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융권 부동산 대출 잔액 608조…'역대급 최악'

비은행권은 2년 새 25% 급증…부실채권 1년 만에 최고 3.3배↑

11일 태영건설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정하는 채권단 투표가 시작됐다. 채권자 75%의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 태영건설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로 넘어가게 된다. 사진은 이날 태영건설이 시공 중인 대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외부 모습.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11일 태영건설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정하는 채권단 투표가 시작됐다. 채권자 75%의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 태영건설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로 넘어가게 된다. 사진은 이날 태영건설이 시공 중인 대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외부 모습.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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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관련 대출 건전성 지표가 악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가장 나쁜 상태라는 경고음이 나왔다.

15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금융업권별 건설·부동산업 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은행·비은행을 합친 전체 금융권의 건설·부동산 대출 잔액은 608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3분기 497조6천억원과 비교할 때 22.3% 증가한 것이다. 1년 전인 2022년 3분기 580조8천억원과 비교해도 4.85% 늘었다.

특히 2년 사이 비은행권의 부동산업 대출 잔액이 155조원에서 193조6천억원으로 24.9% 급증했다. 비은행권에는 저축은행, 새마을금고를 제외한 상호금융조합, 보험사, 여신전문금융회사 등이 포함된다.

대출 규모뿐 아니라 연체율·부실채권 비율 등 건전성 지표도 급격히 나빠졌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의미하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저축은행 기준 건설업 7.34%, 부동산업 5.97%로 파악됐다. 1년 전보다 2.4~3.3배 오른 수준이다. 부동산업은 2018년 4분기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고, 건설업은 2013년 1분기(35.36%) 이후 10년 6개월 만의 최고 기록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은행권조차 부동산업 연체율이 0.15%로 2010년 3분기(2.26%)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았다. 건설업 관련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92%로 2011년 1분기 10.23% 이후 1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비은행권의 건설·부동산 대출 연체율은 각각 5.51%, 3.99%로 201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다.

문제는 장기간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로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건설·부동산 관련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지난해 말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많은 예금 취급 기관은 적극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부실자산 관리에 소극적으로 임하면 부실 규모는 확대되고 비용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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