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스템 공천은 경선 보장?…정치권 일제히 지역구 관리모드

지난 6월 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국 당협위원장 워크숍에서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국 당협위원장 워크숍에서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시스템 공천'을 하겠다고 거듭 약속하자 대구경북(TK) 현역 국회의원들이 일찌감치 당내 경선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과거 빈발했던 일방적인 컷오프(공천 배제)가 아니라 최소한의 경쟁은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에 따른 것이지만, '경선을 가장한 컷오프'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7일 여권에 따르면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은 상임위원회 일정이나 당직 업무가 없으면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지역구로 내려가 당협위원회 조직을 정비하거나 지역구 행사에 참석하며 표밭을 다지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회에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1주일 중 6일을 지역구에 머물 정도로 현역들의 관심이 온통 '텃밭 다지기'에 집중되고 있다. 대다수는 TK, PK 등 영남권 의원들"이라며 "김기현 대표가 취임 후 시스템 공천을 약속하면서 영남권 현역들이 경선 대비에 일찌감치 착수한 모습"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선출된 이후 일각의 검사공천설 등을 부인하며 '시스템 공천'을 거듭 천명한 것이 현역들에게는 '경선에 대비하라'는 시그널로 해석됐다는 설명이 나온다.

김 대표와 '투톱'을 이루고 있는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달서구을)도 취임 후 TK 물갈이론에 반대하며 "객관적인 흠결이 없는 경우 경쟁이라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내년 4월 총선에서 재공천을 노리는 TK 정치권은 '경선이라면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내비친다. 물갈이라는 이름으로 반복되던 일방적인 컷오프가 이번에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경선을 가장한 컷오프를 경계하는 시선도 상당하다.

예컨대 2016년 20대 총선처럼 친윤계 지역구에는 다자 경선구도(친윤계 현역 의원과 비윤계 후보 2명 이상이 경쟁)를, 현역 의원이 친윤계가 아닌 지역구는 양자 경선구도(비윤계 현역 의원과 친윤계 후보 1명이 경쟁)를 만들 것이란 설명이다.

이런 구도가 현실화된다면 친윤 및 비윤 구분을 위해 과거 '진박 논란'과 같은 '진윤 논란'이 벌어질 공산도 없지 않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실과 여당 수뇌부에선 박근혜 정부의 잘못을 답습하지 않으면서도 국정운영 철학을 공유하는 인사들의 당선을 간접적으로 유도할 수밖에 없다"며 "경선을 하더라도 구도, 가산점, 경선 방식 등 변수가 많아 현역이 일방적으로 유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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