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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농업·농촌에서 희망을 찾다] <13>아열대 농업으로 미래 소득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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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교 청년농부 "고품질 애플망고 브랜드 만들 것"
유진희 청년농부 "국내 최고 아열대체험농장으로 성장시킬 것"

김영교 씨가 생산한 애플망고. 본인 제공
김영교 씨가 생산한 애플망고. 본인 제공
유진희 씨가 생산한 백향과. 본인 제공
유진희 씨가 생산한 백향과. 본인 제공

한반도 평균기온은 최근 10년 동안 0.2℃상승했고 2050년 대에는 전국토의 55.9%가 아열대 기후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런 변화는 기존 원예 작물 재배지의 변동을 가져오는 동시에 새로운 소득 작목으로서 아열대 작물 재배 기회도 열어주고 있다.

김영교(34) 씨와 유진희(44) 씨는 이런 아열대 작물 가능성에 일찌감치 눈 뜬 청년농업인들이다. 김 씨는 애플망고, 유 씨는 백향·파인애플·망고를 각각 재배하며 아열대 농업을 선도하고 있다. 농장은 둘 다 포항시 북구 기계면에 있다.

김영교 씨가 시설하우스 안에서 자신이 생산한 열대과일 애플망고를 소개하고 있다. 본인 제공
김영교 씨가 시설하우스 안에서 자신이 생산한 열대과일 애플망고를 소개하고 있다. 본인 제공

〈김영교 청년농부〉

김영교 씨는 2천479㎡ 시설 규모로 애플망고 농사를 짓고 있다. 농장 이름은 자신의 이름을 딴 '영교농장'이다. 여기에 사과(6천612㎡), 태추단감(6천612㎡), 복숭아 및 살구(2천645㎡), 벼(9만9천174㎡), 콩(6천612㎡) 농사도 겸하고 있다. 현재 1차 생산만 하고 있다.

◆식자재 유통 경험 쌓고 농업 시작

어린시절부터 부모님이 농사 짓는 걸 보고 자랐다. 주말에 간혹 농기계 트랙터를 타곤 했는데 그게 그렇게 재미있었다. 농업에 대한 관심은 그때 생긴 것 같다. 자연스레 군 전역 후 농업을 선택하려 했지만 부모님이 안 된다며 만류했다. 도시에서 사회생활을 하며 다른 직업도 경험하고 오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식자재마트 유통 분야 일을 2년 정도 하며 과일과 채소 판매 방식, 마진 남기는 법 등을 배웠다.

이렇게 차근차근 준비한 끝에 2021년 청년창업농에 선정됐다. 그때부터 농부로서의 길을 걸어오고 있는 그는 현재 여러 작물을 재배하고 있는데 가장 애착이 가는 건 애플망고다. 애플망고와의 인연은 딸기 농사를 지으려 주변을 탐색하다 국내에서도 애플망고가 재배된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시작됐다. 곧바로 안동의 한 생산농가를 방문해 먹어보니 맛도 있었고 앞으로 시장성도 있겠단 확신이 들었다. 이후 2022년 '유망 아열대 과수(애플망고) 재배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나갈 수 있었다.

김영교 씨가 재배하는 애플망고. 아직 완전히 익지 않은 상태다. 본인 제공
김영교 씨가 재배하는 애플망고. 아직 완전히 익지 않은 상태다. 본인 제공

◆데이터 기반 친환경 재배..가공품 개발 고민 중

시범사업으로 애플망고 재배를 하게 되니 경북농업기술원의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좋았다. 하우스에 온도, 습도, 햇빛 등을 측정하는 기계를 설치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에 기반해 현장 적용하는 방식이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

경북아열대연구회도 큰 힘이 됐다. 회원들과 정보 교류도 하고 다양한 교육도 받으며 관련 지식을 높여나갈 수 있었다. 제주도의 한 애플망고 농장 대표도 고마운 분이다. 혼자 이 곳을 견학한 것을 계기로 친분을 쌓았고 이후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 조언을 구하는 사이가 됐다.

현재 그는 애플망고를 토경 재배 방식으로 키우고 비료도 화학비료가 아닌 친환경 자재비료를 사용한다. 수확도 열매가 완전히 익어 저절로 낙과할 때 하고 있다. 판매는 주문자에게 우체국 택배로 전달하는데 그러면 다음날 바로 소비자가 받아볼 수 있어 최상의 신선도와 당도, 향, 맛이 보장된다. 명절이면 선물로도 많이 팔리고, 단체 구매도 매년 조금씩 늘고 있다.

최근에는 보관기관을 늘릴 수 있는 가공품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한 번은 '애플망고를 갈아서 냉동 보관한 뒤 몇 달 뒤 먹으면 맛의 변화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래서 실제 실험해봤더니 맛이 꽤 괜찮았다. 주변의 평가도 긍정적이라 가공품 형태로 개발해 판매할까 생각 중이다. 하지만 가공을 위해서는 여러 조건들이 필요해 고민이 좀더 필요한 상황이다.

김영교 씨가 애플망고나무에 꽃 매달기 및 꽃 털기 작업을 하고 있다. 본인 제공
김영교 씨가 애플망고나무에 꽃 매달기 및 꽃 털기 작업을 하고 있다. 본인 제공

◆고품질 애플망고 브랜드 만들고파

그는 매일 아침 해가 뜨면 애플망고 하우스로 달려가 온도 등을 체크한 뒤 보온커튼을 열고 계폐를 설정한다. 이 일이 고되기는 해도 참 즐겁다. 일반 과일에 비해 단가는 있지만 맛과 향이 좋다며 찾아주는 고객이 많아져 농사짓는 게 신이 난다.

앞으로의 계획은 고품질 애플망고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아직 아열대작물에 대한 소비가 한정적이라 걱정되는 부분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전망이 높다고 본다.

청년농업인 지원책과 관련해선 자신의 경험에 비춰 '지원 기간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청년창업농에 선정돼 3년 간 지원을 받았는데, 회사처럼 매달 월급 형태로 주니 초기에 큰 보탬이 됐다"며 "문제는 처음 농사를 시작한 청년농업인들이 어느 정도 수입이 발생하기까지는 최소 3~5년 정도가 걸린다는 것인데,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어느 정도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토지가 아닌 시설 등에 대한 대출은 받기가 너무 힘들고,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에서 보증을 받았는데도 농협에서 거절되는 경우가 많다"며 농자금 대출의 보완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유진희 씨가 농장에서 재배한 백향과를 한 바구니 들고 서 있다. 본인 제공
유진희 씨가 농장에서 재배한 백향과를 한 바구니 들고 서 있다. 본인 제공

〈유진희 청년농부〉

유진희 씨는 아열대 작물인 백향과(1천653㎡)·애플망고(2천149㎡)·파인애플(331㎡)에 포도(1천91㎡) 농사까지 짓고 있고, 체험교육농장도 운영 중이다. 귀농은 2020년부터 준비했고 이듬해 포항시 청년농업인 정착지원사업에 선정되며 농지 매입 등 기반을 마련해나갔다. 2022년엔 하우스를 시공하고 패션후르츠라 불리는 백향과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농장명은 '과수정원'이다. 과수원에 정을 더한 곳이란 뜻으로, 사람들이 와서 쉬고 회복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유진희 씨가 남편 정성령 씨와 함께 포항의 한 프리마켓에 참여해 백향과로 만든 에이드 등을 선보이고 있다. 본인 제공
유진희 씨가 남편 정성령 씨와 함께 포항의 한 프리마켓에 참여해 백향과로 만든 에이드 등을 선보이고 있다. 본인 제공

◆농업의 치유 가능성 보고 귀농

평생교육학을 전공한 유 씨는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전국을 다니며 강의를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쌓인 스트레스와 마음의 상처로 번아웃(소진 상태)을 겪게 됐고 건강도 크게 악화됐다. 그러던 어느 날, 집 앞에 피어 있는 들꽃을 보며 돌봄 없이 홀로 굳건히 핀 그 모습에서 위로를 받게 됐다. 그 순간 '이것이 치유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연과 농업이 사람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그때부터 농업을 단순한 생업이 아닌 치유의 도구로 바라보게 됐고 과감히 그 길로 뛰어드는 결정을 단행했다.

남편 정성령(38) 씨도 '농업이 삶을 다시 세우는 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제2의 인생으로 농업을 선택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며 석·박사 과정을 이어오던 그는 당시 지도교수의 보직 해임 문제로 학업이 불투명해지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그 과정에서 삶의 방향에 대한 깊은 고민과 방황을 겪었다. 그러다 당시 연애 중이던 지금의 아내와 귀농 이야기가 나왔고 농업의 치유 기능에 마음이 쏠렸다. 어릴 때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건강한 먹거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끼고 있었던 터라 주저 없이 방향을 틀 수 있었다. 결혼은 귀농 후 했다.

유진희 씨는 지난해 열린
유진희 씨는 지난해 열린 '제4회 포항농업인 한마음대회' 직판장에서 백향과로 만든 가공품을 판매했다. 본인 제공

◆시행착오 끝 데이터 기반 재배 기준 구축

귀농 후 처음 구매한 땅은 사과밭이었다. 하지만 사과나무는 이미 고목이었고 재배를 위한 장비나 기반도 부족한 상태였다. 무엇보다 기후변화에 대한 고민이 컸다. 앞으로 20년, 30년을 농업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기존 작목으로는 지속 가능성이 낮아 보였다. 점점 아열대 기후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작목이 필요하다고 봤고 그 대안으로 아열대 작물인 백향과와 애플망고, 파인애플을 선택하게 됐다. 특히 백향과는 아열대 과수 중 수확이 가장 빠른 작물로 1년에 2번 수확 가능하고 당뇨환자들도 섭취 가능하다는 점이 좋았다.

하지만 지난 3년 간은 그에게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데이터와 재배 환경 조건에 대한 기준이 없어 수 없는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실패 경험이 쌓이면서 이제야 어떤 조건에서 잘 되는지에 대한 기준이 생기기 시작했고 다시 희망을 보고 있다. 무엇보다 데이터 기반의 농사가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현재는 온도, 습도, 광량과 같은 환경 요소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기록하면서 농장에 맞는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백향과의 경우 무농약 인증을 준비 중이다.

◆농업의 치유 가치 더 많이 전할 것

농촌에서의 삶은 많은 부분의 변화를 불러왔다. 이전의 삶이 끊임없이 성과를 요구 받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자연의 흐름 속에 몸을 맡기는 삶으로 바뀌었다. 수확이 기대에 못 미칠 때면 힘들기도 하지만 작물이 건강하게 자라고 결실을 맺을 때, 그리고 소비자들이 맛있다고 칭찬해 줄 때 너무 보람이 있다. 무엇보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이 안정됐다. 당초 귀농 취지대로 농업이 자신을 치유시켜 준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체험교육농장 운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다른 이들도 이 곳에서 몸과 마음이 회복될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에서다. 현재 여러 아열대 작물들로 정원을 조성해 학령기 학생들에게 교과과정과 연계한 교육활동을 제공하고 있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농업의 치유 가치도 전하고 있다.

목표는 우리나라 최고의 아열대체험농장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지금 보다 더 많은 아열대 작물을 경험할 수 있도록 작물 수를 확대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는 먹거리의 소중함과 농업의 가치, 자연의 순환을 알려주는 공간으로 기억되고 싶다.

유진희 씨가 재배한 아열대 과일 선물 세트. 본인 제공
유진희 씨가 재배한 아열대 과일 선물 세트. 본인 제공

〈경북농업기술원, 경북 특화 맞춤형 기술 개발로 아열대 농업 선도〉

경북은 아열대 작물 재배에 유리한 기후 조건(일조시간, 일교차 등)을 갖추고 있어 최근 몇 년 새 그 재배 면적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특히 새로운 도전과 고소득을 추구하는 청년농업인들에게 아열대 작물은 매력적인 미래 성장 동력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에 경북농업기술원은 청년농업인들이 아열대 농업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연구와 기술 보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망고의 경우 동계 최저 온도를 8℃로 관리해 난방비를 42% 절감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레드향은 수량을 15~28% 높일 수 있는 적정 착과량(16~17과/㎥) 기준을 선발했다. 또 새롭게 진입하는 청년농업인들을 위해 아열대 과수 재배기술 매뉴얼과 함께 경북지역 아열대 채소·과수 재배 가이드 책자를 발간 및 보급하고 있다.

아열대 작물 스마트 재배 기반 구축을 위한 시범사업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아열대작물 상품성 향상 시범사업'과 '유망 아열대작목 재배보급 시범사업' 등이 대표적인데, 생산량과 농가 소득 증대 등 실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기후변화 대응 아열대과수 생산성 향상 연구, 신소득 유망작목 우량묘 생산 기술 개발, AI 예측 플랫폼 개발 등을 추진한다.

이종필 경북농업기술원 아열대연구팀 팀장은 "기후변화는 농업에 닥친 위기일 수 있지만 발상을 전환하면 청년농업인들에겐 고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된다"며 "아열대 농업이 경북 청년농업인을 이끌 든든한 신성장 산업이 될 수 있도록 다각도로 지원하고 기술 개발도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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