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 교수였던 스탠리 밀그램은 1961년 '권위에 대한 복종' 관련 실험을 했다. '권위자의 지시 앞에서 개인의 도덕적 판단이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피실험자를 모집해 교사와 학생으로 역할을 나눴고, 학생이 문제를 틀릴 때마다 전기 충격을 15V씩 30단계까지 높이도록 교사에게 지시했다. 학생과는 미리 입을 맞췄고 전기 충격도 가짜였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피실험자의 65%가 최고 전압인 450V까지 충격을 가했다. 실험에 앞서 예상했던 비율은 450V 경우 고작 0.1%였다. 300V 이상 예상치도 3%에 불과했다. 교사가 전압 올리기를 거부할 때 흰 가운을 입은 감독관(실험자)이 한 것이라곤 "책임은 내가 집니다" "계속하십시오" "당신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등 최소한의 말뿐이었다. 300V 이상 충격을 가하면 '위험하다'는 표시도 있었다. 고통스럽게 비명을 지르며 실험 중단을 간청하거나 죽은 듯 반응을 보이지 않기도 했다. 그러나 65%는 멈추지 않고 치명적(致命的)일 수 있는 최대치까지 전압을 높였다. '윤리적 문제'로 큰 논란이 일었지만 이 실험은 권위가 책임을 떠안는 구조와 상황이 만들어지면 이성적이고 도덕적인 사람도 명령에 따라 비도덕적 행위를 저지를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전압을 끝까지 올리게 한 것은 감독관의 권위에 대한 복종이었다. 도덕적 판단과 책임은 권위자에게 돌리고 지시에 따른 것이다. 고통받는 학생보다 '실험 성공'이라는 상황과 권위를 더 중시한 결과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 21일 1심에서 징역 23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았다. 같은 혐의의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국무위원, 군·경 수뇌부 등 관련 선고와 재판도 줄줄이 이어진다. 윤석열 전 대통령 계엄, 권위에 대한 복종의 결과다. 사회 혼란과 분열, 민주주의 후퇴, 보수 궤멸(潰滅)도 초래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위헌 논란에도 소속 의원들은 지도부를 따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통과시켰다. 법조계·시민사회단체 등의 삼권분립 훼손, 반(反)법치주의 우려와 지적에도 밀어붙였다. 2차 추가 특검, 정보통신망법, 언론중재법 개정 등 일방적인 입법이 폭주하지만 반대 목소리를 찾긴 힘들다. 법치와 국민보다 '당의 성공'이라는 상황과 지도부의 권위에 복종한 탓이다. 종교 집단의 정치 세력화, '태극기 부대', '윤 어게인', 특정 유튜버, '개딸' 등 극단적 또는 강성 지지층과 팬덤 정치도 같은 맥락(脈絡)에서 해석될 수 있다. 이들 세력은 각 진영과 지지 정치인의 권위에 복종하는 피실험자가 될 수도, 그들을 조종하는 실험자가 될 수도 있다. 힘과 권위를 가지게 된 이들의 눈치를 보며 반응을 살피고 말과 지시에 따르는 정치인이 넘쳐난다. 특정 정치인 지지자 모임을 만들고, 민심 대신 지지자들의 비중을 높이는 당헌 개정을 추진하는 것도 그 힘과 권위를 가지기 위해서다. 제왕적(帝王的) 정치, 극단의 정치, 강성 지지층·팬덤의 정치, 일방의 정치가 아닌 상식과 도덕에 기반한 정치를 위해선 실험에서 지시를 끝까지 거부했던 35%가 필요하다. "이것은 옳지 않다"며 권위자를 똑바로 쳐다보며 거부했던 그들처럼, 진영의 논리가 상식과 도덕을 넘어서려 할 때 전압 스위치에서 단호히 손을 뗄 수 있는 그 35%가 힘을 모을 때 왜곡된 한국 정치를 바꿀 수 있다.
2026-01-27 05:00:00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명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초 당 쇄신(刷新) 방안의 하나로 당명 개정 추진을 공식 발표했고, 당원 의견 수렴을 거쳐 개명 절차를 밟고 있다. 새 당명 아이디어 국민 공모, 당헌 개정, 전문가 검토 및 각종 내부 절차를 거쳐 2월 중, 빠르면 설 연휴 전 새 당명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에 당명이 바뀌면 미래통합당 이후 5년 반 만으로, 6·3 지선까지 4개월 남짓 남은 시점이다. ▶앞선 미래통합당도 선거 직전 바뀐 간판이다. 지난 2020년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통합 신당 명칭을 미래통합당으로 확정했고, 이 당명으로 두 달 뒤 제21대 총선을 치렀다. 결과는 참패. 민주당 등 범여권 180석, 미래통합당 등 범야권 103석으로 보수 진영의 역대급 패배였다. 당연히 선거 직전 당명 변경이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비판이 나왔다. 당 지도부도 국민과의 거리감이 큰 '실패한 당명'임을 인정했다. 그 평가를 반영해 그해 9월, 7개월 만에 다시 당명을 바꿨는데 그 이름이 현재 명패(名牌)인 국민의힘이다. ▶당시 많이 받았던 비판은 "생소한 당명이 유권자에게 혼란을 줬다" "이름만 바꿨지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등이었다. 지금과 판박이다. 그런데도 실패한 전철(前轍)을 다시 밟으려 한다. 가뜩이나 당 지지율이 바닥을 기고 있는데 선거를 앞에 두고 당명까지 낯선 이름으로 바꾸려 하는 것이다. 내용까지 함께 바꾼다면 쇄신의 의지라도 엿보이겠지만 바뀌는 건 이름뿐이니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당명 개정의 이유가 쇄신보다는 그저 '국민의힘'임을 숨기기 위한 고도의 노림수라면 모르겠다. ▶유승민 전 의원은 얼마 전 단식(斷食) 중이던 장동혁 대표를 찾아 "우리 당이 가장 성실하게 해야 할 일은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아 보수를 재건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당원게시판 논란 등 당내 분열과 갈등을 의식한 듯 "서로 생각이 다르더라도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보수로 어떻게 거듭날 수 있는가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회복할 시간이 많지 않다. 지선에서 참패라도 면하기 위해 해야 할 것은 당명 개정이 아닌 내부 단합과 통합이 아닐까.
2026-01-26 05:00:00
연탄은 흔히 '구공탄(九孔炭)'이라 불렸다. 가운데 큰 구멍 하나, 그 주위로 작은 구멍 8개 등 구멍이 9개여서 붙은 이름이다. 앞서 연탄은 벽돌 모양의 구멍 2개나 3개짜리였는데, 원통형 연탄인 구공탄이 등장해 판도를 바꿔놓았다. 이후 구멍이 19, 22, 25, 31, 49개인 연탄도 등장했지만 부르기도 정겨운 '첫사랑' 구공탄이 연탄의 대명사가 됐다. 구멍 수의 차이는 한마디로 열효율의 차이라 할 수 있다. 구멍이 많을수록 화력은 강하지만 그만큼 지속시간은 줄어든다. 구멍이 많으면 공기가 잘 통해서다. 구공탄은 구멍 수가 적어 화력은 약하지만 오래 타 초기 가정집 연료로 애용(愛用)됐다. 이후 화력과 효율을 모두 고려한 22공탄이 표준화된 가정용 연탄으로 자리 잡았다. 연탄의 제1계명은 '꺼트려선 안 된다'다. 특히 한밤중 시간 계산을 잘못하거나 일어나지 못해 꺼지기라도 하면 '냉골'에서 떨며 남은 밤을 버텨야 했다. 발화점이 높은 연탄에 다시 불을 붙이는 건 여간 힘든 작업이 아니다. 신문지, 종이, 지푸라기 등을 모두 동원해 성냥불에 붙여 보지만 불은 좀체 붙지 않는다. 연탄불을 꺼트리지 않기 위해선 타이밍이 중요하다. 적시에 다 탄 연탄을 꺼내고 불이 붙어 있는 연탄을 아래로 내린 뒤 새 연탄을 그 위에 구멍을 잘 맞춰 포개줘야 한다. 밤도 낮도 따로 없어 한겨울 새벽이라도 억지로 일어나 살을 에는 추위를 뚫고 뒤안이나 부엌으로 나가야 했다. 지금은 상상도 못 할 일이지만 당시만 해도 연탄불 사수(死守)는 주로 어머니 등 여성의 몫이었다. 덕분에, 그리고 연탄 한 장 한 장에 의지해 매년 엄동설한(嚴冬雪寒)을 견뎌낼 수 있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전성기를 누리던 연탄은 기름보일러가 등장하면서 서서히 모습을 감추게 된다. 요즘 정치판을 보고 있으면 잊혀가던 연탄이 떠오른다. 온통 자신과 가족만을 위한 갑질, 특혜, 청탁에, 공천 헌금 수수(收受)까지 연탄 보기도 부끄러울 정도다. 시인 안도현은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에서 읊었다.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고. 그들에게 묻고 싶다. '진정 나라와 국민을 위해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고…. 나에게도 물어본다. "나는 누구에게 진정 뜨거운 사람이었는지."
2026-01-19 05:00:00
▶퍼펙트 스톰은 2000년 개봉한 조지 클루니 주연의 재난 영화다. 어황(漁況) 부진으로 북대서양으로 나간 어선 안드레아 게일호가 위험지대에서 거대한 폭풍과 맞닥뜨려 전원이 사망(추정)한다는 내용이다. 만선엔 성공하지만 물고기를 지키려 허리케인을 뚫고 돌파하려는 선택을 하면서 재난이 시작된다. 결국 물고기를 포기하고 허리케인을 피해 돌아가기로 하지만 이미 늦었다. 허리케인이 한랭전선 등과 충돌하면서 형성된 거대한 폭풍에 끝내 전복되고 만다. ▶퍼펙트 스톰은 다발(多發)적 악재에 따른 위기 상황, 복합 위기를 표현할 때 사용된다. 원래는 둘 이상의 태풍이 동시에 들이닥쳐 충돌, 파괴력이 폭발적으로 커져 큰 피해를 초래하는 현상을 의미하는 기상 용어다. 그러다 경제나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좋지 않은 요소들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극심한 위기나 최악의 상황, 파괴적 결과를 불러오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나타낼 때도 사용하게 됐다. ▶민주당에 폭풍급 악재가 잇따라 몰아치고 있다. 대한항공 특혜 의혹에서 시작된 김병기 의원 사태는 보좌관에 대한 갑질, 아들 취업 청탁, 급기야 공천헌금 의혹·논란으로까지 번졌다. 그 과정에서 강선우 의원과의 공천 뒷돈 의혹 녹취가 공개되면서 태풍의 파괴력은 배가 됐다. 특히 김 의원의 금품 수수 의혹 폭로 탄원서가 당 차원에서 묵살되고 의혹 당사자인 김 의원 손에 들어갔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민주당의 도덕성과 시스템에 치명상을 입었다. 윗선 연루 의혹의 사실 여부에 따라 회복 불능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민주당은 11일 김 의원에게 자진 탈당을 요구했다. '애당의 길' 운운했지만 '꼬리 자르기'로 보는 시선도 적잖다. 탄원서를 뭉갠 건 명백한 시스템 문제로 당시에도 덮더니 이번에도 개인 일탈로 덮고 넘어가려 한다는 것이다. 그럴수록 윗선에 누가 있는지, 뭐가 더 있는지 의혹만 증폭시킬 뿐인다. 실제로 이번 사태는 김 의원 뒤에 모습을 감추고 있는 윗선에 보내는 경고라는 해석도 있다. 더 늦기 전에 특검을 수용하든 전면적 수사에 나서야 한다. 스스로 '퍼펙트 스톰' 속으로 들어가는 오판(誤判)과 실기(失期)로 전복돼 모든 걸 잃고 만 안드레아 게일 호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26-01-13 05:00:00
영남대 의과대학 동창회(회장 사공정규)는 지난 10일 대구그랜드호텔에서 동문 및 내외 귀빈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41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에선 대구아동지원센터와 새볕원에 대한 물품 전달, 동문 자녀와 지역 고등학생 대상 장학증서 수여식도 가졌다. 사공정규 회장은 "의료계는 지난해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복귀로 큰 위기는 넘겼다. 지금은 의료의 정의와 전문직의 책임, 환자와의 신뢰를 다시 세워야 할 재건의 시기"라며 "영남의대 동창회는 위기 속에서도 서로를 지지하며 의료의 본질을 지키는 공동체로서 중심을 잡아갈 것"이라고 했다.
2026-01-12 16:24:39
[화촉] 김종옥(청명건설 대표이사) 매탑 16기 회장 딸 민아
▶이정원·유태숙 씨 아들 승훈 군, 김종옥(청명건설 대표이사·매탑 16기 회장)·박옥자 씨 딸 민아 양. 1월 17일(토) 오후 3시 30분 대구 호텔인터불고 별관 웨딩파크빌리지
2026-01-08 14:51:54
#'손이 꽁꽁꽁 꽁! 발이 꽁꽁꽁 꽁!' 동요 '겨울바람'에 나오는 대목이다. 신체엔 여러 부위가 있지만 굳이 손과 발을 내세워 강추위를 표현한 데는 이유가 있을 터. 아마 추위를 가장 먼저, 강하게 느끼는 부위여서가 아닐까 싶다. 신체 주요 기관들을 따뜻하게 보호하기 위해 몸의 가장 끝에 있는 손과 발의 혈관을 수축하기 때문이다. 나무가 겨울을 앞두고 단풍, 낙엽을 만드는 것과도 비교할 수 있겠다. 의도적으로 통로를 차단해 나뭇잎을 떨어뜨리는 이치와 비슷할 듯하다. 나무도 겨우내 살아남기 위해 가장 말단(末端)에 있는 나뭇잎으로의 영양분과 수분 공급을 중단해야 하는 것이다. #겨울철 혈관 관리는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체온이 떨어지면 피가 끈적해지고 혈전이 생성되기 쉬운 상태가 돼서다. 겨울에 심장과 뇌의 혈관이 막힐 위험이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겨울철 새벽이나 아침 운동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외출 땐 추위에 가장 취약한 손을 보호할 수 있는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뇌로 이어지는 목의 혈관을 보호하기 위한 목도리도 필수다. 다소 민망하더라도 털모자를 쓰는 것도 좋다. 혈액 점도(粘度)를 낮추고 혈전을 막기 위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히트쇼크도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 갑작스러운 체온 상승에 따른 질환이다. 온천이나 목욕탕 이용 시 급격한 혈압 변화로 현기증을 일으키거나 실신(失神)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열탕에 들어가고 나올 땐 체온 조절에 신경 써야 한다. 겨울 별미인 국밥, 국수 등 정제된 탄수화물 음식을 먹을 때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혈당을 급격히 높였다가 인슐린 과다 분비로 갑자기 혈당이 떨어지는 '혈당 스파이크'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갑자기 졸음이 쏟아지고 극심한 피로나 무력감을 느낄 수 있어 섭취 후 바로 운전대를 잡는 것도 위험하다. #해가 바뀌길 기다렸다는 듯 수은주가 뚝 떨어졌다. 새해 벽두(劈頭) 낮 최고기온도 영하권을 맴돌고 최저기온이 영하 16℃까지 떨어진 곳도 있다. 이제 본격적인 한겨울 추위가 시작됐다. 가장 홀대받는 손과 발을 따뜻하게 잘 보호하는 것이 겨울 건강관리의 첫걸음이듯, 지금까지 소홀히 했던 것에 좀 더 관심과 정성을 쏟는 2026년이 되길 소망한다.
2026-01-05 05:00:00
매일탑리더스아카데미 16기 회장 이·취임식…김종옥 4대 회장 취임
매일탑리더스아카데미 16기 동기회는 29일 대구 수성구 륜 한정식에서 회원 및 총동창회(회장 도재영)·총동골프회(회장 김수화) 임원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장 이·취임식을 가졌다. 이날 3대 이순옥 회장이 이임하고, 김종옥 수석부회장(청명건설 대표이사)이 4대 회장에 취임했다. 사무총장엔 배선아 (주)진성알앤디 대표가 선임됐다. 김 신임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하나된 매탑 16기'를 위해 진심으로 봉사하고 더욱 단합되고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모두 힘을 모아 '동행'이라는 목표 아래 부족함을 채워가며 함께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5-12-30 12:10:58
4년전 12월 29일, 20대 대선을 앞두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같잖다'고 했다. 안동에서 열린 경북선대위 출범식에서 이 후보에 대해 "제가 이런 사람하고 국민 여러분 보는 데서 토론을 해야 하나. 참 어이가 없다. 정말 같잖다"며 직격탄(直擊彈)을 날렸다. 당시 이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던 터라 '중범죄자를 대통령 후보로 인정하기 싫다'는 것이었다. 그 사이 윤 전 대통령은 계엄 후 탄핵당해 대통령에서 내려와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고, 이재명 후보는 조기 대선을 통해 새 대통령이 됐다. 윤 전 대통령이 이날 사용한 '같잖다'의 사전적 의미는 '하는 짓이나 꼴이 제격에 맞지 않고 눈꼴사납다' '말하거나 생각할 거리도 못 되다'는 뜻의 형용사다. 형태로만 보면 '같지 않다'의 준말인데 의미는 전혀 다르다. '같지 않다'가 '다르다'라는 의미가 아닌 '눈꼴사납다. 아니꼽다. 하찮다'라는 비하·경멸(輕蔑)의 뜻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같잖다'는 '같지 않다'와 어떤 관계일까. 이에 대한 추리와 가설도 다양하다. '같잖다'가 '가치 없다'는 의미의 강조라는 추정이다. '같지 않다'의 준말이 아니어서 띄어쓰기도 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아담과 하와까지 소급(遡及)한 주장도 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지만 뱀의 유혹에 빠져 그 형상을 잃어버려 '신과 같지 않게 됐다'는 뜻을 가지게 됐다는 얘기다. 그래도 '같지 않다'의 준말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 같다. '같다'엔 '동일하다'는 뜻 외에도 '합당·마땅·부합하다'는 의미도 있는 만큼 '제격이다' '격에 맞다'는 가치 판단이 더해지면서 반대말인 '같지 않다'도 '다르다'에서 '못 미친다' '격이 떨어진다'로 의미가 확장됐다는 것이다. 뭐가 맞는진 모르겠다. 설명 방식은 달라도 다들 의미는 일맥상통(一脈相通)하는 것 같기도 하다. 확실한 건 4년 전만 해도 윤 전 대통령이 법의 심판을 받는 처지에 놓일지, '같잖다'고 직격한 당시 이 후보가 자신의 임기 중 대신 대통령 자리에 앉을지, 신세가 이렇게 뒤바뀔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왜 그러게 '생각할 거리도 못 되는' 그런 계엄을 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
2025-12-29 05:00:00
사공정규 동국대 의대 교수, 효령사공씨 청장년회·화수회 회장 추대
사공정규 동국대 의대 교수가 23일 열린 효령사공씨(孝令司空氏) 청장년회·화수회 정기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회장에 추대됐다. 3연임 회장 추대로, 임기는 2027년 12월 31일까지다.
2025-12-26 11:24:01
사단법인 대한민국힐링문화진흥원(이사장 사공정규)은 지난 22일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2025 정기총회 및 송년회'를 개최했다. 이날 '2025 대한민국 힐링대상' 시상식도 함께 열렸는데, 김장열 ㈜하림 대표가 봉사 부분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공정규 이사장은 "힐링은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며 "마음의 상처가 일상이 된 오늘의 사회에서, 힐링은 개인을 넘어 관계와 공동체를 다시 세우는 사회적 힘"이라고 강조했다.
2025-12-24 16:36:12
중구재가노인돌봄협의체, 독거노인 '바로드림 마음상자' 전달
대구 중구재가노인돌봄협의체(대표 박태희)는 24일 삼덕교회(담임목사 강영롱)와 함께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취약 독거어르신 165세대에 '바로드림 마음상자'를 전달했다. 마음상자는 생필품과 저장식품 등 삼덕교회 성도들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박태희 대표는 "추운 겨울을 보내는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12-24 11:09:28
▶유길자 씨 23일 별세. 김원배(YTN라디오 대표이사)·김경은·김형배(㈜삼안 부사장) 씨 모친상. 빈소=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5호실. 발인=12월 25일(목). 장지=경북 칠곡 선산. 02) 3010-2000
2025-12-24 11:04:13
"일흔에는 마음이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 논어 위정 편에 나오는 '종심(從心)'이다.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법도(法度)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은 범인(凡人)이 쉽게 오를 수 있는 경지는 아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대체로 도덕, 도리, 규범, 규정, 원칙, 법 등에 어긋나지 않게 살려고 노력한다. 혹여 법도에 어긋난다 싶으면 하고 싶은 대로 하지 않는다. 의도와 달리 결과적으로 법도에 어긋나는 경우도 있긴 하다. 문제는 '법도에 어긋나든 말든'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경우다. 어긋난다 싶으면 원하는 대로 법을 바꾸거나 만든다. 이미 어긋났으면 아예 없애 버린다. 원하는 대로 법을 바꾸고 만들고 없애 버리면 마음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날 수가 없다. 결과만 보면 공자의 '종심'과 같다. 흔히 말하는 '법 없이도 살 사람'과 비슷한 맥락이다. 지킬 법이 없는데 누군들 법 없이 못 살겠는가. 작금의 여당 작태(作態)가 이와 비슷하다. 위헌, 사법부 독립 침해·장악, 삼권분립·법치주의 붕괴 등 갖은 우려와 비판에도 원하는 대로 법을 만들고 바꾸고 없앤다. 22일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했다. 대법원이 예규로 내란 재판의 신속한 처리를 위한 전담재판부를 설치하겠다는데도 법안 상정을 강행했다. 이뿐 아니다. 법 왜곡죄, 대법관 증원, 법원행정처 폐지 및 사법행정위원회 설치, 재판소원(4심제), 검찰청 해체, 중수청·기소청 신설 등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 해소를 위해 공직선거법 허위사실공표죄 조항에서 문제의 '행위'를 삭제해 버리는 개정안도 국회 법사위 통과 후 대기 상태다. 지난 6월 대선을 앞두고 대법원이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문제가 되는 조항을 없애 버리려는 것이다. 그런데도 막을 자가 없다. 이쯤 되면 사회 곳곳에서 강력한 저항이 따르기 마련으로, 아무리 여당이라도 마음대로 하기가 쉽지 않다. 통상 정부 여당의 폭주 시 제동을 거는 것은 제1야당의 역할이지만 그럴 만한 힘이 없다. 능력도 안 되는 데다 내부 분열로 당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지경이다. '계엄 사과' '윤 어게인' '당원 게시판' 등을 두고 친장(동혁), 친한(동훈), 초선 의원 등 이리 나뉘고 저리 쪼개졌다. '고름 짜내겠다'느니, '들이받는 소는 돌로 쳐 죽인다'느니, '내부의 적 한 명이 더 무섭다'느니 내부 총질이 난무한다. 한쪽에선 '고름' '내부의 적'이 아니라 당의 '보배'라며 치켜세운다.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여당이 우습게 볼 만하다. 야당이 알아서 지리멸렬(支離滅裂)하니 여당은 법 만들고 고치는 데 거칠 게 없다. 오히려 내부 경쟁이 더 치열하다. 여당 법사위 의원들과 정청래 당 대표 등 지도부 간 속도·강약 조절이 안 돼 삐걱댈 정도다. 법 위에 있는 자는 없다. 말 안 듣는 사법부가 마음에 안 들더라도 법까지 마음대로 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선출된 권력이 임명된 권력보다 높다'고 착각하는 건 자유지만 사법부를 장악하고 재판권까지 마음대로 하는 건 완전히 다른 차원이다. 주권(主權)을 빼앗긴 국치(國恥)처럼 사법부 유린·법권(法權) 찬탈의 법치(法恥)로 기억될 수도 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마음대로 하려는 것도, 법도에 어긋난 시도도 멈춰야 한다. 아직 일흔이 안 된 탓으로 여기고 싶다. 그렇다고 일흔까지 기다릴 순 없다. 그땐 이미 늦었다.
2025-12-23 05:00:00
임의영점(任意零點)에서 '0'은 하나의 값이다. '없음'이 아니다. 0℃는 온도가 없는 상태가 아니라 영상과 영하를 나누는 하나의 온도 값이다. IQ나 시험 점수도 마찬가지다. 0점을 맞았다고 지능이 없거나 아는 게 없는 것이 아니다. 반면 절대영점(絶對零點)에서의 '0'은 부재, 진짜 없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0이면 아무것도 아니다. TV 시청률이 0이면 아무도 안 본 것이고 선거 투표율이 0이면 아무도 투표를 안 한 것이다. 1년이 지나도 여전히 정쟁의 한가운데에 있는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사태·여파를 영점에 비유한다면 임의영점일까, 절대영점일까. 국민의힘 입장에선 계엄 사태로 너무 많은 걸 잃었다. 중도 지지층이 떠났고 보수도 궤멸(潰滅)될 처지에 놓였다. 심각한 내부 갈등과 분열로 당은 쪼개질 위기에 처했고 책임의 멍에와 굴레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빈털터리' 절대영점이 될 판이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없는 절대영점이라 할 수도 없다. 그 '0' 안엔 혼란·혼돈·내분·퇴보 등도 포함돼 있어서다. '한겨울 밤의 꿈'과 같은 아무것도 아닌 절대영점이면 좋으련만 당은 물론 당사자인 윤 전 대통령, 측근, 군경, 보수까지 잃은 것이 너무 많아 마이너스 개념까지 포함된 임의영점이라야 설명이 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최근 내란 특검은 6개월간의 수사 끝에 '대법원·사법부는 계엄과 관련이 없다'는 결과를 내놨다. 조희대 대법원장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의 계엄 동조·관여에 대해 '혐의 없음', 지귀연 부장판사의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 결정 공모 고발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2차 추가 특검, 내란전담재판부 등을 강행하려 한다. 자신들이 임명한 내란 특검조차 '관련 없다'며 절대영점이라 하는데 임의적인 연루 의혹 값을 계속 부여하려 하는 것이다. 그런데 계속 무리수(無理手)를 두다간 한순간 국민의 외면을 받아 절대영점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춥다. 연일 최저기온이 0℃를 오르내린다. 임의영점이든 절대영점이든, 가뜩이나 경제 한파(寒波)까지 겹쳐 몸과 마음이 모두 얼어붙은 국민들을 '0점 정치'로 더 춥고 서글프게 하지 않았음 좋겠다.
2025-12-22 05:00:00
'힐링닥터' 사공정규 교수, '지역산업육성사업 성과공유회' 초청 강연
'힐링닥터'로 알려진 사공정규 동국대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난 15일 대구 인터불고엑스코호텔에서 지역 산업 관계자와 기업·기관 실무자 등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25년 지역산업육성사업 성과공유회'에서 '산업과 조직의 지속가능한 성과를 좌우하는 마음근력의 중요성'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했다. 대구테크노파크가 주최·주관한 이날 강연에서 사공 교수는 '삶을 다시 세우는 마음근력 처방전'이라는 제목으로, 급변하는 사회·경제 환경 속에서 개인과 조직이 흔들리지 않는 내적 중심을 어떻게 세울 수 있는지에 대한 통찰을 나눴다. 나아가 산업 현장에서 성과를 만들어내는 관계적 회복과 마음의 회복탄력성 등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사공 교수는 36년 간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와 상담을 이어온 전문의로, 지금까지 1천회가 넘는 스토리텔링형 즉문즉답 강연을 통해 수 십만 명을 대상으로 강연했고 이러한 공로를 인정 받아 '2023년 신지식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2025-12-16 16:26:50
좌회전 전용차로에선 좌회전만 허용된다. 좌회전만 하도록 만든 차로여서다. 그런데도 방향지시등, 즉 깜빡이를 켠다. 굳이 신호를 보내지 않아도 좌회전하는 줄 알고 있는데도 점멸(點滅)한다. 가끔 '좌회전 전용차로에선 안 켜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특히 밤에 그렇다. 앞차의 깜빡이 점멸로 눈이 부신 등 불편해서다. 그래도 켠다. 잠시 껐다가 이동 시 다시 켜더라도 법적·사회적 약속이니 지킨다. 그런데 정작 깜빡이를 켜야 할 때 안 켜는 운전자가 의외로 많다. 깜빡이가 고장 난 것도, 차량 구입할 때 선택해야 하는 옵션이 아닌데도 말이다. 귀찮아서인지, 사회에 대한 저항인지, '나 하나쯤' 하는 생각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이유야 어찌 됐든 잘못된 운전 습관이다. 대로든 이면도로든 네거리든 차로·진로·방향 변경 시엔 반드시 깜빡이를 켜야 한다. 법도 법이지만 안전사고, 인명 사고와 직결(直結)돼서다. 깜빡이를 켜야 운전자든 보행자든 앞차가, 옆 차가, 마주 오는 차가 어디로 갈지 알고 대처할 수 있다. 작은 삼거리나 아파트 진출입로, 이면도로라고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더 위험하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깜빡이 없이 갑자기 끼어드는 경우가 허다(許多)하다. 큰 파장을 일으킨 최근 사건들만 봐도 그렇다. '통일교 게이트'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은 난데없이 '종교 재단 해산' 발언을 해 '입틀막' 등 압력 행사 논란을 일으켰다. 세관 마약 수사 연루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도 임은정 검사장에게 합동수사단을 맡겨 놓고 불쑥 이 의혹을 처음 제기한 백해룡 경정의 수사 팀 합류를 지시했다. 대통령이 수사 팀 구성까지 관여한 것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말 그대로 '갑툭튀'였고, 이후 검경 간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얼마 전 우원식 국회의장도 '필리버스터 중단'이라는 돌발 끼어들기로 정국 혼란을 초래했다. 깜빡이는 진행 방향과 변경, 추월, 끼어들기 등을 알리는 신호, 약속이다. 누구든 어디서든 예외(例外)가 있을 수 없다. 국정 운영의 방향과 변경은 더욱 분명하고 투명해야 한다. 깜빡이 없는 위험하고 무리한 끼어들기는 상대의 가로막기, 보복 운전을 유발하고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운전도, 국정도 사고와 혼란·갈등·분란을 막기 위해선 깜빡이를 켜야 한다.
2025-12-15 05:00:00
"도박이 매혹적인 이유는 보상에 측정 가능한 위험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이길 가능성만 중요한 게 아니라 가치 있는 무언가를 잃을 가능성도 중요하다." 마이클 이스터의 저서 '가짜 결핍'에 나오는 대목이다. '도박' 자리에 '정치'나 '선거'를 넣어도 감쪽같다. 선거나 자신의 이름을 건 정치 활동을 할 때의 긴장과 스릴과 닮았다. 일상적인 행동은 보통 그 보상이 예측 가능하지만 도박과 정치는 다르다. 저자에 따르면 보상이나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클수록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일종의 황홀감(恍惚感)을 느낀다. 카지노에서 경험하는 '유사 성공'도 선거·정치와 메커니즘이 비슷하다. 실패해도 다시 베팅하게 만든다. 뇌가 성공과 흡사하게 인식하기 때문이다. '정치병'도 걸리면 헤어나기 힘들다. 선거에서 져도 또 나온다. 최근만 해도 수차례의 대선 낙선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노욕(老慾)을 보인 인물이 몇몇 있었다. 강성 지지층 의존 정치도 저자가 말하는 '결핍'으로 설명 가능하다. 캐나다·스탠퍼드대·일리노이대 연구팀이 미국 선출직 의원들의 10년 치 트윗 130만 건을 수집·분석한 결과 점점 더 무례(無禮)한 방식으로 트위터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0년 동안 23% 더 불량해졌고, 무례한 트윗이 더 많은 '좋아요'와 '리트윗'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례한 트윗으로 호응을 많이 받은 정치인은 이후 트윗에서 더 무례한 표현을 쓸 가능성이 높았다. 강성 지지층 피드백 중독이다.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강성 지지층 정치와도 정확히 일치한다. 정당과 의원들은 마치 경쟁하듯 양 극단만 바라보는 정치에 매몰됐다. 극단적 강성 지지층의 환심과 지지만 받을 수 있다면 양잿물이라도 마실 태세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민주당의 '1인 1표제', 이른바 '정청래 룰'이 대표적이다.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바꾸는 당헌·당규 개정이다. 이 경우 사실상 당심이 당권(黨權)을 결정하는 구도가 된다. 국민의힘도 지방선거 경선 당심 비율을 50%에서 70%로 올리는 방안을 두고 시끄럽다. 내년 6월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강성 지지층 정치, 중독 정치가 더욱 활개 칠 걸 생각하니 벌써 가슴이 답답하다.
2025-12-09 05:00:00
도로 변형은 아스팔트 표면이 외부 압력, 고온 등으로 눌리거나 밀려 솟아오르는 현상을 일컫는다. 특히 여름철 폭염 탓에 많이 발생하는데, 석유로 만들어진 아스팔트가 고온에 달궈지면서 연성 재질인 표면 포장이 물러져서다. 차량 통행이 많거나 정체·저속(低速) 구간인 경우 하중에 반복 노출되면서 차륜(車輪) 자국에 따라 도로가 울퉁불퉁해질 수도 있다. 소성변형이라고도 한다. 도로 변형이 횡단보도상에 나타나면 보행자는 말 그대로 속수무책(束手無策)이다. '횡단보도는 안전하다'는 생각에 무방비(無防備) 상태에서 건너다 예상치 못한 솟구침에 걸려 넘어질 수 있어서다. 횡단보도 흰색 라인 탓에 변형 여부를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유모차, 보행기 등을 이용하는 노약자에겐 더욱 취약하다. 횡단보도를 잘 건너가다 갑자기 휘청이거나 넘어지는 경우는 십중팔구 솟구치거나 꺼진 변형 노면 탓으로 보면 틀림없다. 대구의 대표 관광 명소인 3·1만세운동길과 계산성당을 이어주는 횡단보도도 '그런 곳' 중 하나다. 국내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 대구근대골목의 길목이라 더욱 당혹스럽다. 외국인 관광객이 이곳 횡단보도를 건너다 걸려 넘어질 뻔하는 장면은 심심찮게 목격된다. 애써 평점심을 찾은 뒤 얼른 남은 구간을 건너가며 걸린 지점을 뒤돌아볼 때의 그 표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미안함에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든다. 그 황당함과 어이없음을 어찌 글로 설명할 수 있으랴. 현대백화점 옆 이면도로와 달구벌대로 연결 지점의 횡단보도는 상태가 더 심각하다. 백화점 주차장을 드나드는 차량이 많고 약전골목 등과 대로를 오가는 차들로 정체되거나 저속 운행되는 곳이라 더욱 위험하다. 횡단보도상 도로 변형이 어디 이곳뿐이겠냐만 대구, 중구의 자랑 '근대로(路)의 여행' 골목투어 구간임을 고려하면 안전사고 위험은 물론 이미지 훼손까지 우려된다. '한국 관광의 별' '한국 관광 100선' 연속 선정 등 전국 유명 관광지이자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로 선정된 구간의 횡단보도다. 차량 통행과 보행자 이동이 많은 곳이라 보수해도 도로 변형이 반복될 수 있고 그때마다 정비하는 것도 쉽지 않겠지만 안전사고 예방보다 중요한 것이 뭐가 있겠는가. 신속한 정비가 필요하다.
2025-12-01 05:00:00
과거의 안 좋은 경험·상황을 되풀이하는 현상을 정신분석에선 '반복 강박'이라고 한다. 좋지 않은 것은 되풀이하지 말아야 하고 안 하는 게 당연할 것 같은데 반복하는 모순(矛盾)적 경향을 일컫는다. 어린 시절 술만 마시면 폭력을 휘두르던 아버지를 혐오했던 딸이 커서 연애나 결혼할 때 아버지 같은 사람을 만나는, 이해하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혼이나 이별 후 '다신 저런 사람 안 만난다' 해 놓고선 비슷한 유형의 사람을 다시 만나길 반복하는 사례도 마찬가지다. 익숙한 패턴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려는 경향, 싫어하지만 이를 통해 안정감을 느끼는 심리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판에서도 '반복 강박'처럼 되풀이되는 게 하나둘이 아니다. 현재 진행 중인 특검이나 얼마 전 끝난 국정감사만 봐도 그렇다. 이를 요구하는 입장일 땐 '진상 규명'이라며 밀어붙여 놓고 반대 입장이 되면 그렇게 욕했던 상대의 '정치적 공세' 등 논리와 행태를 똑같이 반복한다. 인사청문회 때도 야당일 땐 부동산·병역·논문·가족·납세 등 도덕성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놓곤 여당이 되면 "관행" "과잉 공세"라며 비난했던 상대의 논리를 되풀이한다. 국감 때도 증인 신청과 채택 등을 둘러싼 공수 패턴이 반복된다. 법원 판결도 마찬가지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사법부 판단 존중" "법원의 엄정한 판단" "법치의 승리"라며 쌍수(雙手)를 들고 환영하다가도 불리한 판결 땐 "정치 개입" "사법 남용'"등 압력·장악·남용·개입 등 온갖 표현을 다 동원해 맹비난한다. 일반 조직에서 여러 차례 비슷한 실패를 반복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반복 강박을 줄이기 위해선 무의식적 반복을 의식화하는 게 중요하다. 반복되는 사고·행동 패턴을 객관화하고 의도적으로 행동을 바꾸는 훈련이 효과적이다. 정치인도 익숙한 정치판과 자신의 패턴에서 한발 물러나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유불리(有不利)에 따라 반복했던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과 경험을 의도적으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당일 때, 야당일 때 반복했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 패턴들을 입장이 바뀌어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선거 때마다 공개적으로 약속이나 선언을 하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일 듯하다.
2025-11-24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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