2026-08-07 15:30:00

  • [털보기자의 '그사람']

    [털보기자의 '그사람']"一生이 모험" 87세 박찬석 전 경북대 총장

    "내 일생은 모험 그 자체… 시대 변화에 발맞춰야" 한 시대를 풍미하며 깊은 발자취를 남긴 박찬석 전 경북대 총장이 올해 87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정정하고 활기찬 근황을 전했다. 지난달 30일 매일신문사에서 만난 박 전 총장은 지난 2010년 뇌경색으로 약물 치료를 받은 것 외에는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을 잘 유지하고 있었다. 트레이드마크인 옆집 아저씨같은 편안한 미소 역시 여전했다. 그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내 일생은 모험 그 자체였다"며 "시대의 변화와 함께 늘 움직이고 생각하라"고 후학들과 젊은 세대에게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그의 삶은 끊임없는 모험과 도전의 연속이었다. 경남 산청에서 태어난 말썽꾸러기로 경북대 지리학과 졸업 후 네덜란드 사회과학원(ISS) 석사, 미국 하와이대 박사 과정을 거쳐 모교 교수가 되었다. 또 직선제로 제13,14대 경북대 총장이 되었으며, 국회의원도 했다. 이 시대의 살아있는 로맨티스트이자 휴머니스트인 박 전 총장은 대뜸 요즘 본인 나이 때의 '굿모닝'(Good Morning) 인사에 대한 속뜻을 설명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 부부 간에 '굿모닝' 인사를 했는데, 한쪽이 대답을 하지 않으면 죽은 것이란다. 통계적으로 가장 사망자가 많다는 85~90세 구간에 살고 있어, 더 그렇다고 부연설명을 했다. 그야말로 '웃픈' 농담이었다. ◆인생 3막 '탁구', '강의', '출판' 학계와 정계를 거쳐 인생 1막과 2막을 화려하게 마감한 박찬석 전 경북대 총장의 '인생 3막'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쁘고 열정으로 가득하다. 우선 그는 건강 관리를 위해 자전거 대신 탁구채를 잡았다. 뇌경색을 겪은 이후 시작한 탁구는 어느덧 16년째 이어져 온 그의 소중한 일상이자 건강 비결이다. 지식 나눔을 향한 열정도 식지 않았다. 대구시교육청 뒤편 '지식과 세상' 협동조합에서 매주 화요일마다 세계지리산책 강의를 하고 있다. 무려 20년째 이어오고 있는 순수 무료 재능기부 봉사다. 매년 꾸준히 책을 출판하는 일은 또 다른 중요한 임무이자 즐거움이다. 2023년 ▷러시아와 그 이웃나라, 지난2025년 ▷지리를 알면 다시 보이는 지중해 25개국(베스트 셀러), 2026년 ▷아는 척하기 딱 좋은 아프리카 지식 여행을 출판했다. 최근 인세로 500만원을 받았다며 뿌듯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벌써 내년을 목표로 라틴아메리카를 주제로 한 신간 집필 계획까지 세워두고 있다. 박 전 총장은 지금의 삶에 온전히 만족하며 살아온 인생에 대해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두 살 터울의 아내 이명자 씨는 여전히 건강을 뽐내며 삼시 세끼 따뜻한 밥을 잘 차려주는 든든한 동반자다. 1남 4녀의 자녀들도 훌륭하게 자라 각자의 자리에서 제몫을 다하고 있다. 비록 다소 장애가 있어 아직 부모 곁을 지키는 큰딸에 대한 애틋함과 함께, 미국에서 유학한 뒤 삼성전자를 거쳐 현재 대구테크노파크에서 일하는 아들의 소식도 전하며 가족에 대한 깊은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자주 옮겨다녀라, Mobility Theory"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박찬석 전 경북대 총장은 샤뮤엘 헌팅턴의 말을 인용해, 젊은 세대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그가 강조하는 핵심 철학은 바로 '이동성(Mobility Theory)', 즉 자주 옮겨 다니는 것이 곧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직장도, 이사도 자주 하는 사람이 결국 잘 살게 된다"며 "기업에서도 이직 경력이 많은 사람이 더 높은 연봉을 받듯, 한 직장에 오래 머무는 것이 결코 자랑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파란만장한 본인의 일생도 도전의 연속이었다. 일제시대 때 부친이 돈을 벌기 위해 큐슈지역의 조세이 탄광에서 광부로 일했던 1940년에 박 전 총장이 태어났다. 1945년 해방과 함께 그는 부모의 고향인 경남 산청으로 돌아왔다. 진주농고를 졸업한 후 경북대 지리학과에 입학했으며, 유럽에서 석사, 미국에서 박사를 한 후 모교의 지리학과 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국립대 총장에 2번이나 당선됐으며, 여의도에도 입성했다. 학계와 정계를 두루 거친 그가 평생을 바쳐온 학문은 다름 아닌 지리학이다.그는 지리학을 가리켜 '제왕의 학문'이라고 지칭했다.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분야라는 뜻이다. 박 전 총장은 "지리란 단순히 땅의 이름이 아니라 땅의 이치이며, 각 지역이 가진 특수성을 아는 것"이라며 "전 세계를 다녀보면 그 지역의 풍수지리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꿰뚫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 전공 때부터 한 갑자(60년) 동안 공부했는데, 이제서야 지리학의 본질을 이해하고 더 깊게 빠져들게 된다"고 말했다. ◆여야 초월, 나라가 잘 살아야 한다 평생을 실용적 사고로 살아온 박 전 총장은 자신의 정치적 롤모델로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꼽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했던 그는 오직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일념 하나로 의정활동에 임했다. 그의 모든 생각과 철학의 중심에는 언제나 '애국심'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그는 대한민국 산업화의 기틀을 다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크게 칭송하는 한편, 하나회 척결과 금융실명제 등 과감한 개혁을 단행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결단을 높게 평가했다. 박 전 총장은 "정치에 좌우가 어디 있느냐. 지금 현재 아웅다웅하는 여야의 정치를 보면 답답하기만 하다"며 "소모적인 정쟁을 멈추고 좀 더 큰 틀에서 나라의 미래를 어떻게 열어갈 것인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대구·경북(TK) 지역의 미래와 균형 발전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다소 다소 놀라운 관점의 접근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지방이 죽었기 때문에 수도권이 살 수 있었다"며 "이제는 TK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부울경까지 아우르는 1,300만 영남권 통합을 이루어 거대 수도권에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지역 현안에 대해서는 실속을 챙기는 과감한 발상의 전환을 제안했다. 영남권 신공항 입지는 가덕도에 양보하는 대신, 대구에서 단 40분 만에 도달할 수 있는 공항 전용 고속철도를 건설하자는 구상이다. 또, TK 지역은 의료·교육·문화 등 삶의 질을 높이는 알짜배기 도시 콘텐츠를 살찌워야 한다는 논리다. 그는 진보 정권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이재명 정권도 실용적인 방향으로 국정을 이끌려 노력하겠지만, 자칫 현실을 도외시한 낭만적인 정치에 매몰되어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이라크의 후세인, 리비아의 카다피처럼 국민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가장 나쁜 정치"라며 거듭 현실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한민국 롤모델, 북유럽·서유럽 국가 "빈부격차가 줄이고, 모든 국민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박찬석 전 총장은 '세계지리산책' 시리즈를 펴낸 지리학자로서 일생동안 전 세계 5대양 6대주를 탐방하고, 100여개 국가를 둘러봤다. 그는 이 나라가 나아가야 할 롤모델 국가로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 서유럽과 북유럽 선진국가를 꼽았다. 보편적인 복지를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박 전 총장은 강소국을 주창한다. 대한민국의 지리적 환경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인데다 북쪽으로는 적대국가인 북한에 막혀있기 때문에 '실용주의적 자강(自强)' 만이 살 길이라는 것. 그는 "한강의 기적을 이룬 나라가 요즘 갈 길을 잃은 듯한 느낌마저 든다"며 "국민의 뜻을 한 곳에 모아, 세계가 부러워할 나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재의 경제성'을 경계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전 세계의 독재자들도 국민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포퓰리즘 정책을 구사하다 결과적으로 국민 전체를 못살게 만든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UN에서는 국가를 개인의 인격과 동일시한다"며 "국가 안에 지역과 지방이 있고, 장소마다 에피소드가 존재한다. 국가가 왜 그 자리에 있고, 어떠한 역사적 경험을 가지고 있는 잘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역사를 모르면 무식하다는 말을 듣지만, 지리를 모르면 하루도 살 수 없다"고 말했다.

    2026-08-07 13:40:00

  • [산업유산 '문화로 꽃피다'](주)호텔금오산 객실 555호, 박정희 향수 가득

    [산업유산 '문화로 꽃피다'](주)호텔금오산 객실 555호, 박정희 향수 가득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은 전국 곳곳에 자신의 발자취를 남겼다. 그중에서도 경북 구미 금오산 자락에 자리한 (주)호텔금오산 객실 '555호'는 단순한 숙소를 넘어 국정을 구상하고 휴식을 취했던 역사적 공간으로 꼽힌다. 1974년에 건립된 이 호텔에 박 전 대통령은 여름 휴가철 등을 이용해 서거 전까지 매년 이틀, 사흘씩 조용하게 묵었다. 경북도는 2024년 말에 이 호텔 555호를 산업유산으로 공식 지정하고, 객실 내부에도 박 전 대통령의 유품과 당시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잘 전시해 역사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박정희 전대통령이 숙소로 사용했던 프레지던트룸은 5층 제일 안쪽에 위치한 555호다. 금오산 등산로가 휜히 보이는 침실과 응접실, 주방 겸 식탁, 화장실등 편의시설과 경호실로 사용된 방이 있다. 그런 탓에 요즘도 박 전 대통령의 향수를 느끼고자 다소 부담되는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555호를 찾는 고객들이 많다.숲속 휴양림에 온 듯한 주변 경관 때문에 조용하게 무언가를 구상하기에 딱 좋은 곳이다. 박정희 관광 투어를 하기에도 적격인 숙소다. 박정희 생가도 이곳에서 자가용으로 20분 안팎의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또, 호텔에서 나가면 바로 금오산 도립공원 관광지로 연결되기 때문에 사색을 즐기면서, 호수 주변을 산책하기에도 좋다. ◆객실 안에 박 전 대통령의 유물 보존 객실 555호 내부는 아늑한 우드 톤의 실내 인테리어로 마음의 안식을 가져다 준다. 이곳에서 창밖 숲을 바라보며, 클래식 음악을 듣기에 적합하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이곳에서 어떤 포즈로 어떤 생각을 했을 지가 상상이 되기도 한다. 555호 집무실 벽면 한 켠에는 박 전 대통령의 향수를 자극하는 각종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당시 박대통령 재임시절 갖추어진 것으로 알려진 가구.책장.테이블, 새마을운동의 지도 이념을 기록한 친필 8쪽짜리 병풍이 자리를 잡았으며, 그 아래 '더욱 밝은 내일을 위하여'라고 적힌 백자 항아리도 볼 수 있다. 몇몇 핵심 참모들과 국정을 논의한 회의실도 따로 있다. 침실은 넓은 공간에 퀸 사이즈의 침대가 중간에 있으며, 객실 넓은 창문을 통해 바깥 금오산 숲을 볼 수 있다. 김정민 (주)호텔금오산 객실팀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머물렀던 객실 555호는 특별하게 찾는 손님들이 많다"며 "호텔 홍보 차원에서 더 잘 관리하고 있으며, 산업유산으로서의 가치도 널리 알리려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건립 52주년을 맞이한 (주)호텔금오산 금오산 도립공원 내에 위치한 4성급 호텔로 올해로 52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본관 호텔(객실 130개)을 비롯해 컨벤션센터 건물과 넓은 주차장을 자랑한다. 2024년 12월 경상북도 산업유산으로 지정된 객실 555호는 이 호텔의 자랑거리다. 인근 금오산 케이블카 역시 이 호텔 측이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각별히 애착을 갖고 있었던 이 호텔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1989년 말에 구미 출신 재일교포 박진용 (주)금오산관광개발 대표가 인수해 건물을 새로 지었으나, 1991년 말에 부도가 났다. 1993년 한국개발이 법원 경매로 이 호텔을 매입해, 뉴금오산 관광호텔로 새 출발을 했다. 2009년에는 (주)호텔 금오산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주)호텔금오산측은 이곳에 숙소를 두면서, 구미지역 '박정희 투어'를 추천한다. 금오산도립공원 내 관광을 즐긴 후에 박정희 생가를 방문하는 코스다. 박정희 생가를 비롯해 해운사, 도선굴, 대혜폭포, 티니핑랜드(구 금오랜드), 금오지 올레길, 구미 성리학역사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시 차원에서 박정희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산업화의 영웅"이라고 추켜 세웠다. 또, 우정현 구미시 홍보담당관은 "박정희 체육관을 비롯해 명칭 변경을 검토중인 박정희 컨벤션센터 등 곳곳에 그 이름을 기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경북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숙소가 공식적으로 3곳이 있다. 경주 코모도호텔 'PRESIDENT PARK SUITE', 대구 발전 구상을 했다는 수성관광호텔 202호, 고향 구미에 있는 (주)호텔금오산 객실 555호다.

    2026-08-07 13:13:00

  • [여야 내전(內戰)]한국계파사

    [여야 내전(內戰)]한국계파사 "정권은 바뀌어도, 계파는 계속된다"

    ◆권력은 바뀌어도 계파는 살아남았다한국 정치사를 되돌아보면 정권의 흥망과 함께 계파의 부침도 반복돼 왔다. 권력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정치권의 주도 세력이 바뀌었고, 계파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형성됐다가 권력 재편기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재편되는 과정을 거쳤다. 계파의 흐름을 살펴보는 것은 곧 한국 정치의 권력 지형을 읽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이승만 정부 시절에는 자유당 내 다수파가 정국을 주도했다. 이후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정부로 이어지는 군사정권 시기에는 5·16 군사정변과 12·12 군사반란을 함께한 군 출신 인맥이 국정 운영의 핵심을 차지했다. 특히 전두환 정부에서는 군 내부 사조직인 하나회가 사실상 '개국공신'으로 대접받으며 군과 정권의 핵심 요직을 장악했다. 1990년 민주정의당과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이 합당한 '3당 합당' 이후에는 민주화 세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계파 정치가 본격화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가 정치권 양대 축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에는 두 전직 대통령의 자택에서 정치 현안을 논의하는 일이 잦았고, 누가 상도동과 동교동을 자주 드나드느냐가 권력의 중심과 거리를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질 정도였다. 제16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계파 정치의 명칭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대통령을 뜻하는 '친(親)'자가 붙기 시작한 것이다. 386세대를 중심으로 한 친노(親盧) 세력이 국정 운영의 중심축으로 떠올랐고, 노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된 이후에는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하며 집권 세력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는 친문(親文)계가 여권의 주류로 부상했다. 청와대와 정부, 당의 주요 요직에 친문 인사들이 대거 포진하면서 국정 운영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했다. 보수 진영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부터 친이(親李)계를 구축했고,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승리 이후 당내 최대 계파로 성장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친박(親朴)계가 세를 확장하며 보수 진영의 주도권을 장악했고, 박 전 대통령의 집권 과정에서도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친윤(親尹)계가 당내 최대 세력으로 부상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통해 집권한 이재명 대통령 역시 비주류에서 당의 주류로 올라서며 당권과 대권을 동시에 장악했다. 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친명(親明)계는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세력으로 자리 잡았고, 집권 이후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집권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여권 내부에서는 다시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차기 당 대표 선출과 2년 뒤 총선 공천권을 둘러싸고 친명계 내부의 신주류와 기존 친노·친문계 인사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특히 당권 경쟁 과정에서는 친명계와 정청래 전 대표를 지지하는 세력이 맞붙는 이른바 '명청대전(明淸大戰)'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026-07-24 16:30:00

  • [여야 내전(內戰)]바람직한 계파정치

    [여야 내전(內戰)]바람직한 계파정치 "정책, 신념, 이슈따라"

    계파 정치의 폐해는 정치권 안팎에서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다. 정치인과 학계, 시민사회 모두 문제의식에는 공감하지만,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뚜렷한 대안은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원론적 수준의 처방이나 선언적 구호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고, 총선과 대선 등 권력 재편의 분기점에서는 계파 정치가 다시 전면에 등장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정태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지방의회정책연구원장)는 현재 한국 정치의 계파 문화를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바람직한 계파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한국식 계파 정치의 폐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며 "권력을 중심으로 무리를 짓고 줄을 서는 행태가 가장 큰 문제이며, 이것이 오늘날 한국 정치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계파 자체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정치적 이념과 정책 노선, 특정 현안에 대한 신념을 중심으로 계파가 형성된다면 정책 경쟁이 가능해지고 정치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도 계파 정치 청산을 꾸준히 주장해 온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특정 계파에 줄을 서거나 편승하는 정치를 했다면 5선 수도권 정치인으로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내 정치에는 친도, 반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오직 '친국민'만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역시 계파 정치의 부작용을 여러 차례 지적해 왔다. 그는 2017년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당시 여권의 '친문 패권'을 언급하며 "정치를 하면서 계파 정치의 폐해를 절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계파 정치란 결국 끼리끼리 나눠 먹는 정치"라며 "계파 세력이 권력을 장악하면 무능과 부패가 뒤따르기 쉽고, 요직을 독점하면서 능력 있는 인재들이 정치에 진입할 기회를 잃게 된다"고 비판했다. 계파 정치 청산을 위한 시도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4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의 고질적 병폐로 꼽혀 온 계파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계파주의 극복과 당 혁신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계파 정치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데는 의견이 모였지만, 실효성 있는 제도적 대안은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천정배 전 의원은 "계파 정치와 무기력, 침체가 가장 심각한 곳이 호남 정치"라며 "호남 정치의 개혁과 복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2026-07-24 16:30:00

  • [여야 내전(內戰)]

    [여야 내전(內戰)]"밀리면 수렁" 진보는 계파 VS 보수는 인물

    ◆바야흐로 '정치 내전(內戰)' 정치권 내전(內戰)이 시작됐다. 6·3 전국 지방선거가 끝나고, 여야 모두 권력 재편을 둘러싼 치열한 주도권 경쟁에 돌입했다. 문제는 여야 모두 민생(民生)보다 계파 투쟁 양상이 뚜렷하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청년 취업난, 저출산과 지방 소멸 등 국가적 난제가 산적해 있지만 여야의 관심은 당권과 차기 권력 구도에 집착하고 있다. 국민들이 바라보는 현실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 국민의 피로감도 극에 달하고 있다. 온·오프 라인에서 진영간 극한 대립은 일상이 된 지 오래다. 곳곳에서 상대를 비방하는 원색적인 비난과 혐오가 난무하고, 정치적 갈등이 국민들 사이까지 깊숙이 파고 들었다. 정치가 국민을 통합하기는커녕 오히려 분열을 확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정책과 입법을 둘러싼 생산적인 토론보다 정치적 공방이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6·3 지방선거후 여야의 당권 싸움이 격해지고 있다. 특히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친노(親盧)·친문(親文) 정통 민주 계열과 친명(親明)으로 대표되는 뉴 이재명 계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 양상이다. 야당인 국민의힘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강성파와 중도파의 대결로 장동혁 대표의 사퇴 문제로 연일 시끄럽다. 현 지도부로 대표되는 강성 보수(당권파)와 중도 보수(오세훈, 한동훈 등)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보수는 현 시점에서 단일대오로 똘똘 뭉친다면 확실한 반등의 기회가 찾아올 수 있겠지만, 바람잘 날이 없다. 차기 주자를 중심으로 한 계파 갈등도 멈출 기미가 없다. 국민들이 정치권에 바라는 것은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민생 안정과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해 일하는 모습이다. 당내 권력 투쟁에만 골몰하는 모습이 때론 한심하게 느껴진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 내전'이 아닌 '민생 내전'이다. ◆계파 정치의 폐해, 분열로 망한다 정치의 수레바퀴는 쉼 없이 돌아간다. 한 때는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정치권의 통설처럼 회자된 문장이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서는 양상이 달라졌다. 오히려 보수는 분열과 내부 갈등을 반복하며 세 차례나 정권을 진보 진영에 내줬다. 현재도 진행중이다. 이회창·이인제의 대선 경쟁을 시작으로 친이(이명박)계와 친박(박근혜)계의 극한 계파 대립,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승민 전 의원의 '배신' 논란, 윤석열 정부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간 당정 갈등까지 보수 내부의 권력투쟁은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보수의 분열은 진보 진영에는 새로운 기회가 됐으며, 실제로 정치적 반사이익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분열'이라는 정치의 고질병은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거대 집권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권력 재편을 둘러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민주당은 과거 '친노·친문' 세력과 새로운 주류로 부상한 '친명' 세력 간 미묘한 힘겨루기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2003년 노무현계 개혁세력이 창당했던 열린우리당이 계파 갈등 끝에 3년 9개월 만에 정치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기억이 소환된다. ◆더불어민주당, 계파 갈등 가속화 이른바 명청대전(明淸大戰), 집권 여당에 계파 갈등이 본격 시작됐다. 양쪽 계파의 선을 넘는 발언들이 오가고 있다. 지난 20 여년 동안 좀체 볼 수 없었던 양상이다. 6·3 지방선거 결과가 양측의 갈등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소위 이재명 대통령의 이른바 '명픽(明 Pick)' 으로 분류됐던 인사(정원오·김용남·하정우 등)들이 잇따라 낙선했고, 당내에선 친명계와 친청계가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집권 1년 동안 60~70%대를 유지하며 견고했던 대통령 국정 지지율도 최근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6월 3주차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부정 평가(49.7%)가 긍정 평가(46.7%)를 앞서는 '데드크로스'가 일어났다. 이후 지지율은 2~3% 정도 반등해 현재는 긍정 평가가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권 2년 차에 접어든 시점에서 양측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이유는 2년 뒤 치러질 총선 때문이다.당권을 누가 장악하느냐에 따라 공천권의 향배가 결정되고, 이는 곧 정치적 생존과 직결된다. 이 대통령과 정 전 대표에겐 공천 주도권이 걸린 한판 승부다. 청와대는 집권 중반 이후 찾아올 수 있는 레임덕을 최소화하려 하고, 친청계 역시 정치적 입지를 지키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겉으로는 서로를 예우하는 모습도 보인다.이 대통령의 유럽순방 귀국행사에서 정 전 대표가 악수하며 협력하는 모습을 연출하지만, 내부에서는 치열한 주도권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전 대표는 지난달 초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고 선전포고에 가까운 말을 내뱉았고, 이 대통령은 도발에 가까운 그 발언에 격노했다고 한다. 당권주자인 송영길 의원은 정 전 대표를 향해 "옛날로 치면 역적"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국민의힘, 누가 보수의 간판인가? 보수 세력인 국민의힘은 오랫동안 특정 정치인을 중심으로 세력이 형성되는 구조를 보여 왔다. 정책이나 노선보다 인물을 중심으로 계파가 결집하는 경향이 강했고, 그 과정에서 극심한 내부 갈등과 '배신' 논란이 반복됐다. 현재도 4년 후 차기 대권주자를 누구로 할 것인지가 최대의 관심사다. 친이계와 친박계의 대립은 결국 보수 진영의 분열을 심화시켰고, 의회 권력을 진보 세력에 넘겨주는 결과를 낳았다. '박근혜를 배신한 유승민', ' 윤석열을 버린 한동훈' 등 배신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배신 프레임은 진보 세력에겐 상대를 흔들 수 있는 정치적 공격의 결정적 빌미가 했다.손자병법에 나오는 '이이제이'(以夷制夷, 오랑캐를 이용해 다른 오랑캐를 제압)에 해당한다. 6·3 지방선거 이후 보수진영의 차기 대권 구도는 사실상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천신만고 끝에 서울시장을 지켜낸 오세훈 서울시장과 보수 재건을 주창하며 부산 북갑에서 승리하며 존재감을 키운 한동훈 의원, 그리고 현 당권파로 당을 이끌고 있는 장동혁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장동혁 대표는 당권파를 대표해 보수의 정체성을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당 대표직을 쉽게 내려놓을 뜻이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다시 징계 카드를 꺼내며 당 기강 확립을 명분으로 강경한 당 운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반면, 비당권파 세력들은 현 지도부가 당의 외연확장에 한계를 노출했다며, 중도층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교체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2026-07-24 16:30:00

  • [여야 내전(內戰)]'계파'(系派)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여야 내전(內戰)]'계파'(系派)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계파 없는 정치는 가능한가." 전 세계를 막론하고 민주주의를 표방한 국가 중에 정당 내 계파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나라를 찾기는 쉽지 않다. 정치권력을 장악하려면, 정치적 가치와 뜻을 같이 하는 결사체가 있어야 한다. 그 속에서 특정 지도자를 중심으로 조직화되는 것이 정치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당내 다수 계파가 경선을 통해 대선 후보를 선출하고, 국민은 그 후보 가운데 대통령을 선택한다. 독재국가도 경쟁없이 단일 계파의 지도자 한 명을 추대하는 형식을 취한다. 대한민국 정치 역시 예외일 순 없다. 여야 모두 당내 다수 계파가 당권과 공천권을 장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차기 대선과 총선을 준비하는 구조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의원 한 명을 자기 편으로 포섭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느냐"고 반문하며, 정치권에서 계파가 생존과 권력의 기반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늘 "난 계파가 없다"고 강조해 왔지만, 4년 전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조직력을 갖춘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윤'(親尹)에 밀려 쓰라린 패배를 맛봤다. ◆반복되는 계파 정치, 공천이 곧 권력 정치권에서 계파 경쟁이 반복되는 가장 큰 이유는 공천권이다. 정치인에게 공천은 정치 생명과 직결된다. 현역 의원이라도 공천을 받지 못하면 재당선 가능성은 급격히 낮아진다. 이 때문에 총선을 앞둘수록 정치인들은 차기 주류 세력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을 반복해 왔다. 자칫 비주류에 줄을 서게 되면 정치 생명마저 끊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현재 여야의 내전은 2년 후 있을 총선의 전초전 성격으로 봐도 무방하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2년 전 총선에서 큰 내홍을 겪은 바 있다. 이른바 '비명횡사'(非命橫死). 친노·친문 세력 중 공천권을 거머쥔 친명계에 비협조적으로 나온 인물들은 여의도를 떠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이를 혹독하게 겪은 비명계는 다가오는 총선에서 친청계가 공천권을 행사하기를 바라며, 친명계에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여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당내 갈등 역시 단순한 노선 다툼이라기보다 2년 뒤 총선을 겨냥한 공천권 경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야당도 계속되는 계파 경쟁 국민의힘 역시 계파 정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이후 각종 재판을 받고 있지만 친윤파는 여전히 당내 주류 세력으로 굳건히 자리잡고 있다. 장동혁 당 대표 역시 강성 당원들과 친윤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사퇴 요구를 일축하고 있다. 두 세력의 계파 다툼 속에 6·3 지방선거 정치적 존재감이 커진 오세훈 서울시장(5선)도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당내 친오(親吳)계를 만들기 위해 자주 국회를 찾고 있다. 한동훈 의원은 계파 정치의 속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2년 전 당 대표로서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하며, 친한(親韓)계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현재 원내에서는 15명 안팎의 소수 세력에 머물고 있다. 교섭단체 구성 기준인 20석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무소속으로 여의도에 입성한 후 '보수 재건'의 기치는 내걸고 있지만, 보수 세력 내 다수 계파가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정치적 장벽은 높디 높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의원이 뜬금없이 한동훈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고 나선 것도 당내 주류가 되기 위한 몸부림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계파'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전문가들은 계파 자체를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일본 자민당, 영국 노동당과 보수당 등 주요 민주주의 국가들도 모두 다양한 계파와 정치그룹이 존재하며,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문제는 계파의 존재가 아니라 권력을 행사하고 운용하는 방식이다. 정책과 비전을 중심으로 경쟁하는 계파는 민주주의를 활성화하지만, 공천권 독점과 보복성 공천, 줄 세우기 정치로 이어질 경우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정치 불신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계파정치의 사슬을 끊는 해법은 계파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공천의 투명성을 높이고 당내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데 있다는 것이 정치학계의 공통된 견해다.계파는 민주주의 정치에서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계파가 국민을 위한 정책 경쟁의 도구가 될지, 권력만을 위한 생존 경쟁의 수단이 될지는 정치권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

    2026-07-24 16:30:00

  • [털보기자의 '그사람']전 세계와 소통하는 박수관 명창

    [털보기자의 '그사람']전 세계와 소통하는 박수관 명창

    박수관 명창은 동부민요를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전파하는 소리 전도사다.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국립오페라하우스 초청으로 동부민요 공연회를 갖고, 제자들과 함께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한국을 알리는 공연을 펼쳤다. 그는 몇몇 국가에서는 최고지도자로부터 VIP 대접을 받을 정도로 유명 셀럽이기도 하다. 해외에서의 각종 활약상과 수상이력도 다채롭고 이채롭다. ▷2000년 러시아 국립글링카 음대 명예 음악학 박사 및 명예교수 임명 ▷2004년 프랑스 IRMA(세계전통음악가 인명사전) 한국인 최초 등재, ▷2005년 러시아 타워상 ▷2009년 아프리카 54개국과 중동 6개국으로 구성된 아프리카 왕족 포럼 명예대사 ▷2010년 델픽세계무형문화재 동부민요 예능보유자 ▷2011년 '한국의 소리, 메나리' 베를린 국제델픽예술영화제에서 그랑프리(대상) 수상 등. 2009년에는 제프 블레터 전 FIFA 회장과 함께 아프리카 로열 어워드를 공동 수상하기도 했으며, 2005년에는 조지 W 부시가 주는 미국 대통령상도 받았다. 해외 유명인사들과 인맥도 놀랍다. 박 명창은 미국 헐리우드 톱스타 배우인 밀라 요보비치를 비롯해 애릭 로버트, 올리브 스톤과도 현지에서 한국적인 정(情)을 나눴으며, 세계적인 성악가 쥬세페 타데이(이탈리아)와도 음악적인 교류를 나눴다. 또, 2000년 미국 카네기홀 초청 공연 뿐 아니라 미주,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700여 회의 국내·외 공연을 열었다. 그는 "동부민요는 지역의 소리가 아니라 전 인류가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의 언어이며, 마음을 전하는 길"이라며 "국경과 장벽을 넘어 한국의 정서를 세계에 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앞으로도 돈을 추구하는 삶은 살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 명창의 버킷리스트는 북한 개마고원이나 부령, 청진에서 멋드러지게 동부민요을 한번 불러보는 것이다. 그는 "통일이 되면, 북한 주민들에게도 동부민요의 진수를 보여주고 싶다"며 "소리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다"고 밝혔다.

    2026-07-24 15:30:00

  • [털보기자의 '그사람']'소리와 공학' 이도류, 기술과 예술 잇는 박수관 명창

    [털보기자의 '그사람']'소리와 공학' 이도류, 기술과 예술 잇는 박수관 명창

    공학박사이자 대한민국 명장, 동부민요 명창. 좀처럼 접점을 찾기 어려운 두 분야를 평생 함께 걸어온 사람이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투타를 겸업하는 오타니 쇼헤이의 별명인 '이도류(二刀流)'가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 박수관 동부민요 명창이다. 원래 이도류는 일본 검술에서 양손에 각각 다른 무기를 들고 싸우는 검법을 뜻한다. 오늘날에는 전혀 다른 두 분야에서 모두 뛰어난 성과를 거두는 사람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널리 쓰인다. 박 명창은 공학과 국악이라는 서로 다른 세계에서 모두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그는 스스로를 "직업은 공업인이고, 본업은 소리꾼"이라고 소개한다. 산업 현장에서는 첨단 정밀기술을 연구하는 공학자이지만, 무대에 오르면 동부민요의 맥을 잇는 명창으로 변신한다. 그는 한양대 산업공학 석사 시절인 1990년 4월 20일 조선일보 1면에 대한민국 과학기술상 대통령상 수상자로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또,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구에 '갑우정밀'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지역 중견기업으로 키웠다. ◆기구한 운명, 유복자로 태어난 기인(技人) 박 명창의 삶은 시작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경남 김해읍 전하동에서 2남 2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지만, 아버지는 그가 세상에 태어나기 전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는 애지중지 막내아들이 면서기(공무원)라도 되어 안정적 삶을 살기를 바랐지만, 어린 박수관의 마음은 늘 소리를 향해 있었다. 동네에서 상여행렬이 지나갈 때마다 상여소리를 하는 소리꾼을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으며, 동네 장터에서 각설이패의 한바탕 놀음에 관심이 많았다. 어린 시절부터 이미 그의 귀는 삶의 소리와 민중의 가락을 향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막내 아들의 소리꾼 기질을 말릴 수가 없었다. 그러던 차에 초등학교 6학년 때, 무협지 같은 기인(奇人)을 만났다. 그가 바로 동부민요의 창시자라 불리는 김로인(金路人). 스승 김로인은 소리를 좋아하고, 잘 하는 어린 아이를 보고 기특하게 여겨 소리의 깊은 내공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백발가부터 시작해 전쟁가, 동해 뱃노래 등 구전을 통해 전해 내려오던 동부민요의 진수를 전했다. 소리뿐만 아니라 삶의 철학도 함께 남겼다. 김로인이 제자에게 남긴 가르침은 세 가지였다. 첫째, 자연에 가깝게 노래하라. 둘째, 목이 아닌 가슴으로 노래하라. 셋째, 남 앞에 나서지 마라. 모든 것을 전한 스승은 어느 날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그는 "김로인을 만난 건, 지어낸 얘기 같을 정도로 영화보다 더 극적"이라며 "이제 제가 그 동부민요를 체계적으로 만들고, 전수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전국 최장수 문화원장 "서구에 문화의 향기" 대구광역시문화원연합회 회장이기도 한 박 명창은 지역 문화 발전에도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다. 대구 서구문화원 원장을 14년째 맡고 맡아, 기초자치단체 문화원장으로는 전국 최장수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임기 후에는 자연인 소리꾼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재임 기간 내내 서구에 문화의 향기를 전파하겠다는 생각 뿐이다. 박 명창은 밤낮없이 서구 주민들에게 멋진 공연을 향유할 기회를 줄 수 없을까 고민한다. 이번달 16일에는 서구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을 초청해 '잎은 피어 청산되고, 꽃은 피어 화산되니' 공연을 선사했다. 또, 다음달 5일에도 대한민국 국보급 임동창 풍류 피아니스트를 모시고 '내 사랑 대구, 風流'라는 제목으로 토크 콘서트를 연다. 서구문화원장으로서 가장 큰 역할은 자신의 인맥으로 저비용 고효율의 공연을 기획하는 것이다. 물론 동부민요 무형문화재인 본인의 재능기부는 말할 것도 없다. 임동창 명인의 초청 대강연 역시 막역한 관계인지라, 정상적인 출연료를 초월해 성사시켰다. 그는 "임기를 마친 뒤에도 주민들의 문화 향유권 확대를 위해 계속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상복 터져, 평생 한번 받기 힘든 상 휩쓸어 박 명창의 공장인 갑우정밀 뒷편 야산에는 동부민요 전수관이 멋드러지게 자리잡고 있다. 건물 안에 들어가면, 각종 상들이 사방 벽면 뿐 아니라 천장까지 잘 전시되어 있다. 누구라도 이를 둘러보면, "이 분의 정체성은 뭔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과학자 & 기업인, 문화예술인으로 걸어온 그의 삶이 그대로 기록돼 있는 셈이다.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대통령 국민포장, 서울전통공연예술 경연대회 대통령상, 석탑산업훈장, 대한민국 환경문화상,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대사, 해외에서 받은 각종 훈장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더불어 대구예술대 한국음악과 석좌교수도 역임했다. 과학자 & 공학도이자 소리꾼. 이질적인 듯 보이는 두 분야에서 그는 탁월한 재능을 보이며, 대한민국 최고이자 세계로 뻗어가는 문화 기업인으로 우뚝 섰다고 요약하면 될 듯하다. 그는 "지인들이 저에게 '기인'이라고 하는데 "제가 그런가요"라고 반문하며, "소리꾼의 재능을 갈고 닦고, 기업인의 제 본분을 다한 것"이라고 겸손했다. 3년 전부터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는 현재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위촉한 첨단과학 및 나노정밀기기 연구분야의 저명한 방문학자(Distinguished Visiting Scholar)로 위촉되어, 관련 공동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다. 박 명창은 마지막으로 아내 장은실 여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나는 늘 오늘의 노래를 부릅니다. 그리고 여보,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박 명창의 소리와 공학, 전통과 현대,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삶은 오늘도 현재진행형이다.

    2026-07-24 15:30:00

  • [산업유산 '문화로 꽃피다']누에의 희생을 기리다…상주 '잠령탑'

    [산업유산 '문화로 꽃피다']누에의 희생을 기리다…상주 '잠령탑'

    삼백(三白)의 고장​으로 불리는 경북 상주. 쌀과 곶감, 명주를 상징하는 '세 가지 흰 것' 가운데 명주의 뿌리를 찾아가면 누에를 기리는 특별한 산업유산과 마주하게 된다. 지난 회 허씨비단직물(7월 10일자 15면)에 이어 이번에는 1930년 세워진 상주 잠령탑(蠶靈塔)​을 찾았다. 함창명주테마파크 잠사곤충사업장 주차장 한편에는 거대한 돌탑 하나가 방문객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대형 바위에는 '蠶靈(잠령)' 두 글자가 깊게 새겨져 있다. '누에 잠(蠶)', '영혼 령(靈)'이라는 뜻으로, 누에의 희생을 기리고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세운 상징물이다. 기단 위에 우뚝 선 비석과 그 위의 거대한 자연석은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오랜 세월을 견뎌온 탑에서는 마치 누에의 넋을 위로하는 엄숙한 분위기가 감돈다. ◆대구에서 시작해 상주로 옮겨온 산업유산 비단 한 필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누에고치가 필요하다. 인간은 누에가 뽑아낸 실로 옷을 짓고 전통 복식을 이어왔으며, 오랫동안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잠령탑은 이러한 누에의 희생에 감사하고 영혼을 달래기 위해 세워진 상징물이다. 현재 상주에 있는 잠령탑은 1930년 3월 대구 수성4가에 처음 건립됐다. 이후 1962년 상주시 복룡동으로 이전됐으며, 1986년 상석과 경계석을 보강했다. 2014년 4월 28일 현재의 함창명주테마파크로 다시 옮겨져 보존되고 있다. 탑의 규모는 기단부 높이 1.85m, 비신(머릿돌) 높이 1.7m로 전체 높이가 3.55m에 이른다. 우리나라 최초의 잠령탑은 1926년 서울 동대문 밖 용두동 선농단(농사의 신에게 올리는 국가 제사 제단) 경내에 세워진 '잠령공양탑'이다. 당시에도 누에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건립됐다. 다만 일제강점기 전국에 세워진 잠령탑은 일본의 풍습이 유입된 사례로 평가된다. ◆누에 영혼 달래려, 매년 5월 풍잠기원제 잠령탑 자체는 일본의 영향을 받았지만, 풍잠기원제(豊蠶祈願祭)​는 우리 고유의 전통 제례다. 고려시대부터 전해져 온 풍잠기원제는 누에와 뽕나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고, 누에의 신인 잠령에게 제를 올리며 희생된 누에의 영혼을 위로하는 의식이다. 경북도는 2022년 이곳 잠령탑 앞에서 전국 양잠 관계자들을 초청해 전통 제례의 원형을 살린 풍잠기원제를 재현했다. 매년 5월 초 제례를 올리는 것은 누에 사육 시기에 맞춰 한 해의 풍잠을 기원하기 위해서다. 경북은 전국 최대의 양잠 생산지이기도 하다. 2020년 기준 전국 누에 사육량의 79%, 건조누에와 생누에 생산량의 72.9%, 동충하초 생산량의 77%를 차지하고 있으며, 79종의 다양한 누에 유전자원도 보유하고 있다. ◆한때 국가 수출을 책임졌던 양잠산업 일제강점기와 광복 이후 양잠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출산업이었다. 그 중심에는 경북 상주가 있었다. 그러나 1970년대 일본의 생사 수입 규제를 계기로 산업이 위축되기 시작했고, 1990년대에는 중국산 생사와 원단이 대량 유입되면서 국내 양잠산업은 급격한 쇠퇴의 길을 걸었다. 21세기 들어 양잠농가는 크게 줄었지만, 함창명주는 여전히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장인들은 명주실을 물에 적셔 손베틀로 짜는 전통기법을 통해 결이 곱고 촘촘한 최고급 명주를 생산하고 있다. 함창 명주는 전통방식을 고집하는 만큼 생산량은 많지 않지만 그 가치만큼은 더욱 높아졌다. 현재 함창지역 50여 농가가 연간 12만 필 가량의 명주를 생산해 전국 생산량의 약 30%를 담당하고 있으며, 연간 소득은 72억 원에 이른다. ◆명주문화의 산 교육장으로 거듭나다상주 잠령탑은 2013년 산업유산으로 지정됐다. 경북도와 상주시는 함창명주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잠령탑 인근에 명주박물관과 함창명주테마파크를 조성했다. 명주박물관에는 상설전시실과 체험전시실, 영상관 등이 마련돼 양잠과 명주의 역사, 전통 직조기술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김남일 경북관광공사 사장은 "잠령탑의 산업유산 지정은 옛 잠실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누에치는 마을과 함창명주테마파크를 연계해 미래세대가 양잠문화와 전통산업을 체험할 수 있는 문화교육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때 대한민국 수출을 이끌었던 양잠산업은 쇠퇴했지만, 잠령탑은 지금도 묵묵히 그 영광의 시대를 증언하고 있다. 누에의 희생 위에 피어난 명주의 역사와 장인들의 손길은 오늘도 상주 함창에서 조용히 이어지고 있다.

    2026-07-24 13: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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