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 사람공부

조윤제 지음/ 청림출판 펴냄

공자. 클립아트코리아.
공자. 클립아트코리아.

논어는 공자와 그의 제자들의 어록을 엮은 경전으로, 공자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제자들이 공자의 언행을 모아 책으로 펴낸 것이다. 다만 저자가 명확히 알려진 것은 아니고, 공자의 제자들과 그 문인들이 공동 편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리고 약 2천500년이 지난 오늘날 논어를 기반으로, '인간관계'에 관한 책. '사람공부'가 출간됐다.

책의 저자 조윤제는 현재 고전연구가로서, 현재 집필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또 탐서가로서 논어, 맹자, 사기 등 동양고전 100여 종을 원전으로 읽기도 했다. 그의 역작인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를 마친 후, 삶의 가장 중요한 문제인 '인간관계'를 파고들고자 '논어'를 다시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논어가 이토록 오랫동안 사랑 받는 것은 단순한 처세나 지침으로 한정될 수 없는 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며 "공부는 기술이나 수단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것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 뜻을 우리의 현실에 맞게 전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설명했다.

책은 공자의 핵심 철학인 충(忠), 서(恕), 성(誠)을 바탕으로, 61개의 꼭지를 통해 ▷나를 다스리고 ▷타인을 사랑하며 ▷날마다 성장하는 지혜를 선사한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관계 맺음'의 '도(道)'를 전하는 것이다. 공자가 황제, 제자, 농사꾼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깨달은 지혜를 전달한다.

공자의 핵심 철학인 충, 서, 성을 만나보자. 1부 '忠(충)'은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세우다'는 제목, '충간의담(忠肝義膽) - 진실한 사람은 의롭게 살 준비가 되어 있다'는 부제로 시작한다. 어른이 지닐 수 있는 배움의 자세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공자가 자신의 조카였던 '공멸'보다 제자 '자천'을 높이 샀던 일화를 소개한다. 소위 '금수저'임에도 자신의 환경을 탓하던 공멸과는 달리 '흙수저'인 자천은 바쁜 와중에도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며 군자의 도를 실천했던 일화를 전한다. 또 '충후지풍(忠厚之風)'에서는 어른다운 삶을 위한 기준을 어떻게 세워나가야 하는 지에 대해 말한다.

2부 '恕(서)'는 '모든 인간관계는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제목과 '서기서인(恕己恕人) - 자신을 바르게 대하는 마음으로 남을 대하라'는 부제로 시작한다. 나를 성장시키는 일이 어떻게 사람을 얻는 일과 연결되는지 소개한다. 유능한 인물을 발탁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자산의 일화를 말하는데, 오래전부터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으나 어떻게 그 마음의 벽을 허물 수 있었는지 전한다. 또 '서이행지'에서는 더 나은 관계를 쌓기 위한 실천의 덕목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장점과 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보완하거나 고칠 수 있는 능력이 나를 알고, 또 사람을 대하는 지혜임을 밝힌다.

3부 '誠(성)'은 '꾸준한 사람은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는 제목과 '정심성의(正心誠意) -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면 반드시 일이 풀린다'는 부제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삶에서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곤 한다. 공자 역시 사랑하는 제자 '안연'을 잃고 '하늘마저 나를 버렸다'며 깊은 수렁에 빠진 적도 있다. 공자는 그럼에도 '사람됨'의 도리를 배우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고, 자신이 생전에 못 다 이룰 열매를 맺고자 제자 양성에 더욱 매진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특히 사람 공부를 지속하기 위한 마음과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며, '몸', '얼굴', '말'의 태도에 대해 강조했다. 다른 어떤 이상적인 가치보다 평상시의 생활 습관이 바로 서야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공자의 핵심 사상은 '사람이 2명 이상 있을 때 비로소 실천 가능한 철학'이라는 것이다. 사람으로 인해 불안하고 고민인 이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다. 368쪽, 1만8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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