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울 기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의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현실에 국내 대표 기업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14년 만에 1조원 아래로 떨어지는 등 대구경북의 관련 중소업체 사이에서는 '이번 한파가 오래가는 것 아니냐'는 근심이 쌓이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에서 금 현물 1㎏의 1g당 가격이 8만4,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7만5,000원대에서 머물던 금 가격은 이날까지 12% 넘게 올랐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도 올해 6월물 금 선물 가격이 2,026.40달러에 마감하면서 사상 최고가인 2,069.40달러(2020년 8월6일)에 근접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가 금값 강세를 부채질했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은행 위기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부진한 미국의 고용지표가 발표되는 등 경기 침체 우려 신호가 명확해지는 추세에 안전자산으로 투자가 쏠린다는 것이다.
경기 침체 위기감에 지역 경제계의 '체감 온도'를 더욱 떨어뜨리는 소식이 있다. 바로 삼성전자의 행보다. 구미에서 반도체 관련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A(56) 대표는 삼성이 '산업의 쌀'이라는 반도체의 감산을 공식화하면서 하청업체까지 불똥이 튀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좌불안석'이다.
중소기업은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취약한데, 그동안 감산은 없다고 버텨 오던 삼성전자마저 25년 만에 '무감산' 기조에서 선회하면서 앞길이 더욱 불안해진 것이다.
A 대표는 "대기업이 기침하면 하청업체는 몸살을 앓는다"며 "삼성이 반도체 물량을 줄이면 지역 하청 업체 수주물량도 중장기적으로 줄어드는 수순을 밟게 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감산 소식에 구미의 또 다른 반도체 기업들도 화들짝 놀라는 분위기다.
반도체 소재·부품 공급을 담당하는 구미 기업의 생산량과 매출 감소 등 눈에 보이는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구미의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뾰족한 탈출구가 없는 상황이 업계의 전망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반도체 사이클 회복 및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증산할 때까지는 별다른 탈출구가 없는 상황이라는 게 업계 정설이다.
이 같은 상황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현재보다 24.7% 인상한 1만2천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여기에 정부의 강력한 노동 개혁에 대한 반발로 전국적으로 강력한 파업 투쟁을 예고하면서 지역 기업체의 경영 상황을 더욱 무겁게 만들고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지난해 중앙·지방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하는 국가채무가 1천67조7천억원으로 사상 최초로 1천조원을 넘어섰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9.6%를 기록해 50%에 육박했다"면서 "공공부채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국내 경기에 호재로 작용할 상황이 전무하다. 그러다 보니 이번 터널이 생각보다 길 것이라는 걱정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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