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뉴 관광지] <13>바다·산 어우러진 힐링 천국 '영덕 블루로드'

최근 훼손되거나 낡은 시설물 대대적 손질 '길손 맞이'
부산~강원 고성 동해안 해파랑길 중 영덕 구간 64.6km
바다와 산의 절묘한 조화…걷다 보면 만나는 새로운 나

영덕 블루로드 코스 중 만나는 풍력발전단지의 설경. 영덕군 제공
영덕 블루로드 코스 중 만나는 풍력발전단지의 설경. 영덕군 제공
영덕 블루로드 '푸른 대게의 길' 구간 해안을 따라 코스길이 보인다. 오른쪽 위에 죽도산 전망대가 보인다. 영덕군 제공
영덕 블루로드 '푸른 대게의 길' 구간 해안을 따라 코스길이 보인다. 오른쪽 위에 죽도산 전망대가 보인다. 영덕군 제공

코로나19의 여파가 아직 우리들 일상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팍팍하고 거친 생활 속 검게 그을린 마음을 조금이라도 닦아 내고 싶을 것이다.

경북 영덕 하면 떠오르는 것이 영덕대게로 오랫동안 각인돼 있다. 하지만 영덕은 깊은 산과 동해 바다가 함께 어우러진 도시로 보석 같은 볼거리 즐길거리가 무궁무진하다.

특히 영덕군 영해 지역은 고려시대 예주목(牧)이 설치될 정도로 중요한 곳이었고 고려말 대학자 목은 이색이 태어난 곳으로 역사 또한 깊다.

만약 이번 겨울 차가운 바닷바람을 쐬며 힐링을 하고 싶다면 해안 트레킹 코스인 영덕 블루로드를 걸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해안 트레킹 코스 64.6km

영덕 블루로드는 부산 오륙도에서 강원 고성까지 동해안의 해변길을 중심으로 조성된 해파랑길의 영덕 구간 총 64.6km에 이르는 해안 트레킹 코스이다.

영덕군이 지난 2009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다듬어 온 곳이다. 최근 들어 훼손되거나 낡은 시설물을 대대적으로 손질해 길손을 맞이한다. 내년에는 더욱 아름다워질 전망이다.

블루로드는 포항과 인접한 남쪽 남정면 대게누리공원에서 북쪽으로 울진과 인접한 병곡면 고래불음악분수까지이다. 전체 구간을 스토리텔링해 4가지 테마로 나눠 놨다.

7번국도변을 따라 가장 남쪽의 남정면 대게누리공원에서 강구터미널까지 '쪽빛파도의 길'이며 강구터미널에서 영덕읍 창포 해맞이공원까지 '빛과 바람의 길'이다.

이어 창포 해맞이공원에서 축산항 남씨 발상지까지 '푸른대게의 길'과 축산면에서 고래불음악분수까지 '목은 사색의 길'이 블루로드의 끝이다.

◆'쪽빛 파도의 길'

남정면 부경리 대게누리공원을 출발해 장사해수욕장, 삼사해상공원, 강구터미널까지 이어지는 총 14㎞로 4시간 정도 코스이다. 7번국도를 따라 갯내가 물씬 풍긴다.

영덕에서는 블루로드 출발지점인 대게누리공원 인근의 골곡포가 바로 신라시대 향가 헌화가가 탄생한 곳이라고 설명한다. 수로부인에게 한 백성이 철쭉을 바쳤다는 설화이다.

장사해수욕장엔 한국전쟁 때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한 양동작전으로 감행된 장사상륙작전에 투입된 상륙함 문산호가 재현돼 있다. 지난 2019년 영화로 만들어진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의 현장이다. 800명 가까운 전몰 학도병을 기리는 전승기념공원이 있다.

삼사해상공원은 80년대까지 경북 동해안 최고의 유원지로 사랑 받았던 곳이다. 전망대에 서면 동해의 멋진 풍광 속에 남으로는 남호해수욕장, 북으로는 강구항이 한눈에 보인다.

◆'빛과 바람의 길'

강구면과 영덕읍에 걸쳐 이어지는 '빛과 바람의 길'은 강구터미널에서 고불봉, 풍력발전단지, 창포말등대로 이어지는 총 17.5㎞ 6시간 코스이다. 시원한 조망이 일품이다.

강구대게거리는 한국관광의 별이 선정된 곳이다. 고불봉에 오르면 235m의 그리 높지 않은 곳이지만 동쪽 바다와 북쪽 풍력발전단지, 서쪽엔 오십천과 영덕 읍내 철도와 영덕역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풍력발전단지의 거대한 바람개비 소리를 들으며 내리막을 걸으면 '빛과 바람의 길' 종착지인 해맞이공원의 상징물 창포말등대다. 대게 집게발이 등대를 집어삼킨 형상과 도로변 아름다운 가로등의 조화가 아름다워 핫 포토존이다.

◆'푸른 대게의 길'

영덕읍 창포 해맞이공원, 축산면 경정리 대게원조마을, 죽도산 전망대까지 약 15㎞이며 소요시간은 5시간 정도이다. 대게 원조마을이 있어 부쳐진 이름이다.

경정2리는 대게원조마을이다. 왕건이 후삼국시대 견훤과의 전투에서 인접한 영해 주민들의 도움으로 이긴 후 경주로 가는 길에 이곳에서 대게를 맛 본 후 고려를 개국한 후에도 계속 진상됐다고 한다.

죽도산은 원래는 죽도(竹島)라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 동해안에서 몇 되지 않는 섬이었다. 현재는 육지와 연결됐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까지 왜구를 방어하는 중요한 요충지 역할을 했다.

구한말 일제에 맞서 태백산 호랑이로 불리며 활약한 항일의병장 신돌석 장군이 태어나 거병한 곳이 이곳 축산면이다.

◆'목은 사색의 길'

축산항 죽도산 전망대에서 대소산 봉수대, 목은 이색 산책로, 괴시전통마을, 고래불해수욕장을 잇는 약 17.5㎞ 6시간 구간이다. 괴시마을이 목은 이색이 태어난 곳이다.

여기는 숲길, 산길을 통해 고요히 마음을 가다듬으며 역사를 돌아보며 사색하는 길이다. 축산항의 남씨 발상지를 출발해 대소산봉수대를 지나면 목은 산책로와 목은기념관을 만난다.

대진해수욕장은 구한말 의병장 벽산 김도현 선생이 경술국치의 울분을 견디지 못해 동해로 걸어 들어가 목숨을 끊었던 곳이다. 선생을 기리는 도해단이 세워져 있다.

고래불해수욕장은 블루로드의 마지막 이정표가 된다. 고래+불(해변의 지역 방언)이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그 옛날 고래가 많이 보였던 곳으로 전해진다.

블루로드 4개 코스는 산과 바다 그리고 역사가 어우러진 멋진 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일상회복이 가속화되고 기존 철도에다 2, 3년 내 포항~영덕 고속도로도 개통되면 더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