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10 총선에도 적잖은 20·30세대가 투표소를 찾아 미래를 위한 한 표를 던졌다. 진영논리에 얽매이지 않는 경향이 강한 이들 젊은층은 정치권의 국민의 삶, 특히 청년의 미래를 위한 정책을 펼쳐주기를 염원했다.
이날 오전 6시 40분 상인1동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주예성(21) 씨가 어머니와 첫 투표를 했다. 주씨는 "용지를 접고 나와야 하는데 몰라서 펼치고 나왔다. 직원이 깜짝 놀라면서 접어주시려 하는데 좀 부끄러웠다"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어 "6월 생이라 지난 대선 때 딱 한달 정도 차이로 투표를 못해 너무 아쉬웠다. 첫 투표라 새벽부터 어머니를 깨워 함께 오는 길인데, 첫 투표를 계기로 꾸준히 투표하겠다"고 다짐했다.
오전 10시쯤 남구 봉덕1동행정복지센터 투표소에서는 경일여고 3학년 봉은비 양이 설레는 마음으로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했다. 교육 분야 공약을 유심히 살펴봤다는 봉 양은 "방금 첫 투표를 하고 나왔는데도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기분이 묘하면서도 무척 기쁘다"며 웃었다.
같은 고3 학생인 김민정(18·감삼동) 양은 감삼동 제6투표소에서 첫 투표를 했다. 김 양은 "지금까지는 부모님 옆에서 구경만 했었는데 내가 직접 자고 나란 동네를 위해 한 표를 행사할 수 있게 돼 뿌듯하다"며 "학생들의 경우 교통비에 대한 부담이 크다. 청소년, 청년들을 위한 정책과 공약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했다.
이처럼 총선 당일 투표소를 찾은 청년들은 정치권이 국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지적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취업준비나 직장생활로 바쁜 가운데 심판론이나 거대담론에는 공감하기 힘들다는 목소리였다. 전체 후보자 694명 중 20대는 2명, 30대는 33명 뿐이라 국회에서 젊은층이 '과소대표'되는 현실도 아쉽다는 지적도 있었다.

북구 칠성동 제2투표소를 찾은 대학생 이준형(24) 씨는 "이번 국회는 R&D 예산이나 포스트닥터(박사후연구원) 제도를 강화하고, 연구 관련 일자리가 많이 생길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며 "친구들이 서울의 매력적인 회사들로 많이 가는데, 대구 지역에도 스타트업이나 유니콘 기업들이 유치됐으면 한다. 지방거점 대학이 서울권 학교처럼 대학생 인턴 기회를 많이 늘리는 것도 청년 유입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원하는 정책을 콕콕 짚었다.
동시에 정치권이 내놓는 청년정책의 실효성은 물론 실천의지 역시 느끼기 어렵다는 질책도 컸다. 이현아(23·서구 평리동) 씨는 "청년 정책이나 공약이 어디에 얼마나 있었는지도 잘 모르겠고, 설령 적혀있다 해도 공약 준수 의지를 잘 못 느끼겠다"며 "정치인들이 얘기하는 청년 정책을 보면 실제로 나한테 도움이 되나 싶은 생각마저 들 정도"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젊은 부부들은 육아와 출산 지원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1살 딸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투표소를 찾은 권경수(36) 씨는 "결혼 기피하는 분위기가 팽배한데, 단순히 돈만 뿌려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육아 휴직 기간을 늘리는 등 실효성 있는 출산 정책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성구 범어2동 행정복지센터 투표소에 첫돌이 지난 딸의 손을 잡고 투표소를 찾은 최준혁(36), 김유경(34) 씨 부부도 "임신, 출산, 보육 공약을 중점적으로 보고 왔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체감되는 정책이 있었으면 좋겠고, 21대보다 나은 22대 국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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