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근 기자 minch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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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오회,

    금오회,"55년 전통 위에 새로운 도약... 지역과 함께하는 봉사 지속"

    대구 경북의 유일의 경제인 봉사단체인 금오회(회장 성달표, 현대통상 회장)가 20일 제56회 정기총회를 갖고 지난 1년간의 결산과 올해 사업계획 및 예산안을 심의 의결했다. 1970년 7월, 대구경북 유력 경제인 22명이 "지역을 위해 봉사하자"는 뜻으로 창립한 금오회는 현재 42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55년의 전통을 이어오며 지역사회 발전과 나눔실천에 앞장서 온 대표 경제인 봉사단체다. 이날 총회에는 명예회장인 국정원 대구지부장을 비롯해 회원 27명이 참석했으며, ▷2025년도 결산 승인 ▷제51회 금오대상시상식 결과 보고 ▷2026년도 예산안 심의 등 주요 안건을 처리하며 향후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신임 당연직 부회장으로 승계한 강정훈 iM뱅크 은행장과 영입회원 임상홍 영남테크놀리지 대표이사에게 회원패를 증정하며 새로운 동행을 환영했다. 금오회는 지난해 창립55주년을 맞아 『금오회 55년사』를 발간, 반세기 넘는 봉사와 지역공헌의 발자취를 체계적으로 정리 하며 단체의 위상을 한층 높혔다 성달표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금오회는 55년의 역사 속에서 지역과 함께 울고 웃으며 성장해 온 자랑스러운 공동체"라며, 앞으로도 회원 간의 굳건한 결속을 바탕으로 대구경북 발전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실천적 봉사를 이어 가겠다" 고 밝혔다.이어 "지역사회로부터 받은 신뢰와 성원에 보답하는 것이 금오회의 존재 이유"라며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 했다. 한편 금오회는 앞으로도 지역사회 공헌 동과 금오대상 시상 등을 통해 대구경북의 자긍심을 높이고, 책임있는 경제인 봉사단체로서의 역할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2026-02-20 19:14:27

  • [매일청춘웹툰] Timing

    [매일청춘웹툰] Timing

    2026-02-20 13:40:22

  • [이정식의 시대의 창]퇴직연금제의 제 2막을 기대한다.

    [이정식의 시대의 창]퇴직연금제의 제 2막을 기대한다.

    2005년 도입 이후 20년 만에 퇴직연금 제도가 크게 바뀐다. 모든 사업장에 퇴직연금을 의무화하고, 전문가가 운용하는 기금형 모델을 도입하겠다는 노사정 합의가 나왔다. 역사적인 합의가 일각의 우려처럼 또 하나의 '불신 연금'을 만들지 않고 진짜 노후 안전망이 될 수 있도록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퇴직연금 도입 이후 노사가 구조 개편 방향에 합의한 것은 처음으로, 그 자체가 큰 진전이다. 특히 퇴직급여를 회사 안에 쌓아두지 않고 외부에 적립하도록 하는 사외적립 의무화는, 도산과 임금체불 위험에 취약한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그간 우리 퇴직연금은 원리금 보장 상품에 치우친 운용 탓에 장기 수익률이 연 1~2%대라는 '물가상승률조차 버거운' 성적표를 받아왔다. 전문가가 운용하는 기금형 모델을 도입해 이 저조한 수익률을 끌어올리겠다는 방향은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제도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사회적 대화를 통해 퇴직연금 제도의 '제2막'을 열었다는 점은 분명한 성과다. 그러나 성과를 인정하는 것과 별개로, 이번 합의에는 짚어야 할 우려가 적지 않다. 가장 심각한 것은 기금의 정치적 동원 위험이다. 이미 국민연금 기금이 증시나 외환시장 안정에 동원된다는 불신이 쌓여 있는 가운데, 또 하나의 거대 기금을 만드는 일은 정치·재정적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기금의 정치적 동원 위험 국민은 "내 퇴직금이 시장 안정용 쌈짓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질 것이다. 영국은 2012년 자동가입제(NEST) 도입 시 투자 원칙 보고서(SIP)를 통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정부로부터 독립된 수탁자 이사회 구성을 의무화했다. 우리도 기금의 운용 목적과 투자 원칙, 정치적 개입 차단 장치를 법률에 어떻게 명시할 것인지부터 선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둘째는 가입자의 선택권 보장과 재산권 보호 문제다. 노사정은 "기금형은 선택지를 하나 더 주는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의무화 자체가 사실상 퇴직금 제도의 대전환인 것도 사실이다. 명목상 일시금 수령과 중도인출을 유지한다 하더라도, 어떤 방식이 기본값(디폴트 옵션)이 되는지, 전환 절차가 얼마나 자동적인지에 따라 체감되는 선택권은 완전히 달라진다. 미국 401(k)는 본인 동의 없는 자동 가입을 허용하면서도 언제든 탈퇴(Opt-out) 가능한 구조를 갖췄다. 구체적 로드맵 없이 추진된다면, 제도는 곧바로 "내 돈을 마음대로 묶어두는 장치"라는 반발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셋째는 영세·중소기업의 부담이다. 현재 5인 미만 사업장의 퇴직연금 가입률은 15% 안팎에 불과하다. 최저임금과 사회보험료 인상으로 이미 어려움을 호소하는 소규모 사업장에 적립금과 수수료, 행정 부담을 추가하는 것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전담 인력이 없는 사업장에서는 제도 이해 과정에서 혼란과 반발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단계적 적용은 물론, 정부의 재정·세제 지원과 공공성이 높은 '표준형 기금' 제공 같은 연착륙 장치가 반드시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넷째는 거버넌스와 책임 구조의 공백이다. 기금을 누가 운용할 것인지, 수탁기관 선정 기준과 손실 발생 시 책임 소재는 무엇인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네덜란드는 퇴직연금 기금 이사회에 노동자 대표를 50% 참여시키는 등 강력한 견제 구조를 가졌음을 참고해야 한다. ◆체감되는 노후 안전망 되어야 기금의 크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누가 누구를 감시할 것인가의 문제다. 더불어 이직이 잦은 청년과 플랫폼 종사자, 하청 노동자 등 이미 조각난 노동시장의 현실을 반영해 1년 미만 노동자의 사각지대 해소 방안도 '향후 과제'로 미루지 말고 구체화해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명확한 방향 제시와 통합적 설계다. 첫째,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의 역할 분담과 목표 소득대체율을 정하는 '노후소득보장 기본 설계'가 선행되어야 한다. OECD 평균 소득대체율이 60%를 웃도는 상황에서 우리 퇴직연금이 어느 정도의 격차를 메울 것인지 목표가 투명해야 한다. 둘째, 기금운용 거버넌스를 정치와 관료로부터 독립시켜 노동자·사용자·전문가가 균형 있게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영세사업장과 비정형 노동자를 위한 정부 매칭 지원 등 '연착륙 패키지'를 병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논의를 국민연금 개혁과 함께 다시 꿰어야 한다. 더 내고 더 오래 일해야 하는 사회에서, 퇴직연금은 또 하나의 부담이 아니라 "직접 체감되는 노후 안전망"이 되어야 한다. 국민연금 개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퇴직연금만 서두르면 국민은 연금 개혁 자체에 더 큰 불신을 갖게 될 것이다. 퇴직연금 노사정 합의는 중요한 첫걸음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기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새로운 연금 사회계약을 만들어 가는 일이다.

    2026-02-19 12:30:00

  • [매일신문 전국 어린이  사진공모전 70년]<1963년 9회>은상1석 이창원 작 '예쁜이의 표정'

    [매일신문 전국 어린이 사진공모전 70년]<1963년 9회>은상1석 이창원 작 '예쁜이의 표정'

    1960년대 초반 화창한 일요일 오후, 대구의 한 골목 안쪽 양철지붕 앞마당. 오늘날처럼 미용실이 흔치 않던 시절. 아버지는 바닦에 신문지 한 장을 땅바닥에 펼치며 9살 순이 딸래미를 부른다.순이 목에 보자기를 두르고 평소엔 김치도 썰고 옷감도 자르던 '전천후 무쇠 가위'로 순이의 길게 자란 앞머리 자르기를 준비한다. "아빠, 이거 진짜 안 아픈 거 맞지? 저번에 철수 오빠는 피 났단 말이야!", "가만 있어라! 철수는 지랄 맞게 움직여서 그런 거고. 너는 예쁜이라며? 가만있어야 연예인처럼 된다." 아빠의 ' 감언이설에 속아 의자에 앉았지만, 눈앞에서 번쩍이는 가위날은 공포 그 자체였다. 아빠의 엄포가 이어진다. "가만있어라,움직이면 귀 잘린다! " 그 순간부터 순이는 숨 쉬는 법조차 잊었다. 양눈을 질끈 감고, 혹시라도 가위가 콧등을 스칠까 봐 코를 잔뜩 찡긋거린다. "사각, 사각." 머리카락이 잘려 나가는 소리는 마치 거대한 톱날이 숲을 헤치는 소리처럼 귓가를 울린다. 잘려 나간 머리카락이 콧등에 내려앉아 간지러워 죽을 지경이지만, '귀가 잘릴 수 없다'는 일념 하나로 순이는 석상처럼 버틴다. 마침내 들려오는 구원의 목소리. "자, 다 됐다! 이제 눈 떠봐라. 아이고, 세상천지 이렇게 예쁜 애가 어딨노!" 하지만 조심스레 눈을 뜨니 거울 속에는 반달모양의 박 바가지를 머리에 쓴 자신을 발견한다."아빠, 이게 뭐야! 너무 짧잖아!" 아빠는 들은 척도 하지않고 잘려 나간 머리카락을 신문지에 둘둘 말아 치운다. 이창원 작 '예쁜이의 표정'의 작품은 아이의 비장한 표정 뒤에 숨겨진, 그 시절 우리들의 '앞마당 미용실'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2026-02-19 12:30:00

  • [뉴스로 보는 고사성어]<8회>일파만파(一波萬波),

    [뉴스로 보는 고사성어]<8회>일파만파(一波萬波), "하나의 물결이 연이어 많은 물결을 일으키다"

    [일파만파 퍼지는 '국방비' 미지급 사태, '한동훈 심야 제명' 일파만파, 피자헛 대법 판결 '일파만파', ICE 요원, 30대 여성 사살 '일파만파'] 등등. 최근 뉴스에서는 일파만파가 빈출했다. '일파만파'(一波萬波)는, '한 일, 물결 파, 일만 만, 물결 파'로, "하나의 물결이 연이어 많은 물결을 일으키다"라는 뜻이다. 어떤 자그마한 사태, 영향, 소문이 이에 그치지 않고 걷잡을 수 없이 연쇄적으로 수많은 사건으로 번져나가는 상황을 비유한다. 그래서 부정적, 긍정적 두 가지 의미로 다 사용한다. 일파와 만파라는 말이 처음 등장하는 곳은 어디일까. 남송 말기에 나온 『오등회원』권5 '선자덕성선사'(船子德誠禪師) 부분의 다음 시이다: "천척사륜직하수(千尺絲綸直下垂: 천 길 낚싯줄을 바로 아래로 드리우니), 일파재동만파수(一波纔動萬波隨: 한 물결 일렁이자 만 갈래 물결이 뒤따르네), 야정수한어부식(夜靜水寒魚不食: 밤은 고요하고 물이 차가워 고기 물지 않자), 만선공재월명귀(滿船空載月明歸: 한 배 가득 텅 빈 곳, 밝은 달빛만 싣고 돌아오네)" 시 속의 '일파재동만파수' 일곱 자는 '일파만파'와 내용은 같으나 사실 사자성어가 아니다. 참고로 시의 주인공은 당나라 때의 '화정선자'(華亭船子) 선사로, 불법(佛法)을 전하기 위해 지었다. 그는 약산유엄(藥山惟儼)이라는 선사의 제자다. 법명은 덕성(德誠), 생몰연대는 불분명하다. 절강성 소주 '화정'(華亭)의 오강(吳江)에서 '선자'(船子) 즉 뱃사공 노릇을 하며 수행했기에 '화정'이라는 지명에다 뱃사공의 '선자'를, 게다가 법명인 '덕성'까지 붙여 제법 길게 '화정선자덕성선사'라고도 하고, 또는 '화정선자' '화정덕성' '선자덕성' 등으로도 부른다. 이후 위의 시는 불가(佛家)에서 제법 유명해졌다. 그 계기는 『금강경오가해』에, 남송 때의 선사 야부도천(冶父道川)이 풀이한 부분에, 이것이 인용돼있기 때문이다. 책이 많이 읽힘에 따라 덩달아 시도 유명해진다. 물론 '일파재동만파수'라는 구절도 그렇다. 우리나라에서는 스님들이 법문 때 자주 언급해왔다. 그런데, '일파만파'라는 사자성어는 어디에 나오는가?, 남송의 정치가이자 시인인 범성대(范成大, 1126∼1193)가 자신의 서재인 '식재'(息齋)에 부쳐서 쓴 육언시 '제청식재육언'(題請息齋六言)에 나온다: "냉난구우금우(冷煖舊雨今雨: 싸늘할 적도 따스할 적도, 옛 친구였다가 새 친구였다가), 시비일파만파(是非一波萬波: 시비가 한번 물결치면 만 갈래로 출렁이네), 벽하선고달마(壁下禪枯達磨: 벽 아래 앉아 참선하는 깡마른 달마 같고), 실중병착유마(室中病着維摩: 방안에 몸져누운 유마거사 같아라)" 세상 인정은 변덕스럽고, 사사건건 말도 탈도 많다. 수시로 시시비비가 갈려 출렁댄다. 범성대의 위 시는, 조선 후기의 학자인 이덕무의 저술을 엮은 『청장관전서』에 인용되기도 한다. 근대기 한국에서는, 정치와 사회의 맥락에서 일파만파가 빈출한다. 일제강점기 때 일제의 입장에서는, "일파만파로 허다 분규 착잡한 가운데…; 일파만파 조선 전도(全道) 소란; 전 조선 학생 운동…시위행렬, 일파만파로"처럼, 작은 사건이 집단적 행동으로 번지는 데 예민하여 부정적인 의미로 썼다. 그러나 조선 측은, "일파만파로 마침내 조선의 독립을…"처럼, 작은 움직임이 독립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긍정적인 의미로 썼다. 나비효과처럼 긍정의 기운이 일파만파인 시절이 왔으면 좋겠다.

    2026-02-19 12:30:00

  • [이야기로 만나는 약선(藥膳)] 효심의 사리꽃, 미나리

    [이야기로 만나는 약선(藥膳)] 효심의 사리꽃, 미나리

    미나리 숨소리를 듣는다. 얼음장 아래 아랫도리 주저앉히고 추위를 견딘, 이파리 손끝에 닿으면 봄이 꿈틀거린다. 푸른 물이 뚝뚝 흐른다. '미나리'는 순우리말 이름이다. 미나리의 '미'는 '물'을 뜻한다. 인천의 옛 이름 '미추홀'은 '물의 고을'이며, 미역, 미더덕 등의 첫음절도 '물'을 말한다. 미+나리=물에서 자라는 나리(나물, 풀)인 거다. '고려사' 후비(后妃)열전에 고려 제15대 숙종의 왕비인 순종현비와 미나리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아버지가 역적으로 몰려 친정이 풍비박산나자 왕비는 궁 안에서 숨죽이며 살아야 했다. 왕비는 어려운 생활을 하는 어머니를 위해 미나리 반찬(근선芹膳)을 정성껏 준비하여 보냈다. '미나리는 사철 푸르르 맛이 좋은데, 우리 집안은 어찌하여 이리도 빨리 시드는가' 고려의 참요(讖謠)인 '사리꽃 노래'는 '권력은 무상하나 효심은 지극하다'라는 메시지로 퍼져나갔다. 미나리 줄기가 길게 뻗으며 엉키는 모습을 국수사리로 보았고, 꽃이 피면 꽃송이가 하얀 실 사리를 풀어놓은 듯하여 사리꽃이라 하였다. 조선 시대 기록물속의 미나리는 단순한 채소를 넘어 효심, 충성심, 그리고 민중의 삶을 상징하는 소재로 등장한다. 미나리 절임인 '근저(芹菹)'는 국가 의례에 필수 제수로 올려졌고, 채소 중 특이하게 '회'로 만들어 임금의 수라상에 올랐다. 맹물로 끓인 백비탕에 미나리를 데쳐서, 익힌 육류나 어류를 돌돌 말아 초장에 찍어 먹는 '미나리강회'가 그것이다. 또한 '장다리는 한철이고 미나리는 사철일세' 노래로 저잣거리에서 유명세를 떨쳤다. 조선 숙종의 계비 인현왕후는 성이 '민'이었다. 노랫말 속의 장다리는 장희빈이었고, 미나리는 궁에서 쫓겨난 민비를 빗댄 거였다. 한철 장다리인 장희빈은 사약을 받았고 사철 미나리인 민비는 다시 궁으로 돌아왔다. '시경(詩經)'의 '사락반수 박채기근(思樂泮水 薄采其芹)'은 중국 최상위 교육기관인 태학(太學)을 감싸 도는 '반수'에서 미나리를 캐듯 인재를 발굴한다는 뜻이다. 태학을 반궁(泮宮)이라 하였는데, 조선에서도 성균관을 둘러싼 연못을 반수라 하였으며, 성균관을 미나리 궁전인, '근궁(芹宮)', 또는 '반궁(泮宮)'이라 칭했다. 반촌(泮村)은 성균관 살림을 돌보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 미근동(渼芹洞)은 미나리꽝이 있던 동네였다. 과거 선비들은 미나리의 세 가지 덕목을 칭송했다. 가뭄에 시들지 않는 강인함, 더러운 물에서 자라나도 청결함, 주변의 물을 맑게 해주는 상생을 '삼근(三芹)'이라 했다. 생명력과 번영의 상징으로 붉은 실로 묶은 미나리를 아기 돌상에 차렸고, 처가 세배는 미나리강회 먹을 때 간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몸을 이롭게 하는 채소였다. 주변에 흔한 미나리지만 귀하게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미나리는 맛이 맵고 달며, 성질은 서늘하다. 열을 내리고 부기를 가라앉히는 작용을 한다. 독특한 향은 식욕을 돋우며 위를 튼튼하게 한다. 미나리가 복어 독인 테트로도톡신을 해독한다는 것은 속설일 뿐, 실제로는 불가능하다. 맛과 영양 면에서 복어와 잘 어울리는 초록의 매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요즘 하우스 미나리가 한창이다. 미나리는 대구권 지역 특산물로 인기가 높다. 청도와 경산, 팔공산과 화원 등이 미나리 군락지로 이름을 떨친다. 아니나 다를까, 동창 모임에서 미나리 파티를 한다는 전갈이다. 달성군 화원 쪽은 오랜만에 걸음 하였다. 그쪽에 살던 절친이 몇 해 전에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친구는 미나리 철마다 어김없이 초대하여 고기와 미나리를 차렸다. 마지막 코스로 양은 냄비에 라면과 동량으로 미나리를 넣어, 소위 미나리탕을 끓여서 먹으라고 권했다. 친구는 가고 없으나 푸릇했던 그 자리, 그 친구의 향기는 알싸하게 남아 코끝을 아리게 한다. 겨울날 따스한 볕을 임 계신 곳에 비추고자/ 봄 미나리 살찐 맛을 임에게 드리고자/ 임이야 무엇이 없으랴마는 못다 드리워 안타까워하노라 –청구영언

    2026-02-19 12:00:00

  • [문학을 품은 영화] 국보

    [문학을 품은 영화] 국보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인 신년회 날, 키쿠오는 야쿠자 두목인 아버지와 그의 수하들 앞에서 가부키 극을 선보인다. 손님으로 참석한 가부키 명문가의 당주인 한지로는 키쿠오가 타고난 온나가타(女形)임을 단번에 알아본다. 일본 에도 시대에는 풍기 문란을 이유로 남자만 무대에 설 수 있었다. 그래서 가부키 배우(俳優)는 남성뿐이며 여성 역할도 남성이 연기해야 하는데, 이를 '온나가타'라고 부른다. 가부키 공연이 끝나자마자 반대파의 습격으로 키쿠오의 아버지는 아들의 눈앞에서 극적인 최후를 맞이한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신의 죽음을 똑똑히 보라고 말한다. 그리고 하얀 눈 위에 붉은 피를 적시며 죽어가는 아버지의 모습은, 오직 죽음만이 진실인 삶이라는 무대에서 쓰러진 배우처럼 보인다. 이 순간 키쿠오는 쓰러진 아버지가 아니라 허공을 바라본다. 기댈 곳 없는 자신이 의지해야 할 그 무엇을 찾는 듯. 〈국보〉는 가부키 세계에 발을 들인 키쿠오가 혈통과 재능이라는 숙명 사이에서 좌절하고 극복하면서, 결국 일본 제일의 가부키 배우가 되는 이야기다. 그 과정에서 그는 많은 사람들을 잃는다. 특히 그의 곁을 지키고자 했던 연인들이 모두 그를 떠난다. 지난한 궁핍을 함께 견디면서도 키쿠오가 자신들을 바라봐주길 원했지만, 그의 시선은 그녀들을 향하지 않는다. 키쿠오의 시선은 예술의 꼭대기에 서 있는 자만이 볼 수 있는 경치만을 갈망한다. 가부키는 그 표현 방식이 지극히 오묘하고 상징적이다. 그리고 그 양식에 있어 배우의 미세한 움직임과 미려한 발성법이 엄격히 규격화된 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안 된다. 가부키 극의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연기자는 한 치의 오차도 용납될 수 없기에, 뼈가 휠 정도로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다. 무대 위 배우들의 연기에 흐르는 극도로 양식화된 절제미가 관객에게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원작 소설에 묘사된 완벽을 향한 집념을 영화는 더욱더 압도적인 형식미와 디테일로 풀어낸다. 현세대의 배우가 전통 무용의 몸짓을 통해 보여주는 정교한 퍼포먼스와 복잡한 내면 표현은 가히 기적적이다. 배우가 연기하는 무용은 단순한 신체의 움직임이 아니다. 섬세한 흔들림이나 특정 자세마다 의미가 있고 드라마와 감정이 담겨 있다. 그리고 몸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포착하는 카메라의 클로즈업은 땀으로 무너지는 화장의 한 줄기까지도 포착하며 등장인물이 뿜는 감정을 화면 위에 그려낸다. 그리고 빛을 다루는 솜씨와 더불어 무대 위의 공기까지 담아내는 음향 솜씨는 매혹적이기까지 하다. 침묵의 소리가 주는 감동에 마비되어 몇 번이고 숨을 죽이는 순간이 있다. 매우 거대한 재능을 지닌 인간들은 과연 행복할까? 그들은 예술에 무게를 두고 삶에는 무게를 두지 않는다. 자신만이 볼 수 있는 풍경을 보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 풍경이 지닌 기괴한 아름다움을 향해 돌진하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함께 공연을 준비하던 동료가 무대 밖을 향해 "뭔가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하지만 키쿠오는 다르다. 그는 보이는 것을 찾지 않는다. 키쿠오는 결코 보지 못할 것을 보고 싶은 사람이다. 이게 이야기의 핵심이다. 호화로운 무대 위에서 넋을 잃은 듯 춤을 마무리한 키쿠오가 "참 아름답구나"라며 읊조리던 독백이 진실인지는 오로지 관찰자의 해석에 달려있다.

    2026-02-19 12:00:00

  • [금주의 공연,전시]

    [금주의 공연,전시]

    ◆대덕문화전당 신춘특별기획전 마에스트로 시즌 1. 박세호·권정순 ​2월 23일(월)~3월 14일(토) 대덕문화전당 1~3전시실, 블랙 큐브 전시장 053-664-3118 ​대덕문화전당이 신년을 맞아 새로운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기획 전시 개편을 발표했다. 신규 공간은 지하 1층 창고를 개조해 만든 블랙 큐브 전시장으로 이곳에서 영상 미디어 작품들을 중심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전시 공간 확장과 더불어 올해는 '프리미어(최고의, 제1의) 전시'를 콘셉트로 '마에스트로 시리즈'를 시즌별로 선보인다. ​올해 첫 마에스트로 전시의 주인공은 30여 년간 차별화된 서예 세계를 펼쳐온 현대 서예가 박세호 작가와 한국전통민화연구소 대표이자 원로 민화 작가인 권정순 작가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으며 국제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해 온 박세호 작가.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등에서 대형 붓 퍼포먼스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실험적인 작품으로 문자가 가지는 상징적인 역사성과 관습에 저항해온 작가만의 현대적인 조형 언어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특히 블랙 큐브 전시실에서는 그의 현대 서예 미디어 설치 작품 1점을 단독으로 선보인다. 한국 민화의 현대적 확장에 기여해 온 권정순 작가는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색채가 어우러진 대표작들을 출품한다. 세밀하면서도 역사적인 기록과 상징성이 강한 작품들과 그의 작품을 기반으로 만든 미디어 영상도 함께 보여준다. ◆대구시민주간 2·28민주운동 66주년 -대구시립교향악단 특별 연주회 '기억과 울림' ​2월 27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입장료 1만원 / 문의 053-430-7765 대구시립교향악단이 대구시민주간과 2·28민주운동 66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를 연다. 대구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인 박혜산이 지휘한다. 1부에서는 오페라 서곡과 아리아, 한국 가곡을 통해 희망과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고, 2부에서는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9번 E♭장조, Op.70'을 통해 역사적 현실을 바라보는 음악적 시선을 제시한다. 소프라노 이채영과 테너 최호업이 협연한다.

    2026-02-19 11:35:00

  • [임무출의 낱말 맞히기]<제8회>

    [임무출의 낱말 맞히기]<제8회>

    〈strong〉〈가로 풀이〉〈/strong〉 3. ○○○사: 장씨의 셋째 아들과 이씨의 넷째 아들이란 뜻. 평범한 사람을 이르는 말 4. ○○필부 : 평범한 남녀. 5. ○○감천: 정성이 지극하면 하늘도 감동하여 좋은 결과를 맺도록 도와줌. 6. 곡경○○: '당비파'를 달리 이르는 말. 8. ○○○력: 우레(천둥)의 소리와 벼락을 아울러 이르는 말. =뇌정벽력. 10. 혼정○○: 밤에는 부모의 잠자리를 보아 드리고 이른 아침에는 부모의 밤새 안부를 묻는다는 뜻 11. 염화○○: 말로 통하지 아니하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일. =염화미소. 12. ○○○장: 패한 군사의 장수. 싸움에 진 장수. 13. ○○동물: 동물성 먹이나 식물성 먹이를 가리지 않고 다 먹는 동물. 15. 오월○○: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이 함께 배를 탄다는 뜻. 16. 철천○○: 하늘에 사무치는 크나큰 원한. =철천지한. 18. ○○○사: 코 밑에 닥친 일만 그때그때 처리하는 정사. =비하공사. 19. 만○○○: 집안에 앓는 사람이 근심,걱정이 많음. 〈strong〉〈세로 풀이〉〈/strong〉 1. ○○○○: 사회적 지위나 권리에 있어 남자를 여자보다 우대하고 존중하는 일. ↔여존남비. 2. ○○종부: 아내는 반드시 남편을 따라야 한다는 말. 3. 만리○○: 일만 이수나 되는 긴 성. 중국의 북쪽에 있는 성 이름. 7. ○○○첩: 사람의 생활이나 일의 진행에 여러 가지 곤란이나 시련이 많음. =파란만장. 9. ○○○자: 성인과 군자를 아울러 이르는 말. 10. ○○○기: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을 적은 수필체의 글. 11. ○○○○: 여러 가지의 잘못. 또는 옳고 그름을 따지며 다툼. 14. ○○○○: 학식이 있는 것이 오히려 근심을 사게 됨. 15. ○○서벌: 동쪽을 정복하고 서쪽을 친다. 17. ○○돈오: 조금도 결함이 없는 완전한, 모든 진리를 문득 깨닫는 일. ◆6회 정답 〈응모요령〉 ▶낱말맞히기 정답 공모(이름·휴대폰 번호·주소를 반드시 기재) ①우편엽서 ②이메일: mincho@imaeil.com ▶당첨자는 지면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 ▶보내실 곳: 대구시 중구 서성로 20 매일신문 주간본부(우편번호 41933) ▶당첨자는 본지 지면 발표

    2026-02-19 11:30:00

  • [임무상의 1957 그림일기]1957년 2월 6일 수요일 맑음

    [임무상의 1957 그림일기]1957년 2월 6일 수요일 맑음

    단기 4290년(1957년) 2월 6일 수요일 맑음 오늘도 어제와 같이 늦잠을 잤다. 아침을 먹고 나서 태욱(泰煜)이네 집에서 태욱이와 같이 가려고 있다 보니 시계는 9시를 쳤다. 빨리 학교에 갔지만 벌써 조회가 끝나고 공부시간이 시작되었다. 시작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아침에 벌 소제를 하게 되었다. 벌 소제를 하고 나서 공부시간으로 들어가 공부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오늘은 공부가 머리에 잘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나 3시간을 마치고 나서 그전부터 포내(浦內)에 있는 성학(成學)이란 애와 모선(某先)이란 애가 나와 태욱이 한테 까불어서 오늘은 철둑 가에 데려다 놓고 좀 타일렀다. 그리고 집에 돌아왔을 때는 점촌(店村)에 있는 남식(南植)이와 용궁(龍宮)에 있는 인민(仁敏)이란 애를 데리고와 태욱이네 집에서 재미있게 놀다가 우리는 그들을 "수통메기"란 곳까지 대려다 주고 집에 왔다. 집에 와서 매월(梅月) 누야(누나)의 심부름하고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은 후 영어복습과 생물(生物) 과목을 복습한 후 "Home and School이란 책을 보다가 자 버렸다.

    2026-02-19 11:30:00

  • [하대성의 헬기 이야기] 건조한 대기가 강풍을 만나 불꽃이 튀면

    [하대성의 헬기 이야기] 건조한 대기가 강풍을 만나 불꽃이 튀면

    건조한 대기가 강풍을 만나면 작은 불꽃 하나가 대형산불로 번진다.​ 요즘 휴대전화에 자주 울리는 안전안내문자가 주는 경고다. 대형산불이 무서운 이유는 산불을 제압할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헬리콥터는 산불을 끄는 핵심 수단이 됐지만 만능은 아니다. 헬기에 의한 산불 진화 기여율은 평균 70% 안팎으로 알려져 있지만, 강풍·지형·시계 제한 앞에서는 한계가 분명하다. 산불진화는 고난도의 임무로 조종사의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강풍과 맞서야 하고, 저고도에서 물을 살포하면서 화기(火氣)와 연무(煙霧)를 감수해야 한다. 물을 뜨기 위해 가용한 담수지를 찾아야 하고, 담수지에선 제자리비행을 하면서 순간풍속과 최대 엔진토크를 감당해야 한다. 또한 제한된 구역에서 불을 끄는 많은 헬기들과 조우하면서 충돌의 위험도 최소화해야 한다. 산불헬기 운용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강풍이다. 산불이 강풍을 만나지 않으면, 헬기가 출동한 뒤 1시간 안에 상황이 정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해 경북의 산불도 순간풍속 초속 30m(시속 108㎞)의 강풍이 산불진화 헬기의 발목을 잡았다. 통상 평균 풍속이 초속 10m(시속 36㎞)를 넘으면 대부분의 헬기는 비행이 제한된다. 이런 상황에선 비행을 한다 해도 화원(火源)을 향해 정확하게 물을 뿌릴 수 없으며 불을 끄는 속도보다 확산되는 속도가 더 빠르다. 산불이 강풍을 만나면 헬기는 속수무책이다. 두 번째는 담수지다. 담수지는 물을 담는 장소다. 통상 헬기는 연료 보충 후 1시간 30분의 가용시간이 주어진다. 만약 담수지가 화원으로부터 15분 거리에 있다면 왕복 30분이 소요된다. 그럼 겨우 3번 산불을 끄고 다시 연료를 보충하러 가야 한다. 더욱더 난감한 상황은 담수지가 얼어붙은 경우다. 겨울철 강원도 대부분이 얼어있다. 지상부대에서 전기톱으로 물구덩이를 파놓기도 했지만 금세 얼어붙는다. 구역별 담수지를 선정하여 관리하고, 겨울철 담수지 빙결 대책을 세워놓지 않으면 헬기는 무용지물이다. 마지막은 어둠이다. 산불진화 헬기는 야간에 운용할 수 없다. 야간에 화원을 관측하고 바람 방향을 읽고 진입 방향과 공중살포 위치를 계산하고, 더군다나 바켓으로 담수하는 것 자체가 대단히 어렵다. 미국에서조차 헬기는 야간 산불진화를 금지한다. 수리온 산불진화개량형 헬기가 야간산불진화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의문이다. NVG(야간투시장비) 고글을 착용해서 담수하고, 강풍에 맞서 저고도로 공중살포하도록 조종사를 훈련시키는 자체가 어렵다. 야간 산불진화 대책은 전무하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산불진화 방식으로는 이러한 장애물을 영원히 극복할 수 없다. 물의 진화 효율은 생각보다 낮고, 물로 산불을 끄는 방식에만 사고가 갇혀 있었다. 물을 대체할 새로운 물질을 개발해야 한다. 가정용 소화기의 소화분말처럼 말이다. 다음은 가정용 소화기처럼 새로운 물질을 투발할 수단을 개발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검토해야 할 과제는 산불진화 물질의 개발이다. 국내에서 친환경적이며 난연, 냉각, 소화 기능이 뛰어난 새로운 화합물을 찾는 노력이다. 이를 위해 대구경북에서 산불진화 신물질 경진대회나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어도 좋다. 둘째, 신물질을 내장한 소화탄 개발이다. 연대급 화력으로 운용 중인 105밀리 차륜형 자주포를 플랫폼으로 삼는 방안이다. 이 포는 전국에 고르게 배치되어 있어, 필요시 신속 투입이 가능하고 특히 야간 산불 진화에 특화할 수 있다. 셋째, 소화볼을 만드는 방안이다. 신물질을 볼 형태로 만들어 발사하거나 투하하는 방법이다. 자율주행 산불진화 로봇을 만들어 지상에서 소화볼을 쏘고, 헬기에서는 물 대신 소화볼 투척기를 장착해 투하하는 방식이다. 이런 시도가 현실화되면, 주간에는 산불진화 헬기가, 야간·강풍에는 105밀리 소화탄과 자율주행 산불진화 로봇이 불을 끄는 전천후 체계를 갖출 수 있다. 1조 8천억 원의 피해를 기회로 바꾸는 힘은 집요한 노력과 시도에서 나온다. 헬기의 빈자리를 소화탄과 소화볼이 채울 수 있다면, 아무리 건조한 대기가 강풍을 만나도 불꽃은 쉽게 대형산불로 튀지 않을 것이다.

    2026-02-19 11:20:00

  • [팔도건축기행] 전남도립미술관

    [팔도건축기행] 전남도립미술관

    전남 광양에 자리한 전남도립미술관(관장 이지호)을 처음 만났을 때 떠오른 이미지는 '야트막한 산'이었다. 파란 하늘 아래 비스듬히 경사진 모습으로 자리한 미술관은 외관을 감싼 푸른빛의 유리 파사드와 어우러져 현대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마침 개관 기념 전시 제목이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다'였는데, 미술관 이미지와 어울린다는 생각도 했다. 위로 높이 솟은 대신 좌우로 길게 펼쳐진 미술관은 실제로는 하나로 연결되어있지만 중간에 세로로 길게 틈을 둬 외관상 세 개의 건물이 이어진 것처럼 보인다. 미술관 자리가 옛 기차역이었음을 떠올린 사람들은 마치 기차 세 량을 연결해 놓은 듯한 미술관의 모습을 흥미롭게 바라볼 터다. 유리로 덮인 미술관은 자연을 그대로 담아내는 캔버스 역할을 한다. 야간개장일에 미술관을 찾는다면 실내 불빛이 바깥으로 쏟아지며 만들어내는 멋진 야경도 감상할 수 있다. ◆광양역사 터에 자리한 미술관 2015년 미술관 부지 선정 후 6년만인 2021년 개관한 전남도립미술관은 옛 광양역사터에 자리잡았다. 1967년 개통된 광양역은 2011년 경전선 복선 전철화로 이전되며 기능을 멈춘 상태였다. 오랜 기간 사람과 물자를 실어 나르던 열차가 오고 가던 장소가 이제 문화 예술과 사람을 연결하는 공간이 된 셈이다. 미술관 설계는 서울의 에스아이(SI) 건축사무소와 광주의 (주)디아이지(DIG) 건축 사무소가 맡았다. 공모 당시 '전남의 풍경을 담다'라는 콘셉트를 제시한 사무소는 옛 폐선부지의 대지 조건을 살려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룬 건물 배치와 공간 활용 계획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미술관은 영산강·지평선 위의 하늘 등 전남의 풍경을 담은 '하늘'(자연을 담은 미술관), 공원의 흐름과 미술관을 연결한 '땅'(발걸음이 머무는 미술관), 가변형 전시공간과 자연을 옮겨놓은 듯한 실내를 염두해 둔 '공간'(재미가 있는 미술관), 공동체적 가치를 만드는 '사람'(지역공동체 에코 미술관) 등 네 가지 테마로 설계됐다. 연면적 11, 547㎡ 의 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다. 지하 1층에는 전시실, 수장고, 어린이 아뜰리에가 자리하고 있으며 지상 1층에는 카페와 기증전용관이 있다. 2층은 대강의실(188석)과 워크숍 공간, 3층은 사무공간으로 쓴다. 대지의 흐름을 따라 낮고 길게 설계한 미술관 건물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외벽을 감싼 유리 파사드로 시간과 날씨, 계절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펼쳐 보인다. 유리 외벽에 일정한 간격으로 비스듬히 설치된 얇고 긴 수직 알루미늄 루버(louver)는 각도에 따라 건물에 다양한 모습을 부여하며 외벽에 설치한 하얀색 오브제는 건물의 포인트 역할을 한다. 미술관 안으로 들어서면 유리 외벽의 장점을 만날 수 있다. 유리 벽면을 통해 외부의 빛이 미술관에 자연스럽게 들어오면서 시간대별로 변하는 자연광이 공간의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복도를 이동하거나 건물 위 아래 층을 오르락 내리락 할 때 유리창 너머 바깥 풍경을 바라보다 보면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다. 탁 트인 유리창을 통해 하루의 변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으며 미술관 앞 잔디광장에 설치된 자비에 베이앙의 '새' 등 다양한 조각 작품을 만나는 즐거움도 있다. ◆지하에 배치된 전시장 미술관의 핵심 시설은 전시공간이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전시장을 모두 지하 1층에 집중 배치해 관람동선을 최적화했다. 계단을 내려가 전시장 로비에 서면 3층까지 시원하게 뚫린 탁월한 개방감과 곳곳에 있는 천창으로 쏟아지는 빛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크고 작은 9개의 전시실은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연결된 독특한 구조의 가변형으로 설계돼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하며 전시를 구상할 수 있다. 특히 전시장 층고가 6m에 달해 설치, 회화, 조각, 미디어 아트 등 초대형 현대미술 작품을 소개하는 데 더 없이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현재 열리고 있는 '김선두-색의 결, 획의 숨', '정기용 컬렉션:플럭서스에서 모더니즘까지', '미디어 아트 소장품'전 역시 공간의 특성을 잘 반영한 전시이며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리움미술관 순회전', '조르주 루오전', '마나모아나:신성한 바다의 예술 오세아니아전' 등의 굵직한 전시도 큰 인기를 모았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광주일보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2026-02-12 12:30:00

  • [임무출의 낱말 맞히기]<제7회>

    [임무출의 낱말 맞히기]<제7회>

    〈strong〉〈가로 풀이〉〈/strong〉 1. 애를 써서 매우 힘들게. 겨우 빠듯하게. ○○○○ 위기를 넘기다. 3. =이따금. ○○○○ 고향 생각이 떠오르기도 하겠지. 7. 집안 살림의 형편. ○○가 빈한하다. 8. 학교 따위에서, 같은 연도에 입학하였거나 졸업한 사람. =동창생. 9. 물건 값. 또는 상품의 시장가격. =시가. 시세. 12. 어느 날 뒤에 오는 날. =이튿날. 13. 서로 갈리어 떨어짐. 서로 헤어짐. =결별. 이별. 17. '백합'의 순우리말. 18. 등대와 관계가 있음.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하는 등. 19. 목숨이 끊어지다. 생명을 잃다. =숨지다. 사망하다. ↔살다. 22. 땔나무를 쌓은 더미. 그는 ○○○○에서 나무를 한 동 지고 부엌으로 들어갔다. 23. 정신, 생각, 마음 따위를 바로 차리거나 다잡다. 정신을 ○○○○. 〈strong〉〈세로 풀이〉〈/strong〉 1. 이따금씩 가끔. =가끔가다. 잊지 말고 ○○○○ 찾아 다오. 2. 음식을 먹다가 볼을 깨물어 생긴 상처. 볼을 깨물어 결국 ○○가 생겼다. 4. '차'와 '과자'를 아울러 이르는 말. =다담. 차담. ○○를 대접하다. 5. 어떤 대상 쪽으로 더 가까이 가다. ↔다가오다. 좀 더 안쪽으로 ○○○○. 6. 형제자매의 사이. ○○○ 싸움은 칼로 물 베기.(속담) 10. 얼굴이 눈에 익숙하다. 어쩐지 그녀의 얼굴이 ○○○. 11.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어지는 비탈진 곳. ↔오르막. 14. 어디를 가나 늘 다름없이. =오나가나. 15. 그림에서, 색의 밝고 어두운 정도로 입체 효과를 나타내는 기법. =음영법. 16. 재주나 능력이 남보다 뛰어남. 이번 학술회의에는 전 세계의 ○○ ○○ 하는 학자가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20. 비싼 가격. 또는 값이 비싼 것. ↔헐값. 그녀는 ○○의 물품을 구입하였다. 21. 놀이나 재미있는 일을 하며 즐겁게 지내다. 공놀이를 하며 ○○. ◆〈strong〉5회정답〈/strong〉 〈응모요령〉 ▶낱말맞히기 정답 공모(이름·휴대폰 번호·주소를 반드시 기재) ①우편엽서 ②이메일: mincho@imaeil.com ▶당첨자는 지면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 ▶보내실 곳: 대구시 중구 서성로 20 매일신문 주간본부(우편번호 41933) ▶당첨자는 본지 지면 발표

    2026-02-12 12:30:00

  • [소야의 대중가요 문학을 품다]<4>망향 정서의 태동 '타향살이'

    [소야의 대중가요 문학을 품다]<4>망향 정서의 태동 '타향살이'

    1920년대 신문 연재 작품인 현진건의 단편 '고향'은 '타향'의 역설이다. 소설 속 화자(話者)는 경성(서울)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기이한 복장의 사내를 만난다. 한·중·일 삼국의 옷을 아래위로 섞어 입은 그 남자의 모습은 식민지 현실과 유랑의 처지를 웅변한다. 처음에는 그의 어쭙잖은 언행에 거부감을 느끼지만, 점차 그의 참담한 삶의 여정에 동정심과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동양척식회사에 농토를 빼앗기고 만주와 일본을 전전하다가 가족을 잃어버린 후 고향에 돌아왔지만, 그곳 또한 지난날의 고향이 아니었다고 했다. 젊은 시절 혼인 말이 오갔던 여인을 만났는데, 유곽에 팔려갔다가 병든 몸으로 돌아와 일본인 집에 식모살이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작중 화자는 괴로워하는 그 남자와 술잔을 나누며 함께 노래를 부른다. 어릴적 배웠던 개사한 신민요였다. 이 소설이 10년만 늦게 나왔더라면 작중 인물들이 '타향살이'를 부르지 않았을까. '타향살이 몇 해던가 손꼽아 헤어보니, 고향 떠난 십여 년에 청춘만 늙고' '부평 같은 내 신세가 혼자도 기막혀서, 창문 열고 바라보니 하늘은 저쪽' '고향 앞에 버드나무 올봄도 푸르련만, 버들피리 꺾어 불던 그때는 옛날' '타향이라 정이 들면 내고향 되는 것을, 가도 그만 와도 그만 언제나 타향'. 고복수의 '타향살이'는 가사가 짧다. 초장·중장·종장의 3장 형식인 시조나 기승전결의 구조를 지닌 여느 가요와도 다르다. 그래서 4절까지 있다. 간결한 노랫말이었지만 '타향살이'는 일제강점기 고향을 등지고 떠도는 설움의 원형을 이루었다. 우리 대중가요사에서 '타향'이라는 정서를 낳은 노래였다. 망향의 의식을 개인적 감상이 아닌 시대 정서로 승화시킨 가요였다. 우리 민족사의 질곡은 간단없는 타향살이를 강요했다. 일제의 폭정과 전쟁의 참화 그리고 국토의 분단은 숱한 실향민을 양산했다. 타향에서의 삶이 고달플수록 고향은 가이없는 그리움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망향의 정서에는 미사여구가 필요하지 않았다. '타향살이'는 노랫말도 가수의 성음도 그저 순박하다. 하지만 그 처연한 계면조의 감성이 겨레의 가슴을 저며들었다. '타향살이'를 통해 식민지 한국인은 '떠돌며 사는 삶'을 자각했다. 그것은 시와 가요의 경계를 허문 집단적 서정시였다. 단순 반복과 완만한 하강조의 가사와 선율은 회상과 상실의 정조를 중층적으로 쌓아올리며 설움을 녹여 눈물을 자아냈다. 특히 만주에서의 공연은 가수와 관객이 함께 노래를 부르고 또 부르다가 기어이 흥건한 눈물 바다를 이루곤 했다. '타향살이'는 겨레의 망향가였다. '헌 짚신짝 끌고, 나 여기 왜 왔노, 두만강을 건너서, 쓸쓸한 이 땅에. 남쪽 하늘 저 밑에, 따뜻한 내 고향, 내 어머니 계신 곳, 그리운 고향집'. 만주에서 태어난 윤동주 시인이 두만강을 건너왔다고 한다. 남쪽 하늘 저 밑이 고향이라고 한다. 시적 화자가 윤동주 개인이 아닌 한반도에서 만주로 내몰린 동포임을 대변한다. 조국을 빼앗긴 망국민에게 어머니 같은 고향은 더 이상 없었다. 김능인이 작사한 '타향살이'는 이같이 잃어버린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이국에서의 신산한 삶을 절절하게 담았다. 1930,40년대를 살아가는 대중은 노래를 함께 부르면서 타향살이의 연대감을 공유했다. '타향살이'는 망향의 문학이자 망국의 비가(悲歌)였다. 타향살이의 본질적 비극은 되돌아갈 수 없는 시간과 공간에 갖힌 것이다. 그것은 시대에 소모된 민중의 자화상이었다. 대중문화평론가

    2026-02-12 12:30:00

  •  [뉴스로 보는 고사성어 ] <7> 전전긍긍(戰戰兢兢),

    [뉴스로 보는 고사성어 ] <7> 전전긍긍(戰戰兢兢), "두려워하고 조심하는 모양"

    ["희토류 안판다"…중국, 신규계약 거부 방침에 일본 기업 '전전긍긍', 교원 해킹 3일이 지났는데 '깜깜이'…학부모들 '전전긍긍', 위헌정당해산론에 '전전긍긍'하는 국힘] 등등. 최근 국내외는 복잡한 일들로 온통 전전긍긍이란 기사다. 전전긍긍(戰戰兢兢)은 "두려워하고 조심하는 모양"을 말한다. '전전'이란 '전' 자를 겹쳐 매우 불안하여 두려워서 떠는 모양을, '긍긍'이란 '긍' 자를 겹쳐 몸을 움츠리고 조심하는 모양을 보여준다. 전전긍긍은 중국 고대의 시가집 『시경』 「소아(小雅)」의 '소민(小旻)'(=높은 하늘)과 '소완(小宛)'(=작은 산비둘기)의 마지막 부분에 나온다. 먼저, '소민'을 보자. 이 시는 임금이 소인의 나쁜 계책에 휘둘려 나라가 혼란에 빠져있음을 풍자한 것이다: "전전긍긍(戰戰兢兢: 두려워하고 조심하기를), 여림심연(如臨深淵: 마치 깊은 연못에 임한 듯해야 하고), 여리박빙(如履薄氷: 마치 살얼음을 밟고 가는 듯해야 하네)" 이어서, '소완'을 보자. 이 시는 난세를 사는 사람이 시국을 한탄하면서도 몸을 삼가함으로써 화를 면하고자 스스로 경계한 것이다: "온온공인(溫溫恭人: 온화하고 공손한 사람이), 여집우목(如集于木: 나무 위에 올라앉아 있듯이), 췌췌소심(惴惴小心: 무서워하고 조심하기를), 여림우곡(如臨于谷: 깊은 골짜기에 이르는 듯), 전전긍긍(戰戰兢兢: 두려워하고 조심하기를), 여리박빙(如履薄氷: 살얼음을 밟듯이 하라)" '전(戰)'은 "싸우다"라는 뜻으로, 서로 목숨을 걸고 힘을 겨루는 일이다. 공적으로는 '전쟁'이고, 사적으로는 '투쟁'이다. 대개 전쟁에는 개별적・국소적 전투계획인 '전술'이, 종합적・대국적 전쟁계획인 '전략'이 필요하다. 어떤 전투나 전쟁이든 싸우는 병사도 연루되는 백성들도 모두 힘들다. 안 싸우는 게 가장 좋으나 예나 지금이나 전쟁은 없을 수 없다. 막상 전쟁이 일어나면 죽기 아니면 살기라서, 『논어』 「팔일(八佾)」에 나오는 '전율'(戰慄)이란 말대로 "두려워서 벌벌 떨게 된다." 그러므로 전전긍긍에서 '긍긍' 대신에 두려워할 '공(恐)' 자를 겹쳐 넣어 '전전공공'(戰戰恐恐)으로 하는 것이 이해가 간다. 한편 '긍(兢)'은 '긍신'(兢愼: 조심하고 삼가다)이나 '긍긍업업'(兢兢業業: 조심하여 삼가다)처럼, '삼가함'이 주된 것이다. 앞서 『시경』의 '소민'과 '소완'에 이미 나온 대로이다. 그런데 '긍'에는, '강하고 활발한 모양'이라는 뜻도 들어 있다. 예컨대 『시경』 「소아」의 '무양(無羊)'(=양이 없는가)에는, "이양래사(爾羊來思: 저기 오는 그대의 양), 긍긍긍긍(矜矜兢兢: 한데 모여 부지런히 따라오며…)"라는 구절에서 보인다. 양들이 떼 지어 "부지런히 따라오는 모양"을 '긍긍긍긍'이라 하였다. 마치 '끙끙'대는 것처럼, 힘 있게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하기야 '조심하고 삼가는' 일 자체가 한편으론 '쫄고있는' 모습이나, 다른 한편에선 무언가 잘하기 위해 애써 '끙끙대는' 일이다. 전전긍긍은 『시경』에서 유래한 이래 『서유기』 등의 문학 작품에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하여, 많은 문집에서 『시경』 구절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등장한다. 내우외환이라는 유교적 유전 인자가 있는 동아시아인들에게 '전전긍긍'은 매우 친화력이 있는 사자성어라 생각된다.

    2026-02-12 12:30:00

  • [임무상의 1957 그림일기]1957년1월 31일 설날 목요일 맑음

    [임무상의 1957 그림일기]1957년1월 31일 설날 목요일 맑음

    단기 4290년(1957년)1월 31일 목요일 맑음 오늘은 음력 과세(過歲), 즉 세배(歲拜)하는 날이다.아침은 떡국으로 하고 학교에 일찍 오니 아이들이 몇몇뿐 이었다. 우리 학교 확성기를 통하여 나온 방송이 새해의 아침 공기를 울렸다. 오늘은 설이라고 학교에 온 아이들은 몇몇뿐이어서 공부를 네 시간 정도로 하고 오락 시간으로 들어갔다. 방송실에서 2-B 학생들이 스무고개를 하였다. 우리는 교실에서 재미있게 들었다. 오후에는 청소를 깨끗이 하고 집에 돌아와 점심을 먹지 않고 새배 들이러 갔다. 사장어른댁과 이모님 집으로 가서 새배 들이고 이웃 어른들을 찾아뵈었다. 배는 꽤 불렀다. 해는 서산에 넘어가고 하여 집에 오니 고모님 식구들은 저녁을 잡수시고 있었다. 나는 저녁을 먹고 이웃으로 놀러 가서 "카드"놀이를 하고 집에 와서는 바로 누워 잤다.

    2026-02-12 12:00:00

  • [매일신문 전국 어린이  사진공모전 70년]<1961년 7회>흙바닥에 새긴 황금빛 영토, '지도 그리기'의 추억

    [매일신문 전국 어린이 사진공모전 70년]<1961년 7회>흙바닥에 새긴 황금빛 영토, '지도 그리기'의 추억

    해 질 녘 대구의 어느 좁은 골목길 한구석에서 두 형제가 길을 걷다 걸음을 멈춘다. 형이 슬며시 바지춤을 내리자 뒤따르던 동생도 바지를 내리며 땅바닥에 '지도 그리기'를 하고 있다. 마른 흙바닥 위로 뜨거운 오줌 줄기가 닿는 순간, 치익 소리와 함께 매캐한 흙내음이 확 끼쳐 오른다. 아이들은 그것을 '지도를 그린다'고 불렀다. 누구의 줄기가 더 힘센지, 누가 더 끊기지 않고 거대한 대륙을 완성하는지가 그날의 승부를 결정지었다. "니 지도는 와 이래 쪼매나노? 내 지도 단디 봐라, 이건 완전 태평양 아이가!".짙은 갈색으로 변해가는 흙바닥 위로 한반도가 생겼다가, 이름 모를 먼 나라의 섬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그 시절 우리에게 '오줌싸개'라는 별명은 그리 수치스러운 일만은 아니었다. 밤새 이불 위에 지도를 그린 다음 날 아침이면,어머니는 "아이구, 이 문디 자슥아! 또 지도 그맀나!"하고 머리에 '키'를 씌우고 내보내면 아이들은 이웃집 대문을 두드려야 했다. "오줌싸개 소금 받으러 왔심더" 하고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하면, 옆집 할매는 "우야꼬, 이 귀한 소금을 오줌싸개한테 주게 생겼네" 하면서 빗자루로 키를 '탁탁' 때리며 겁을 주었다. 그러면서 이내 한 바가지 가득 하얀 소금을 퍼 담아주시곤 했다. 그 소금 안에는 아이가 무안해하지 않길 바라는 어른들의 따뜻한 정이 담겨 있었다. 이제는 뜨거운 오줌 줄기에 제각각의 모양으로 변해가던 영토의 형상도 보기 힘든 풍경이 지만 가끔 해 질 녘 골목길을 지나다 보면, 코끝을 스치는 맵싸한 흙내음 속에 그때 그 시절, 세상에서 가장 큰 지도를 그리겠다며 폼을 잡던 코 흘리개 동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사진작가 김익원의 1961년 작품 '형제'는 두 어린 형제가 나란히 서서 거리낌 없이 소변을 보는 모습으로 지금의 잣대로는 생소할 수 있지만 1960년대 초반 대구의 골목이나 마당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정겨운 일상이었다.

    2026-02-12 11:30:00

  • [남정욱 교수의 별별시선]어쩔 수가 없다

    [남정욱 교수의 별별시선]어쩔 수가 없다

    지난 달 말 현대자동차 노조가 재미있는 성명을 냈다. 회사가 생산현장에 로봇을 투입하려 한다며 일방통행으로 일을 진행하면 판을 갈아엎을 거라 경고한 것이다. 이들이 날카로워진 것은 얼마 전 현대차 그룹이 최고 전략회의에서 무인공장 프로젝트인 'DF247'을 논의 테이블에 올렸기 때문이다. 프로젝트의 내용은 명칭 자체에 들어있다. 풀어서 Dark Factory 247은 24시간, 주 7일 가동이 가능한 공장이란 의미다. 그것도 불도 켜지 않은 컴컴한 어둠 속에서. 이게 어떤 의미인지 감이 안 오시면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의 엔딩을 참고하시면 되겠다. 주인공은 죄다 로봇뿐인 거대한 공장에 혼자 들어와 버튼 하나로 공장을 돌린다. 이 장면에는 공장 안에 조명이 들어와 있는데 새까만 어둠을 찍을 수는 없으니 영화적인 설정으로 그리 한 것일 뿐 실제로 로봇 공장에 조명이 필요할 까닭이 없다. 먼 미래가 아니다. 이미 진행되고 있으며 얼마 안 가 전 세계 모든 공장의 풍경을 하나로 통일할 그림이기도 하다. 상황을 정확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 인간이 노동에서 해방되는 것이 아니라 노동에서 밀려나는 것이다. 인간의 배제는 21세기 중반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다. 현대자동차 노조를 기겁하게 만든 것은 '아틀라스'라는 로봇이다. 목과 척추가 360도 회전 가능하고 고성능 인공 지능 탑재로 작업 환경을 이해한다. 심지어 혼자서 배터리도 교체한다. 이게 무슨 말이냐. 머리가 돌아가는 로봇의 탄생으로 이제 무인공장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현대차 노조가 긴장하는 이유다. 아틀라스의 본격적인 현장 투입은 2028년으로 알려져 있다. ◆희망퇴직은 회사가 노조와 싸우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사는 비용 노조는 사측이 이 공장을 밀어 붙이면 판을 갈아엎을 거라 했다. 가능할까. 설비 투자는 경영자 고유권한이다. 노조가 할 수 있는 것은 고용과 근로조건을 들이대며 이를 늦추는 거 말고는 없다. 물론 마지막 카드는 파업이다. 구조조정 꼼수다, 외치면서 단체 행동에 들어가면 회사도 난감하다. 그런데 요 대목에서 가정을 해보자. 회사에서 희망퇴직을 받으면서 고액을 제시하면 어떻게 될까. 3억에서 5억은 고민의 구간이지만 퇴직이 코앞이 아니라면 장기근속이 유리하다는 산수가 가능하다. 노조는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액수가 10억이면 상황이 달라진다. 10억을 연봉 1억 노동자의 10년 치 수입으로 단순계산하면 안 된다. 생활비 등 나가는 돈이 있으니까 연간 저축액은 3천만 원 안팎이다. 그 경우 10억은 33년을 모아야 가능한 액수가 된다. 과연 외면할 수 있을까. 절대 쉽지 않다. 단체행동으로 노조가 버틸 수 있는 한계점으로, 선택은 각자의 몫으로 하자는 소리 반드시 나온다. '연대'를 개인의 계산으로 분해하는 것이다. 이때 회사에서 퇴직 신청 기한을 못 박으면 와해는 가속화된다. 타이밍을 놓치면 10억이 날아가는 상상을 하는 순간 마음은 조급해진다. 심리적으로 사람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에 더 예민한 법이다. 아틀라스 한 대의 가격은 2억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걸 2년 연봉으로 보면 역시, 곤란하다. 복지비, 보험료 등 추가비용이 들어가므로 끽해야 1년 4개월 치다. 연봉은 다음 해에도 또 나간다. 아틀라스는 임금을 요구하지 않는다. 아틀라스 도입 2년 차부터 비용구조는 역전된다. 로봇이 단순한 대체재가 아니라 장기적이고 효율적인 '고정 자산'이 되는 순간 기업은 미래 수익을 현재 가치로 당겨온다. 희망퇴직금 10억도 기업 입장에서는 생각만큼 큰돈이 아닌 것이다. 이 계산에서 노동자가 설 자리는 없다. 슬프지만 세상은 그렇게 갈 것이다. ◆아직도 현대차가 자동차 회사로 보이세요? 10억을 받은 후 현대차 전직(前職) 노조원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을 알려드린다. 절반으로 현대차 주식을 사는 것이다. 그때는 회사 이름도 바뀌어 있을 것이다. (아마도) 현대 로보틱스 그룹으로. 현대차는 이미 자동차 회사가 아니다.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는 더 이상 차가 아닌 '바퀴 달린 로봇'이다. 자동차로 시작했지만 가장 먼저 자동차를 버리고 있는 회사가 현대다. 노조가 단체 행동으로 회사와 맞서던 시대는 끝났다. 인간 노동의 시대에 소리 없이 황혼이 내려앉고 있다.

    2026-02-12 11:30:00

  • [김석모의 모두를 위한 미술사] 아무것도 없는 그곳에 미술관이 있다

    [김석모의 모두를 위한 미술사] 아무것도 없는 그곳에 미술관이 있다

    가까운 나라 일본에는 부러울 정도로 좋은 미술관이 많다. 미술관의 역사도 우리보다 길고, 컬렉션의 질과 양은 물론 미술관 건축에 이르기까지 여러 면에서 우리와는 다른 차원을 보여준다. 카가와 현 세토 내해의 작은 섬 데시마(豊島)에는 미술관이 하나 있다. 섬의 인구는 고작 천 명이나 될까. 섬을 오가는 페리는 하루에 몇 차례뿐이고, 택시는 단 한 대뿐이다. 드문드문 다니는 마을 버스를 기다리거나, 가장 좋은 이동 수단은 자전거다. '풍성한 섬'이라는 한자 이름과는 달리, 섬에는 드문드문 인가가 있을 뿐 대규모 어업도 이루어지지 않는 전형적인 농촌 섬이다. 자전거로 섬을 한 바퀴 도는 일은 그리 힘들지 않다.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완만한 오르막을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길가에는 귤나무와 올리브 나무가 이어진다. 광활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생각보다 제법 규모 있는 농사다. 올리브가 재배되는 것을 보니 이곳 기후가 그리스나 이탈리아만큼 따뜻한가 싶기도 하다. 이런 데시마에 미술관이 있다. 사실 미술관을 제외하면 이 섬에는 거의 다른 볼거리가 없다. 그런데도 이 미술관 하나 때문에 몇 번이고 다시 이 섬을 찾는다. 건축가 니시자와 류에(Nishizawa Ryue)가 설계한 데시마 미술관은 멀리서 보면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콘크리트 돔처럼 보인다. 하나의 조형물처럼 만들어진 이 건물은 천장이 두 곳 크게 열려 있어 바람 소리와 새 소리가 그대로 들려오고, 빛은 제 마음대로 드나들며 바닥과 벽 위에서 그림자 놀이를 벌인다. 이렇게 만들어진 단 하나의 공간에는 기둥이 없다. 건물의 형태는 가까이에서 보면 땅 위에 살짝 내려앉은 물방울처럼 보인다. 낮고 넓게 펼쳐진 곡면의 콘크리트 쉘은 주변 풍경에 몸을 낮춘 채, 오히려 지형의 일부처럼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건축에는 벽이나 기둥이 보이지 않는다. 두께가 얇은 콘크리트 껍질 하나만으로 자립하는 구조로, 공간의 구조적 위계도 드러내지 않는다. 미술관 건물 내부는 단일 공간이다. 천장에는 두 개의 타원형 개구부가 뚫려 있다. 이것은 창이라기보다 하늘과 직접 연결된 틈처럼 보인다. 그 틈을 통해 빛과 바람, 새 소리가 그대로 들어온다.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내부의 밝기와 공기의 밀도는 끊임없이 달라지고, 공간은 결코 고정된 상태로 머무르지 않는다. 데시마 미술관에는 일반적인 미술관에서처럼 소장품이나 특별전이 기획되어 전시되지 않는다. 설치미술가 나이토 레이(Naito Rei)의 작품 매트릭스가 건축물과 하나가 되어 공기처럼, 바람처럼, 빛처럼 존재한다. 바닥에는 육안으로 느껴지지 않는 미세한 경사가 있으며, 바닥에 난 구멍 곳곳에서 작은 물방울이 맺히고 움직인다. 물은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기보다 생겨나고, 모이고, 사라지는 과정을 반복한다. 관람자는 이 미세한 움직임을 따라 자연스럽게 시선을 낮추고, 자신의 호흡과 걸음을 늦추게 된다. 이곳은 시각 중심의 공간이 아니라, 모든 감각이 하나가 되어 시간의 흐름 속에 자신을 맡기게 되는 작품이다. 데시마 미술관은 2010년 세토우치 국제예술제에 맞추어 개관했다. 공식적인 연례 통계가 정기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지만, 학술 조사 자료에 따르면 연간 방문객 수는 약 6만 명 수준이며, 세토우치 국제예술제가 열리는 해에는 1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이곳을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6-02-12 11:30:00

  • [김계희의 법도 문학도 아닌] 끔찍한 손해

    [김계희의 법도 문학도 아닌] 끔찍한 손해

    '주민들 대다수가 노인네들인데도 죽는 사람이 좀처럼 없어서 짜증이 날 정도였다. 병원에서도, 감옥에서도 관을 주문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일흔 살의 장의사 야코프에게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나날이 손해가 쌓이는 것과 같았다. 예컨대, 일요일과 축일에 일하는 것은 죄가 되고, 월요일은 흉한 날이라 일을 못 하고, 이런 식으로 쌓이다 보면 일 년에 이백일은 어쩔 수 없이 손을 놓고 놀아야 했다. 모처럼(?) 경찰서장이 골골댄다는 소식에 조바심을 내며 이 년을 기다렸지만, 치료하러 떠나자마자 그곳에서 죽어버려 그는 최소 10루블의 손해를 보고 말았다. 어디를 둘러봐도 사방에 손해, 손해뿐이던 어느 날 할멈이 몸져눕더니 죽고 말았다. 돈 들어갈 일이 많다는 이유로 차 마시는 것도 허락하지 않아 뜨거운 물만 마셔야 했지만, 그가 손해 본 것들에 관해 얘기하면서 야단칠까 봐 평생 불평 한마디 하지 못했던 그녀였다. 2루블 40코페이카. 아내의 관을 짜고 그는 이렇게 장부에 기록했다. 물론 손해였다. 부제(副祭)에게 줄 돈을 아끼려고 그는 직접 시편을 읊었고, 무덤 자리는 그의 대부인 묘지기의 연줄로 거저 얻었으며, 농부 네 명이 묘지까지 운구해 주었는데, 고인에 대한 공경심으로 한 일이라 돈을 받지는 않았다. 모든 일이 반듯하고 품위 있게 그리고 저렴하게 치러졌기에 그는 매우 만족했다. 체호프의 단편소설 속 마르파는 마침내 그 오두막과 관들과 야코프로부터 영원히 떠날 수 있게 되어 행복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 '마침내'가 오기 전에 탈출(?)을 감행한 그녀들이 현실에는 있었다. 집을 몇 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돈이 아까워서 아이들 학원비는커녕 대학등록금조차 주지 않는가 하면, 부부동반 모임에서 그녀가 들고 갈 명품 가방은 사 안기면서도 최저가 임플란트를 검색해 의료사고에 가까운 시술을 받게 하기도 하고, 종일 집에서 빈둥거리면서 자신이 일러둔 타임세일 식품을 사두지 않았다고 고함을 치는 등 현실에서 마주한 그들의 스펙트럼은 다양했다. 처음에는 그녀들의 말을 선뜻 믿기 어려웠다. 멍든 눈에 아침부터 선글라스를 끼고 사무실을 찾는 이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만큼 만족스러운 부부관계를 가지기 위해 그녀의 몸에는 손을 대지 않지만, 그녀 대신 아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해 그 비명을 듣는 게 지옥 같았다는 이야기에는 '설마?' 싶었다. 어렵게 용기 내 찾아와서도 "변호사님은 제 남편을 몰라서 그래요. 너무너무 무서운 사람이에요. 이 이혼소장을 받으면 당장에 저를 죽이러 올지 몰라요."라고 그녀들은 말한다. 그렇게 돈이 아까운 사람은 절대 이혼하지 않으려 할 것이기에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주어도 그녀들은 믿지 않는다. 학비, 병원비, 식비가 그렇게나 손해였던 그들에게 이혼은 곧 재산분할이기에 이는 비교 불가한, 말 그대로 까무러칠 정도의 손해 그 자체이다. 그래서 예외 없이 그들은 단연코 이혼 사유는 없노라고 강변한다. 퇴근 후 돈 쓸 일 없이 곧바로 귀가하는 그이기에 해가 지는 것이 늘 두려웠다던 그녀는 이혼조정실에서 말쑥하게 차려입고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는 그를 보자마자 턱까지 바들바들, 주체할 수 없이 온몸을 떨었다. 연기로 그것이 가능하다면 과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감이라 할 만했다. 그는 잠시 당황한 듯했으나, 곧 다정한 남편 모드로 돌아가 저렇게 약한 아내를 자신이 돌봐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사십여 년 만에 탈출한 그녀는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지만, 이제는 해가 지는 게 두렵지 않다는 거, 그게 가장 기쁘다고 했다. 묘지에서 돌아오는 길 야코프는 한집에서 살아온 세월이 오십이 년이나 길고 길게 이어져 왔지만, 그 세월 동안 한 번도 그녀에 대한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째서 그는 평생 욕을 하고, 으르렁대고, 주먹을 흔들어대며 자신의 아내를 함부로 대했는가? 도대체 왜 사람들은 서로의 삶을 망치는가? 이 얼마나 끔찍한 손해인가! 증오와 악의가 없다면 사람들은 서로에게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줄 텐데 말이다. 소설 속 야코프는 손해를 만회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지만, 현실 속 우리에게는 아직 끔찍한 손해를 피할 기회가 남아있다.

    2026-02-12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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