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트럼프 관세 파고 넘자"…아세안·브릭스·EU 대응 분주

아세안 외교장관들 "우려" 표명
브릭스, 美 달러 대체 화폐 모색
EU "기본관세 10% 유지 총력"

제58차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외교장관회의가 9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막했다. ASEAN에 참석한 각국 외교장관들이 회의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제58차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외교장관회의가 9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막했다. ASEAN에 참석한 각국 외교장관들이 회의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국가별 상호관세안을 통보하면서 국가 연합체들의 대응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미국의 일방적 관세 조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 브릭스(BRCIS)도 회원국간 교역량을 늘리고 미국의 달러 패권에 맞설 대안 화폐를 찾는다. 유럽연합(EU)은 기본관세 10% 유지 협정을 체결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아세안 "일방적 관세 통보 우려"

아세안은 9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행사를 개막해 관세 대응에 대해 집중 논의한다.

이번 행사에는 아세안 10개국 외교장관들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이 참석한다.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관세 부과를 통보한 것과 관련해 함께 우려의 뜻을 나타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한국 등 14개국에 서한을 보내 내달 1일부터 25∼40%의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14개국 중 아세안 회원국이 태국(관세율 36%), 인도네시아(32%), 말레이시아(25%), 캄보디아(36%), 라오스(40%), 미얀마(40%) 등 6개국에 이른다.

◆브릭스, 美 달러 대체 화폐 모색

중국과 러시아가 이끄는 비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CIS)도 미국의 관세전쟁에 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7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브릭스의 반미정책에 동조하는 나라는 누구라도 10% 추가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하자 브릭스 회원국들은 공동성명을 내고 반기를 들었다. 중국 외무부는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다"고 했다. 크렘린궁은 "브릭스는 제3국의 지휘를 반은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브릭스는 미국의 달러 패권에 맞설 대안도 물색하고 있다. 회원국 간 무역에서는 달러가 아닌 각국의 통화를 활용하는 방안, 특히 미국의 전략적 경쟁국인 중국의 위안화를 국제화하는 방안으로 관측된다.

브라질과 인도도 미국의 관세 부과 위협 속에 경제협력을 강화한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8일(현지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 교역량을 현재의 3배 수준으로 늘리기로 뜻을 모았다.

◆EU "기본관세 10% 유지 총력"

유럽연합(EU)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EU는 9일(현지시간)까지 관세에 대한 원칙적 합의를 목표로 미국과 협상 중이다. AFP·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스테판 더케이르스마커르 EU 집행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통화에서 "좋은 의견을 나눴다"며 "모든 수준에서 합의를 이루기 위해 작업 중"이라고 전했다. 올로프 길 무역담당 대변인은 "수요일(9일)까지 최소한의 원칙적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U는 내달 1일로 연장된 관세 유예기간 이후에도 최종 협상 타결 때까지 기본관세 10%를 유지하는 내용의 예비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항공기와 항공기 부품, 와인, 주류 등 핵심 품목에 대해 10% 기본관세 면제를 요구하고,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25%), 철강·알루미늄(50%)에 부과된 품목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예외 조치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