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진산업, 경산 하양공장 준공…국내 12번째 생산 기지 가동
글로벌 자동차 부품 기업인 아진산업㈜이 경산 지식산업단지에 하양공장을 완공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제조 혁신의 첫 발을 힘차게 내딛었다. 〈strong〉◆착공 20개월 만에 완공…국내 12번째 생산 기지〈/strong〉 아진산업(대표이사 서중호)은 10일 경산시 하양읍 지식산업단지지구에서 주요 관계자들을 초청해 하양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2024년 10월 착공 이후 약 20개월 만에 문을 연 하양공장은 부지 9만6천㎡, 연면적 8만2천㎡ 규모다. 이번 하양공장은 아진산업의 국내 12번째 생산 기지다. 이로써 국내 공장을 비롯해 미국 법인 및 공장 4곳, 중국·베트남 법인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생산 체계를 완성하게 됐다. 자동차 차체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아진산업은 코스닥(KOSDAQ) 상장사인 아진전자부품㈜을 포함해 모두 15곳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모든 계열사의 합산 매출은 약 1조5천억 원이며, 국내·외 고용 인원은 2천여 명에 이른다. 이번 하양공장 가동에는 1천635억 원의 투자가 이뤄졌으며, 120명의 신규 인력이 채용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strong〉◆1천500여 명 참석 등 지역 상생 의지…AI 기술전도 함께〈/strong〉 준공식에는 정치권과 지자체장, 종교계 인사, 국내·외 거래처 및 협력사 관계자 등 1천500여 명이 참석했다. 아진산업은 하양공장 준공을 기념해 지역 사회를 위한 1억1천만 원 규모의 성금 및 쌀 기부 행사도 함께 진행했다. 이와 함께 11일까지 이틀간 '제3회 실리·AX(AI Transformation·인공지능 전환) 기술전'이 열린다. 올해로 3회를 맞은 이 기술전은 제조 현장과 일상 업무 속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개선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부터는 AI 기술을 접목한 생산성·품질 개선 및 업무 효율화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전시가 구성됐다. 아진산업과 그 계열사를 비롯해 경일대 등 지역 대학, 고등학교, 민간 기업 등이 참여해 45개의 혁신 작품을 선보인다. 서중호 아진산업 대표이사는 "현재 아진산업이 있기까지 신뢰를 보내준 고객사와 지역 주민, 그리고 모든 관계자분들을 모시고 더 힘찬 발전을 다짐하게 돼 뜻깊다"며 "하양공장 준공으로 고객사에 더욱 신속하고 발 빠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고, 올해 '실리·AX 기술전'을 기점으로 앞서가는 AI 기반의 현장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지역 학생들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아이디어를 응용하고 이론을 다질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우수한 지역 인재를 육성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2026-06-10 13:21:09
지난 4월, 어머니 집으로 우편물 한 통이 배달됐다. A4 크기의 노란 봉투였다. 보내는 사람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구경북지역본부 보상팀. 받는 사람은 어머니였다. 의아한 마음에 봉투를 조심스럽게 열었다. 공문이 나왔다. 제목은 '대구연호 공공주택사업 손실보상 협의 요청 알림'이었다. 수신자는 'A님의 상속인'. A는 외할아버지의 이름이다. 돌아가신 지 한참이 지난 외할아버지의 땅이 공공주택사업에 포함됐다는 내용이었다. 의아함은 이내 떨리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서류를 넘겨 보니 대구 수성구 이천동의 답(논) 270여㎡가 보상 대상이고, 금액은 1억원이 넘었다. 우리 가족은 기분이 좋아졌다.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의 땅이 남아 있었다니…." 곧바로 계산이 시작됐다. 외할아버지의 자녀는 어머니를 포함해 6남매. "보상금의 6분의 1이 우리 몫이겠구나." 아주 큰돈은 아니지만, 푼돈도 아니었다. 보상금을 받으면 어디에 쓸지까지 생각이 다다랐다. 그러나 LH 보상팀 담당자와 통화하고 나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그 땅의 현재 소유자는 국가였다. 다시 서류를 살피니 '토지소유자 국(재정경제부)'이라고 적혀 있었다. 왜 어머니에게 공문을 보냈냐는 물음에 담당자는 설명했다. 등기부등본에 외할아버지 이름으로 '가등기'가 설정돼 있었기 때문에 절차상 상속인들에게 안내했다는 것이다. 국가를 상대로 소유권을 주장하거나, LH의 보상금을 놓고 국가와 다투는 방법이 있다고도 했다. 문제는 가등기 설정이 40여 년 전 일이라 입증할 자료가 없다는 점이었다. 불확실한 가능성만 믿고 법적 소송을 진행해야 하는 처지다. 소송 비용만 부담할 수도 있고, 어머니 형제들 사이의 입장도 조율해야 한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말했다. "내 몫이라는 생각에 마음 상하지 마시고, 애초에 몰랐던 땅이니 없었던 셈 치세요." 헛꿈 같은 한바탕 소동이었다. 마음을 비우니 헛웃음이 나왔다. 그 짧은 시간 동안의 심리 변화를 곱씹어봤다. 처음엔 의아함, 그다음은 들뜸, 이어서 욕심과 실망. 누구라도 '꽁돈'이 생겼다 싶으면 평정심이 흔들리고, 확인해야 할 사실을 놓친 채 기대만 키운다. '공짜 돈'이 신기루처럼 사라지면 원래 내 것이 아니었지만, 무언가 잃어버린 듯한 허망함이 남는다. 이와 같은 '꽁돈'의 심리가 요즘 우리 사회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바로 삼성전자의 초과이윤을 둘러싼 갑론을박이다. 의견은 정부 내에서도 갈린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기업의 초과이윤이 노동시장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쓰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산에 기여한 하청·협력 업체 노동자들과 함께 나누는 '재분배'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산업통상부 장관은 '국가 경쟁력 확보'에 방점을 찍었다. 미국·중국·대만이 국가 예산을 쏟아부으며 반도체·AI 전쟁을 벌이는 지금, 기업의 잉여 자본을 차세대 기술과 설비에 '재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주장 모두 경청할 만하다. 하지만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와 부의 재분배는 조세 제도와 사회안전망을 통해 국가가 책임져야 할 문제다. 무엇보다 초과이윤을 일회성으로 분산시키면 혁신 동력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를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지금 당장 어떻게 나눌지 계산하기에 앞서 그것이 정말 내 것인지, 나눠도 될 만큼 우리 산업의 토대가 단단한지 먼저 살펴야 한다. 과거 성과에 대한 분배가 필요하지만,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도 중요하다는 것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2026-06-04 18:40:55
아프리카에 심은 '나눔' 씨앗, 서중호 회장 아시아 유일 귀빈으로 빛나
아프리카 대륙 한가운데서 피어난 나눔의 씨앗이 새 정부 출범의 기쁨과 어우러져, 서중호 아진그룹 회장의 아시아 유일 귀빈이라는 특별하고 벅찬 의미로 다가왔다. 2018년부터 묵묵히 이어온 서 회장(아진산업 대표이사·경일대 학교법인 일청학원 이사장)의 나눔과 선교사들의 오랜 몸 바친 헌신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상처를 보듬고 새로운 희망의 길을 여는 든든한 바탕이 됐다. 서중호 회장은 지난달 30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수도 방기에서 열린 포스탱 아르샹쥐 투아데라 대통령 취임식에 귀빈으로 초청돼 참석했다. 이번 취임식에서 서 회장은 아시아권에서는 유일하게 초청된 주요 손님으로, 한국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간 민간 차원의 외교와 개발 협력의 상징적 인물로 주목받았다. 특히 4월 1일에는 투아데라 대통령이 집무실로 서 회장을 따로 초청해 만남을 가졌으며,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새마을운동 모델과 대한민국과의 다양한 협력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와 함께 빠른 시일 안에 한국을 방문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싶다는 뜻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아데라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새마을재단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만든 3개 시범 마을 사업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며, 당시 직접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과 소통하는 등 높은 관심과 굳은 뜻을 보이기도 했다. 서 회장은 2018년 개인 자격으로 처음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한 뒤로 민간 및 공공 부문에 대한 꾸준한 기부와 지원을 이어오며 현지와 깊은 신뢰 관계를 쌓아 왔다. 이러한 민간 차원의 교류는 점차 새마을재단 등 공공 협력사업으로 넓어지며 국가 발전 협력의 밑바탕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협력의 바탕에는 20여 년 넘게 이어져 온 천주교 대구대교구 선교사들의 헌신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지 신부와 수녀들의 교육·복지 활동을 밑거름으로, 최근에는 서 회장이 학교법인 이사장으로 있는 경일대를 통해 현지 종교지도자 자녀와 우수 학생들의 유학 지원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방문 기간 중 명예영사 자격으로 주민들과 만난 서 회장은 "1975년 아프리카 가봉의 봉고 대통령 방한 당시 청소년으로 환영 행사에 참여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당시 가봉의 1인당 국민소득이 한국보다 훨씬 높았지만, 대한민국은 새마을운동을 통해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역시 새마을운동과 같은 공동체 기반 발전 모델을 통해 사회 발전의 새로운 출발점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혀 현지 주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한편, 투아데라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8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대선)에서 약 78%에 달하는 지지를 얻어 다시 당선(재선)에 성공했으며, 이번 취임식을 통해 제3기 7년 임기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취임식은 수도 방기의 바르텔레미 보간다 경기장에서 열렸으며, 2만 명이 넘는 시민과 나라 안팎의 내빈이 참석해 새 정부의 첫출발을 축하했다. 투아데라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앞으로 7년간 여성과 청소년 지원, 내전으로 상처 입은 사회의 통합, 해외 유학생 파견 확대 및 경제발전 투자에 힘을 쏟겠다는 앞날의 계획을 밝혔다.
2026-04-06 09:28:05
악취 쫓던 청년, 이웃을 향한 동네 파수꾼 되어 희망을 부르다!
유기합성·대기환경 분야에서 10여 년간 합성·악취를 추적하던 한 청년이 합기도를 품고 지역사회의 든든한 파수꾼으로 새롭게 자리를 잡아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대구 동구 신서동의 서성열(40) 씨. 어릴 적부터 익혀온 합기도와 태권도의 전문성을 갖춘 그는 최근 안정적인 직장을 나와 새로운 인생을 결심했다. 과거부터 꾸준히 이어온 헌신과 봉사의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행사와 무료 강습을 구상하며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성열 씨는 디스플레이 화학을 전공한 공학도였다. 유기 합성과 화학 반응을 거쳐 최근까지 대기환경 분야에서 악취를 다루는 일을 해왔다. 대구 염색공단 악취가 쟁점이 되었을 때 무려 50여 개 업장을 방문해 악취를 측정하고 결과표(성적서)를 발행하는 등 여러 화학공장에서 연구원과 기술영업을 하며 올해 초까지 10여 년간 재직했다. 하지만 그는 제2의 인생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성열 씨는 "그냥 좀 직장 생활이 안정적이긴 하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며 봉사하는 길을 걷고 싶었다"며 "운동을 하고 싶은데 돈이 없는 아이들을 무료로 가르칠 생각도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의 이런 결심 뒤에는 어릴 적부터 놓지 않았던 무술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인 1994년부터 합기도를 접한 그는, 2005년에는 대한기도회 대구 합기도 1기 시범단에 소속돼 국내외에 시범을 다녔다. 직장 생활 중에도 꾸준히 단수를 올려 현재 합기도 5단, 태권도 3단, 유도 1단의 뛰어난 실력을 갖췄다. 지역사회와 소통하고자 하는 그의 봉사 유전자(DNA)는 이미 오랜 과거부터 증명돼왔다. 고등학생 시절 대구 한 복지재단 소속으로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을 업고 지리산 천왕봉을 동반 등반했으며, 무료 급식소 봉사, 독거노인 김장 배달, 자폐아 돌보기 등 다채로운 활동을 펼쳐왔다. 최근에는 '시나브로 밴드'에서 보컬이자 기타 연주자로 활동하며, 대구 근교인 영천과 경산의 공원 등지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 재능 기부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 동구 신서동에 도장을 연 지 한 달째인 그는, 아이들과 지역사회를 위한 구체적인 소통 방안을 마련 중이다. 간단한 합기도 무료 봉사를 진행할 생각이다. 또한 이웃한 학원들과 협력해 아이들이 무료로 운동을 체험하고 영화 등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동네 문화 행사도 열 계획이다. 서성열 씨는 "노래를 듣고 기뻐하는 어르신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음악 봉사를 이어가면서 동네 아이들에게 무도를 가르치면서 어려운 처지의 이웃을 돕는 재능 기불 활동을 더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2026-03-31 13:36:12
"죽지 마." 이렇게 시작하는 래퍼 '매드클라운'의 음악, 제목도 '죽지 마'이다. 이 음악을 들으며 가사를 곱씹는다. "완벽하게 안 살아도 돼… 한 시간만 더 살아보자… 한 달만 더 살아보자… 지나가면 진짜 아무것도 아냐…." 최근 이 '죽지 마'가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그 이유는 1999년 10월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내가 군에 입대한 지 4개월째였다. 그리고 그달, 입대 동기 A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참이 괴롭혔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유서가 없어 자세한 사정을 알기는 힘들었다. 주변에선 "A가 심약했다"고 섣부른 진단을 내렸다. 그 증거로 나와 내 동기들이 거론됐다. "다른 사람은 별 탈 없이 지내는데, A는 마음이 여려서 잘못된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었다. 자기 죄책감을 덜려는 헛소리였다. 왜냐하면, 누구라도 그러한 선택을 했을 만큼 당시 우리 동기들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내 다들 쉬쉬하며 A에 대한 언급을 줄였다. 부풀었다 꺼지는 거품처럼, 마치 그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이후 고참은 잠잠해졌다. 신경질이 누그러졌고, 다그침은 잦아들었다. 혹시나 내가 동요할까 봐 눈치를 봤던 것이다. 그건 위로나 걱정이 아니었다. '불똥이 튈까' 하는 자기방어였다. 그리고 '감시'에 가까운 관심이 이어졌다. 자살 충동의 '전염'을 막으려는 안절부절이었다. 그로부터 2년 후 전역날. 입대 때 맡긴 신분증을 돌려받았다. 먼저 세상을 떠난 A의 신분증만 덩그러니 남았다. 사진 속 A는 맑은 눈으로 옅은 미소를 지었다. 훈련소를 함께 견뎌낸 A는 전역 신고를 함께 하지 못했다. 어둡고 긴 터널을 통과해 살아 있다는, 살아 냈다는 실감에 서늘한 소름이 돋았다. 죽음이란 것이 너무나 가볍고, 아득해지는 느낌이 밀려왔다. 허탈함과 미안함이 복잡하게 뒤엉켰다. 하루하루 꾸역꾸역 삶을 지켜낸 나를, 누군가가 내려다보는 기분이었다. 안타깝게도, 내가 경험한 1999년은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의 뉴스가 넘쳐 난다. 며칠 전, 참담한 소식을 마주했다. 울산의 30대 아버지가 7살, 5살, 3살, 그리고 생후 5개월 된 핏덩이까지 네 아이를 홀로 품고 세상을 등졌다. 전북 군산에선 밀린 월세를 남긴 채 70대 노모와 30대 아들이 숨을 거뒀고, 임실에서도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돌보던 손자 등 3명이 비극적인 마침표를 찍었다. 이는 허술한 국가 시스템과 우리 사회의 무관심이 낳은 결과다. 울산의 일가족은 이미 1년 전부터 복지 사각지대 발굴 명단에 올랐었다. 문제는 당사자가 직접 신청해야 하는 행정 편의주의였다. 그래서 신청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복지'로 안전망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국가 제도가 바뀌고, 생의 낭떠러지 앞에 선 사람들을 온전히 보듬을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안하지만 조금만 더 버텨 달라 말하고 싶다. 그리고 오늘, 매드클라운의 마지막 가사를 들려주고 싶다. 안타깝고 다급하게. 누군가의 부모, 형제, 자녀, 친구, 동료들. 그리고 40명(하루 평균 자살자 수)의 A에게 단호하게 당부한다. 애절하게 부탁한다. "우리 오늘 보고, 내일 보고, 모레 또 봐. 매일매일 오래 봐. 오늘은 죽지 마."
2026-03-26 14:00:26
배움의 문 다시 연 어르신들, 대구 북구 '노인대학' 새학기 시작
대한노인회 대구북구지회(지회장 하정용)는 최근 지회 5층 강당에서 입학생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노인대학 입학식을 열었다고 11일 밝혔다.
2026-03-11 10:04:56
대한노인회 대구북구지회, 올해 정기총회 성황리에 열어…300여 명 참석
대한노인회 대구북구지회(지회장 하정용)는 최근 어울아트센터 함지홀에서 대의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 정기총회를 열었다고 24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배광식 북구청장을 비롯해 최수열 북구의회 의장, 이종익 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장, 우재준 국회의원, 김승수 국회의원 등이 함께했다.
2026-02-24 13:30:45
[부음] 서창영(책임·LG전자 MS SCM 담당 물류팀) 씨 모친상
▶이명희 씨 8일 별세. 서상한 씨 부인상. 서창영(책임·LG전자 MS SCM 담당 물류팀)·서창일(상무·CJ 제일제당 바이오연구소) 씨 모친상. 배기모·박현주 씨 시모상. 빈소=대구동산병원 장례식장(중구 동산동) 101호. 발인=10일(화) 오전 8시. 장지=명복공원. 053)250-8451
2026-02-08 16:38:44
[청라언덕-서광호] 집 떠난 문화재, '공유'와 '순환'에서 해법을 찾자
100여 년 전, 대구 경상감영에는 측우기가 있었다. 이 기기가 놓인 선화당 앞마당은 감영 권력의 중심이었다. 영남 전체의 농사와 세금, 흉년을 좌우하던 강우 기록은 모두 이 자리에서 시작됐다. 관리들은 매일 측우기를 확인했고, 비의 양을 적어 상부로 보고했다. 측우기는 강우량 측정 장비를 넘어 백성을 편안하게 한다는 '안민' 사상을 실현하는 도구이자, 국왕의 중앙집권적 통치력을 상징하는 왕도 정치의 표상이었다. 경상감영 측우기는 1770년 영조 시대에 설치됐다. 세종 23년(1441년) 최초로 만든 것을 같은 규격으로 영조가 부활시켰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측우기는 분실됐고, 아래 놓인 측우대만이 현존한다. 그마저도 한국전쟁 때 총탄이 남긴 상처가 수두룩하다. 측우대는 현재 서울 국립기상박물관에 있다. 국보 제330호인 이 돌은 어쩌다 타향에 머물게 됐을까? 그 여정에는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이 압축돼 있다.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 야욕이 한반도를 집어삼키던 1909년 4월, 출세욕에 눈먼 친일파 박중양은 이 조선 과학의 정수를 일본 기상학자 와다 유지에게 뇌물로 바쳤다. 측우대는 그렇게 와다를 따라 인천으로, 또 서울로 옮겨졌다. 집 떠난 유물은 경상감영 측우대만이 아니다. 대구와 경북의 국보급 문화재들은 오래전부터 제자리를 잃었다. 군위군을 제외하면 현재 대구시 소재 국보 3점은 모두 구미시에서 발견됐다. 대구 도심에서 출토돼 지역에 남아 있는 국보는 단 한 점도 없다. 이는 일제의 약탈과 무분별한 반출이 원인이다. 일본은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고자 조선의 문화재를 수집하고 전시했다. 박람회 전시품으로, 개인 수집품으로, 연구 자료로 포장돼 수많은 유물이 고향을 떠났다. 아울러 해방 이후 지속된 중앙집권적 문화재 관리 시스템도 문제다. 과거 지방의 열악한 박물관 시설과 전문 인력 부족, 보존 환경의 미비함은 '서울로의 집중'을 정당화하는 명분이 됐다. 문화재는 발견 즉시 국고에 귀속돼 중앙으로 옮겨졌고, 지역은 자신들의 유물을 간직할 기회를 잃었다. 이제는 시대가 변하고 있다. 최근 경주와 김천 등 각 지역에서 문화유산 환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금관의 경주 귀환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천시는 시민 서명을 받아 갈항사지 석탑 이전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문화유산의 '장소성'이 갖는 의미에 대한 각성이자, 지역 정체성 회복을 위한 절박한 외침이다. 그렇다고 무조건적 환수만이 능사는 아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금관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라며 폭넓은 활용의 가치를 강조한다. 현실적 관리 능력과 안전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유물 그 자체보다 그것이 담고 있는 지식과 가치를 어떻게 연구하고 전달하느냐다. 새로운 해법을 모색할 때다. 원래 소유지 반환이 어렵다면 장기 대여를 통해 지역민이 상시 접할 수 있게 하면 된다. 순회 전시로 여러 지역에서 문화재를 공유할 수도 있다. 공동 소장이나 복제품 제작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소유와 점유를 넘어 공유와 순환이라는 새로운 문화재 철학이 필요하다. 문화유산은 박물관 진열장 속 소장품이 아니라, 그 땅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살아 숨 쉴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 이제 문화재가 본래의 맥락 속에서 그 가치를 발현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2026-01-15 17:00:31
[집 떠난 국보] 총탄 맞은 '비의 돌' 경상감영 측우대, 100여 년 유랑 끝에 고향을 묻다
현재 서울의 국립기상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국보 제330호 대구 경상감영 측우대. 1770년 영조 시대에 제작돼 선화당 앞뜰에서 조선의 농정을 책임지던 이 화강암 석물은 일제강점기 친일 관료의 뇌물로 전락해 고향을 떠났다. 한국전쟁의 총탄 자국까지 온몸에 새긴 채 지금은 서울 국립기상박물관에 있다. 경주 황남대총 금관과 김천 갈항사지 석탑 등도 모두 서울에 있다. 주간매일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출토·제작됐으나 타지에 흩어진 국보급 문화재의 현주소를 추적했다. 측우대는 단순한 기상 관측 도구가 아니라 백성을 위한 '왕도 정치의 표상'이었고, 신라 금관은 천년 고도 경주의 정체성 그 자체다. 이 유물들이 제자리를 떠난 배경에는 일제의 약탈과 중앙집권적 문화재 관리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문화유산의 가치는 장소성과 역사적 맥락 속에서 완성된다. 환수냐 공유냐의 이분법을 넘어, 장기 대여·순회 전시·공동 소장 등 유연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집 떠난 국보들이 다시 고향 땅을 밟고, 지역민이 자신의 역사와 마주할 수 있는 그날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편집자 주〉 서울 종로구 송월동, 경희궁 옆 국립기상박물관에 들어서면 전시장 한쪽에 묵직한 화강암 석물 하나가 서 있다. 높이 46㎝, 가로세로 각 37㎝의 투박하지만 단단한 직육면체 돌. 무심히 지나치는 관람객들은 이 돌이 겪은 풍상을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돌의 표면은 거칠었다. 곳곳에 파인 흔적은 한국전쟁 당시 빗발치던 총탄이 남긴 상처다. 하지만 그보다 더 깊게 음각된 세 글자가 있다. 전면에 굵고 힘차게 새겨진 '측우대(測雨臺)'. 왼쪽 귀퉁이에는 작은 글씨로 '건륭 경인년 5월에 만듦(乾隆庚寅五月造)'이라는 제작 연대가 있다. 그때는 1770년(영조 46년)이었다. 조선의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받아내며 백성의 배고픔을 걱정했던 이 돌의 고향은 원래 서울이 아니다. 대구 경상감영 선화당(宣化堂) 앞뜰이 측우대가 있던 자리다. 돌기둥 윗면을 보면 둥근 구멍 하나가 뚜렷하다. 그 홈에 측우기(測雨器)를 놓았다. 깊이 4.3㎝, 너비 16㎝로 조선왕조실록에 명시된 규격이다. 15세기 세종 때 마련된 측우기 제도가 18세기까지 정확히 이어졌음을 입증하는 실물이다. 경상감영 측우대는 현존하는 측우대 5점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됐다. 조선은 1441년(세종 23년) 최초의 측우기를 만들었으나, 임진왜란 등을 거치며 전국 기상 체계는 무너졌다. 200여 년 만인 영조 시대에 다시 측우기·측우대를 전국에 보급했고, 이때 제작된 것이 바로 경상감영 측우대다. 〈strong〉◆ 선화당 뜰에서 석빙고 옆으로…쫓겨난 국보〈/strong〉 시계 바늘을 100여 년 전으로 돌려보자. 1900년대 초반 대구의 분위기는 흉흉했다.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 야욕이 한반도를 집어삼키던 시절이었다. 상징이었던 읍성은 처참하게 허물어졌다. 1906년, 대구 군수 겸 경상북도 관찰사 서리로 부임한 친일파 박중양은 일본 거류민들의 편의와 상권을 위해 성벽을 무너뜨렸다. 영조 때 쌓아 올렸던 성돌은 헐값에 팔려나갔고, 위엄 있던 선화당과 징청각은 일본 관리들의 숙소나 사무실로 전락했다. 그 혼란의 틈바구니에서 선화당 앞뜰을 지키던 측우대도 제자리를 잃었다. 일본인들이 관아를 점거하면서 측우대는 석빙고 근처 어딘가로, 혹은 서문로의 임시 거처로 천덕꾸러기처럼 밀려나 있었다. 선화당 앞마당은 감영 권력의 중심이었다. 영남 전체의 농사와 세금, 흉년을 좌우한 강우 기록은 모두 이 자리에서 시작됐다. 관리들은 측우기를 확인했고, 비의 양은 대상(臺上)에 적혀 상부로 보고됐다. 측우대는 단순히 '비를 재는 장치'만이 아니라, 대구가 한반도 남부 행정의 중심 도시였음을 드러내는 증거다. 〈strong〉◆ 관찰사의 뇌물이 된 문화재…인천 거쳐 서울로〈/strong〉 운명의 1909년 4월이 찾아왔다. 이토 히로부미의 뒤를 이어 통감 자리를 노리던 소네 아라스케(曾禰荒助) 부통감이 대구와 경주를 순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박중양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는 소네 일행을 위한 환영식을 준비했다. 그 순시 행렬에는 일본 기상학자였던 와다 유지(和田雄治)가 동행했다. 와다 유지는 조선의 고대 기상 관측 기록에 남다른 집착을 보이던 인물이었다. 박중양은 그 사실을 놓치지 않았다. 조선 과학의 정수였던 측우대를 와다 유지에게 전달했다. 문화유산이 개인의 영달을 위한 뇌물로 둔갑하는 순간이었다. 와다 유지는 훗날 자신의 저서 '조선고대관측기록조사보고(1917)'에 이렇게 적었다. "경상북도 관찰사 박중양 군이 나에게 선사한 것으로, 원래 대구 선화당 정원에 있던 것이다. 지금은 인천의 관측소 정원 내에 있다." 그렇게 대구의 유물은 와다 유지를 따라 인천으로 떠났다. 인천측후소 정원에 놓인 측우기 본체(구리 통)는 더 기구한 운명을 맞았다. 와다 유지는 공주 충청감영의 금영측우기를 일본으로 반출했는데, 대구의 측우기 역시 그 무렵 사라졌거나 보호 차원에서 실내로 옮겨졌다가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추정된다. 광복이 찾아왔지만, 측우대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인천에서 서울 국립기상대(현 기상청)로 옮겨졌고, 한국전쟁의 참화를 온몸으로 겪어냈다. 총탄이 화강암에 씻을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돌의 표면 곳곳에는 날카로운 파편에 뜯겨 나간 듯한 흉터가 깊게 패었다. 이는 식민지와 전쟁 등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은 '역사적 생존자'임을 보여준다. 〈strong〉◆ 측우대는 '왕도 정치의 표상'〈/strong〉 조선에서 비를 재던 과학기구, 측우기·측우대는 단순한 강우량 측정 장비가 아니었다. 작은 눈금 하나로 전국의 농정과 조세를 합리적으로 운영하려던 조선의 통치 전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유물이다. 정조는 '분촌의 눈금으로 온 강토를 헤아린다'라는 문구를 남겼다. 그 지역에 가지 않더라도 측우기의 눈금만 보면 전국의 농정 상태를 헤아릴 수 있었다. 백성을 편안하게 한다는 '안민'의 명분 아래 농정의 합리화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국왕의 중앙집권적 통치력을 강화하는 데 필수적 도구였던 셈이다. 이러한 조선 기상 제도의 한복판에 경상감영 측우대가 있다. 김재영 국립기상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경상감영 측우대가 1770년이라는 명확한 연도를 지닌 실물로 남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치가 크다"고 강조했다. 조선의 측우기·측우대는 실록에 발명·배포 기록이 상세히 남아 있지만, 실제 유물은 전란과 소실로 남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다. 측우대는 백성을 위한 농정 제도이자, 국왕이 지방을 통치하는 행정 장치였다. 김 학예사는 이를 "왕도 정치의 표상"이라고 설명했다. 영조가 세종대의 제도를 실록에서 다시 확인하고 "놓치고 있었던 제도"를 복구하려 했다는 점, 정조가 측우기·측우대를 전국 단위 행정 체계의 핵심 수단으로 인식했다는 점은 '합리적 통치'라는 정치 철학과 맞닿아 있다. 〈strong〉◆ '장소의 문제'를 넘어 "연구·교육·전시 등 가치 전달이 핵심"〈/strong〉 2026년 오늘, 대구 경상감영은 공원으로 복원돼 시민들의 쉼터가 됐다. 징청각과 선화당도 옛 모습을 찾았다. 그러나 그 공간에는 하늘을 읽었던 측우대는 없다. 현재 선화당 앞에는 경상감영 측우대와 충청감영 측우기를 '이상하게' 조합한 복제품만 있을 뿐이다. 측우대는 서울 국립기상박물관이 소장 중이다. 김재영 학예연구사는 문화재 이전을 둘러싼 논쟁을 보다 큰 관점에서 바라봤다. 장소가 바뀌는 것보다, 그곳에서 관람객이 얼마만큼 유물을 이해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결국 유물의 가치는 그 자체의 존재뿐만 아니라 연구와 해석, 교육, 전시라는 맥락 속에서 완성된다는 설명이다. 그렇기에 문화재 환수 논의를 '장소의 문제'로 한정하기보다, 유물이 지식을 생산하고 공유하는 체계 속에서 기능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소장 기관의 존재 이유가 단순 전시 공간을 넘어 연구·보존·교육의 중심축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유물의 존재 뒤에는 방대한 강우 기록, 관측 체계, 재난 기록이 함께 쌓여 있다. 김재영 학예연구사는 "유물만 보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유물이 측정한 데이터를 연구자들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박물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는 2033년까지 경상감영 원형 복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아직 측우대의 복원이나 환수 움직임은 없다. 국가 소유인 국보는 장기 대여, 공동 소장, 선화당 마당 원위치 전시 등 다양한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 대구시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현재 추진 중인 경상감영 복원 사업과 연계해, 국보인 측우대의 복원이나 환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이 소중한 유산을 다시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26-01-08 11:30:00
[집 떠난 국보] 경북의 문화재 환수 움직임…"발굴된 자리에서 빛나는 문화유산"
"문화유산은 발굴된 자리에 있을 때 가장 빛이 납니다." 경상북도가 '집 떠난 국보' 찾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와 가야의 터전인 경북은 노천박물관이라 불리지만, 일부 국보는 서울 등 타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최근 경주와 김천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환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strong〉◆ 경주, APEC 계기로 '금관의 귀환' 노린다〈/strong〉 경주시는 2025년 APEC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문화 주권 회복을 외치고 있다. 현재 경주 밖으로 유출된 경주 출토 국보는 확인된 것만 9점에 달한다. 대표적인 것이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황남대총 북분 금관'과 '금제 허리띠', 그리고 '경주 부부총 금귀걸이',' 도기 기마인물형 명기' 등이다. 국립경주박물관은 APEC을 기념해 신라금관 6점을 한자리에 모으는 특별전을 기획했지만, 전시 종료 후에는 다시 서울과 청주 등으로 흩어질 예정이다. 이에 경주 시민사회는 "APEC 정상들에게 보여준 신라의 정수가 정작 경주에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번 기회에 금관 등 핵심 유물의 상설 전시 또는 반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신라금관 경주존치 범국민운동연합'을 결성하고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핵심 목표는 일제강점기 등에 반출돼 국립중앙박물관(서울) 등이 소장 중인 국보급 문화재들이다. 박임관 경주문화원장(범국민운동연합 공동대표)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단순한 반환 요구를 넘어, 중앙집권적 문화재 관리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다. 박 원장은 "국가유산기본법의 취지는 문화유산의 원형과 '장소성'을 함께 보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유일하게 봉황 세 마리가 장식된 서봉총 금관(보물)은 현재 연고도 없는 국립청주박물관에 가 있다. 이에 대해 "신라와 아무런 역사적 맥락도 없는 청주로 금관을 보낸 건 지역성을 철저히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경주 밖 국보는 금관만이 아니다. 감산사의 '석조미륵보살입상'과 '아미타여래입상'은 1927년 일제가 경복궁에서 연 '조선물산공진회(박람회)' 장식용으로 가져간 뒤, 100년이 다 되도록 고향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박 원장은 "지금까지 국립중앙박물관은 경주에서 특별전을 한다고 해도 '보존 관리' 등을 이유로 유물을 빌려주지 않았다"며 "이번 APEC을 계기로 아예 관리 주체를 국립경주박물관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strong〉◆ 김천 갈항사지 석탑, 고령 출토 유물 등도 서울에〈/strong〉 김천시의 상황도 절박하다. 김천시 남면 오봉동 갈항사터에 있던 '갈항사지 동·서 삼층석탑'(국보)은 1916년 일제에 의해 경복궁으로 옮겨진 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야외전시장에 있다. 김천시는 2024년 9월 '국보 갈항사지 삼층석탑 김천 이전 추진위원회'를 출범하고 14만 시민 서명 운동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경북 고령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해지는 가야의 금관(국보) 역시 삼성미술관 리움이 소장하고 있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수집한 것으로 법적 소유권은 인정되나, 출토지인 고령 지역민들에게는 되찾아야 할 잃어버린 역사다. 앞서 환수 사례들도 있다. 태조부터 철종에 이르기까지 472년의 역사를 담은 '조선왕조실록'의 '오대산 사고본'이 지난 2023년 제자리로 돌아왔다. 오대산 사고본은 1913년 일본으로 반출됐다가, 강원도 평창군(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으로 귀환했다. 민간과 불교계,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다가 오대산으로 다시 온 것이다. 집 떠난 지 110년 만이다. 2017년에는 서울에 있던 '하회탈'이 안동으로 환수됐다. 하회마을 소유였던 하회탈은 1964년 연구 등을 이유로 마을에서 반출됐다. 그해 3월 국보로 지정된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이 보관해왔다. 보관 시설이 없다는 등의 그동안 이유로 반환을 미루다 53년 만에 다시 안동으로 왔다. 〈strong〉◆ 중앙박물관 "금관은 대한민국 대표 유산"〈/strong〉 이러한 지역 사회의 거센 환수 요구에 대해 유물을 관리하는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현실적인 제약과 문화재의 '공유 가치'가 우선"이라는 신중한 입장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유물관리부는 경주 지역의 신라금관 환원 요구에 대해 사실상 '불가'라고 밝혔다. 박물관 측은 "금관은 경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라고 전제하며 "경주 지역에 일괄 상설 전시하는 것보다는 신라 문화의 우수성을 국내외로 폭넓게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했다. 이어 "신라 문화 가치의 창출과 확산, 그리고 경주 지역 홍보를 위해서라도 다양한 곳에서의 활용이 더욱 효과적"이라며, '원위치 보존'보다는 '폭넓은 활용'에 방점을 찍었다. 김천에서 추진 중인 갈항사지 동·서 삼층석탑 환수에 대해서도 '현실적 어려움'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박물관 측은 "현재 김천 갈항사 터는 개인 사유지에 위치한 폐사지로, 관리와 안전을 보장할 수 없어 현 상황에서 원위치 환원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지역 환원을 검토하기 위한 선결 조건으로 ▷원소재지의 확실성 ▷사적지 지정을 통한 명확한 관리 주체 ▷원형 그대로 제 위치 이전 가능성 ▷안전을 위한 과학적 정밀 조사 선행 등을 제시했다. 다만 국립중앙박물관은 "대구 비산동 청동기 일괄이나 김천 갈항사지 석탑 사리장엄구 등 일부 유물은 현재 국립대구박물관 상설 전시에서 활용 중"이라며 "앞으로도 조사 연구나 특별 전시 등 소속 박물관(대구·경주)의 활용이 필요한 경우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2026-01-08 11:30:00
[집 떠난 국보] "대구 국보는 4점?"... 알고보면 대구 출토품 '0개'
"대구에 국보가 있습니까?"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시민은 많지 않다. 대구에 소재한 국보는 4점(군위군 포함)이다. 하지만 대구에서 출토돼 지역에 남아 있는 국보는 단 한 점도 없다. 대구는 사실상 '국보 문화재 공동화(空洞化)' 상태다. 국립대구박물관은 국보 3점을 소장하고 있다. 국보 제182호 금동여래입상, 제183·184호 금동보살입상이 그것이다. 이는 모두 1976년 경북 구미시 선산읍 고아면 봉한리 뒷산 공사 현장에서 발견된 유물이다. 대구박물관에 있을 뿐, 엄밀히 말해 '대구의 역사'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대구로 편입된 군위군의 '아미타여래삼존석굴'을 제외하면, 대구 땅에서 나온 국보를 지역에서 소장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대구의 국보급 유물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대표적인 것이 '대구 비산동 청동기 일괄'(검 및 칼집 부속, 투겁창 및 꺾창)이다. 비산동 와룡산 자락의 초기철기시대 무덤에서 출토됐고, 영남 지역 고대 국가 형성 과정을 보여주는 핵심 열쇠다. 이 유물들은 1956년 주민에 의해 우연히 발견됐지만, 매장문화재 신고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골동품상을 통해 뿔뿔이 흩어졌다. 현재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과 삼성미술관 리움이 나눠 소장하고 있다. 1971년, 대구 외곽의 한 과수원에서 발견된 '청자 인물형 주전자' 역시 국보다. 복숭아를 든 인물 형상의 이 13세기 상형청자는 출토지가 분명한 희귀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도포와 같은 의복에 구름 모양의 대좌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불교보다는 도교 사상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주전자 역시 발견 직후 국고에 귀속돼 서울로 옮겨졌다. 보존 상태가 우수하고 미적인 아름다움과 고려 시대의 높은 청자 제작 공예 수준을 보여주며, 출토지가 명확하다는 점 등의 가치를 인정받아 1974년 국보로 지정됐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이 전시하고 있다. 한길중 국립대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국보가 지역에 없다는 지적에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관리와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희망적인 변화도 감지된다. '대구 비산동 청동기' 중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기증품 일부는 최근 대구로 돌아왔다. 비산동 청동기와 전(傳) 고령 일괄 유물은 특별전 이후 현재 대구박물관 수장고에서 관리하고 있다. 향후 상설전시실 개편을 통해 국보·보물급 유물들을 상시 공개할 계획이다. 한길중 학예연구사는 "최근 개관한 임당유적전시관처럼, 국립박물관 소장품을 해당 지역의 신설 박물관에 장기 대여하거나 이관해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무조건적 '소유권 환수' 논쟁을 넘어, 순회 전시나 장기 대여와 같은 유연한 방식을 통해 지역민의 문화 향유권을 보장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2026-01-08 11:30:00
[금주의 이슈] 전력 수요 폭증에 '전력망 경고등'…에너지 고속도로·시장개혁 시급
첨단산업 발전으로 전력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 전력망의 구조적 한계와 투자 지연이 국가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소비 시설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역 간 수급 불균형이 심해지지만, 이를 해결할 송전망 확충과 가격 결정 시스템은 미비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과 전력 시장 구조개혁을 포함한 종합적인 대응 전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strong〉◆반도체·AI 등 전력 수요의 폭증…안정성 위협〈/strong〉 정부가 추진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은 국가전략산업의 핵심이지만, 막대한 전력 공급이라는 난제를 안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 분석에 따르면,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에 필요한 전력 16GW(기가와트)는 2024년 대한민국 전체 최대 부하의 약 16.5%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일반 산업단지에 입주하는 SK하이닉스 1기 팹(반도체 공장)은 2027년 5월 준공 예정인데, 이를 위해 2026년까지 1.5GW 규모의 LNG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해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반도체 산업은 1분 내외의 정전만으로도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므로, 전압과 주파수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고품질의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다. 아울러 AI 기술의 확산은 전력 소비 패턴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24년 세계 전력 소비의 1.5%(415TWh) 수준인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2030년에는 두 배 이상 증가해 3%(945TWh)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 큰 문제는 '변동성'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수십만 개의 GPU(그래픽처리장치)가 동기화돼 작동하므로 밀리초 단위로 부하가 급변한다. 전력 소비가 연산 시에 급증하고, 데이터 전송 및 동기화 시에는 급감한다. 이는 기존 클라우드 대비 10배 이상 큰 변동 폭이다. 급격한 부하 변동은 기존 발전기의 응답 속도로는 대응하기 어려워, 부하가 동시에 이탈할 경우 연쇄 정전(블랙아웃)의 위험까지 제기된다. 〈strong〉◆국가 전력망…공급·수요의 지역적 불균형, 송전망 병목 현상〈/strong〉 우리나라 전력망은 생산지와 소비지의 지리적 불일치라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는 일사량이 좋은 호남과 영남 등 남부 지역에 치우친 반면, 전력 수요는 반도체 클러스터와 데이터센터가 집중된 수도권에 쏠려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광주·전남 지역의 2024년 재생에너지 발전량(8천485GWh)은 전체의 23.5%를 차지하지만, 전력 수요는 전국의 7.9%에 불과해 수급 불균형이 극심하다. 발전 설비는 늘어났지만, 이를 실어 나를 송전망 확충은 턱없이 부족하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03년 이후 주요 전력 설비(발전소, 변압기) 용량은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나, 전력망은 같은 기간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라고 분석했다. 호남권에서 수도권으로 보낼 수 있는 전력은 기존 송전선로로는 4.5GW에 불과해 재생에너지 생산 확대에 따른 송전선로 병목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한국산업은행은 예상했다. 특히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재생에너지 설비가 2025년 39GW에서 2038년 121.9GW까지 확대될 경우, 2036년에는 호남권에서만 58.5GW에 달하는 잉여 전력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strong〉◆에너지 고속도로와 재생에너지 전환의 장벽〈/strong〉 전력망이 어디서 얼마나 부족한지 파악하고 투자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서는 '모선별한계가격(LMP)'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LMP는 지역별 송전 제약과 혼잡비용을 반영한 가격 신호로, 가격이 높은 지역이 곧 송전망 투자가 필요한 곳임을 알려준다. 그러나 현재 전력거래소의 계통운영시스템(EMS)은 발전기 상태 정보 오류 등으로 인해 LMP를 계산할 수 있는 기술적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2025년 1월 감사원 결과에서 드러났다. 과학적 데이터 없이 진행되는 투자는 과잉 투자나 정책 오류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정부는 이러한 불균형 해소를 위해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반의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국정과제로 선정했다. 2030년대에 620㎞ 길이의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를, 2040년대에는 서·남·동해안을 잇는 U자형 망을 완성해 지방의 재생에너지를 수도권으로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것이다. HVDC는 교류 송전보다 대용량·장거리 송전에 유리하다. 매설 거리에 제한이 없으며, 건설비용도 교류 송전망보다 저렴하다. 문제는 2024년부터 2038년까지 전력망 확충에만 73조 원 이상이 필요해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재무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이다. 한전의 차입금은 2025년 2분기 기준 86조5천억 원이고, 2028년까지 상환해야 할 원화 사채가 49조 원에 달한다. 더불어 정부는 2038년까지 무탄소 전원(원전, 재생에너지, 청정수소 등) 비중을 70%까지 확대할 계획이나, 국내 산업의 여건은 녹록지 않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발전 설치 비용(2023년 기준)은 ㎾당 1천205달러로 중국의 약 1.8배에 달하며, 풍력 기술 수준은 최고 기술국 대비 76%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자생력 부족은 에너지 전환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전력망 투자 재원 확보와 에너지 수급 조절을 위해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지만, 이는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딜레마가 있다. 최근 3년간 산업용 전기요금은 75.8%(105.5→185.5원) 인상됐으며, 이는 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키웠다. 전력 다소비 산업(AI, 반도체, 철강 등)은 전기요금이 저렴한 지역으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사례가 있어, 국내 제조업의 해외 유출 우려도 제기된다. 〈strong〉◆인프라 투자와 사회적 합의〈/strong〉 AI 데이터센터와 같은 급격한 부하 변동원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단순 소비자가 아닌 전력망 안정성을 분담하는 '그리드 파트너'로 전환해야 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BESS)이나 그리드 연계형 무정전전원장치(UPS) 같은 하드웨어 자원과 함께,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한 통합적 대응을 주문했다. 북미 지역처럼 '저전압 순간 유지'(LVRT) 기능을 의무화하는 등 제도적 규제도 필요하다. 효율적인 에너지 배분을 위해 시장 구조 개혁도 필수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도매시장 도입을 통해 가격 신호의 투명성을 높이고, 수요 반응(DR) 시장을 활성화해 피크 부하를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가스 시장에서도 배관망 중립성을 보장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인 전력망 확충을 위해선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독일과 영국 등 주요국은 송전망 경유지 주민에게 금전적 보상이나 지역 발전 기금을 제공해 갈등을 최소화하고 있다. 한국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는 "우리나라도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기반으로 경유지 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정교한 보상 체계를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우석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가 심화되고 제조업 리쇼어링(본국 회귀)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탄소중립과 산업 경쟁력 간 균형을 고려하는 한국형 에너지 전환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선 전기요금 인상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 전력 공급과 에너지 전환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며 "전기와 가스, 열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일관된 에너지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에너지 통합 거버넌스'를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2026-01-08 11:30:00
일본의 에너지전환은?…산업 에너지 효율화로 탄소 중립 가속
일본은 산업부문 에너지 효율화를 중심으로 탄소중립을 향한 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석유 중심의 소비에서 전력·가스로 이동하며, 제조업 생산성 향상과 에너지 절감이 병행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해 발간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에너지전환' 보고서(석선희 나가사키대학교 교수)에 따르면 일본 산업부문의 에너지 소비는 1965년 이후 증가하다 1973년 오일쇼크를 계기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1987년부터 에너지 소비는 증가세로 전환됐지만, 2008년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와 에너지 효율 개선으로 에너지는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일본은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전력·가스 중심의 산업구조로 이행 중이다. 제조업의 에너지원을 보면, 1973년 58.5%였던 석유 비중은 2023년 32.3%로 낮아졌으며, 전력은 14.9%에서 22.4%로, 천연·도시가스는 1.5%에서 6.3%로 각각 확대됐다. 2030년 전원 구성은 재생에너지 36~38%, 원자력 20~22%, 화력 41%, 수소·암모니아 1%로 설정됐다. 특히 재생에너지는 2040년 40~50%로 확대해 탄소 중립형 전원 비율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태양광이 2030년 14~16%에서 2040년 23~29%로 확대될 전망이다. 일본의 산업부문은 1970년대 이후 지속적인 에너지 효율 향상, 산업구조 고도화, 전력화 진전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온실가스 감축을 동시에 진행했다. 이는 한국 산업의 고에너지 의존 구조 전환, 즉 제조 중심 산업의 '전력 중심 효율화' 전략으로 참고할 수 있다. 보고서는 "일본의 사례를 통해 산업구조의 '전력 중심 전환'이 탄소 감축의 핵심임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한국도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뿐만 아니라, 산업 공정 내 전력화 및 탄소 저감형 연료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2026-01-06 20:21:48
계명대 미술대학-매일신문 '문화융성 협력사업 발굴' 공동 프로젝트 추진
계명대학교 미술대학과 매일신문사가 22일 지역 문화예술 발전과 시민 참여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대학이 보유한 예술 교육·연구 자원과 지역 언론의 미디어 네트워크를 결합해, 대구 문화예술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시민들의 예술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협약식은 김윤희 계명대 미술대학장과 이춘수 매일신문 편집이사 등 양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계명대 대명캠퍼스 미술대학 아담스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윤희 학장은 "대학의 축적된 예술 교육 역량과 지역 언론의 소통 플랫폼이 유기적으로 결합된다면, 지역 문화예술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학생과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열린 예술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춘수 편집이사는 "지역 언론으로서 문화예술의 가치 확산에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참여형 문화예술 콘텐츠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협약 주요 내용은 ▷문화 융성을 위한 협력 사업 발굴 ▷지역 주민 및 학생 대상 미술대학 홍보 지원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한 공동 프로젝트 추진 ▷사회 공헌 및 지역 문화 발전에 필요한 분야 협력 등이다. 두 기관은 이번 협약을 바탕으로 예술 콘텐츠 공동 제작, 연구 활동, 문화예술 프로젝트 발굴 등 다양한 협력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문화예술 저변을 넓히는 한편, 다양한 계층의 문화 참여 기회 확대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2025-12-22 15:59:53
[학과 Insight+전공 Inside] 지역 복지 인재의 산실…대구보건대 사회복지학과 33년 발자국
대구보건대 사회복지학과는 1992년 대구 지역 전문대학 최초로 개설된 이래, 33년간 3천300여 명의 사회복지사를 배출하며 지역 복지 인재 양성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졸업생들은 대구·경북은 물론 전국의 복지관, 사회복지시설, 공공기관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특히 2005년에는 지역 대학 최초로 '사회복지사 선서식'을 도입했다. 이는 예비 사회복지사로서의 책임과 윤리를 다짐하는 의식으로, 올해로 20년째 이어지고 있다. 매년 신입생들은 선서문을 통해 '도덕성과 책임성을 갖춘 사회복지사로 헌신할 것'을 다짐하며, 전문인의 첫걸음을 내디딘다. 학과는 '성숙한 인격과 창의성을 지닌 전문인', '합리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갖춘 전문인', '실천적 봉사 마인드를 함양한 전문인'이라는 3가지 인재상을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이론 교육뿐만 아니라 다양한 현장 실습과 자원봉사 활동을 강조한다. 학생들은 지역 내 아동센터, 노인요양시설, 청소년시설,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실습을 통해 현장 실무 역량을 향상시키고,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복지 현장 경험을 쌓는다. '사랑의 배달부(노인돌봄)', '쪽방촌 돕기', '연탄 나눔', '군위군 경로당 봉사', '생명사랑 밤길 걷기 캠페인' 등 실천 중심의 봉사 활동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은 국내외 각종 공모전과 대외 활동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산청소년봉사상 수상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대학생 절주 서포터즈 ▷DGB사회공헌재단·경북사회복지사협회 주관 사회복지 토론대회 본선 진출 등의 성과를 거뒀다. 창업동아리 활동을 통한 경진대회 대상 수상과 대구시 청년정책네트워크 위원 위촉 등도 주목할 만하다. 학과는 이론과 실무를 유기적으로 연계한 맞춤형 전문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풍선아트, 동화구연지도자 자격증 과정 운영과 더불어, 전공심화 프로그램, 전공튜터링, 사회복지 실무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비교과 교육을 제공한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실무 역량을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 취업 지원도 체계적이다.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컨설팅, 전문가 면접 코칭, 분야별 맞춤 특강 등 취업 대비 프로그램이 연중 운영되고 있다. 졸업생들은 사회복지사 2급, 보육교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복지시설, 사회복지직 공무원, 재가복지기관, 보육시설 등으로 진출하고 있다. 국제 교류 활동도 활발하다. 2014년 일본 시즈오카현립대와의 교류협정을 체결한 이후 교수 공동 연구와 교환 학생 프로그램 등을 지속해왔다. 2024년 9월에는 시즈오카현립대 학생들이 대구보건대를 방문해 한국의 사회복지 현장을 직접 체험했다. 성인학습자를 위한 별도 교육 과정도 마련해 다양한 연령층의 학습자에게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2021년부터 성인학습자반을 개설해 재취업과 경력 전환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안정적인 학습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전공심화과정(4년제 학사학위 취득 과정)도 운영 중이다. 임성범 학과장은 "우리 학과는 30년이 넘는 교육의 역사와 실천의 전통을 지닌 만큼, 사회복지 현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교육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학생들이 사회복지사로서 전문성과 인성을 모두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5-11-24 15:37:48
[학과 Insight+전공 Inside] AI·빅데이터로 길 넓히고, 평생학습으로 문 넓힌 영진전문대
영진전문대 경영회계융합계열이 성인학습자 맞춤 교육과정을 확대하고 있다. AI·디지털 빅데이터 기반 인재 양성에 이어 파크골프·피클볼·문예창작 등 특화 프로그램을 잇달아 개설했다. 계열 특성화 성과와 전국 경진대회 수상 실적도 꾸준히 이어지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경영회계융합계열은 1977년 공업경영과로 출발해 1998년 산업정보계열로 개편한 뒤 2002년 전문대학교육협의회 경영계열 평가 '전 부문 A+ 최우수학과' 선정, 2006년 신세계 이마트 유통경영 계약학과 개설, 삼성전자·AXA다이렉트·교보생명보험·아진산업·신세계백화점·롯데하이마트 등과의 주문식교육 협약 체결을 이어가며 성장 기반을 다져왔다. 회계세무 전문지식과 실무능력을 결합한 주문식교육과 국가공인자격증 취득 프로그램 운영으로 각종 공모전 입상과 국고사업 선정 등 성과를 이어오며 전국적인 명성을 쌓았다. 특히 2·4년제 대학과 단체·개인이 참여하는 '전국NCS회계정보실무 경진대회'에서 전문대 부문 1위를 수년간 기록했고, 실무 부문에서는 4년제 대학을 포함해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독보적 성과를 냈다. 올해 열린 '제31회 전국전산회계경진대회'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 최우수상, 우수상, 특별상 등 총 10개 상을 수상하며 경쟁력을 다시 입증했다. 이 대회에서 손민규 학생(2년)은 전산세무회계 대학일반부 최고 영예인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을 받으며 전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계열 특성화 성과에 힘입어 최근 3년 평균 취업률은 72.2%(교육부 정보공시)를 기록했다. 졸업생들은 LG, 한화, LS, STX 등 대기업과 더존비즈온, 삼일인포마인 등 기업 회계 부서에 안정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경영회계융합계열은 백세 시대를 맞아 인생 2막을 준비하는 학습자의 욕구를 반영해 자기계발·사회공헌·여가·건강을 아우르는 특화 교육과정을 잇달아 개설했다. 2023학년도 개설한 '파크골프경영과'는 전국 최초 파크골프 특성화 학과로 자리 잡았고, 학생들은 '파크골프교육지도사', '파크골프경기기록사', 노인·가족심리상담사 등 다양한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올해 신설한 '미래라이프융합과'는 재직자와 성인학습자를 위한 대표적 평생학습 과정으로 운영된다. 평생교육사 2급, 노인스포츠지도사, 요양보호사, 바리스타, 노인심리상담사, 재테크 실무 자격증 등을 지원하며 경력 전환과 사회 재진입을 돕는다. 2026학년도에 '스포츠경영과(피클볼 전공)'와 미래라이프융합과 내 '도서관문예창작전공'을 새롭게 시작한다. 스포츠경영과는 피클볼 이론·실기, 운동생리학, 스포츠심리학, 스포츠마케팅 등 체계적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도서관문예창작전공은 사서자격증(준사서)과 글쓰기 교육을 함께 제공하며, 영진전문대 도서관과 연계한 북큐레이션·프로그램 기획·정보서비스 실습 등을 특징으로 한다. 영진전문대는 성인학습자의 안정적 학업을 위해 '평생학습지원센터'를 운영하며 학과 특성에 맞춘 교수법과 학습법을 제공하고 있다. 정희진 경영회계융합계열 부장은 "명품 주문식교육을 통해 회계·세무 전문 인재를 길러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성인학습자에게도 웰빙·경제적 안정, 사회 참여가 가능한 평생학습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며 "시대 변화에 맞춘 교육 혁신으로 전국 최고 수준의 실무 전문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5-11-24 15:37:25
눈앞의 배움에서 미래의 책임으로…수성대 예비안경사의 첫 걸음
실습실에서 갈고닦은 시간이 '첫 가운'과 함께 새로운 출발로 이어졌다. 수성대학교(총장 김선순) 안경광학과는 19일 젬마관에서 '2025년도 학습성과발표회 및 예비안경사 선서식(화이트코트 세레머니)'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학생들의 실습 및 프로젝트 성과를 공유하고, 3학년 학생 43명이 윤리와 책임을 갖춘 예비안경사로 공식 선언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선서식은 'Vision을 현실로(Vision to Reality)'를 주제로 시력(vision)과 미래 성장의 의미를 담아 진행됐다. 프로그램은 학습성과전시, 화이트코트 착복식, 윤리강령 선서, 산학협력 협약식, 시상식 순으로 구성됐다. 화이트코트 착복식에서는 산업체 전문가와 실무 교수들이 직접 가운을 착복해 주었으며, 윤리강령 선서는 학생 대표 최재현·박수빈 학생이 낭독했다. 대구안경사회 윤리부회장 이승덕 원장(한국시기능훈련 희망센터)이 선서를 맡아 안경사가 갖춰야 할 전문성과 윤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대한안경사협회 대구지부, 한국시기능훈련 희망센터, 비전케어안경 위드렌즈, 광성안경, 다비치안경, 눈사랑안경, 시그니아 독일보청기와 산학협력업무협약(MOU)이 체결됐다. 수성대는 이를 바탕으로 시기능훈련, 보청기 특성화, 현장실습 강화를 위한 실무형 전문교육 체계를 확장할 계획이다. 학습성과전시에 출품된 팀별 결과물 심사에서는 최우수상 1팀, 우수상 2팀, 장려상 3팀이 선정돼 상금과 상장이 수여됐다. 정지원 안경광학과 학과장은 이번 선서식이 "학생들의 전문지식과 실습 경험을 실제 현장의 책임으로 확장하는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AI 굴절검사와 디지털 시기능 분석 등 안보건 산업 변화 속에서 학생들이 미래 핵심 인재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성대는 앞으로도 실무 중심 교육과 산학협력을 통해 학생들의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5-11-21 17:43:31
"정책을 직접 보다"… 수성대 반려동물보건과, 국회에서 배우다
수성대학교(총장 김선순) 반려동물보건과는 19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펫보험 활성화 및 수의료 혁신 정책 제안 국회토론회'에 참관해 현장 학습을 진행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강의실을 벗어나 실제 입법 현장을 경험하고, 반려동물 산업 핵심 현안인 펫보험과 수의료 제도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는 반려동물보건과 재학생과 지도교수 등 15명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수의학계와 보험업계 전문가들의 발제와 토론을 경청하며 미래 동물보건 전문가로서 필요한 정책적 시각과 직무 역량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대표 강성우 학회장은 "뉴스에서만 접하던 펫보험 이슈가 실제로 어떻게 논의되고 정책화되는지 알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며 "임상 현장에 나가서도 보호자들에게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정재용 반려동물보건과 학과장은 "이번 국회 방문은 학생들이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반려동물 산업의 거시적인 흐름을 읽는 눈을 키우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다양한 현장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현장 적응력이 뛰어난 전문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2025-11-21 17:43:20
세포의 '정밀 청소부' CMA, 고장 나면 어떤 일이 생길까
대구가톨릭대학교는 약학대학 최유진 교수가 세포 내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분해하는 샤페론 매개 자가포식(CMA) 기능의 장애가 중요한 단백질의 비정상적 축적을 유발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세포는 손상되거나 오래된 단백질을 계속 제거하며 기능을 유지한다. 이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세포 기능이 떨어지고 여러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CMA는 이러한 단백질을 선별해 분해하는 역할을 맡지만, 그 기능이 저하될 때 어떤 단백질이 영향을 받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CMA 기능이 약해지면 세포 기능 유지에 핵심적인 SORT1(sortilin-1) 단백질이 분해되지 못하고 축적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기존에 대사·약물 분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 CES1이 SORT1 분해 과정의 새로운 조절자로 작용한다는 점도 밝혀내 분자적 연결고리를 제시했다. SORT1은 신경세포 기능과 단백질 운반을 조절하는 단백질로, 알츠하이머병·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질환과의 연관성이 보고되어 왔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질환의 원인을 이해하고 새로운 치료 표적을 찾는 데 중요한 학술적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최유진 교수는 "세포의 단백질 정리 시스템이 무너지면 다양한 만성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향후 퇴행성질환 연구와 치료 전략 수립에 의미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2025-11-21 17: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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