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쿠팡, 中 알리 맞서 韓 시장서 생존해야 한다”…쿠팡 3조 투자에 수천 개 댓글

"알리보다는 쿠팡이 살아남아서 한국 소매시장을 지켜야 합니다."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살리고 싶다면 이번엔 우리 국민들이 나서서 알리·테무 불매운동을 해야 합니다."

쿠팡이 한국시장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해 지방에서 '쿠세권(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넓히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28일 주요 포털사이트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쿠팡이 중국 기업의 한국 소매시장 장악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의 댓글이 수천 개 올라왔다.

쿠팡의 이번 투자계획 발표가 최근 한국에 약 1조4500억원 투자계획을 밝힌 중국 최대 이커머스기업 알리익스프레스에 정면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 쿠팡, 中 알리보다 2배 많은 3조원 투자 발표...2027년까지 전국 무료배송으로 알리 견제한다

쿠팡은 2026년까지 3년간 전국에 풀필먼트센터 구축, 배송 네트워크 확장 등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7년까지 현재 182개 시군구에서 전국 230여 개 시군구로 쿠세권을 확대할 계획이다.

쿠팡의 계획대로라면 3년 뒤에는 사실상 전 국민이 로켓배송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쿠팡은 지난 10년 동안 한국 시장에 6조2000억원을 투자해 왔다. 그동안 쏟아부은 돈보다 연간 금액으로 치면 앞으로 더 많은 돈을 투자하겠다는 셈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쿠팡의 이번 대규모 투자가 알리·테무·쉬인 등 '중국산 커머스'의 공세에 대응하는 성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알리익스프레스를 운영하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은 최근 1조4500억원을 한국 시장에 투자하고, 5000명을 직간접 고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한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쿠팡이 이번에 알리의 2배 금액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정면으로 '맞불'을 놨다는 해석이 나온다.

댓글 캡쳐.
댓글 캡쳐.


◇ 누리꾼들, 중국 커머스와 정면대결 쿠팡에 응원 잇따라..."쿠팡이 지면 한국 유통업은 끝난다"

대부분 누리꾼은 중국산 커머스의 한국 소매시장 장악에 대한 위기감을 드러내면서, 국내 커머스 대표업체인 쿠팡이 힘을 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누리꾼 A씨는 "중국은 의도적으로 대한민국의 인터넷 시장을 무너뜨리기 위해 거대 출혈을 감수하고 달려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쿠팡이 여기서 지면 (국내 유통업계는) 끝났다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국내 소비자들이 중국 커머스를 사용하면 결국은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알리에서 물건을 사면 국내 업체들이 도산해서 결국 나중에 가격이 올라간다는 뉴스를 봤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알리는 짝퉁 등 저작권 침해 및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싸 보이지만 결국 한국에 절대 불리하다"고 했다.

쿠팡에서 판매하는 물건 품질이 중국 커머스보다 낫다는 평가도 있었다. 누리꾼 B씨는 "싸지만 물건 품질이 떨어지는 알리나 테무가 쿠팡을 따라가긴 힘들 것"이라고 했다.
손실을 감수하며 도서산간 지역까지 배송권역을 넓히는 쿠팡을 칭찬하는 댓글도 여럿 보였다.

누리꾼 C씨는 "이번 발표를 보면 쿠팡은 당장 눈앞의 이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손해를 보더라도 소비자 입장에서 배려하는 부분이 많다"며 "멀리 내다보는 쿠팡이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뉴욕증시 상장 등으로 해외에서 투자받은 돈을 대한민국에 재투자하는 쿠팡이 애국기업"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 '중국 커머스 침공' 위기감 커지는 국내 유통업계...알리 시가총액 쿠팡의 10배

중국 커머스의 침공이 거세지면서 쿠팡을 비롯한 국내 유통업체들의 위기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규모의 전쟁'을 지속한다면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국내 업체들은 불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70조원(1264억달러), 23.3조원(173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쿠팡 매출(31조8298억원)과 영업이익(6174억원)의 각각 6배 이상, 38배 이상이다. 미국 뉴욕과 홍콩증시에 상장한 알리의 시가총액은 485조원으로, 쿠팡(42조원)의 10배 이상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한국에서 진격 속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 이용자 수는 818만 명으로 쿠팡(3010만 명)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2022년 4월(220만명)과 비교하면 약 2년만에 4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CJ제일제당 등 한국 업체를 대거 입점시키는 'K-베뉴'를 비롯한 가전과 식품, 가공식품 카테고리를 늘렸고, 대형 가구와 가전을 무료 배송하는 '대형 상품 특송' 서비스도 출시했다.

아직 쿠팡과 비교해 배송속도(4~5일 이상)는 느리지만, 물류센터를 대거 확충할 경우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여기에 지난해 중순 국내 상륙해 사용자 수가 500만명을 돌파한 테무(Temu), 미국에서 상장해 100조원 조달을 목표하는 패션 이커머스 쉬인(Shein) 등까지 공세를 강화하면 '차이나 커머스'의 잠식력은 높아질 수 있다.

반면 지난해 첫 영업흑자를 낸 쿠팡의 영업이익률은 1.9%로 신세계그룹(10%), 현대백화점(7.2%), 롯데(3.5%), GS리테일(3.5%)보다 낮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인구밀도가 낮은 도서산간까지 배송망을 확장할 시 큰 손실을 감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중국산 커머스의 공세에 맞서 시장점유율 방어를 위해 고객 만족에 투자하는 전략을 쓰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