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멍 뚫린 메르스…안동 택시기사 "삼성서울병원 들렀지만 연락 없어"

대구 공무원 등 신규 확진자 4명, 3명은 격리대상자에 포함 안 돼

16일 메르스 확산 여파로 부분적인 병원 폐쇄조치가 내려진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면회 제한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16일 메르스 확산 여파로 부분적인 병원 폐쇄조치가 내려진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면회 제한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경북에 이어 대구에서도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통해 감염된 메르스 환자가 발생 "도대체 방역당국이 뭘 했느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메르스 최대 유행지로 밝혀진 삼성서울병원에서 추가로 환자가 계속해서 양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환자 등 병원을 방문한 사람들을 끝까지 추적해서 확산을 막겠다"던 정부와 병원 측의 공언은 헛된 구호가 된 셈이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16일 "15일 추가로 발생한 신규 확진자 4명 가운데 3명은 관리대상에서 조금 멀리 있던 분들로 밀접접촉자가 아니기 때문에 격리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모든 삼성서울병원 방문자를 추적'관리하는 시스템이 애초부터 불가능했던 것이다.

메르스가 확진자와 같은 병실, 심지어는 같은 병동을 사용했던 사람에게까지 전파된 것을 감안하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았던 이들이 감시 대상에서 빠졌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게다가 이들은 증상 발현 이후 개인병원과 의료원 등을 연이어 방문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확산에 대한 우려와 함께 간병인과 병원 방문자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권준욱 반장은 "14번 환자에게 노출됐던 응급실 환자가 최우선 순위였고, 접촉 가능성이 낮은 간병인과 문병객 등은 우선순위가 아니기 때문에 뒤늦게 확진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명하면서 "이 때문에 삼성서울병원의 부분폐쇄가 이뤄졌고, 지난달 27일과 29일 사이 병원 내원자와 방문객 등을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거쳐 간 간병인들과 방문객들은 관리가 되지 않는 사이 이미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이 때문에 삼성서울병원을 통한 간병인과 방문객들이 지역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실정.

이런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한 뒤 바이러스 잠복 기간인 14일간 스스로 자가격리를 한 사람이 있었다. 안동시내에서 개인택시를 하는 강모(47'안동 정상동) 씨가 주인공.

강 씨는 지난 1일 삼성서울병원에 어깨 진료를 받으러 가는 손님을 태우고 이 병원 정형외과를 들렀다. 이후 이 병원이 메르스 진원지로 알려지면서 강 씨는 지난 7일부터 택시 운전대를 놓았다. 병원에서는 전혀 연락이 오지 않았지만 스스로 집에서 능동적인 감시에 들어간 것이다. 계속해서 택시를 몰 경우, 많은 손님과 접촉해야 하는데, 확산 위험이 있다는 게 강 씨가 스스로 격리생활을 한 이유였다.

그는 메르스바이러스 잠복기로 알려진 14일을 모두 집에서 채운 뒤 지난 15일부터 일을 시작했다. 강 씨는 "자가격리 기간에 영업을 하지 않아 보는 손해보다 메르스가 확산될 경우 손님이 아예 없어질 수 있어 운행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안동 권동순 기자 pinoky@msnet.co.kr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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