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세청 직원된 'AI상담사'…일감 찾는 세무사 '어쩌나'

택스테크·AI 등장으로 변하는 세무시장
국세청 '홈택스 고도화 사업' 추진, AI 홈택스 구축
'AI 국세상담' 서비스 도입해 상담 약 63만건 처리
세무사회도 비대면 서비스 확대, 연내 플랫폼 출시

국세청이 지난 21일 인공지능(AI) 국세상담 서비스 운영 효과를 발표하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1~17일 AI 국세상담 서비스를 통해 상담 약 63만건을 처리했다. 국세청 제공
국세청이 지난 21일 인공지능(AI) 국세상담 서비스 운영 효과를 발표하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1~17일 AI 국세상담 서비스를 통해 상담 약 63만건을 처리했다. 국세청 제공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업체가 세무 분야에 진출하고, 인공지능(AI) 상담원이 등장하는 등 세무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입지가 좁아진 세무사들도 비대면 서비스 확장 등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국세청은 'AI 국세상담' 서비스를 도입한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국세상담 약 63만건을 AI 상담사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국세청이 제공한 국세상담 총 84만건 중 75%에 이르는 수준이다.

AI 국세상담 서비스는 세금 신고에 관한 사항을 질문하면 AI 상담사가 답변하는 유선 상담 서비스다. 이를 위해 국세청은 200만건이 넘는 과거 상담 자료와 세법·예규·판례 등을 AI 상담사에게 학습시켰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동시에 1천250명과 상담할 수 있다. 국세청은 서비스 도입 이후 국세상담전화(126) 통화성공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 24%에서 올해 98%로 상승했고, 통화연결이 안 돼 반복 전화하는 전화시도 건수는 130만건에서 86만건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상담원 1천명 증원 비용(80억원)의 5% 정도(4억원)면 AI 기술을 사용할 수 있어 예산도 대폭 절감된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이는 국세청이 추진하는 '홈택스 고도화 사업'의 일부다. 국세청은 내년까지 300억원을 들여 세금 신고·납부·환급 서비스인 홈택스에 AI 기술을 접목한 'AI 홈택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세무사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쎔(SSEM)' '토스' '핀다' 등 핀테크를 기반으로 한 세무 플랫폼, 이른바 '택스테크'(Taxtech·세금+기술) 출현으로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AI가 차지하는 영역까지 넓어지는 탓이다. 대구지역에서도 신규 개업 세무사를 중심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재만 대구지방세무사회장은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는 시대적 흐름이지만 세무사 입장에서는 일거리가 줄어드니 난처함이 있다. 변화에 맞춰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실행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업무의 연장선 상에서 새 업무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경리 아웃소싱'이 미래 먹거리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세무사가 경리업무를 대신 처리하면 사업자는 인건비를 줄이면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해나갈 수 있고 세무사도 수입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세무사회는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국민세금 공공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세무사와 납세자를 앱으로 연결해 정보 유출 없이 안전하게 세금 환급·납세 등 업무를 처리하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연내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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