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위험 가득 아파트 진입로 포항시, 건설案 통과 말썽

대구시 4천억 들이고도 처리용량 한계에 부딪혀

대구시가 4천억원이나 들여 전국 최대 용량의 하수처리장을 만들어 놓고도 빗물과 오폐수관을 분리하지 않아 하수처리장이 제기능을 못하는가 하면 상당량의 오폐수가 땅 속으로 새 들어가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15년간 무려 4천억원이나 들여 하루 186만2천t을 처리할 수 있는 6개의 하수처리장을 건설했다. 이는 160여만t으로 추정되는 발생 하수 전량을 처리하고도 남는 것이며, 시민 1명이 서울시민의 2.8배에 달하는 하루 690ℓ의 하수를 배출해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 때문에 환경부장관을 지낸 정우택 의원은 지난 9월 대구시 국감때 "처리장에 대한 편중된 투자로 대구 인구가 320만명에 이르게 될 2016년에도 시설이 남아돌게 됐다"고 질책했다.

그러나 하수.오폐수를 처리장으로 실어 나를 오수관로 설치율은 아직도 5% 정도에 그치고 있다. 현재까지 관로가 제대로 설치된 지구는 칠곡 2.3지구, 성서, 지산범물, 시지 등 신택지 일부에 불과하다. 또 관로가 분리 가설된 지산범물 경우도 빗물관과 오폐수관이 잘못 연결돼 버린 웃지 못할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반면 범어천.대명천 등 대부분 도심 소하천은 빗물관.오폐수관이 분리돼 있지 않아 하수가 빗물과 섞여 한꺼번에 하수처리장으로 옮겨지고 있다. 이 때문에 분리된 하수관을 타고 하수처리장에 유입되는 정상적인 하수의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는 120ppm 정도여야 하나 빗물과 섞여 범어천을 따라 흐른 신천하수처리장 유입수의 BOD는 50~70ppm에 불과하다.

일반 유수와 섞인데다 하수처리장으로 가는 과정에서 상당량의 하수가 지하로 새 들어가 버리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분뇨와 함께 분리된 하수관을 따라 달서천처리장으로 흘러드는 성서지구 하수의 BOD는 250~300ppm에 이른다.

이 때문에 하수처리장들은 과잉 시설을 갖추고도 특히 비가 내릴 경우 유입 용량이 초과돼 하수 처리를 제대로 못하는 또다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달서천처리장 경우 하루 11만6천t 정도인 염색공단 폐수 처리를 위해 별도의 18만4천t 처리 규모 색도처리 시설을 건설하고도 색도 기준을 넘은 방류수를 내보내 말썽(본지 10월29일자 보도)을 빚었다.

하루 총 처리용량 40만t 규모에 생활하수 15만5천t 등 27만5천t밖에 유입되지 않지만 빗물과 생활하수가 뒤섞임으로써 정작 색도처리가 필요한 공단폐수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는 것.

이에 대해 대구시청 관계 부서는 "빗물 분리관을 설치하는데는 얼마나 많은 돈이 들지 계산도 못할 지경"이라며, "3공단과 염색공단 빗물 분리시설에만도 820억원이나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기무 환경녹지국장은 "하수관거 설치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내년 6월 이후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북대 환경공학과 민경석(50) 교수는 "도심 소하천이 하수 관거로 이용돼서는 안되고 오염된 하천.토양.지하수 등의 복원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며, "처리장보다 빗물.오수 분리시설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민 교수는 또 도심 소하천이 복개부터 이뤄져버리면 분리시설 설치가 더 어려워지는 만큼 복개 때 분리시설 시공을 병행해야 한다고 환기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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