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보수단체 '부정선거 감시론'…긴장감 감돈 대구 중구·남구 개표현장

9시쯤 유난히 긴 투표용지 나오며 '가짜표' 논란, 남구선관위원장 나서 수개표
봉인지 떼어진 흔적, 훼손된 투표용지 등 놓고도 문제제기 나오기도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실시된 10일 대구 남구 영남이공대학교 천마체육관 개표소에서 개표참관인들이 개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실시된 10일 대구 남구 영남이공대학교 천마체육관 개표소에서 개표참관인들이 개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지역 보수시민단체가 부정선거 여부를 감시하겠다고 나선 대구 중·남구 개표현장에는 일찍부터 다른 개표소보다 유난히 긴장감이 감돌았다. 실제 개표가 시작되면서 이의제기와 함께 열띤 설전과 실랑이가 빈발했다.

대구 중·남구는 보수정당과 보수성향 무소속 후보, 민주당 후보까지 3자 구도가 형성되면서 일찍부터 개표과정에 대한 관심이 모아졌다. 대구 중·남구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도태우 후보는 '4·15 총선 부정 선거론'을 들며 특검 등을 주장하는가 하면 '4·15총선 선거무효소송 대리인'으로 나선 바 있기도 하다.

앞서 지난 8일 '4·15 부정선거 대구투쟁본부'(이하 대투본)는 이 지역구에서 접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른 단체들과 연합해 개표참관인 다수를 중구와 남구 개표소에 개표참관인으로 투입한다고 예고했다. 이날 실제 남구개표소는 타 개표소에 비해 특히 영상장비를 들고 다니는 개표참관인, 개표관람인 많았다.

도태우 후보 측 참관인 중 일부가 1m 거리를 유지하지 않고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선관위 직원이 제지했고, 이 과정에서 다툼이 일었다. 언성이 높아지자 순간적으로 10여명의 인파가 몰려 이들을 말리기도 했다.

10일 오후 9시 20분쯤 대구 남구 개표소에서 발견된 길이가 유난히 긴 투표용지. 이정훈 기자
10일 오후 9시 20분쯤 대구 남구 개표소에서 발견된 길이가 유난히 긴 투표용지. 이정훈 기자

오후 9시 20분쯤에는 투표용지분류부 제3반에서 기존 투표용지보다 세로 길이가 유난히 긴 투표용지가 나오면서 '가짜' 논란이 일었다. 문제의 표는 사전투표용지로 알려진 가운데 선관위 국장이 이를 가져가려 하자 참관인들이 "여기서 처리하라"라며 제지하기도 했다.

일부 참관인이 '한 표 가지고'라며 혀를 차자 '이 사람이 큰일 날 소리하네'라며 언성을 높이며 고성과 삿대질이 오가는 반목이 생기기도 했다.

선관위 측은 출력과정에서 규격과 달라질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고, 등록된 투표 숫자와 실물 투표지를 확인하겠다고 했으나, 결국 문제의 표가 나온 개표반에서는 개표작업이 중단됐다. 이의제기한 참관인 5명 감시하에 박상구 대구남구선거관리위원장과 수개표요원 3명이 9시 40분부터 손수 표를 세기 시작했다.

중구 개표소에서는 오후 7시쯤 투표함 개함을 앞두고 투표함에 붙은 특수봉인지가 붙였다 뗀 흔적이 있다는 이의가 제기됐다. 선관위는 투표함을 다루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주름이라 해명했으나 조정되지 않아 사전투표함부터 열기도 했다.

또 개함 과정에서 특수봉인지가 붙었다 떨어진 흔적이 6개 본 투표함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이 투표함은 특수봉인지를 잘못 붙여 투표참관인 감시 하에 봉인지를 재차 붙였고, 참관인 서명 역시 이상이 없는 게 그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개표 참관인들은 저마다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구 개표소에서는 투표함이 끈적거린다며 테이프를 뜯어내면서 생긴 흔적이 아니냐고 문제제기를 하는 참관인이 있었다. 선관위 측에서는 "투표소에 참관인 8명이 있는데 찢을 수 없고, 잠금 핀이 양쪽에 달려 있는데 뚜껑을 열고 조작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상황을 설명, 의문을 해소했다.

북구 개표소에서는 참관인들 사이에서 훼손된 용지 때문에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다. 개함 후 훼손된 투표용지가 발견되자 한 개표참관인이 해당 용지를 촬영했는데, 이를 선관위에서 제지했기 때문이다.

북구선관위 측은 "개함 직후 훼손된 용지가 발견된 건데, 이를 촬영해 퍼뜨릴 경우 선관위 직원 등이 오해를 받을 수 있어 삭제를 권고했을 뿐"이라며 "그럼에도 촬영한다고 하시면 저희도 말리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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