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이 대북 제재에 소극적인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중국 지도층 자녀들의 미국 유학 비자를 제한하라는 이색적인 주문을 내놓았다. 세계적으로 미국 비자가 갖는 영향력을 대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공산당 지도층 자녀들이 대거 몰려 있는 하버드와 예일, 스탠퍼드, 다트머스, 시카고 등 미국 유명 사립대의 유학 비자를 제한하는 것이 중국 지도부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WSJ은 12일 윌리엄 맥건 논설위원의 칼럼을 통해 거론되고 있는 북한에 대한 경제적, 군사적 옵션이 상당한 위험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유학 비자 제한은 군사공격 등 다른 옵션들에 비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또 실제 효과 면에서 제재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교육연구소(IIE)에 따르면 현재 미국 각 대학에는 모두 32만8천547명의 중국 유학생이 수학 중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내 외국인 유학생 가운데 최대 그룹이다.
이 가운데 몇 명이 중국 지도층 자녀인지는 불분명하다. 대학 측이 자료를 공개하길 꺼리고 있는 데다 일부 중국 지도층 자녀들은 가명으로 학교에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서방식 가치관의 부패를 비난하고 있지만, 지도층의 미국 명문대 유학 열은 대단하다. 시 주석의 경우 공식 연봉이 2만달러(약 2천300만원) 수준인데도 그의 딸은 하버드를 다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몇 해 전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9명 가운데 최소한 5명의 자녀나 손자들이 미국에서 공부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지도층의 미국 유학 열기를 반증하는 사례이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평등 사회이나 실제로는 세습적인 특권이 중국 공산주의 문화의 특성이며 여기에는 미국 대학 유학 기회가 포함돼 있다.
이런 가운데 만약 중국 집권층 엘리트들에 북한 지지와 자녀들의 미국 유학 기회 사이에서 선택하도록 강요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WSJ은 그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 것이라면서 특히 미국 당국이 공산당 지도부와 연관이 없는 보통 중국인에게 유학 문호를 계속 개방하면서 상대적으로 지도층의 유학 기회를 제한할 경우 지도층의 입장이 난처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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