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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조유진] 살아 있는 조각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만난 론 뮤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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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갤러리 대구점 큐레이터

이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의 론 뮤익(Ron Mueck, 1958~ ) 개인전이 개최됐다. 2017년 서울시립미술관의 소장품 전시와 2021년 리움미술관의 단편적으로 작품이 소개된 이후 오랜만에 만나는 론 뮤익의 작품이다. 국내에서 쉽사리 접할 수 없는 작가의 첫 대규모 개인전이기에 올 상반기 꼭 가봐야 할 전시 중 하나다.

1958년 호주의 멜버른에서 태어난 론 뮤익은 인형 제작자로 장난감 제조업을 한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방송용 캐릭터 소품 인형을 제작하고 특수 분장과 관련된 일에 종사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로 미술계에 발을 들이게 됐고, 이전에 익혔던 세밀한 기술들은 고스란히 자양분이 돼 지금의 작업 방식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의 존재를 본격적으로 알린 건 이듬해 1997년 런던 로열 아카데미(the Royal Academy)에서 열린 '센세이션(Sensation)' 전시였다. 당시 뮤익은 작고한 아버지의 모습을 나체로 재현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는데, 실제보다 더 생생한 모습을 담은 1m 남짓의 조각품은 경외심과 찬사를 한 몸에 받았고, 이후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이번 전시는 뮤익이 포착해 낸 인간 존재의 다양한 얼굴을 소개한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처음 마주하는 거대한 작가의 자화상은 당장이라도 눈을 뜨고 말을 건넬 것 같지만 조각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뒷부분은 텅 비어 있는 마스크의 형상을 지니고 있다. 자연스럽게 눌린 얼굴, 눈가와 입가에 맺힌 미세한 주름, 덥수룩한 수염 자국까지. 론 뮤익은 인간 존재의 가장 연약하고 무방비한 순간을 극사실주의로 포착해 낸다. 침대에 누워 깊은 생각에 잠긴 여인은 압도적인 스케일로 더욱 장대한 스펙터클의 면모를 보인다. 미화하지 않은 피부의 잡티와 목주름, 촉촉한 눈동자의 모습까지도 솔직하게 드러내는 날 것의 감각들은 생생한 표현력으로 인간의 신체를 재현해 관람객에게 강한 시각적 충격을 선사한다.

론 뮤익의 유난히 크거나 작은 작품들은 사실적이지만, 비현실적인 면모를 관람객에게 전달하여 현실과의 혼동을 피하면서도 몰입하게 만든다. 관람객들은 조각임을 알면서도, 어느새 발걸음을 멈추고 작품 앞에 서서 무심코 숨을 죽인다. 그리고 잠들어 있는 듯한 그리고 골똘히 생각하는 조각들을 주시한다. 고요한 조각 속, 흐르는 시간을 잡으려는 듯이 말이다. 그 극적인 대비 속에서 조각들은 알 수 없는 낯선 긴장감과 언캐니(Uncanny)의 감각을 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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