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북관계 경색을 이유로 경협을 볼모로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흘러나오는 대남 경협기구 축소'개편설이 그것이다. 게다가 북한 군부는 지난주 개성공단 실태조사를 벌이면서 '철수하는 데 얼마나 걸리느냐'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우리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어제 국회 외통위에서 "북한이 남북교류협력에 대해 부정적 조치를 취하지 않길 기대한다"며 "다만 여러 예상되는 상황에 대해 대비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사실 여부야 어떻든 북한은 속 보이는 짓을 해서는 안 된다. 그간 북한은 자기 필요에 따라 내각 산하에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를 만들어 대남 경협을 강화해 왔다. 그런데 금강산 피격사건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우리 정부가 자기들 요구대로 고분고분하지 않자 이젠 얼굴색을 바꾸겠다는 거다. 오바마 당선으로 북미 직접 대화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우리를 외면하고 미국'중국 쪽으로 눈을 돌리겠다는 심산인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개성공단 조성 등 남북경협으로 재미를 본 주체는 북한 정권이다. 북한 경제가 어려울 때 돈줄 역할을 한 게 금강산 관광사업 등 경협이고 개성공단이다. 개성공단 내 가동 중인 70개 기업에서 일하는 북측 근로자만도 2만8천 명이 넘고 생산액도 7억3천400만 달러에 달한다. 그런데 이제 와서 달면 삼키고 쓰면 뱉겠다는 것은 책임감 없는 집단이 아니고서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나마 남북의 끈을 잇고 있는 개성공단과 경협을 끝내 단절한다면 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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