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 보는 고사성어]<14>전광석화(電光石火), "번개 불빛이나 부싯돌 불이 번쩍거리는 것"처럼
"미군 전광석화 작전에…. 개혁 법안은 '전광석화' 처리. 특검법은 전광석화…국회 탓하는 이 대통령의 역설" 등 전광석화라는 말이 뉴스에 자주 등장한다. 전광석화(電光石火)는, 〈번개 전, 빛 광, 부싯돌 석, 불 화〉로 "번개 불빛이나 부싯돌 불이 번쩍거리는 것"처럼 매우 짧은 시간에 재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비유한 고사성어이다. 좋든 나쁘든 '눈 깜짝할 사이, 번개같이, 긴급히, 속전속결'을 뜻한다. 이 말의 유행은 "번갯불에 콩 구워서 먹듯" 느긋함을 잃고 기습적으로 무언가를 처리해야 할 특수 상황 발생을 웅변한다. 특히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체질에는 전광석화가 제격인가. 지난해 강준만의 칼럼 "'전광석화' 좋아하면 골병든다"(2025.09.22.)는 정곡을 찌른다. "최근 정치권에 전광석화라는 사자성어가 유행이다…가장 많이 입에 올리는 정치인은 단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청래다.그는 추석 때 고향 갈 때 뉴스에 검찰청 폐지 소식이 들릴 수 있도록…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3개월 안에 해치우겠다"고 했다. 정치를 전쟁처럼 여기면서 속전속결을 부르짖은 건 군사독재정권인데, 어찌하여 군사독재정권을 증오하던 운동권 출신의 정청래가 속전속결보다 훨씬 빠른 전광석화를 찬양하는가? 싸우면서 닮아간 건가? 아니면 속전속결과 전광석화는 시대와 정권을 초월한 한국인 특유의 DNA인가." 전광석화의 유래를 보통 북송의 『경덕전등록』(1004)에 "석화전광(石火電光: 전광석화와 같이), 이경진겁(已經塵劫: 이미 영겁의 시간이 지나갔다"에서 찾는다. 그런데 '전광석화'가 아닌 '석화전광'이다. 이보다 더 거슬러 올라 전광석화의 원형을 전한(前漢)의 『회남자』에서 찾기도 한다. 하지만 '뇌전(雷電)'은 보여도 '전광, 석화'는 보이지 않는다. 그 뒤 1125년 원오극근의 『벽암록』에 "여격석화사섬전광"(如擊石火似閃電光: 부싯돌 불이 번쩍거리는 것 같고, 번개 불빛이 번뜩이는 것 같다)처럼 '석화전광'이 보인다. 이같이 중국에서는 - 우리나라와 일본처럼 - '전광석화'가 애용되지 않았다. '전광석화'는, 고려 후기 1243년 간행의 『선문염송집』, 그리고 1248년 간행의 『남명천화상송증도가사실』에서다. 이후 유교 쪽에선 1626년 간행된 목은 이색의 『목은시고』권30에 보인다: "천지유유기차신(天地悠悠寄此身: 천지의 유구함에 이 몸 맡기니), 전광석화역준순(電光石火亦逡巡: 전광석화라도 또한 머뭇거리는 순간이라네)" 이어서 윤근수의 『월정집』 등에 보인다. 근대기엔 안중근의 이등방문 피격 건에서, "한 청년이…전광석화의 속력으로 「브라우닝」식 단총 5,6발을 발사하였다"와 같은 긴박한 문맥에 등장한다. 우리나라 근현대기의 언론 잡지 등에도 전광석화는 수도 없이 보인다. 불교 전통이 강한 일본에서도 근대기는 물론 현대에도 자주 전광석화라는 말이 보인다. 1930년대에는 "전광석화의 행동을 칭찬하고 있다(電光石火的行動ヲ賞讚シテ居ル)"라는 등등 군사 행동의 문맥에서 사용된다. 최근의 뉴스에서도 "미국의, 전광석화의 베네수엘라 침공에서(アメリカの、電光石火のベネズエラ侵攻から…)"처럼 등장한다. 심지어 '전광석화'라는 간판을 단 가게도 있다. 전광석화라는 말에는, 인생의 무상함이나 번개 같은 깨달음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으나 '느긋함, 느림, 머뭇거림'을 거부하는 속전속결의 군대문화가 어른거린다. 씁쓸한 시대다.
2026-04-02 12:30:00
◆〈strong〉가로 풀이〈/strong〉 1. ○○○도: 탐욕스럽고 포학하기가 이를 데 없음. 3. ○○○득: 한 가지 일을 하여 두 가지 이익을 얻음. =일거이득. ↔일거양실. 5. ○○막추: 궁지에 몰린 도적을 더 이상 쫓지 말라.=궁구물박.궁구물추. 7. ○○공배: 들인 노력은 적고, 얻은 성과는 큼. ↔사배공소. 8. ○○봉황: 나비가 교미하면 그 가루를 잃고, 벌이 교미하면 그 누런빛이 스러짐. 10. ○○○육: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실제로는 개고기를 판다. 12. 기산○○: 굳은 신념이나 절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13. ○○일우: 외진 곳의 한구석에 외따로 있음. 14. 불순○○: 사상이나 이념이 그 조직 안의 것과 달라서 비판적으로 지적되는 사람. 15. 반면○○: 사람이나 사물 따위의 부정적인 면에서 깨달음이나 가르침을 주는 대상. 16. ○○○견: 전혀 돌보아 주지 아니함. 18. ○○숙녀: 말과 행동이 품위가 있으며, 얌전하고 정숙한 여자. 20. ○○세월: 구차하게 근근이 세월을 보냄. 21. ○○부진: 매우 더디어서 일 따위가 잘 진척되지 아니함. 23. ○○○공: 색은 곧 공일 뿐이다. "눈에 보이는 모든 물질적 현상은 본질적으로 비어 있다"는 뜻 24. 산○○○: 사방으로 흩어짐. =산지사방. ◆〈strong〉세로 풀이〈/strong〉 1. ○○○접: '꽃을 찾아다니는 벌과 나비'라는 뜻으로,사랑하는 여색을 좋아하며 노니는 사람. 2. ○○무진: 끝이 없고 다함이 없다. 3. 십시○○: 여러 사람이 조금씩 힘을 합하면 한 사람을 구제하기 쉬움. 4. ○○○○: 따듯하고 좋은 봄철을 이르는 말. 6. ○○○장: 아홉 번 꼬부라진 양의 창자라는 뜻으로 꼬불꼬불하고 험한 산길. =구절양장 7. 미○○○: 아름다운 말로 듣기 좋게 꾸민 말과 글귀. 9. ○○○창: 여자가 거처하면서 아름답게 꾸민 방. 11. ○○○사: 주량이 매우 세거나 술을 매우 잘 마심을 이르는 말. 12. ○○○수: 슬기로운 사람은 흐르는 물처럼 사리에 막힘이 없음. 15. ○○○○: 아첨하는 말과 알랑거리는 태도. 16. ○○○분: 전생에서 맺은 연분.=천생연분. 17. ○○○계: 우선 당장 편한 것만을 택하는 꾀나 방법. =목전지계. 19. ○○○○: 몹시 가난하고 천할 때에 고생을 함께하며 겪어온 아내. 20. 실사○○: 사실에 토대를 두어 진리를 탐구하는 일. 22. ○○하천: 더할 수 없이 낮고 천함. ◆12회 정답 〈응모요령〉 ▶낱말맞히기 정답 공모(이름·휴대폰 번호·주소를 반드시 기재) ①우편엽서 ②이메일: mincho@imaeil.com ▶당첨자는 지면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 ▶보내실 곳: 대구시 중구 서성로 20 매일신문 주간본부(우편번호 41933) ▶당첨자는 본지 지면 발표
2026-04-02 11:30:00
대구 달서구, 제31회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 '사회적경제 대상' 수상
대구 달서구(구청장 이태훈)는 지난 31일 (사)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주관한 '제31회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에서 기관 부문 '사회적경제 대상'을 수상했다.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은 행정서비스 혁신과 주민 삶의 질 향상, 지역발전에 기여한 지방자치단체와 기관장을 선정하는 것으로, 민간이 실시하는 지방자치단체 평가 가운데 높은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기관 부문 '사회적경제 대상'은 사회적경제 모델 발굴과 컨설팅, 기술개발 및 홍보, 판로 확대 등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기관에 수여된다. 달서구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전략 수립과 지역 맞춤형 아이디어 발굴, 지역주도 혁신모델 육성 등 체계적인 정책 추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205억 원 규모의 지역 최초 사회적경제지원센터 건립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한 점이 주요 성과로 인정됐다. 아울러 ▷ 고용노동부 주관 사회적기업 육성 우수 자치단체 3년 연속 선정 ▷사회적경제 정책평가 우수상 수상 ▷사회적기업 육성 예산 확대 ▷공공기관 협업을 통한 지역문제 해결 등 다양한 성과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1,300여 공직자가 함께 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사회적 가치 실현에 힘써온 결과"라며 "앞으로도 포용적 혁신과 구민 중심 행정을 통해 지역의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한 미래도시 달서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2026-04-01 13:37:46
성달표 (주)현대통상 회장은 지난 3월3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3회 상공의날 기념식에서 상공업 진흥을 통한 국가산업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성달표 회장은 경산시 체육회장, 대구시양궁협회장을 역임하고,현재 사단법인 금오회 회장, 대구경영자회 회장, 대구경제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인재육성장학금, 불우이웃돕기성금, 체육진흥기금 등 여러 단체에서 꾸준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26-04-01 13:24:47
도서관의 가치를 되새기는 도서관주간이 돌아왔다. 새마을문고는 도서관주간을 4월 12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운영한다. 대구 9개 구·군마다 작은도서관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질 것이다. 한국도서관의 아버지 고(故) 간송 엄대섭 선생의 정신을 이어받은 새마을문고는 '대구 책의 날' 행사로 그 뜻을 되새기고 있다. 6·25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책 읽는 국민만이 일어설 수 있다"며 사재를 털었던 선생의 신념은 대구가 오래전부터 품어온 '함께하는 교육'의 유전자와 일맥상통하고 있다. 대구 도서관의 역사는 오래됐다. 조선시대 영남 행정의 중심이었던 경상감영에는 인재 양성의 산실인 낙육재가 있었다. 관립 교육기관이자 도서관이었던 이곳은 지식의 공공성을 상징한다. 또한 남평문씨 세거지의 인흥서원 내 인수문고는 만권당이라 불리는 영남 유림의 학술 거점이었다. 근대 시대 올곧은 지성을 길러온 곳은 우현서루였다. 1904년 소남 이일우 선생이 설립한 이곳은 방대한 책을 갖추고 전국의 청년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신학문을 가르쳤다. 단순한 서고를 넘어 국채보상운동, 항일운동 등 구국의 지사들을 길러낸 민족교육의 보루였다. 이러한 대구의 도서관 정신은 훗날 도서관의 아버지 엄대섭 선생의 마을문고 운동과 맞닿아 있다.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의 날'은 4월 23일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작가 셰익스피어와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의 기일을 기념해서 제정되었다. 새마을문고는 매년 4월 25일을 '대구 책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이날은 우현서루의 정신을 먹고 자란 대구 출신 시인 이상화와 소설가 현진건이 1943년 같은 날 서거한 지 83주기가 되는 날이다. 대구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친구인 두 사람은 문학적으로도 큰 업적을 남겼고 독립운동에 투신하여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두 거장의 삶의 궤적은 예사롭지가 않다. 올해 2026년 기념행사는 '시인 이상화와 소설가 현진건을 추억하다'를 주제로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에서 펼쳐진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시 낭송과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은 '빼앗긴 들'에 찾아온 진정한 봄을 노래하고, 근대 문학의 생명력을 오늘에 되살릴 것이다. 새마을문고 대구시지부는 이번 행사를 통해 대구의 유구한 도서관 역사와 문학 자산을 시민의 삶 속으로 깊숙이 끌어들이고자 한다.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보관하는 곳이 아니라 낙육재에서 우현서루, 인수문고를 거쳐 다시 새마을문고로 이어져 온 우리 공동체의 심장이기 때문이다. '책 읽는 도시 대구' '아이들과 함께하는 문화공동체'를 지향하는 새마을문고는 마을마다 작은도서관을 운영한다. 국채보상운동 나라사랑 대구정신 이어가기, 아이들과 함께하는 글 그림대회, 아이들과 함께하는 새마을운동 북토크, 아프리카 우간다 새마을도서관 운영 지원 등 다양한 교육문화예술활동을 통해 시민들과 함께하고 있다. 9개 구·군의 새마을문고 지도자들은 작은도서관에서 시민들과 아이들을 돌보며 함께 꿈을 키우고 있다. 올해 군위군 새마을문고에서는 220개 마을마다 서가 설비를 새로 하고 책을 통해 주민의 문화적인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새마을작은도서관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도서관주간을 맞아 두 손에 책을 받치고 책장을 넘기며 아이들에게 편지를 써 보내는 귀한 시간을 함께 만들어 보길 권한다. 새마을작은도서관은 문화의 실핏줄이다. 함께할 시민들에게 문호를 활짝 열어 본다.
2026-03-31 13:45:50
2026-03-31 11:00:33
대구달성경찰서,기초질서 준수 및 범죄예방을 위한 합동 캠페인
대구달성경찰서(서장 안문기)는 지난 28일 벚꽃축제가 열리는 송해공원 행사장 일대에서 생활안전협의회와 함께 '기초질서 준수 및 범죄예방을 위한 합동 캠페인'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최진기 옥포파출소장은 "벚꽃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즐길 수 있도록 안전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6-03-30 17:28:33
사)한국산림보호협회 중앙회 (회장 허태조)는 지난 27일 팔공산 갓바위 등산로 입구에서 김태운 대구 동구부구청장, 신춘섭 동부소방서장, 의용소방대, 설정욱 팔공산국립공원소장, 시민단체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등산객을 상대로 봄철 산불조심 캠페인을 실시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등산객을 대상으로 산불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고, 산불 발생 위험이 높은 봄철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며 홍보 활동을 펼쳤다.
2026-03-30 13:41:55
㈜해동기술개발공사, 창립 30주년 맞아 일본 후쿠오카 해외 워크샵 개최
대구·경북을 기반으로 수많은 공공 및 민간 프로젝트의 토목 분야 종합설계 및 감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지역 건설 산업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 해동기술개발공사(대표 구용호)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전 임직원 약 104명이 참여한 해외 워크샵을 일본 후쿠오카 일원에서 3월25일부터 2박 3일간 개최했다. 이번 워크샵은 급변하는 건설·엔지니어링 시장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 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한 전략적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특히 도시재생과 조경 분야에서 아시아 선도 도시로 평가받는 후쿠오카를 방문해 ▷노후 도심 재생 ▷복합개발 ▷수변 및 녹지 활용 ▷민관협력 모델 ▷인간 중심 도시공간 조성 등 선진 사례를 직접 조사·분석하며 실무 중심의 인사이트를 도출했다. 이를 통해 임직원들은 글로벌 도시재생 트렌드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국내 사업에 적용 가능한 설계 전략과 계획 기법을 구체화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사람 중심의 조경계획과 공공 공간 디자인, 도시 녹지 네트워크 구축 사례를 벤치마킹함으로써 설계·감리 품질 고도화와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 확보의 기반을 마련했다. 아울러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조직 내 신뢰와 유대를 강화하고, 회사의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조직 결속력과 소속감을 한층 높였다. 구용호 대표는 "이번 워크샵은 도시재생 및 조경 분야 선진 사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실무역량과 기술 고도화를 이루고,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한 기획·제안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며 "창립 30주년을 계기로 조직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3-30 13:35:45
[뉴스로 보는 고사성어]<14>전광석화(電光石火), "번개 불빛이나 부싯돌 불이 번쩍거리는 것"처럼
"미군 전광석화 작전에…. 개혁 법안은 '전광석화' 처리. 특검법은 전광석화…국회 탓하는 이 대통령의 역설" 등 전광석화라는 말이 뉴스에 자주 등장한다. 전광석화(電光石火)는, 〈번개 전, 빛 광, 부싯돌 석, 불 화〉로 "번개 불빛이나 부싯돌 불이 번쩍거리는 것"처럼 매우 짧은 시간에 재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비유한 고사성어이다. 좋든 나쁘든 '눈 깜짝할 사이, 번개같이, 긴급히, 속전속결'을 뜻한다. 이 말의 유행은 "번갯불에 콩 구워서 먹듯" 느긋함을 잃고 기습적으로 무언가를 처리해야 할 특수 상황 발생을 웅변한다. 특히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체질에는 전광석화가 제격인가. 지난해 강준만의 칼럼 "'전광석화' 좋아하면 골병든다"(2025.09.22.)는 정곡을 찌른다. "최근 정치권에 전광석화라는 사자성어가 유행이다…가장 많이 입에 올리는 정치인은 단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청래다.그는 추석 때 고향 갈 때 뉴스에 검찰청 폐지 소식이 들릴 수 있도록…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3개월 안에 해치우겠다"고 했다. 정치를 전쟁처럼 여기면서 속전속결을 부르짖은 건 군사독재정권인데, 어찌하여 군사독재정권을 증오하던 운동권 출신의 정청래가 속전속결보다 훨씬 빠른 전광석화를 찬양하는가? 싸우면서 닮아간 건가? 아니면 속전속결과 전광석화는 시대와 정권을 초월한 한국인 특유의 DNA인가." 전광석화의 유래를 보통 북송의 『경덕전등록』(1004)에 "석화전광(石火電光: 전광석화와 같이), 이경진겁(已經塵劫: 이미 영겁의 시간이 지나갔다"에서 찾는다. 그런데 '전광석화'가 아닌 '석화전광'이다. 이보다 더 거슬러 올라 전광석화의 원형을 전한(前漢)의 『회남자』에서 찾기도 한다. 하지만 '뇌전(雷電)'은 보여도 '전광, 석화'는 보이지 않는다. 그 뒤 1125년 원오극근의 『벽암록』에 "여격석화사섬전광"(如擊石火似閃電光: 부싯돌 불이 번쩍거리는 것 같고, 번개 불빛이 번뜩이는 것 같다)처럼 '석화전광'이 보인다. 이같이 중국에서는 - 우리나라와 일본처럼 - '전광석화'가 애용되지 않았다. '전광석화'는, 고려 후기 1243년 간행의 『선문염송집』, 그리고 1248년 간행의 『남명천화상송증도가사실』에서다. 이후 유교 쪽에선 1626년 간행된 목은 이색의 『목은시고』권30에 보인다: "천지유유기차신(天地悠悠寄此身: 천지의 유구함에 이 몸 맡기니), 전광석화역준순(電光石火亦逡巡: 전광석화라도 또한 머뭇거리는 순간이라네)" 이어서 윤근수의 『월정집』 등에 보인다. 근대기엔 안중근의 이등방문 피격 건에서, "한 청년이…전광석화의 속력으로 「브라우닝」식 단총 5,6발을 발사하였다"와 같은 긴박한 문맥에 등장한다. 우리나라 근현대기의 언론 잡지 등에도 전광석화는 수도 없이 보인다. 불교 전통이 강한 일본에서도 근대기는 물론 현대에도 자주 전광석화라는 말이 보인다. 1930년대에는 "전광석화의 행동을 칭찬하고 있다(電光石火的行動ヲ賞讚シテ居ル)"라는 등등 군사 행동의 문맥에서 사용된다. 최근의 뉴스에서도 "미국의, 전광석화의 베네수엘라 침공에서(アメリカの、電光石火のベネズエラ侵攻から…)"처럼 등장한다. 심지어 '전광석화'라는 간판을 단 가게도 있다. 전광석화라는 말에는, 인생의 무상함이나 번개 같은 깨달음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으나 '느긋함, 느림, 머뭇거림'을 거부하는 속전속결의 군대문화가 어른거린다. 씁쓸한 시대다.
2026-03-30 12:00:00
[매일신문 전국 어린이 사진공모전 70년]<1967년 13회>특별상 신철균 '칙칙폭폭'
♬기찻길옆 오막살이 아기아기 잘도 잔다 칙 폭 칙칙 폭폭 칙칙폭폭 칙칙 폭 폭 기차소리 요란해도 아기아기 잘도 잔다. 〈윤석중 작사 동요 '기찻길옆'중에서〉 1960년 중반 대구 칠성동 초겨울,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기차를 가졌다. 그것은 칠성동 할아버지가 버린 고물 삼륜차와, 어머니들이 빨랫줄로 쓰던 낡은 새끼줄을 이어 만든, 우리들만의 '특급 열차'였다.당시 칠성동 기찻길 옆 오막살이 동네는 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삶의 터전이었다.텔레비전도 흔치 않던 시절,어릴 적 동네 아이들에게 기차는 신기한 존재였다. 골목 한가운데에서 한 아이가 새끼줄을 가져와 "칙칙폭폭!" 하고 소리치면 동네 아이들은 하나둘 자연스레 줄을 서기 시작한다.새끼줄로 타원형을 만들고, 가위바위보로 기관사를 정한다. 우리의 기관사는 철수 형이였다. 형은 늘 가장 앞장서서, 낡은 새끼줄을 배꼽 부분에 걸치고 아이들의 방향을 잡았다. 철수 형 뒤에는 영수(두 번째)가 보조 기관차가 되었다. 그들의 뒤에는 가장 작고 약했지만, 털모자를 꾹 눌러쓰고 새끼줄을 놓지 않으려고 애쓰던 민수가 있었다. 민수는 '화물칸'이었다. 그리고 우리의 '진짜 승객'은 삼륜차에 앉은 한수 동생이었다. 마지막으로, 삼륜차를 뒤에서 밀어주는 용수가 있었다. 아이들은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칙칙… 폭폭!" 리듬에 맞춰 골목을 신나게 달릴 준비를 마쳤다. "자~출발합니다!"누군가 외치면 기차는 덜컹거리듯 출발한다. 아이들에게 좁은 골목길은 철로가 되었고, 담벼락은 터널이 되었으며, 우물가는 정거장이었다. 아이들은 그때마다 속도를 줄이며 "끼익—" 하고 소리를 냈다. 정거장에 서서 기관사는 '~역입니다. 내리실 분 내리세요'외친다.내릴 사람도 없고 탈 사람도 없었지만, 정차하는 흉내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가끔은 사고도 났다. 앞에 서 있던 기관사인 철수 형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 뒤따르던 객차들도 줄줄이 넘어졌다. 그 순간, 한바탕 웃음이 터져 나온다. 바짓가랑에 묻은 먼지를 훌훌 털어내며 다시 줄을 서고, 더 큰 목소리로 "칙칙폭폭!"을 외친다.마침내 아이들은 험난한 언덕을 넘어 마을을 한 바퀴 다 돌았다. 비록 고물 삼륜차와 낡은 새끼줄일 뿐이었지만, 우리의 마음속에는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빠르고 위대한 열차였다. 해 질 녘 어머니가 "저녁 먹자.이제 그만 들어와라!"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면 그제야 아이들은 기차를 멈췄다.손을 놓고 각자의 집으로 흩어지면서도,아이들의 입에서는 여전히 작은 기적 소리가 흘러나왔다. 특별상인 신철균 작가 '칙칙폭폭'의 빛바랜 흑백 사진 속 아이들은 모두 어른이 되었지만, 그들의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그 팽팽한 새끼줄의 감촉을 잊을 수가 없다.
2026-03-27 13:30:00
[남정욱 교수의 별별시선]2026년 3월 세계가 트럼프에게 배운 것
2025년까지 트럼프에게는 역린이 두 개 있었다. 하나는 성범죄자 엡스타인 연루설. 그는 엡스타인의 범죄 사실이 세상에 드러나기 전 파티나 행사에 공공연히 어울려 다녔다. 2002년 뉴욕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는 함께 있으면 정말 즐거운 사람이고 자기와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여성을 좋아한다고 말했는데 혀가 좀 길었다. "그 중 상당수가 어린 편"이라는 불필요한 설명을 달았고 이 발언은 현재 박제되어 끊임없이 트럼프를 괴롭히고 있다. 당연히 기자들이 이 질문하면 곤두선다. 다른 하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다. 2022년 무렵 자기가 대통령이었으면 전쟁 안 났다고 했다. 2023년 대통령 선거 유세에서는 자기가 취임하면 24시간 안에 끝낸다고 했다. 취임 직후 말이 바뀐다. 노력해보겠다 혹은 협상을 시작하겠다로 온화해졌고 24시간은 100일로 늘어났다. 최근엔 '쉽지 않다'에서 '진전 없으면 협상 포기 가능'까지 다양하게 후퇴했다. 기자들이 따져 물으면 역시 예민해지는데 그의 손을 떠난 문제라서 그렇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 20%를 먹었다. 남한 크기 땅이 걸렸는데 이 상태로 휴전이든 종전이든 가능할 리 없다. 더해서 2026년 2월 28일부터는 하나가 더 늘었다. "이란 폭격 왜 했어요?" ◆측근인 미(美)국가대테러센터 국장도 동의하지 못하는 트럼프의 이란 폭격 이 질문과 관련해서 트럼프가 짜증을 내는 이유는 본인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다고 네타냐후에게 '말려서'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지도 못하는데 자존심은 보전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역시 생각). 그러다보니 최종 결정은 내가 했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고 사정이 그런데도 빤히 알면서 기자들이 그 이유를 캐물으니까 싫은 거다. 궁여지책으로 짜낸 논리는 이렇다. 이스라엘이 미사일 능력 제거를 위해 이란을 공격하면 이란은 즉각 주변국 주둔 미군을 겨냥한 보복공격에 나설 것이기 때문에 그 전에 이란을 선제공격 한다는 설명이다. 시작과 끝이 불분명한 뫼비우스의 띠를 보는 거 같다. 좀 더 트럼프를 긁고 싶은 기자라면 이렇게 질문 했을 것이다. "이란 폭격은 공격입니까 아니면 방어입니까?" ◆무논리의 패턴화를 달성한 트럼프의 신박한 외교술 사람들이 생각하는 트럼프는 아침에 일어나서 문득 떠오른 대로 말하는 사람이다. 쿠르드족의 이란 공격 가능성을 훌륭한 일이라며 전적으로 찬성한다더니 이틀 만에 뒤집었다.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 보내라고 동맹국들을 압박하더니 하루 만에 철회했다. 변덕쟁이인가. 아니다. 트럼프 편을 들자면 그의 말은 결정된 외교 언사가 아니다. 그는 이른바 '움직이는 협상'을 한다. 확정안을 던져놓고 답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추가 낚싯대를 던지고 수시로 당겨본다. 협상안을 받은 상대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건가? 하면 저거란다. 저거인가 싶으면 이거인데? 라며 말을 돌린다. 떠오른 대로라는 느낀 것은 이 낚싯대 때문이다. 이 독특한 트럼프 스타일, 본인은 편하다. 그러나 아랫것들은 피곤하다. 백악관의 '딸랑이'들은 매번 대통령 말을 수습하고 논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미 내각만 그런 게 아니다. 전 세계 시사평론가들이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추리를 짜내느라 바쁘다.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트럼프 특유 '현란한 말의 외교'는 기존 방식과는 많이 다르다. 억지력과 협상력을 강화하고 의제 설정이라는 측면에서도 상당한 강점이 있다. 그러나 동시에 상대의 오판, 동맹의 신뢰 붕괴, 시장 불안정이라는 부작용을 동반한다. 말은 총알보다 빠르고 때로는 더 멀리 나간다. 그러니 신중함과 책임을 부탁해야 하겠지만 트럼프에게는 씨도 안 먹히는 소리다. 마음에 안 들면 너 님이 한 번 나서 보시던가. 이게 현재 상황에 대한 트럼프의 대꾸일 것이다. 각자도생 열심히 하시고 시간 나면 죽어라 힘을 키우세요. 이게 트럼프가 전 세계인들에게 던지는 메시지일 것이다. 확실한 것은 이제 모든 사람들이 세상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됐다는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트럼프는 21세기의 진정한 구루(guru)다. 무지(gu)를 제거(ru)하고 깨달음과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존재다. 해서 트럼프의 노벨상 자격은 충분하다고 본다. 아, 평화상은 아니고 경제학상이나 문학상. 그냥 내 생각이다.
2026-03-27 12:00:00
경남 고성군 대가면 대가연꽃테마공원. 굽이치는 대가저수지의 잔잔한 물결과 수변의 생태가 어우러진 이곳 한편에, 주변의 푸른 자연과 선명한 대비를 이루면서도 기묘하게 조화로운 붉은빛의 철제 건물 두 채가 서 있다. 수면 위로 붉은 박공지붕의 실루엣이 비치는 풍경은 건축물이 자연을 온전히 품어내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흥미로운 점은 이곳이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자라나는 '숲'으로 기획되었다는 것이다. 본래 나무가 부족했던 공원 부지에 비교적 생장이 빠른 백합나무 100여그루를 심어 작은 숲을 조성했다. 건물이 살아 변하면서 점차 이곳이 울창한 숲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판단이 담겼다. 승효상 건축가는 이를 두고 "제정구 선생의 집이 아니라 제정구 선생의 숲을 설계했다고 해도 된다"고 표현했다. 이곳은 평생을 철거민과 도시 빈민의 권리 보호를 위해 헌신하며 '빈민의 아버지'로 불렸던 고(故) 제정구 선생(1944~1999)을 기리는 공간, '제정구 커뮤니티센터(이하 기념관)'다. 선생의 고향인 고성에 자리 잡은 이 공간은 일반적인 위인들의 기념관이 띠는 거대한 위용을 철저히 배제했다. 스스로를 한없이 낮추고 비워내는 건축적 문법을 통해 선생의 삶의 철학을 물리적 공간에 구현해 냈다. ◆ '빈민의 아버지'와 '빈자의 미학'의 만남 기념관 건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제정구 선생의 삶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1944년 고성에서 태어난 선생은 1970년대 청계천 판자촌을 시작으로 양평동, 묵동 등지에서 빈민 운동에 투신했다. 1986년 정일우(존 데일리) 신부와 함께 아시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공동 수상했으며, 이후 제14·15대 국회의원으로 현실 정치에 참여해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그가 평생을 관통하며 강조한 가치는 "가짐 없는 큰 자유"였다. 이러한 선생의 철학을 공간으로 빚어낸 이는 '빈자의 미학'을 주창해 온 승효상 건축가다. 가난한 이들의 삶의 공간에서 발견한 연대와 나눔의 가치를 건축의 핵심으로 삼아온 건축가에게, 제정구 선생의 삶은 곧 자신의 철학과 맞닿아 있었다. 이 공간은 한 인물을 우상화하는 거대한 덩어리가 아닌, 지역 주민들이 교류하는 '커뮤니티센터'라는 이름으로 2021년 문을 열었다. ◆박공지붕과 '정자'가 있는 마당 가장 두드러지는 건축적 특징은 공간의 분할이다. 웅장함을 과시하는 대신, 가장 원초적이고 단순한 집의 형태인 박공지붕 건물 두 채를 나란히 배치했다. 선생이 천착했던 인간 내면의 존엄성을 기억하기 위해, 가장 근본적인 형태의 건축이어야 한다고 여긴 결과다. 두 채의 건물 내부는 전시실, 교육실(강의실), 강당, 북카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 건물을 분리함으로써 그 사이로 대가저수지의 풍경이 마치 액자 속 그림처럼 들어오게 되며, 이는 전보다 풍경을 더욱 아름답게 보이도록 만드는 건축적 장치다. 건물 사이에는 자연스럽게 '비워진 마당'과 '골목길'이 생겨났다. 이는 선생이 평생 호흡했던 판자촌의 골목길, 그리고 빈민들의 끈끈한 공동체적 연대를 은유한다. 특히 마당 한가운데에는 사람들을 늘 환대했던 선생의 성품을 기려 누구나 앉아 쉴 수 있는 '정자'를 배치해 모든 이들이 선생과 함께 머무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설계했다. ◆ 시간이 빚어내는 외장재 기념관 외관을 감싸고 있는 붉은 금속 재료는 승효상 건축가의 시그니처 재료이기도 한 '내후성 강판(코르텐강)'이다. 대기에 노출된 초기에는 붉은 녹이 슬지만, 약 5년의 시간이 지나면 표면에 형성된 녹이 치밀하고 단단한 산화 피막으로 변모해 내부의 철을 영구적으로 보호한다. 인위적인 마감이나 치장을 거부하고 자연의 비바람을 맞으며 스스로 단단해지는 이 재료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굳건했던 선생의 삶을 닮았다. 10년, 20년의 세월이 흐르며 표면이 짙은 암적색으로 변해가는 과정은 건축물이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느껴지게 하며, 결국 이 암적색의 외벽은 주변 숲과 동화되어 선생을 기억하는 묵직한 장치로 남게 된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경남신문 박준영 기자,사진=김승권 기자
2026-03-26 12:00:00
〈strong〉◆가로 풀이〈/strong〉 1. 어쩌다가 가끔. '가끔가다가'의 준말. 나는 ○○○○ 네 꿈을 꾼다. 3. 가마우짓과의 물새. 가마우짓과에 속하는 새의 총칭. 이것의 준말은 '우지'이지요. 7. 위험이나 곤란에 빠져 있는 사람을 구하여 줌. =구재.구조 8. 원둘레의 반과 지름으로 이루어지는 반원처럼 생긴 모양. 9. 글을 듣고 이해하는 능력. 네 동생은 ○○가 밝아서 커서 훌륭한 학자가 될 것이다. 12. 어떤 일을 이루려고 수단과 방법을 꾀함. 친목을 ○○하다. 13. 한 되 한 되. 따로따로의 한 되. 너무나 가난하여 쌀을 ○○로 사 먹다. 17. 조금도 허술한 데가 없음. =만반. 안전사고 예방에 ○○을 기하다. 18. 어느 단체나 정당에도 속하여 있지 않음. 그는 ○○○ 의원이다. 19. 주로 자동차만 다니게 마련한 길. =차도. ○○로 걸으면 위험하다. 22. 다락처럼 높게 만들어 놓은 마루. 23. 비가 섞여 내리는 눈. ↔ 마른눈. 〈strong〉◆세로 풀이〈/strong〉 1. 소총의 가늠자 위쪽에 뚫어 놓은 작은 구멍. 2. 말이나 행동을 속마음과는 달리 거짓으로 꾸밈. =가면. ○○이 없는 인품을 지녔다. 4. 석벽에 글자나 그림 따위를 새김. 그들은 ○○석불을 찾아 나섰다. 5. (새, 특히 작은 새가) 자꾸 소리 내어 울다. 산새들이 ○○○○. 6. 모든 빛깔의 바탕이 되는 세 가지 기본적인 색. 색의 ○○○, 빛의 ○○○ 등이 있지요. 10. 상업 활동에서 지켜야 할 도덕. =상도의. 11. 말이나 되로 곡식 따위를 되는 일. 14. 하던 일을 그치고 아니하다. 직장을 ○○○○. 15. 가진 것이 없음. 법정 스님은 ○○○의 삶을 사셨다. 16. 옷감 따위를 가로로 잰 길이. =횡폭. 이 비단의 ○○○○는 얼마쯤 될까? 20. 말을 탐. 그녀는 ○○ 대회에서 떨어져 크게 다쳤다. 21. 손이나 발에 생기는, 사마귀 비슷한 굳은살. 발가락의 ○○만큼도 안 여긴다.(속담) 〈strong〉◆11회 정답〈/strong〉 〈응모요령〉 ▶낱말맞히기 정답 공모(이름·휴대폰 번호·주소를 반드시 기재) ①우편엽서 ②이메일: mincho@imaeil.com ▶당첨자는 지면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 ▶보내실 곳: 대구시 중구 서성로 20 매일신문 주간본부(우편번호 41933) ▶당첨자는 본지 지면 발표
2026-03-26 11:30:00
[임무상의 1957 그림일기]4290년(1957년) 3월 26일/27일/28일
◆3월 26일 화요일 맑음아침에 일찍 일어나 오늘 고향에 가려고 모든 준비를 하고 아침을 먹은 후 조금 있다가 집을 떠났다. 나 혼자서 심심하였지만, 이 생각 저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집에 도착하였다. 집에 오니 형님께서 와 있었다. 형님과 놀다가 점심을 먹고 읍실 큰집으로 왔다. 큰집에서 미술(美術/그림)을 곱게 벽에 붙이고 작은집을 방문한 뒤 집에 내려와 어머니께서 나를 위해 새로 사 온 옷을 입혀주며 기뻐하셨다. 이것저것 하다가 저녁을 먹은 후 공부를 조금 하고 내일 예천(醴泉) 갈 준비를 다 마친 뒤 고등학교(⾼等學校) 강의록(講義錄)을 보다가 잤다. ◆3월 27일 수요일 맑음오늘 아침에 일찍 일어나 예천(醴泉) 갈 준비(準備)를 하고 세수를 한 뒤 아침을 먹고 어머니와 길을 떠났다. 재미있게 이야기하며 오는 사이에 어느덧 우마이(위만리) 외사촌 누님댁에 도착하였다. 누님네 집에 들어가 점심을 먹고 어머니와 같이 목적지(⽬的地/외갓집)를 향해 발길을 옮겼다. 조그마한 재(고개)가 많아서 매우 지루하였다. 있는 힘을 다하여 걸어 목적지에 다다랐다. 외삼촌님 댁에가 인사드리고 조금 있다가 저녁을 먹은 후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 잤다. ◆3월 28일 목요일 맑음아침에 일찍 일어나 세수를 하고 아침을 먹은 후 외가(外家) 대소가(⼤⼩家) 신동 외 종조 할아버지 집을 방문 점심을 먹은 후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가 외갓집에 돌아왔다. 조금 있다가 작은 외갓집으로 가서 놀면서 세완(世完)형님을 따라 들판으로 나무 지러 가면서 많은 우시게(유모어)를 하며 다녀 왔었다. 외갓집에서 놀다가 저녁을 먹은 후 옥이네(외사촌 여동생) 집에 가서 "카드"놀이를 하다가 집에 돌아와 조금 놀다가 꿈나라로 갔다.
2026-03-26 11:30:00
[소야의 대중가요 문학을 품다]<7>순정의 고백 '알뜰한 당신'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디나 계실 것이면,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 속임 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 푸른 밤 고이 맺는 이슬 같은 보람을, 보밴 듯 감추었다 내어드리지...'.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시대를 살았던, 서정시인 김영랑의 '내 마음 아실 이'는 먼저 자신의 속마음을 잘 이해하고 함께 해 줄 임에 대한 그리움을 토로한다. 김영랑 시인이 그리워한 그런 사람이 있을까. 내 마음도 종잡을 수 없는 얄궂은 세태에 하물며 사랑도 모를 내 혼자 마음을 꿈에라도 아실 이 있을까. 그래서 시인은 현실적으로 그런 임이 존재하지 않는데 따른 설움과 고뇌를 토로하고 있다. 이렇게 네 마음의 결을 내가 담지 못하고, 내 이슬같은 마음을 너에게 전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시절의 아픔을 가수 황금심은 '알뜰한 당신'으로 변주한다. '울고 왔다 울고 가는 설운 사정을, 당신이 몰라주면 누가 알아주나요, 알뜰한 당신은 알뜰한 당신은, 무슨 까닭에 모른 척하십니까요'. '알뜰한 당신'(1938)의 정조(情調)는 김영랑의 시적 감성과 일맥상통한다. 깊은 밤, 향 맑은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알뜰한 마음을 당신은 왜 몰라주는 것인가. 왜 모른 척하는 것인가. 그러나 원망하지 않는다. 그저 눈물로 호소하는 예스러운 모습이 사뭇 가슴을 적신다. 동시대의 작품인 주요섭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풍경은 고백하지 못한 사랑이어서 더 가슴 깊이 자리한 그리움이다. 남편을 여의고 홀로 된 여인들의 수절과부 정신이 미덕으로 찬양되는 봉건적 공기 속에서 서로에 대한 연모의 정을 숨기며 앓기만 하다가 결국 헤어지는 사정이 가슴 아프다. 내 마음을 아실 알뜰한 당신이지만 유교적 인습의 벽을 넘지는 못한 것이다. '나 혼자만이 그대를 알고 싶소, 나 혼자만이 그대를 갖고 싶소, 나 혼자만이 그대를 사랑하여, 영원히 영원히 행복하게 살고 싶소'. 사랑방까지 다가왔다가 고개 너머 기차를 타고 떠나버린 알뜰한 사랑. 그 정서는 광복과 분단 그리고 전쟁의 격랑을 거친 1955년 송민도의 노래로 부활한다. '나 하나의 사랑'은 나 혼자만이 그대의 가슴 속 깊이 다가서고 싶다는 간절한 호소이다. 내 마음을 나와 같이 알아주는 그대의 사랑을 오로지 차지하고 싶은 꾸밈없는 순정의 물결은 20년 후 하춘화의 '알고 계세요'로 이어진다. '알고 계세요 당신만 사랑한다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마세요, 당신만 알고 계세요, 세월이 변한다고 변치 마세요, 그 누가 뭐라 해도 변치 말아요, 한평생 사랑한다고 당신만 알고 계세요'. 애틋한 연정을 담은 순정 트로트 곡이다. 사랑은 멀어질수록 애틋하지만, 가까워지면 시뜻해지기 마련이다. 나도 모를 얄궂은 심사이다. 황금심은 연상의 띠동갑인 고복수와 연예인 부부 제1호이다. 집안의 반대로 숱한 곡절을 겪으면서 결혼했고 잉꼬 부부로 잘 살았다. 하지만 남편 고복수가 해방 후 잇단 사업 실패로 심신의 아픔과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일찍 타계하는 바람에 홀로 가정을 지켜야 했다. 파란 속의 순정한 삶이다. 김영랑의 '내 마음 아실 이'는 내면에 충만한 사랑의 마음을 함께 나눌 사람을 찾지 못한 안타까움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그런데 내 마음 아시는 알뜰한 당신과 더불어 한평생 변함없는 사랑을 누리며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김영랑의 시가 기대와 좌절의 갈등 구도를 드러내는 까닭이다. 그 누구도 오롯이 알아주지 못하는 마음을 지닌 인간의 고독, 그래서 순정한 사랑은 더 그리운 것인가. 대중문화평론가
2026-03-26 11:30:00
의자 모양 형틀에 묶인 채 몽둥이로 매질을 당한 후 목칼 형틀을 쓴 채 옥에 갇힌 춘향. 변 사또의 수청을 거부한 춘향의 전형적 고난 장면이다. 그런데 '쇠가 박힌 대나무 몽둥이가 그녀의 작고 여린 발바닥을 부서트렸다.' 폴란드 여류시인 쉼보르스카가 읽은 춘향은 이러했다. 춘향의 가녀린 목에 걸린 커다란 형틀에 시각적으로 제압당한 우리와 달리 그녀는 춘향의 으깨어진 두 발을 끝까지 기억하고 연민의 끈을 놓지 않는다. 과연 춘향의 발꿈치 뼈는 아무런 흉터도 남기지 않고 잘 아물었을까? 암행어사가 되어 돌아온 잘 생긴 배우자 옆에서 절뚝거리며 걸어야 했던 것은 아닐까? 첫날 밤 원앙이 수 놓인 이불을 덮어 자신의 뒤틀린 두 발을 애써 가리지 않아도 되었던 것일까? 염려한다. 나치 독일의 침공을 받은 폴란드에서 10대를 보냈고, 전쟁이 끝나자 소련의 영향력 아래 놓인 공산주의 시대를 온몸으로 지나왔던 쉼보르스카에게 춘향은 으깨어진 두 발의 현실에도 당최 항복하는 법을 알지 못하는 천진난만한 동화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고된 훈련을 못 이겨 집단탈출을 감행한 까까머리 아이들. 가난으로 혹은 무책임으로 돈 몇 푼에 제 부모가 팔아넘긴 아이들이 기껏 경극학교를 탈출하고도 또 경극을 본다. 모두가 웃고 박수 치고 환호하는 가운데 그 아이들은 연신 두 볼을 훔쳐가며 철철 운다. '얼마나 맞았으면 저렇게 할까…' 하면서…. 이 장면에서 극장의 관객들은 그 아이들의 능청스러운 우는 연기에 모두 박장대소했었다. 영화 〈패왕별희〉하면 모르긴 해도 아마도 다들 두꺼운 분장 속에서도 소름 돋도록 처절했던 장국영의 눈빛 연기를, 그리고 결국 우희처럼, 데이처럼, 자신을 보낸 배우 장국영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패왕별희〉는 내게 오래도록 그 아이들의 '얼마나 맞았으면…'이라는 울먹임으로 남았다. 극장 안 관객들이 모두 그 아이들의 눈물을 보고 웃었을 때 나는 그 아이들을 따라 울고 말았기 때문이다. 경극을 보러 온 관객들은 눈앞에 보이는 몸짓 하나, 소리 하나에 그저 감탄하고 웃으면 그뿐이지만 그 아이들은 똑같은 몸짓에서 수많은 상처와 고통의 시간을 보았기에, 볼 수밖에 없었기에 그 상처와 고통에 공감하여 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고, 나는 그 공감의 필연성에 공감하느라 울었던 듯하다. 신참 변호사 시절 '내 일처럼 열심히 하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정말 내 일처럼 빠져들어 가서는 안 된다'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과연 그것이 가능하기는 한 것일까 하는 의문과 함께 분발의 다짐보다는 슬몃 열패의 기운에 휩쓸리곤 했던 게 사실이다. 가슴으로는 상대방에 공감하면서 머리로는 냉철한 판단을 하면 된다는 것쯤은 익히 알지만 부닥치는 현실은 매번 그렇게 녹록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다. 부모의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아이가 바깥에서 성폭행을 당했는데, 부모는 그저 합의금을 받아 챙기는 데 급급한 상황에서 분노와 무력감 이외에 피해자 국선변호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많지 않았다. 13살 여자아이에게 '조두순'과 같은 끔찍한 짓을 저질러놓고도 자기 집 강아지에게 밥을 주기 위해, 그리고 주말이면 자신이 자원봉사하러 가는 보육원이며 양로원 사람들을 실망하게 하지 않기 위해 구속적부심을 청구한다고 당당히 얘기하는 피의자의 국선변호인이었을 때는 차마 '불구속'이니 '선처'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마이너스 통장에, 대출까지 받아서 돈을 빌려준 피해자에게 조금이라도 변제를 해야 양형에 도움이 된다고 했더니 '그럼 우리 애들은 길바닥에 나앉으라는 거냐'며 버럭 화를 내는 피고인을 마주하고서는 피해자를 대신해 울분을 토하고픈 마음을 애써 억눌러야 했던 국선변호인이기도 했다. 쉼보르스카는 춘향의 으깨어진 두 발을 알아차리고 공감하고 연민하지만, 그렇다고 리얼리즘에 매몰되어 이에 대한 언급 없이 매우 강렬한 해피엔딩을 맞는 것을 두고 이를 미학적으로 일종의 죄악으로 치부하거나 개연성에 위배된 요소라고 배척하지 않는다. 대신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동화는 틈만 나면 훨씬 나은 자신만의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현실을 난처하게 만든다고.
2026-03-26 11:30:00
[뉴스로 보는 고사성어]<13> 패가망신(敗家亡身), "집안을 무너뜨리고 자신을 망친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장난을 치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보여줘야"라고 발언했다.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에도 "공직을 이용해 돈을 벌면 반드시 패가망신한다"라는 말을 자주했다. '패가망신(敗家亡身)'은, "무너뜨릴 패, 집 가, 망칠 망, 자신 신"으로, "집안을 무너뜨리고 자신을 망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집안의 재산을 다 써 없애고 자기 몸까지 망친다는 데에 주목하나 권력이나 주색잡기 관련 등의 맥락에서도 사용된다. 이 말은, 중국의 "패가(敗家), 가파신망(家破身亡), 상신(喪身)" 같은 상용어에 근거해, 우리나라에서 만들어 쓴 말이다. 중국의 동진 때 환온(桓溫)이 쓴 『천초원언표(薦譙元彦表)』에는 자기 몸을 죽인다는 '망신(亡身)'이, 당나라 초기 온대아(溫大雅)가 쓴 『대당창업기거주(大唐創業起居注)』, 원나라 때의 『어초한화(漁樵閑話)』 등에는 "집안은 무너지고, 자신은 죽다"라는 '가파신망(家破身亡)'이 보인다. 이후 명대의 『삼국지연의』에는 '상신(喪身)'이란 말이 있고, 이에 근거한 '상신패가(喪身敗家)'란 말도 만들어진다. 사실 이런 말들은, 거슬러 오르면, 전국시대 맹자의 "망국패가(亡國敗家)"에 가 닿는다. 『맹자』 「이루장구 상」에서, 맹자가 말했다. "어질지 않은 사람은 더불어 올바른 이치를 말할 수 있겠는가? 그는 위태로운 것을 편안히 여기고, 재앙을 이로운 것으로 여기고, 망하는 것을 즐겁게 여긴다. 어질지 않지만 더불어 올바른 이치를 말할 수만 있다면, 어찌 나라를 망치고 집안을 무너뜨릴(亡國敗家) 일이 있겠는가?" 아울러 맹자는 "인민을 너무 난폭하게 대하면, (군주) 자신은 시해당하고 나라는 망하게 된다(身弑國亡)"라는 '신시국망'을 경고한다. 그는, 사람들이 늘 하는 말이 '천하・국가'인데 "천하의 근본은 나라(國)에, 나라의 근본은 집안(家)에, 집안의 근본은 나 자신(身)에게 있다"라는 점을 강조한다. '국가-집안-나 자신'이라는 세 축은 일단 『대학』의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기본 틀 속에서 고려하면 된다. 현재는 이런 맥락을 다 잃어버리고, 예를 들어 '가(家)'의 경우에 당초의 '대부가 다스리는 행정구역'이라는 뜻이 아닌 '집안, 가정' 정도로 사용한다. 어쨌든 이런저런 중국의 고전 지식에 근거하여, 우리나라에서는 '패가망신'이란 사자성어를 만들어 쓴다. 조선시대에는 윤기의 『무명자집』이나 『국조보감』, 유중교의 『성재집』 등에 보인다. 구한말 및 일제강점기의 각종 자료에도 패가망신이란 말이 속출한다. 예를 들어, 1897년 3월 18일자 『독립신문』에는 "각도 각군에 폐지한 기녀들이 다시 생겨, 자제를 유인 패가망신케 하는 중에 평양기녀들이 더욱 심하다", 1908년 7월 13일 발행 『노동야학독본』에는 "패가망신하는 자는 만석꾼의 자손이 많으니라"라고 했다. 1926년 4월 30일, 조선총독부 정무총감 유아사 구라헤이(湯淺倉平)가 외무차관 데부치 가츠지(出淵勝次)에게 보낸 〈대구에 있어서 북미장로파 내홍에 관한 건〉(大邱ニ於ケル北米長老派內訌ニ關スル件)에서는, 이렇게 권고한다. "술을 좋아하는 사회는 퇴보하고 타락하며, 금주하는 사회는 진보하고 향상한다. 사랑하는 동포여! 형제여! 자매여! 독과 해가 있는 술을, 패가망신하는 술을, 마시지 말라(毒ト害アル酒ヲ敗家亡身スル酒ヲ呑ム勿レ)" 패가망신이란 말이 자주 나도는 건 실제로 패가망신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말 대신 '자수성가'나 '수신제가'라는 말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2026-03-26 11:30:00
[김석모의 모두를 위한 미술사] 데미안 허스트가 던지는 미학적 질문들
박제된 생명체의 시체를 전시해 세계를 경악에 빠트린 작가. 예술의 자유와 윤리적 경계에 대한 논란을 일으킨 데미안 허스트. 그는 1980년대 후반 영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이끈 YBA(Young British Artist)의 중심 인물로, 동시대 미술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가장 극단적인 방식으로 실험해 온 작가이다. 허스트의 작업에서 가장 강렬하게 부각되는 주제는 단연 '죽음'이다. 그러나 그가 다루는 죽음은 단순한 재현이나 상징의 차원을 넘어선다. 포름알데히드 용액 속에 잠긴 상어와 소 등 동물의 사체를 활용한 그의 작업은 예술 창작의 자유와 생명 윤리에 대한 첨예한 논쟁을 촉발해왔다. 이 작품들은 죽음을 눈앞에 직접 드러내는 듯 보이지만, 역설적으로 그것을 경험 불가능한 것으로 만든다. 부패는 중단되고 시간은 정지된 채, 죽음은 하나의 종결된 사건이 아니라 끝없이 유예되는 상태로 제시된다. 이와 같이 허스트의 작업은 죽음을 극도로 가시화하는 동시에, 그것의 본질적 접근 불가능성을 드러내는 이중적 구조를 지닌다. 우리는 분명히 죽은 생명체를 보고 있지만, 결코 거기에 도달할 수 없다. 죽음은 눈앞에 현존하지만, 끝내 체험될 수 없는 것이다. 미술가가 선택한 투명한 유리 수조는 단순한 보존 장치가 아니라 중요한 조형적 장치이다. 그것은 과학적 표본 진열 방식과 미니멀리즘의 기하학적 형식을 결합하며, 죽음을 감정의 대상이 아닌 관찰 가능한 객체로 전환한다. 생명체의 시체는 더 이상 애도의 대상이 아니라, 분석과 응시의 대상이 된다. 이러한 전환은 죽음을 둘러싼 전통적 감각을 해체하고, 그것을 현대적 시선 속에 재배치한다. 허스트는 또한 현대 사회가 종교적 구원 대신 과학과 의학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약품 캐비닛과 스폿 페인팅은 질병을 통제하고 생명을 연장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시각화한다. 정교하게 배열된 알약과 반복되는 색점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생명이 관리되고 통제되는 현대적 조건을 드러낸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의 작업은 철학자 미셸 푸코가 말한 생명정치의 시각적 은유로 읽힐 수 있다. 인간은 더 이상 신의 구원을 기다리는 존재가 아니라, 과학 기술에 의해 생존이 연장되는 대상으로 변화한다. 허스트의 작업은 예술과 자본의 관계를 여과없이 드러낸다.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해골 작품 〈신의 사랑을 위하여〉는 죽음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극단적인 사치와 결합시킴으로써, 자본주의 사회에서 예술이 지니는 가치의 이중성을 폭로한다. 그러나 그는 단순한 비판자의 위치에 머물지 않는다. 스튜디오 중심의 분어베 체계를 통한 대량 생산, 경매 시장의 적극적 활용 등은 그가 자본주의 시스템에 깊이 개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피에르 부르디외가 말한 문화 생산장의 구조 속에서, 비판과 공모가 동시에 작동하는 복합적 전략으로 이해될 수 있다. 허스트의 예술은 단순한 충격이나 스캔들로 환원하기에는 다층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그의 작업은 죽음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것을 정지시키며, 제거하지 않으면서도 끝없이 유예한다. 이러한 '정지된 죽음'과 '유예된 죽음'의 상태 속에서 관람자는 죽음을 직면하는 듯하지만, 끝내 그것에 도달하지 못하는 지점에 머물게 된다. 바로 이 간극에서 그의 작업은 인간 존재의 근본 조건을 드러낸다. 우리는 죽음을 인식할 수밖에 없지만,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 허스트는 이 불가능성 자체를 가장 노골적이면서도 정교한 방식으로 전시하는 작가이다.
2026-03-26 11:30:00
◆대구연극협회 주최 제5회 더파란연극제 극단 라포.연극 〈테레즈〉 우전소극장 입장료 3만원 문의 053-255-2555 극단 라포는 2024년 결성한 비정형연극각성집단이다. 정해진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실험적 연극으로 관객의 감각과 문제의식을 깨우며 인간 내면의 깊고 어두운 감정과 본능을 정면으로 다룬다. 이번 작품 〈테레즈〉는 에밀 졸라의 소설 "테레즈 라캥"을 각색한 연극이다. 원작의 배경인 파리 잡화점 대신 낡고 음침한 서점을 무대 삼아 인물들이 빠져나가기 어려운 분위기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카미유'는 몸이 불편한 인물로 설정해 '테레즈'가 느끼는 압박과 짐 같은 감정을 더 선명하게 강조했다. 원작의 큰 흐름을 유지하며 보편적 비극을 현대적 미장센과 결합해 욕망과 죄책감이 틀어지는 순간을 더 가까이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숙정 초대 개인展 '당신은 나의 봄' 3월 30일~4월 9일 환갤러리 문의 053-710-5998 부귀와 영화의 뜻을 품은 '모란'을 작가만의 조형 언어로 새롭게 해석, 배치해 상징적인 이미지로 활용해 온 김숙정 작가의 개인전이다. 그의 회화에는 모란이 핀 풍경 속에 다양한 생물들이 등장하고, 황홀하고 산뜻한 풍경을 누리는 의인화된 캐릭터들이 나온다. 이번 전시에서는 곧 다가올 봄과 어울리는 경쾌하고 행복한 풍경화를 선보인다. ◆수성아트피아 기획 A-ARTIST Ⅱ. 이기철展 '토끼시대-우리시대의 보물' 3월 26일~4월 12일 수성아트피아 2전시실 문의 053-668-1840 이기철 작가는 가상 서사 '토끼시대'를 바탕으로, 개인의 상상과 욕망이 반복과 기록을 통해 하나의 믿음으로 형성되는 과정을 다룬다. 먹이사슬의 최하위에 놓인 토끼를 신화적 존재로 전환한 작품들은, 두려움과 동경의 대상이 어떻게 숭배의 형상으로 구축되는지를 박물관적 형식으로 제시한다. '토끼시대의 미술'을 주제로, 토끼를 바라본 인간의 예술적 흔적을 유물처럼 배치하며 하나의 시대를 기록한다. 이를 통해 미술작품을 넘어 신앙과 기억의 구조로 확장된 허구의 세계를 조명하고, 반복된 상상과 믿음이 오늘의 현실로 이어지는 지점을 사유하게 한다.
2026-03-26 11:30:00
댓글 많은 뉴스
홍준표 "김부겸 지지…당 떠나 역량있는 대구시장 필요"
정원오, 이번엔 '서명' 미스터리?…관계자 "담당자 바뀌어서" 해명
'자책골 공천'에 텃밭 대구도 흔들…'존립' 위태로운 국힘
국힘 대구시장 경선 후보들 "결과에 승복, 원팀 뭉쳐야"
李대통령, '추경 준비' 기획처에 "흘린 코피 보상…미안하고 감사하며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