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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윤정훈] 학령인구 감소 시대, 학교는 더 불균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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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사회부 기자

사회부 윤정훈 기자
사회부 윤정훈 기자

학령인구 감소는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전국적으로 초등학생 수는 줄어들고 있고, 대구 역시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느끼는 현실은 단순한 '감소'가 아니다. 학생 수는 줄고 있지만 학교 간 격차는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최근 대구 초등학교 신입생 수를 보면 같은 구 안에서도 학교별 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어떤 학교는 신입생이 200명을 넘는 반면, 몇 킬로미터 떨어진 옆 학교는 신입생이 한 자릿수에 그치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등장한 새로운 풍경은 '학교 간 양극화'다.

학교 간 격차의 가장 큰 배경은 주거 환경 변화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 개발이 학교 규모를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 인근 학교는 순식간에 과밀해진다. 전교생 수가 몇 년 새 급증하고, 교실 증설이나 임시 교실 설치 같은 대응도 뒤따른다. 하지만 오래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다.

아파트 입주가 마무리되고 몇 년이 지나면 상황은 또 달라진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구가 줄어들면서 학생 수는 다시 감소한다. 한때 과밀학교였던 곳이 몇 년 만에 학생 수 감소를 우려하기도 한다. 도시 개발 주기와 학령인구 구조가 맞물리면서 학교 규모가 오락가락하는 것이다.

급격한 학교 규모 변화는 교육 환경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학생이 지나치게 많은 학교에서는 과밀학급 문제가 발생한다. 한 교실에 학생이 몰리면 교사가 학생 개개인에게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기 어렵다. 학습 지도뿐 아니라 생활지도와 정서적 지원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또한 교실 공간이 부족해 특별실을 일반 교실로 전환하는 등 교육 여건이 악화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우리에게는 익숙했던 미술실과 음악실 같은 공간이 과밀학교 학생들에게는 '드라마 속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지역의 한 과밀학교에서는 음악실이 없어 복도에서 음악 수업을 진행한다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까지 들린다.

반대로 학생 수가 지나치게 적은 학교도 고민이 많다. 학생 수가 줄면 학급 편성 자체가 어려워지고, 다양한 교과 활동이나 동아리 운영에도 제약이 생긴다. 또래 집단이 작다 보니 친구 관계 형성에도 한계가 생길 수 있다. 교육 프로그램이나 방과후 활동 선택지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결국 과밀학교와 소규모 학교는 서로 다른 문제를 안고 있지만 공통점이 있다. 어느 쪽도 학생에게 이상적인 교육 환경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앞으로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학령인구 감소가 계속되는 가운데 주거 개발은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도시 개발과 학군 구조가 따로 움직이면 학교 간 학생 수 격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교육 정책 역시 변화에 맞춰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단순히 학교를 통폐합하거나 교실을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도시 개발 계획과 학교 배치, 학군 조정이 보다 긴밀하게 연계돼야 한다. 학생 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탄력적 학급 운영과 교육 인력 배치도 고민해야 할 과제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시대일수록 교육 환경은 더 세심히 설계돼야 한다. 학교 규모의 양극화는 단순한 숫자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학습과 관계, 성장 경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학령인구 감소 시대의 교육 과제는 학생 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줄어든 학생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배우도록 만드는 데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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