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헬로우 경제) 대입 논술 대비

시장이 항상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독과점의 횡포, 환경오염의 피해, 공공재 생산의 부족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런 시장의 실패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 경제활동에 개입해 왔다. (중략) 정부는 이러한 규제 활동을 통해 경제적, 사회적 활동에 수반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며, 국민의 복지를 증진시키고자 한다.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

위의 예문은 서울대 통합논술의 예시문이다. 경제 과목을 배웠다고 해도 고등학생이 이러한 예시문을 읽고 논제에 따라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만큼 쉽지 않은 내용이다.

고교 내신과 수능시험만 준비해온 학생이 갑자기 논술학원에 다닌다고 해서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나 입시가 앞으로 이러한 방향으로 흐른다면 학생들도 기존의 공부 방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어떤 방법으로 공부해야 할지 학교든 학원이든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학교나 학원이 무능해서가 아니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기존의 교육 방식에서 탈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능시험이 통합형으로 출제되던 몇 년 전이나, 통합형 논술이 강조되는 지금이나 많은 교육기관들이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학생들이 받아들이기에는 아직도 많이 부족해 보인다.

다양한 책을 읽고 사고능력을 어릴 때부터 키워야 한다고 누구나 주장하고 있지만 이것을 학생들이 실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다양한 사고능력의 계발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 없는 현실에서는 구호에 그칠 뿐이다.

경제 문제의 경우 이렇게 대학입시에 깊숙이 연관이 되리라고 생각하는 학부모가 많지 않다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국어, 영어, 수학 같은 과목은 부모 세대에도 배웠던 과목이지만 경제교육이라는 것은 너무나 생소하기 때문이다.

경제교육이라고 하면 대부분 학부모들이 단순히 용돈 교육이나 방학 캠프에 참가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현실에 접목하는 방향으로 교육이 바뀌면서 경제 분야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대학입시에까지 깊이 있게 다뤄지고 있는 것이다.

경제를 잘 몰라서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사실을 안다면 많은 학부모는 당장 사설 교육기관을 찾는 데 혈안이 될 것이다. 그러나 서울의 극히 일부에서 이제 걸음마 단계인 것을 제외하면 구체적으로 이 부분을 교육하는 곳은 찾기 힘들다.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배울 여건이 안 된다면 가정에서라도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 가정에서 어떻게 어려운 경제를 가르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겠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부모님들이 선생님들 같이 가르칠 수는 없지만 관심을 갖고 함께할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TV나 신문 같은 매체를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신문은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자세한 정보를 주므로 교과서를 보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우선은 신문의 경제면에 관심을 갖자. 가족이 함께 펴놓고 읽는 시간을 가지자는 것이다. 그렇게 어느 정도 습관이 들면 가족 각자가 주제별로 정리해서 발표하는 기회를 만들어 보자. 세미나는 대학에서 교수와 대학원생만 하는 것이 아니다. 가정에서도 각자가 자신이 맡은 주제에 대해 정보를 찾고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 정리하자. 발표한 뒤에는 궁금한 점이나 모르는 부분에 대해 발표자가 정리해 준다. 발표자도 답하기 어려운 부분은 다음에 조사를 해서 다시 발표한다.

이런 방법으로 가정에서 출발하면 시작은 미약하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경제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 높아지고, 대학입시까지 대비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김준혁(K비전스쿨 이사)

#신문을 활용한 경제논술

1. 주제 발표자를 정한다. 주제 발표자는 자신이 맡은 부분에 대해서 충실하게 조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표를 듣는 사람이 초등학생이라고 생각하고 준비를 충실히 하자.

2. 발표자가 아닌 사람도 그 주제에 대해서 정보를 찾고 모르는 부분을 정리한다. 이렇게 함께 준비를 해야만 모든 사람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3. 발표 후에는 각자의 의견을 모아서 다시 한 번 그 주제에 대해 정리하자. 발표를 위한 준비가 아니라 어떠한 결과물을 만든다는 생각을 가지고 구성원 모두가 함께하면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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