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사상 처음 1천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이자 등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면서 법원에 도산을 신청한 법인 수도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998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보다 3조8천억원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수치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지만 최근 추세를 고려하면 사상 처음으로 1천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대구경북에서 예금은행이 중소기업에 대출을 내 준 규모는 90조원이 넘도록 불어난 상황이다.
지난 9월 말 대구지역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8조3천억원으로 전체 기업 대출 잔액의 92.0%를 차지했다. 전월 대비 3천277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경북의 경우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1천480억원 증가한 32조원을 기록했다. 전체 기업 대출 잔액 가운데 89.8%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증했다. 4년 전인 2019년 10월 말 중소기업 대출 잔액과 비교하면 전국적으로 283조원 증가했다. 대구경북에선 2019년 9월 69조1천억원에서 4년 새 21조2천억원 증가했다.
이 와중에 높아진 대출 금리는 중소기업 부담을 높이고 있다.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지난 10월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5.35%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부터 13개월 연속으로 5%를 상회한 것이다. 연도별 추이를 보면 2020년 12월 2.89%에서 2021년 12월 3.37%, 지난해 12월 5.76%로 급등했다.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끝내 파산을 신청한 경우도 올해 급증했다. 법원통계월보를 보면 올해 1~10월 전국 법원에서 접수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천36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8% 늘어났다.
같은 기간 대구지방법원이 접수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작년 동기 대비 334% 폭증한 178건이었다. 이는 법원에서 관련 통계를 제공한 2013년 이후 최대 수치다. 대구의 경우 중소기업 비중이 97%에 이르는 만큼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증가하면서 '줄도산'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은행에서 돈을 빌려 생산, 판매하는 순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최근 소비가 굉장히 부진하다 보니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늘어난 상황"이라면서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은 기업을 힘들게 하는 대표적 요인이다. 기업들 상태를 고려해 금리 인상을 억제하는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
이낙연 "'줄탄핵·줄기각' 이재명 책임…민주당 사과없이 뭉개는 것 문화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