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로 이어지는 경기 침체로 대구 지역 산업단지가 신음하고 있다. 공사비 상승으로 신규 투자가 어려워진 것은 물론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공장 가동조차 힘겨워하고 있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공장 공사비는 ㎡당 101만7천원으로 전년보다 4% 올랐다. 국토교통비의 건설공사비 지수에서도 지난달 건설공사비 지수는 153.3으로 코로나19 당시인 2020년보다 28.9%가 뛰었다.
높아진 공사비 등은 신규 공장 건설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 2차전지 장비 기업은 중국 수출 물량을 수주해 증축이 필요해지자 경북 칠곡군에 휴업 중인 공장을 매입 후 개조했다. 이곳 관계자는 "공사비가 너무 올라 땅을 매입해 신축을 하기에는 비용적 측면에서 부담이었다"며 "일부 장비만 설치하면 된다고 판단해 개조를 결정했다"고 했다.
투자 축소뿐 아니라 기존 제조 공장의 가동률도 떨어지고 있다. 대구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입주 기업 공장 가동률은 68.42%로 전년도 같은 기간(70.82%) 대비 2.4%포인트(p)가 떨어졌다. 성서산단 가동률은 코로나19 이후 회복해 2021년 4분기부터 2023년 1분기까지 70%대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 가동률이 69.77%를 기록하면서 70%대 이하로 하락했다. 대구국가산업단지 내 50인 미만 기업의 올 2월 가동률은 35.7%에 불과했다.
떨어진 가동률은 고용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동북지방통계청의 4월 대구시 고용동향에 따르면 대구시 고용률은 58.5%로 전년 동월 대비 1.1%p 하락했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는 23만9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천명 줄었다. 전기·운수·통신·금융업, 농림어업, 건설업 등의 분야가 전년 대비 취업자가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중소 제조업체들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원유와 리튬, 구리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원재료 가격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미국과 중국 무역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수출에서도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수출 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이 꼽히기도 했다. 2분기 원·달러 환율도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제조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대구 한 기업 관계자는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으니 당연히 인력을 축소할 수 밖에 없다"며 "경기침체로 힘든데 인건비 마저 오르게 된다면 사업을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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