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저출산 극복 앞장" 엑스코, 육아휴직 연장… 근무성적 상향은 부결

엑스코 지난 4월 육아휴직·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기간 연장
육아휴직 1년→1년6개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1년→2년
육아휴직자 근무성적 B→A등급 상향은 부결…노조 "반대"
이상길 사장 "저출산 심각…출산 장려 기업 문화 확산해야"

대구 엑스코 전경. 엑스코 제공
대구 엑스코 전경. 엑스코 제공

대구시 출자·출연기관인 엑스코(EXCO)가 저출산 극복에 기여한다는 취지에서 직원 복지제도를 손질하고 나섰다. 육아휴직 기간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기간을 연장했으나 육아휴직자 근무성적 평가등급을 상향하려던 계획은 직원 반대에 부닥쳤다.

11일 엑스코에 따르면 엑스코는 지난 4월 육아휴직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에 관한 복무규정을 변경했다. 육아휴직 기간을 기존 1년에서 1년 6개월로 연장했고, 어린 자녀를 둔 직원이 2시간 조기 퇴근할 수 있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기간은 1년에서 2년으로 늘렸다.

육아휴직자 근무성적 평가등급을 B에서 A로 높이는 안도 추진했지만 노동조합 반대로 시행하지 못했다.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직원에게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고, 직원에 불이익이 생길 수 있는 규정을 도입할 때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 등에 동의를 얻어야 한다.

엑스코는 지난 2월 육아휴직자 근무성적 평가등급 조정에 관한 의견을 개진해 달라는 공문을 노조로 보냈고, 노조는 반대 의견을 냈다. 지난 3월 정기 총회에서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반대 표가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정상 근무하고도 C, D등급을 받는 사람이 있는데 휴가를 다녀온 직원이 두 번째로 높은 A등급을 받는 건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엑스코는 매년 2월 직원별 근무 실적과 태도, 수행 능력을 매기는 근무성적평정을 시행하고, 승진·보직 등 인사 평가 과정에 반영한다. 근무성적 등급은 S, A, B, C, D 총 5개다. 분포 비율은 B등급 40%, A등급·C등급 각 20%, S등급·D등급 각 10%로 고정돼 있다. 육아휴직자에게는 중간 등급인 B를 부여한다.

규정 변경을 주도한 이상길 엑스코 대표이사 사장은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만큼 기업 문화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노조를 다시 설득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시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평균 합계출산율은 0.78명, 대구는 이보다 0.02명 낮은 0.76명을 기록했다.

이상길 사장은 "전국적으로 출산율이 낮은 상황에 공공기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했다. 경영상 손해를 보더라도 직원들이 결혼하고 출산하기 편한 방향으로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저출산 문제를 금전적인 보상으로 해결하는 건 한계가 있다. 출산을 장려하는 기업 문화가 확산하도록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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