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통령선거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며 결국 물거품이 됐다.
8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진행된 2차 회동에서 양측은 단일화 시점과 방식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으며,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오후 4시 30분부터 시작된 이날 회담은 처음부터 끝까지 언론에 공개된 가운데 진행됐다.
두 후보는 필연적인 단일화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절차와 일정을 놓고는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김 후보는 "다음 주 중" 단일화를 제안한 반면, 한 후보는 "늦어도 5월 11일 후보 등록 마감 전까지 완료해야 한다"며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회담장에서는 첫 발언부터 예상대로 날선 공방이 오갔다. 한덕수 후보는 "단일화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하며 "어떤 방식이든 당에서 정하면 모두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김 후보가 단일화를 일주일 연기하자는 발언은 결국 단일화를 하기 싫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 후보는 "김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22번이나 '한덕수와 단일화하겠다'고 언급했다"며 이전 발언에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또한 "이 상태로 가면 속된 말로 '둘 다 끝장'"이라고 경고하며 "일주일 뒤를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오늘, 내일 중 결론을 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김문수 후보는 "나는 단일화를 한 번도 부정한 적 없다"며 "단일화의 첫 번째 대상은 한덕수 총리님"이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도 "무소속 후보가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나에게 단일화 압박을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을 거쳐 모든 절차를 밟고 대선후보가 된 나에게 뒤늦게 나타나 '약속을 안 지킨다'며 청구서를 내미는 듯한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발언에 한덕수 후보는 "그건 청구서가 아니다. 국민과 당원의 뜻을 생각하자는 것"이라며 "이 상황에서 일주일 연기 운운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즉각 반박했다.
특히 김 후보는 "한 후보가 당에 들어와 경선을 함께 치렀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지금처럼 밖에서 단일화만 요구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한 후보는 "단일화가 성사되면 즉시 입당하겠다"고 약속하며, 그간 당 경선에 참여하지 못한 이유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국정 책임을 언급했다.
결국 두 후보는 90분간의 공개 회담에서 단일화 시기와 방식을 둘러싼 입장차만 재확인한 채, 아무런 성과 없이 회동을 마무리했다.
이번 회담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제안한 단일화 로드맵이 진행되는 가운데, 핵심 당사자인 두 후보가 직접 나선 담판이었다. 하지만 회동이 결렬되면서 향후 단일화 추진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도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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