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총선 1년 앞으로] 尹대통령 지지율 정체, TK 물갈이로 돌파하나

4.5 재보궐선거에서 받아든 초라한 성적표에 당내 위기감 커져
대통령 지지 무대인 대구경북 친윤계 인사 전략공천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 걸어서 입장하며 대구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정확하게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집권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금쯤이면 1년 전 정권교체에 성공한 여세를 몰아 유리한 고지에서 내년 총선을 기약해야 하는데 현실은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이 친정체제 구축을 위해 여당 전당대회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장면에 빈정이 상한 민심은 국민의힘 새 지도부의 잇따른 우편향 행보와 헛발질에 고개를 가로젓고 있고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정부의 설익은 정책에도 혀를 차는 중이다.

여권 안팎에선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에서도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을 뒤집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선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대구경북 현역 국회의원 전원이 소속된 국민의힘의 텃밭 물갈이 폭이 얼마나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른바 '0선' 대통령의 여당 장악 시도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현역 의원 교체 폭도 상당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실시된 4.5 재보궐선거에서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김기현 신임 대표가 시장을 지낸 울산광역시에선 교육감을 진보진영 후보에 내줬고 남구 구의원 보궐선거에서도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선거 결과가 나오자 "내년 총선에서 접전지가 될 중원(청주)에서 민주당이 가지고 있었던 시의회를 우리가 가져올 수 있었다"고 위안을 삼았지만 당내에선 위기론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정권교체의 일등공신이었던 영남의 바닥민심이 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당의 한 중진은 "새 정부 출범 후 정권교체 효능감을 높이기 위해 핵심지지층을 보듬기 위한 정책을 먼저 쏟아냈음에도 울산에서 받아 든 성적표는 참담하다"며 "총선 필승공식인 '중도성향 유권자 설득' 행보를 시작조차 하지 못 한 상황이라 더욱 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이에 여권에선 새롭게 구성된 지도부로 난국을 타개하기 힘들 경우를 대비해 '차선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도부 리스크'와 설화(舌禍)가 이어지는 등 당이 지리멸렬한 상황에 놓일 경우 당의 간판을 교체하는 극약처방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 관계자는 "지지율 부진이 고착화돼 정국 주도권을 야당에 내줄 경우 총선에서 뒤집기가 어려울 수 있다"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인지도와 참신함 측면에서 국민적 동의가 가능한 인물을 간판으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에선 보수정당 '주인'이 바뀔 때마다 반복됐던 총선 공천 물갈이 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구경북은 국민의힘의 정치적 텃밭으로 '공천=당선' 분위기가 완연하기 때문에 당권을 쥔 진영이 세력 확장(계파 소속 국회의원 확대)을 위한 무대로 이용해 왔었다.

당내에선 내년 총선에서도 대구경북 현역의원 교체가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지난해 대선을 통해 정치권에 처음으로 발을 들인 현직 대통령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남은 임기 동안 자신을 떠받쳐 줄 공고한 지지세력"이라며 "총선 공천을 통해 이른바 친윤계 국회의원을 대거 확보하고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고 그 무대는 대구경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치권에선 내년 총선 구도가 야당에 유리하게 형성되거나 접전으로 진행될 경우 대구경북에서 친윤계 정치 신인의 도전이 더욱 거셀 것으로 보고 있다. 승부처가 될 수도권과 중원에서는 계파성향보다 당선 가능성을 중심으로 공천이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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