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의 나스닥 상장 첫날 흥행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ADR 상장이 본격적인 주가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증권가 분석에도 재료 소멸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ADR 상장 효과가 시차를 두고 본주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6분 현재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8.44% 급락한 199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현지시각) SK하이닉스는 미국 나스닥에서 총 1779만주를 신규 발행했다. 이는 기존 주식 수의 2.5%로, 발행 총액은 약 265억달러로 원화 기준 40조원 규모다. 조달 자금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청주 첨단 패키징 공장, 극자외선(EUV) 장비 투자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ADR(티커명 SKHY)은 나스닥에서 168.49달러에 거래를 마쳐 공모가(149달러)보다 13.08% 올랐다. 장중 177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종가를 원화로 계산하면 약 252만8000원이다. 같은 날 코스피 SK하이닉스 종가(218만원)보다 약 34만8000원(16%) 높은 수준이다.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투자 수요를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때문에 시장에선 SK하이닉스의 ADR이 한국 본주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했다. 단순 계산으로는 국내 주가가 ADR 가격을 따라잡을 경우 250만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결과로 해석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장의 기대에도 ADR 상장 이후 본주의 주가 흐름은 이에 못 미치는 모습이다. 재료 소멸에 따른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는 가운데 미국 ADR 상장이 기존 주식 매각이 아닌 신주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방식이었던 만큼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일부 외국계 기관을 중심으로 'ADR 매수-국내 본주 공매도' 형태의 차익거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본주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7일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고객들에게 발송한 노트에서 "(상장) 첫날부터 ADS를 매수하고 국내 라인(본주)을 공매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선택"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ADR 상장으로 인한 본주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SK하이닉스의 ADR 구조가 대만 TSMC 사례와 유사한 만큼 시차를 두고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TSMC가 미국 ADR이 먼저 상승한 뒤 시차를 두고 본주가 뒤따라 오르는 흐름이 나타났으며, 당시 ADR 상승분의 약 4분의 3이 본주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14~16%의 ADR 프리미엄을 차감하면 최소 8.4%이고, TSMC 사례의 본주 전이율인 4분의 3을 적용하면 18%"라며 "업황과 관련 없이 ADR 상장 이벤트만으로 본주는 최소 8~18%의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미국 주가의 본주 전이 효과를 좌우하는 건 ADR과 본주의 상호 전환성이라는 분석이다. 두 주식을 오가는 전환이 쉬울수록 미국에서 붙은 프리미엄이 본주에 온전히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기존에는 한국 주식을 직접 매수하기 위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던 투자자들이 ADR 형태로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며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편입 가능성이 열리면 수급 기반이 확대되고 자본비용도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과거 TSMC가 ADR 비중을 상장 당시 2.9%에서 현재 20.5%까지 늘리며 ADR 프리미엄을 조절했다"며 "SK하이닉스도 ADR 프리미엄을 조절하면서 본주와 ADR의 재평가 선순환을 만들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재료 소멸과 증자에 따른 부담이 주가에 먼저 반영되고 있지만 자사주 매입과 소각 가능성도 향후 주가 상승 가능성을 점치는 대목이다. ADR 신주 발행으로 SK스퀘어의 SK하이닉스 지분율이 20.5%에서 20%로 낮아졌다. 공정거래법상 20% 이상 유지 의무가 있어 자사주 매입·소각이 뒤따를 전망이다.
김수현 센터장은 "향후 ADR 추가 발행 시에도 자사주 소각을 병행해야 해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NAV) 할인율 개선도 동시에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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