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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미사일 논의' 안보리 회의서…중·러 VS 서방 갈등 첨예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가운데)가 5일(현지시간)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를 논의하기 위해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소집된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가운데)가 5일(현지시간)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를 논의하기 위해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소집된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5일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단호한 대응, 비핵화를 주장하는 서방과 '미국에도 책임이 있다'고 맞선 중국·러시아 사이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빈손으로 끝났다.

미국 등 서방국가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란 점을 강조하며 안보리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8발을 발사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안보리의 두 상임이사국이 김정은의 행동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중·러 양국을 비난했다. 바버라 우드워드 영국 대사는 "안보리가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아 북한이 대담해졌다"고 말했고, 황준국 한국 대사 역시 "안보리의 침묵에 북한은 미사일로 답했다"며 추가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보리의 상임이사국인 중·러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 등을 쏘고 6차 핵실험에 나섰던 2017년 말까지는 안보리 차원의 대북 제재 결의에 동참했었다. 그러나 미-중 전략 경쟁이 첨예해지고,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뤄진 뒤에는 상황이 크게 변하면서 지난 5월 처음 대북 추가 제재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중·러는 미국에도 책임이 있다는 주장으로 맞섰다. 겅솽 중국 차석대사는 "북한의 최근 발사를 주목하는 동시에 그 지역에서 여러 차례 진행된 미국과 다른 나라들의 연합군사훈련도 주목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 연합을 강화하고 핵에 관한 군사적 경쟁 위험을 높이고 있다. 미국이 북한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우려에 진지하게 대응하는 구체적 조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러시아 차석대사도 "미국과 그 동맹들이 대규모 군사훈련을 재개했다"며 미 항공모함을 투입한 연합훈련을 긴장 고조의 원인으로 꼽았다.

미국·한국·영국·프랑스·일본·브라질·인도·노르웨이·아랍에미리트연합은 안보리 차원의 규탄 성명이 불가능하자 장외 성명을 내어 "일본 상공을 넘어간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우리는 안보리 결의 제2397호가 추가적인 주요 조처를 언급하고 있음을 상기한다"고 했다. 칠레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의 행동은 "규탄, 고립, 그들의 행동에 대한 대응을 확장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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