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이후 미국 패권주의를 앞세우자, 중국과 러시아가 손을 맞잡고 다자주의를 주창하고 있다. 자유 진영의 절대 강대국을 상대로 사회 진영의 두 대국이 힘을 합치는 형국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군사적·경제적으로 미국의 압박을 받고 있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이에 양국은 러시아 전승절을 계기로 글로벌 강대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푸틴-시진핑, 서로 "동지"라 호칭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현지시간) 오전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AFP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 게오르기옙스키홀에서 만나 인사한 뒤 회담에 들어갔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친애하는 동지"라고 불렀고, 시 주석도 푸틴 대통령에게 "나의 오랜 동지"라고 화답하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시 주석은 9일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 80주년을 계기로 전날부터 나흘간 러시아 국빈방문 중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 중국 친구들과 함께 전쟁의 시간에 대한 역사적 진실과 기억을 확고히 지키고 신 나치주의와 군국주의의 현대적 발현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일방주의와 패권주의적 괴롭힘이라는 국제적 역류에 직면해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세계 주요 강대국으로서 특별한 책임을 짊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의 국빈방문 기간 양국 관계 전반에 걸쳐 의견을 나누자고 제안했다. 또 시 주석의 방문에 고마움을 표시하며 "이것은 우리에게 많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호혜적이며 다른 나라에 맞서는 게 아니라 양국 국민의 이익을 위해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또 제2차 세계대전에서 소련이 2천700만명의 목숨을 잃었고 중국은 독립을 위해 3만7천만명이 희생됐다며 이 기간 발전된 양국의 전우애가 양자관계의 근본 토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중·러 다자주의 주창 "미국이 괴롭혀"
시진핑 주석은 8일 푸틴 대통령을 만나 중국과 러시아가 일방주의와 괴롭힘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영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만나 "현재 국제적 일방주의와 조류를 거스르는 강권(强權·패권)적 괴롭힘 행위를 맞아,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세계 강대국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라는 특수한 책임을 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방주의'와 '강권적 괴롭힘' 등은 중국이 미국을 비판할 때 자주 써온 표현이다. 시 주석은 "올바른 제2차 세계대전 사관(史觀)을 함께 발양하고, 유엔의 권위·지위를 수호하며, 중러 양국 및 수많은 개발도상국의 권익을 단호히 수호해야 한다"며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와 보편적으로 이로운 경제 세계화를 손잡고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를 다시 방문하고 소련의 대조국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게 돼 무척 기쁘다"며 "중러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심화는 양국이 서로 성취하고 각자의 발전을 촉진하는 필연적 선택이자 국제적 공평·정의를 지키고 글로벌 거버넌스 시스템 개혁을 추진하는 시대적 호소"라고 덧붙였다.
◆'티키타카' 푸틴, 9월에 중국 답방
푸틴 대통령은 "중국의 항일 전쟁 승전 80주년(9월 3일) 기념행사 초대에 감사하다"며 "이 기간에 맞춰 친근한 중국을 다시 공식 방문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프로젝트 등 에너지 분야를 비롯한 양국 관계 전반과 미국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관련 협상,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
두 정상의 접촉은 1월 화상회담, 2월 전화 통화에 이어 이번 회담까지 올해 들어 세 번째다. 특히 중러 정상이 만난 것은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시 주석의 러시아 열병식 참석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굳건한 지지를 확인하고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러시아 관계 개선 시도에 맞서 여전한 밀착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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