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할 일 못 하고 세금만 쓰는 공수처, 존재 이유 있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국민 세금을 탕진하고 해야 할 일은 못 하는 비효율 무능 조직임이 확인되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이 공수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수처는 2021년 1월 출범 이후 지난 3월 31일까지 총 6천185건의 사건을 접수했지만 기소한 사건은 3건에 불과했다.

기소한 사건을 봐도 김형준 전 부장검사 뇌물 수수 혐의 사건은 작년 11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고, 나머지 2건 가운데 한 건은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던 손준성 검사를 총선 개입 혐의로 기소한 사건인데 지금 1심 진행 중이다.

공수처의 무능함은 직접 처리 사건보다 다른 수사기관 이첩 사건이 더 많은 데서도 확인된다. 다른 수사기관으로의 이첩 사건은 3천176건으로 직접 처리 사건(2천632건)을 웃돈다. 공수처의 수사 및 기소 역량이 검찰과 경찰에 한참 못 미친다는 방증이다. 일례로 공수처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별장 성 접대' 의혹 관련 이규원 검사의 '윤중천 허위 면담 보고서 작성 및 유출 의혹' 사건을 검찰에서 넘겨받은 지 9개월 만에 다시 검찰로 넘겨 논란을 빚은 바 있다.

2021년 여운국 공수처 차장은 손준성 검사 구속 영장이 잇따라 기각되자 판사 앞에서 "우리 공수처는 아마추어다. 10년 이상 특별 수사를 한 손 검사와 변호인이 공수처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영장 발부를 '읍소'했다고 한다. 공수처 내부에서조차 전문성과 조직 문화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인데, 이런 분위기와 자신감으로 도대체 무슨 일을 해낼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그럼에도 공수처는 국민 세금을 펑펑 쓴다. 출범 이후 2021년 138억4천600만 원, 2022년 143억6천600만 원 등 모두 280억여 원의 예산을 썼다. 도대체 어떤 일을 하느라 이렇게 많은 혈세를 썼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공수처는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입법 폭주의 대표적 합작 악법으로 꼽힌다. 출범 이후 공수처는 '존재 이유'를 증명하라는 요구를 끊임없이 받아왔지만 아직 증명하지 못했다. 앞으로 달라질까? 지금까지 보여준 역량과 태도로 보아 그럴 것 같지도 않다. 이런 비능률 조직은 하루라도 빨리 없어지는 게 맞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