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정은 중국 방문] 北美 정상회담 앞두고 협상력 높이기에 무게

다롄 전격 방문 배경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을 전격 방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 위원장의 다롄 방문 의미는 무엇이고, 또한 목적은 무엇일까.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김 위원장이 중국을 찾았다는 것은 한반도 정세 급변기에 북한과 중국 관계가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에서부터 시작된 비핵화 협상에서 중국이 배제되는 것을 의식했고, 이에 외교적 균형의 추를 맞추려 방중했다는 데 우선 무게를 둔다. 앞서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이 각각 지난달과 이달 북한을 찾아 김 위원장을 만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당시 북중 간 구체적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있어 '차이나 패싱'을 우려한 중국이 북한에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중국은 앞서 남북 정상이 체결한 '판문점 선언'에서 자국을 뺀 남북한, 미국 3자 간에 연내 종전 선언 및 평화체제 구축 회담을 진행할 수도 있다는 점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 남북 정상회담 10여 일 만에 이뤄진 김 위원장의 다롄 방문은 중국 소외론 우려를 재차 불식시키고 남북, 북미로 기울어진 한반도 질서의 균형추를 북중으로 다시 맞추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북한의 전략적 차원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정치권에서 북핵 문제 해결의 원칙으로 기존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대신 PVID(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로 의제를 높이자는 발언이 나오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이에 대한 해법을 찾고자 중국을 방문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중국에 직접 자문하지 않더라도 이런 분위기를 풍기는 것만으로도 협상을 앞두고 결코 미국에 유리하게 이끌려 가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지게 된다. 미국으로부터 압박을 받는 북한이 국면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전환하고자 '중국 카드'를 뽑았다는 관측이다.

이는 중국 입장에서도 한반도 상황에 확실히 개입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 북한과 중국 모두에게 '윈윈' 측면이 있다. 북한은 북미 대화를 앞두고 대미 협상력을 강화해야 할 처지이고, 중국은 한반도 새 질서에서 자국 영향력을 유지해야 하는 입장에서 과거 김일성 시대의 북중 밀착관계를 복원하는 데 의기투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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