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비심리 바닥 찍었나…지갑이 열린다

백화점 매출 증가폭 두 자릿수 쑥쑥

13일 반월당 동아백화점 쇼핑점. 이날 스페셜데이를 진행한 이 백화점에는 오전 8시 30분부터 행사에 참여하고자 몰려든 고객들로 약전골목까지 줄이 길게 늘어선 보기 드문 풍경이 벌어졌다. 같은 시각 식품관 역시 쌀, 과일, 정육 등 이날 행사 상품을 조금이라도 먼저 구매하기 위해 고객 200여 명이 대기하면서, 개점만을 기다리는 풍경이 연출됐다. 온종일 이 매장은 고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붐볐다. 일부 계산대와 사은품 창구 등은 대기 고객으로 혼잡한 모습도 보였다. 하루 동안 이곳을 찾은 고객은 약 2만1천 명으로 평균 방문객(5천 명)의 4배가 넘었다.

소비심리가 바닥을 찍으면서 백화점'유통업계가 활짝 웃음을 짓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이후 14일까지 약 한 달 기준으로 가전 및 가구의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 정도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사상 최초 기준 금리 1% 국면에서 빚어진 주택 거래 활성화를 비롯해 계절적으로 봄 이사철과 혼수철까지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 불황에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지출을 줄이는 남성패션의 경우 지난 한 달 간 매출이 13%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가 풀리면서 자신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같은 기간 대구점 6층 남성 트랜디 캐주얼의 판매량은 평소보다 2, 3배까지 증가했다. 대구백화점은 혼수 수요가 몰리면서 가전과 가구의 매출이 25~27%로 신장률을 보였고 에어컨이 작년 대비 45% 이상 판매가 늘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로 인한 선물 매출도 크게 늘어 유아와 아동 파트가 17%, 여성복이 14%, 남성복도 9% 신장했다. 이 밖에도 식품 11%, 화장품 13%, 잡화와 명품 파트가 8% 등 전분야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대백프라자는 도시철도 3호선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기존 고객이 아닌 도시철도 3호선을 이용한 신규 고객의 매출이 크게 늘어 지난해 5월과 비교하여 신규 고객의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 현대백화점을 방문한 고객들도 지갑을 풀고 있다. 이달 들어 전년대비 매출 증가폭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박재범 롯데백화점 대구점 해외패션 플로어장은 "해외 명품이나 골프, 가전 및 가구, 남성패션, 식료품 등 다양한 방면에서 동시다발적인 매출 증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여파에 따른 단순한 기저 효과를 넘어서 소비 심리가 회복 중이다"고 했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