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이달 말 부동산 세제(稅制) 개편안을 내놓는다.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거래세 손질 등이 담길 전망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보유세와 거래세의 균형"을 말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집은 사는(Buying) 것이 아니라 사는(Living) 곳"이라는 원칙을 내놨다. 정책은 명분보다 신뢰로 평가받는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시장과 국민 신뢰가 없다면 힘을 잃는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지만 국민들이 집값 상승을 걱정하는 이유다. 한국갤럽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최근 설문 조사에서 '잘못한다'(46%)는 응답이 '잘한다'(26%)를 크게 웃돌았다. 30대의 부정 평가는 56%로 가장 높았고, 향후 1년 안에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전체의 55%, 20·30대는 각각 68%, 69%에 달했다.
정부는 거래세와 보유세를 함께 손질하겠다지만 국민 눈에는 보유세 인상부터 들어온다.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80%로 올릴 경우 주택분 보유세는 8조6천995억원에서 10조658억원으로 15.7% 증가한다. 납세자 1인당 평균 부담도 324만원에서 624만원으로 2배가량 커진다. 과세표준을 조정해 세 부담을 키우면 그게 바로 증세(增稅)다. 거래세 완화는 구체적 그림조차 나오지 않았는데 보유세 인상 논의부터 앞서니 '균형'보다 '증세'라는 인식이 생겨난다. 정부가 균형을 외쳐봐야 시장은 믿지 않는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서울 집값 중심이다. 주택공급이 부족한 서울과 달리 지방은 인구 감소, 산업 위축(萎縮), 거래 부진(不振)이라는 전혀 다른 상황에 놓여 있다. 그런데 정부는 단일 세제와 규제로 서로 다른 시장을 통제하려 한다. 수도권 과열을 겨냥한 세제를 전국에 획일적으로 적용한다고 지역 부동산이 살아날 리 없다. 부동산 정책의 성패는 세율 몇 퍼센트 올리고 내리는 데 있지 않다. 정부가 진정 시장을 안정시키고 싶다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어설픈 정책이 아니라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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