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서구의회, 시에 도시철도 순환선 노선 변경 건의문 전달…일각선 '뒷북' 지적

서구의회, 일부 구간 변경 요구 "서대구로·북비산로 지나야"
대구시 철도시설과·대구시의회 방문해 건의문 전달
'ㄷ자' 노선 주장에 현실성·경제성 의문 제기…4㎞ 구간 4번 선회
"의견 수렴 기간 지나 '뒷북'" 지역사회 비판도

9일 대구시의회를 찾은 서구의원들이 이재화 대구시의회 부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구 서구의회 제공
9일 대구시의회를 찾은 서구의원들이 이재화 대구시의회 부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구 서구의회 제공

대구시의 도시철도 순환선(5호선) 구상에 서구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서구의회에서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제출했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의회 주장의 현실성이 떨어지는 데다 시의 공식 의견 수렴 기간을 한참 지나 나왔다는 점을 들어 '뒷북' 비판이 제기된다.

서구의회는 9일 오후 대구시의회와 대구시 철도시설과를 직접 방문해 순환선 노선 일부구간 변경이 담긴 건의문을 전달했다. 건의문에는 서구의원 전원(10명)의 서명이 포함됐다.

이들 요구는 만평역에서 공단역·서대구역으로 향하는 순환선 노선 일부 구간을 주거밀집지역인 서대구로·북비산로를 통과하도록 수정해 달라는 것이다.

서구의회는 건의문에서 "그동안 서구를 관통하는 철도망이 전혀 없었기에, 이번 순환선 노선안에서는 분명 서구의 중심도로인 서대구로와 북비산로를 통과하는 노선이 확보돼야 했다"며 "하지만 지난달 26일 발표된 노선에는 3.8㎞의 서대구로 중 1.4㎞만 포함됐고, 북비산로는 들어가 있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구의원들은 이날 대구시의회에서 서구를 지역구로 둔 이재화 부의장, 김대현 시의원 등을 만나 시의회 차원에서도 노선 변경 필요성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후 대구시청 산격청사로 이동한 서구의원들은 철도시설과를 방문해 핵심 건의사항과 근거를 설명했다.

서구의회 요구에 일각에서는 건의 내용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짧은 거리를 지나치게 돌아가 현실성, 경제성 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의회의 주장을 반영할 경우 순환선 노선은 만평네거리에서 서대구로·북비산로를 거쳐 서대구역에 닿게 된다. 이 경우 순환선 노선은 'ㄷ'자 모양으로 형성돼 약 4㎞ 구간을 지나는 동안 4번이나 급격히 방향을 꺾게 된다. 문제는 선회 구간이 늘어나면 공사 비용 증가를 피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우용한 경일대 철도운전시스템학부 교수는 "편성 당 객차 수가 늘면 회전반경도 커진다. 보통 회전반경이 커지면 공사비가 올라간다"며 "다만 당장 순환선의 객차 수를 결정하거나 가늠해볼 수는 없어, 공사비용이 얼마나 늘어날지 예상하기는 어렵다. 서구의회가 주장하는 노선이 기술적으로는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서구의회의 건의문 제출 시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의회가 의견이 효과적으로 반영되기를 원했다면 시의 '공식 의견 수렴 기간' 내에 건의문을 제출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시는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닷새 간 노선에 관한 주민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평리5동의 한 주민은 "의견을 낼 생각이었다면 처음부터 빠르게 움직였어야 했다. 의견 수렴 기한을 넘겨서 건의문을 내면, 시가 받아주지 않아도 할 말이 없는 것 아니냐"며 "주민 불만이 쌓이자 뒤늦게 눈치 보며 '뒷북'이라도 치는 척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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