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가 진행 중인 16일 북한이 '화성-17형'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한 발을 평양에서 동해상으로 쏘았다. 공교롭게도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도쿄로 출국하기 약 3시간 전인 시점을 선택했다.
'화성-17형'은 먼저 개발된 '화성-15형'에 비해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괴물 ICBM'으로 불린다. 비행거리가 1만3천㎞ 이상으로, 정상각도 발사가 성공한다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권에 넣을 수 있다.
정치권에선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자신들이 보유한 최강의 무기를 동원해 시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이날 오전 7시 10분쯤 북한이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정상각도(30∼45도)보다 높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천㎞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
합참은 "한미 정보당국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동향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8일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고체연료 기반 ICBM을 공개하는 등 미국을 겨냥한 장거리 핵타격 능력을 과시한 바 있다. 한미 당국은 이 미사일이 발사됐을 가능성 등을 분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도발에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들은 즉시 3자 유선 협의를 거쳐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북핵수석대표와 유선 협의를 하고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3국 수석대표는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 출국 전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것은 역내 긴장을 심각하게 고조시키는 중대한 도발임을 강조했다.
특히 우리 군은 북한의 이날 도발이 한일정상회담을 의식한 행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한미일 군사협력의 약한 고리였던 한일관계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적인 복원의 길로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의미다.
북한은 지난 ▷9일 근거리탄도미사일(CRBM)급 미사일 6발 발사 ▷12일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SLCM) 2발 발사 ▷14일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 발사 순으로 서서히 도발 수위를 높이다가 윤 대통령 출국일을 택해 고강도 도발을 감행했다.
정치권에선 북한의 도발이 한미일 3국의 공조를 더욱 강화하는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물론 한미도 북한의 도발에 대한 확고한 대응태세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북한 압박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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