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동해안, 독성 있는 해파리떼 습격 '비상'…피서객 쏘임·어업 피해 막심

수온 상승으로 중국서 개채 수 늘린 노무라입깃해파리 해류타고 동해안 유입

최근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에서 해파리 쏘임 사고가 잇따르자 수상 안전요원들이 24일 강원 속초해수욕장 일대에서 해파리 포획,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에서 해파리 쏘임 사고가 잇따르자 수상 안전요원들이 24일 강원 속초해수욕장 일대에서 해파리 포획,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동해안 일대에 독성이 있는 해파리 쏘임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도내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 안전과 어업 활동에 비상이 걸렸다.

3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해수욕장이 첫 개장한 지난달 6일부터 이달 1일까지 신고된 해파리 쏘임 사고는 562건이다. 지난해 여름철 전체 해파리 쏘임 신고 건수는 6건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지난달 6일 7개소 해수욕장이 개장한 포항이 341건으로 가장 많았다. 같은달 12일 17개소 해수욕장이 개장한 경주(103건), 영덕(64건), 울진(54건) 순으로 많았다.

이밖에 해수욕장으로 정식 개장하지 않은 도내 바닷가 피서지에서도 해파리 쏘임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주말 영덕을 찾은 한 피서객은 "해파리들이 간간히 보여서 모래사장으로 올라왔는데, 어린 자녀들이 파도에 밀려온 해파리들을 보고 신기하다고 만지려는 순간 안아들어서 다행히 다치진 않았지만, 가슴이 철렁했다"고 말했다.

경북 동해안을 위협하고 있는 해파리는 대부분 노무라입깃해파리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이들 지역에는 노무라입깃해파리 주의 단계 특보까지 내려진 상태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중국 연안에서 기원해 6월 말부터 해류에 따라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해파리다. 1∼2m까지 자라는 이 해파리는 독성이 강해 여름철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에게 위협이 되고, 어업활동에도 큰 피해를 입힌다.

전문가들은 올 여름 일조량 증가 및 연안 해역의 급격한 수온상승 등으로 인한 환경변화가 이 해파리가 급증한 주 원인으로 파악한다.

국립수산과학원 등에 따르면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중국 동쪽 해안에서 서식하고 매년 5월쯤 해류를 타고 한국과 일본 등으로 유입된다. 올해는 이 주변 서식지와 우리나라 인근의 해역의 수온이 높아져 해파리의 수가 급격히 늘었고, 유입량이 자연스럽게 늘었다는 것이다.

해파리는 어업활도 상당한 지장을 준다. 어선 조업 중 노무라입깃해파리 같은 1~2m이상 대형 해파리 떼를 만나면 어구가 파손되는 등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독성이 있는 해파리가 고기와 그물에 걸리면 함께 뒤엉켜 쏘여 죽거나 팔 수 없게 되는 상황도 발생한다.

구룡포 한 어민은 "해파리가 그물에 같이 올라오면 살아있는 물고기를 건지기도 어렵고 작업자들도 위험해 물고기보다 해파리가 더 많이 올라오면 조업을 중단하고 해파리가 지나가길 기렸다가 재게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경북도는 해파리로 피해를 입는 피서객 등의 안전을 예방하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한다. 도내 해수욕장에 상어 및 해파리 차단 그물망을 설치하고 인명구조요원 등 전문인력 412명을 배치해 해수욕장 안전관리에 나서고 있다.

이영석 환동해지역본부장은 "동해안을 찾은 피서객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해수욕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휴가철이 끝날 때까지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일 오후 부산 송정해수욕장 인근에서 송정어촌계 박병수 간사가 해파리를 포획하고 있다. 최근 동해안과 남해안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해파리 쏘임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 피서철 해수욕장 안전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연합뉴스
1일 오후 부산 송정해수욕장 인근에서 송정어촌계 박병수 간사가 해파리를 포획하고 있다. 최근 동해안과 남해안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해파리 쏘임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 피서철 해수욕장 안전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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