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옥관의 시와 함께] 김영무/아픈 장미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아픈 장미

김영무

폭풍의 밤에 길 잃은

벌레 한 마리

오두막 불빛 보고, 아-

네 품속 파고들었다

진홍빛 침대에 누워

한 밤 푹 자고 가게

창문은 열어두렴

겁내지 마라

곧 동이 튼다, 장미야

스무 살 나이엔 늙음이 보이지 않았다. 서른 살 나이엔 병듦이 보이지 않았다. 마흔 살 나이엔 죽음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다. 생로병사의 깊고 깊은 뜻은 지천명, 하늘의 명을 알아들을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조금 알게 되었다. 사람의 평생에 어디 맑은 날만 계속될 수 있으랴. 까마득한 절망과 뼈 시린 고통 속에 벌레처럼 나뒹굴 수 있는 게 인생이다.

흰 시트를 끌어당기며 창밖을 바라보는 병상의 시인. 폭풍 속 유리창을 맴도는 벌레를 안타깝게 바라보며 노래한다. "겁내지 마라/곧 동이 튼다, 장미야." 장미라고 말했지만 실은 '진홍빛' 수술 자국을 지닌 자신의 병든 육신. 그래서 '아픈' 장미다. 폐암 3기 수술 회복실에서 바라본 폭풍 속 벌레 한 마리. 위로를 받을 사람이 도리어 위로를 건넨다. 위로가 위로의 등을 떠밀며 무서운 고통을 함께 건너간다. 겁내지 마라 장미야, 곧 동이 튼단다.

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분당 아파트 매매 과정에서 17억 7천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사실을 언급하며, 국민 대출을 막으면서...
코스피가 21일 급등하며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정지 조치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었고, 이날 코스피200 선물지수는 5.17% 상승한 1,0...
광주지방검찰청과 경찰청 특별수사단이 21일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국가수사본부를 압수수색하며, 경찰 내부에서는 사건 수사 과정에서의 지휘와 부...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