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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연체율 관리 비상… 매출채권 상각·매각 규모 1년 새 급증

대구은행 대출채권 상각·매각 작년 279억원→올해 752억원
'채권 회수불능 대비' 대손충당금도 445억원→668억원 증가

대구 북구 침산동 대구은행 제2본점 전경. 매일신문DB
대구 북구 침산동 대구은행 제2본점 전경. 매일신문DB

은행들이 상각 혹은 매각한 매출채권 규모가 1년 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차주가 늘면서 부실 우려가 커지자 잇따라 부실채권 처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8일 DGB대구은행 실적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1~3월) 대출채권 상각·매각 금액은 7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79억원)보다 169.5% 늘었다. 작년과 각각 비교해 보면 회수하기 어렵다고 보고 손실 처리한 상각 규모는 279억원에서 245억원으로 12.1% 줄었고, 채권을 매각한 규모는 없었으나 올해 507억원 발생했다.

채권 회수 불능에 대비해 준비금 성격으로 적립하는 대손충당금은 같은 기간 445억원에서 668억원으로 50.1% 증가했다.

시중은행 상황도 비슷하다. 금융 업계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상각·매각 규모는 작년 1분기 4천345억원에서 올해 1분기 4천496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이들 은행의 대손상각비는 7천191억원으로 지난해(1천899억원)보다 278.6% 뛰었다.

은행 재무제표상 손익계산서에 기재하는 대손상각비는 부실채권 매각·상각과 충당금 등을 포함해 비용으로 처리하는 항목이다. 금융 기관은 자산 건전성을 위해 연체 기간이 길어져 부실화된 대출을 손실 처리하거나 부실채권 전문회사에 넘기는 식으로 연체율을 관리한다.

대구은행의 1분기 실질 연체율은 0.69%로, 지난해 같은 기간(0.36%)보다 0.33%포인트(p) 올랐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 연체율은 0.38%에서 0.86%로, 가계 연체율은 0.28%에서 0.33%로 증가했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말 국내은행 원화 대출 연체율도 1년 전 0.22%에서 0.11%p 오른 0.33%로 나타났다.

각 은행은 금리 상승 등 영향으로 이익 지표가 개선된 동시에 부실 징후도 커지면서 리스크 관련 지출을 늘리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대구은행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천278억원으로 작년 1분기(1천187억원)보다 7.6% 증가했고, 순이자마진(NIM)은 2.07%로 1.94%에서 0.13%p 상승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 침체 우려에 따라 특별 충당금을 선제 적립해 대손비용률을 낮은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 하반기 자산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대손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위험성 관리에 집중하면서 시장 유동성 공급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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