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대구 팔달신시장에서 발생한 화재의 원인이 노후화된 전선과 전등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상인들은 이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전선 교체 등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7일 오후 4시 50분쯤 이곳 시장 한 의료상점에서 발생한 불은 약 2시간만에 꺼졌으나 점포 1곳이 완전히 불타고 인근 3개 점포가 부분적으로 화재 피해를 입었다. 소방추산 1억2천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발화지점은 점포 내 분전함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 점주 A씨는 "점포 내 분전함에서 맨 처음 '펑'하고 터지더니 연이어 폭발음이 들렸다"며 "소리를 듣고는 가게 왼편에 있는 분전함 스위치를 내리려는 찰나 '펑' 소리가 세 차례 연달아 나서 밖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이 배전함은 '팔달신시장 노후전선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1월 교체된 제품이다. 당시 중소벤처기업부와 대구시, 북구청 등은 국비 1억3천315만원, 시비 5천726만원, 구비 5천726만원, 자부담 2천863만원 등 사업비 2억8천630만원을 투입해 팔달신시장 내 198개 점포의 분전함과 전등을 교체했다.
문제는 불이 난 의류점포의 경우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사업 당시 분전함만 2곳 교체할 뿐 전등이나 전선 등은 교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당시 한정된 예산으로 여러 점포의 노후전선을 한꺼번에 정비하다 보니 약 33㎡(10평) 규모인 타 점포에 비해 8배나 큰 의류점포의 경우 전등, 전선 등을 교체하기 위해선 더 많은 예산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당시 시공 전기업체 관계자는 "불이 난 의류점포의 경우 공사가 끝나고도 차단기가 자주 내려온다고 해 7번 정도 방문해 기억에 남는다. 공사 이후 누전이 나는 곳을 찾아 보강작업도 따로 진행했다"며 "분전함에서 화재가 시작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마 노후화된 전선과 전등이 쌓여있는 먼지와 스파크를 일으켜 불이 시작됐고, 이후 차단기가 내려가면서 '펑' 소리가 세 차례 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상인들은 불안감과 함께 재발방지 지원책을 호소했다. 화재현장에서 약 100m 거리에서 점포를 운영한다는 B씨는 "시장이 워낙 옛날부터 있다 보니 노후전선이나 전등 등 화재에 취약한 구조물이 많다. 교체가 시급하지만 상인 혼자서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상인들에게 노후전선 정비, 화재보험 등을 지속적으로 권유하지만 자부담 비용이 부담스러워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다. 상인회 차원에서 국비 사업 신청에 나선다면 구청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한편 경찰과 소방,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부터 약 1시간 동안 화재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정확한 감식 결과는 내년 1월 말쯤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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