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극항로 시대, 대구경북 'G·D·P 메가시티'로 도약

구미·대구·포항 잇는 해륙 복합 전략

지난해 11월 5일 경북 포항시가 국회 도서관에서 북극항로 거점항만 포럼을 개최했다. 포항시 제공
지난해 11월 5일 경북 포항시가 국회 도서관에서 북극항로 거점항만 포럼을 개최했다. 포항시 제공

북극항로 시대를 맞아 대구경북의 전략적 입지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포항 영일만항을 중심으로 북극항로와 연계한 해륙 복합 물류체계 구축 방안이 국회를 비롯한 각계 전문가 논의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단일 항만을 넘은 복수 거점 체계 구상까지 확장되고 있다.

◆ 포항 영일만항과 북극항로

지난해 11월 5일 국회에서 북극항로 거점항만 포럼이 열렸다. 하영석 한국해운항만학술단체협의회장이 '북극항로 시대, 포항 영일만항의 과제'를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고 김민수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경제전략연구본부장과 박선율 경북연구원 부연구위원이 각각 '지속가능한 북극항로 시대 : 현황과 전망'과 '포항 영일만항 연계 북극항로 활성화 방안' 등을 발표했다.

이날 패널 토론에 나선 김종년 한국도시재생연구원장은 포항 영일만항의 SWOT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포항 영일만항은 배후단지의 환경이 양호하고 배터리 산업 등 물동량 창출 산업과 인접해 산업 연계성이 뛰어나다. 하지만 얕은 수심과 항만 시설은 여전히 대형 선박의 입항과 효율적인 물류 처리를 어렵게 만든다. 배후단지 내 자유무역지대가 아직 지정되지 않아 통관 및 물류 편의성도 낮은 편이다. 항만 네트워크가 미흡하고, 정보화 수준 역시 낮아 효율적 운영에 제약이 있다. 노후한 항만 서비스 시설과 불균형한 물류 흐름, 높은 물류비용 등도 경쟁력을 저하시킨다.

러시아의 '극동항만' 정책과 북극항로 활성화 추진은 포항 영일만항의 환동해권 거점 도약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만주 등 대륙 지역 물류의 중심항만으로 발전할 잠재력도 충분하다. 다만 부산항, 울산항 등 인접 항만과의 물동량 유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북극항로와 배후지역의 불확실성, 기후 변화, 국제 정세 등 외부 요인도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원장은 "북한의 정치·군사적 변수는 항로 개선과 물류망 안정성 확보에 불확실성을 더한다"며 "러시아의 항만·물류 관련 규제나 정책 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장은 지구촌의 뉴프런티어 기회로 다가오는 북극항로의 거점항만도시로 포항을 육성하기 위해 인근의 배후도시로서 국토공간의 전략적 요충지인 대구와 전자 산업 도시인 구미를 상호연계 활용한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장은 지구촌의 뉴프런티어 기회로 다가오는 북극항로의 거점항만도시로 포항을 육성하기 위해 인근의 배후도시로서 국토공간의 전략적 요충지인 대구와 전자 산업 도시인 구미를 상호연계 활용한 'G〮D〮P-북극항로 거점 전략' 이 국가전략으로 적극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정책연구원 제공

◆G·D·P 북극항로 해륙개방거점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장은 북극항로 시대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구미(G), 대구(D), 포항(P)을 연결한 'G·D·P 북극항로 해륙개방거점' 구상을 제안했다. 해륙개방거점이란 내륙과 해양이 연결된 새로운 경제회랑(Corridor)으로서 국내외에서 개방적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북극항로 진출 거점을 의미한다. 단일 거점 방식이 아닌 복수 거점 체제로 북극 진출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원장의 전략은 세 도시 간 기능적 역할 분담에 초점을 맞춘다. 구미는 첨단 전자산업과 디지털 전환 역량을 보유한 내륙 제조기지다. 대구는 전국 주요 도시와의 교통 거리에서 중심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로, 물류 집결지이자 새로운 광역 교통망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 포항은 철강산업과 연계된 국제항만 도시로서 북극항로와 직결되는 거점 항만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포항 영일만항은 북극항로에 적합한 중소형 선박(5천 TEU 미만) 운용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고, 포스코 등 대형 수요처와의 연계성도 강점이다. 포항이 확보한 북극 자원을 대구와 구미를 거쳐 가공·분배하는 구조가 형성되면, G·D·P 지역 전체가 새로운 글로벌 공급망의 출발점이자 집결지로 재편될 수 있다.

박 원장은 이 전략이 단순히 지역 개발 수준에 그치지 않고 국가 전략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 원장은 "G·D·P 메가시티는 이미 대구경북 전체 GRDP의 약 65%, 인구의 약 67%를 차지할 만큼 지역경제의 중심"이라며 "향후 대구와 포항을 잇는 해상·항공 물류의 양축(Two Ports)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북극항로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연결하는 복합 물류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