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빌라왕' 전세 사기로 전국이 떠들썩했던 가운데 경북 안동과 예천에서도 15억원대 전세 사기 의심사건이 발생해 피해자들이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11일 전세사기 피해자 모임 등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무렵부터 임대업을 시작한 A씨는 최근 임차기간이 지났거나 만료를 앞두고 있음에도 잠적, 연락되지 않고 있다.
그는 49가구 규모의 원룸·다가구주택 3채로 안동과 예천에서 임대 사업을 벌였고, 임차보증금만 15억원에 이른다.
그의 건물들은 금융기관에 근저당이 잡혀 있고, 일부는 세금 체납 등으로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 거주 가능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 인해 입주자들은 전세 보증금 반환 대상에서 뒷순위로 밀려 보증금을 돌려받을 길이 막막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40여 명에 달하고, 적게는 100만원, 많게는 8천만원의 임차보증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피해자들은 "공인중개사들이 선순위 임차보증금에 대해 정확하게 알리지 않고 계약을 한 경우들이 대부분"이라며 "계약서에도 채권최고액이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것은 공인중개사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의 특이한 점은 임차인들이 모두 여러 공인중개사를 통해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공인중개사만 13곳에 달한다.
피해자들은 이들 공인중개사 중 일부는 임대사업자 A씨와 공범일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안동 송현에 있는 18가구 규모의 건물은 A씨가 소유주가 아님에도 공인중개사들이 위임장도 없는 A씨와 임차계약을 체결하도록 한 것은 큰 문제가 있다. 피해자들 간 확인을 해본 결과 건물주와 중개를 받았다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고 말하며 이런 주장에 힘을 실었다.
피해자 모임 대표 B씨는 "다들 어려운 형편에 겨우 전·월세보증금을 마련해 살고 계신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불순한 의도로 선순위 임차보증금까지 속여 계약하게 하고, 보증금을 빼돌려 잠적한 A씨와 관련자들이 반드시 강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그동안 수집한 증거 자료를 토대로 조만간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또 기자회견 등을 통해 관련자들의 엄벌을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도 이번 사건을 인지하고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은 A씨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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