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월 최대전력 87.8GW 역대 최고…'원전+전력 효율'이 답이다

전력 수급 안정화 대책 있나
"최대전력 증가 추세… 여름 증가율이 겨울보다 높아"
최대 에너지원은 원자력, 작년 처음 석탄 비중 역전
오픈 AI 검색 1건당 전력량 구글 검색 9.7배 전기 사용
데이터센터 늘며 수급 비상

계속되는 폭염으로 최대 전력 수요가 한여름 수준으로 치솟는 가운데 9일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건물 전광판에 이날 전력 수요 현황이 표시되고 있다. 전력거래소의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일 국내 전력시장 최대전력은 95.7GW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계속되는 폭염으로 최대 전력 수요가 한여름 수준으로 치솟는 가운데 9일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건물 전광판에 이날 전력 수요 현황이 표시되고 있다. 전력거래소의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일 국내 전력시장 최대전력은 95.7GW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여름철 기온 상승에 냉방기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전력 수요가 치솟고 있다. 인공지능(AI) 대중화와 함께 AI 데이터센터 수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전력 사용량은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전문가 사이에선 원자력 발전소(원전)와 '전력 효율화' 등으로 전력 수급을 안정화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7월 전력 사용량 역대 최고 경신

올해 7월 전력 사용량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10일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으로 이번 달 평균 최대전력은 87.8GW(기가와트)를 기록했다. 해당 통계로 확인할 수 있는 2001년 이후 7월 평균 최대전력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직전 최대치인 2022년 7월(82.0GW)도 가뿐히 넘어섰다. 올해 월평균 최대전력은 지난 2월 77.5GW에서 5월 64.9GW까지 하락했다가 여름철로 접어든 6월 71.6GW로 오르며 상승 전환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7월 전력 사용량은 전반적인 상승 추세를 보였다. 한국전력통계를 보면 지난해 7월 대구경북 판매전력량은 5천83GWh(기가와트시)로 집계됐다. 대구가 1천484GWh였고, 경북이 3천598GWh다. 5년 전인 2019년 7월(4천961GWh)과 비교하면 지역 판매전력량은 2.5% 늘었다.

7월 전력 사용량 증가세는 연간 전력 사용량보다 가파르다. 지역의 연간 판매전력량은 지난 2019년 5만9천580GWh에서 지난해 6만479GWh로 1.5%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는 5.6% 올라섰다. 전국의 연간 판매전력량은 2019년 52만498GWh에서 지난해 54만9천820GWh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기온 상승, AI 사용 급증

이 같은 전력 사용량 상승세는 여름철 기온 변화와 연관이 크다. 전력당국은 여름철과 겨울철 최대전력이 모두 증가 추세에 있는 가운데 최근 10년 동안은 여름철 증가율(평균 2.8%)이 겨울철(1.8%)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3년까지 최근 8년간 연중 최대전력은 여름에 5회, 겨울에 3회 발생했다. 앞서 2009~2015년 7년간은 모두 겨울에 연중 최대전력을 기록했다.

2016년 이후로 연중 최대전력이 주로 여름에 발생하는 것으로 추세가 바뀐 것이다. 전력당국은 시스템 난방 보급과 함께 겨울에 연중 최대전력을 기록해 왔으나 2016년 이후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면서 연중 최대전력 발생 시기가 여름철로 이동한 것으로 봤다.

AI 사용 급증도 전력 사용량을 높이는 요인이다. 미국의 오픈 AI 검색 1건당 전력 사용량은 일반 구글 검색의 9.7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AI 데이터센터 수는 통신업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이다.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오는 2028년 6.1GW 수준으로 연평균 1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전은 필수…전력 공급 효율화해야

전력 사용량 증가와 함께 발전량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전력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전량은 59만5천568GWh로 5년 전(56만3천40GWh)보다 5.8% 증가했다. 국내 최대 에너지원은 원자력이다. 지난해 원자력 발전량은 18만8천754GWh로 전체 발전량 중 31.7%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석탄 비중(28.1%)을 역전했다. 액화천연가스(LNG) 비중은 석탄과 같은 28.1%로 늘었고, 신재생에너지(10.5%)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전력 수급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원전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면서 전력 효율화 수단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세경 경북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지금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안정적인 전력원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인 원전 운영이 필요하다"면서 "에너지 저장장치(ESS),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등과 같이 전력을 효율적으로 운영, 제어할 기술을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발전시설을 짓는 것보다 전력 사용·공급을 효율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수요처는 대부분 수도권에 있는데 공급처는 해안가 지역 등에 있다 보니 송전선로 제약으로 인해 전력을 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에너지 저장장치를 활용하면 이런 제약을 해소하고 전력 공급을 효율화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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