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모든 사상(事象)에는 보편성과 함께 특수성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아동문학은 '아동'이라는 접두어가 그 특수성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즉 독자를 일컬을 때에 동심을 가진 모든 성인을 포함하되, 성장기의 아동을 주독자로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아동문학은 특히 독자로 하여금 교시적(敎示的) 즐거움과 미적(美的) 즐거움을 함께 느끼게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교시적 즐거움은 작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적인 기쁨이고, 미적 즐거움은 작품 그 자체에서 우러나는 품격에 대한 기쁨, 즉 문학작품으로서의 완성도에서 얻어지는 기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동화문학은 어른의 옛 시각으로 아동의 동선(動線) 묘사에 그치는 단순한 문학이 아니라, 위의 두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어쩌면 가장 완성도 높은 예술 작품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으로 응모된 151편의 작품을 하나하나 살펴보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창의적인 소재와 전개를 앞세운 젊은 신진작가들의 약진이 돋보였습니다.
'코파즈 왕국의 비염 왕좌', '엄마의 연애편지', '까만 콩이 어때서', '점이 사라졌다', '고래잡기', 'X맨', '눈오리 날아오르다', '무섭거나 좋아하거나', '작은 새, 큰 사랑', '용감한 단이', '안녕, 정말 안녕' 등의 작품을 끝까지 남겨, 이리 견주고 저리 견준 끝에 '점이 사라졌다'를 골라들었습니다. 모두가 독특한 캐릭터에 의외의 반전을 앞세우고 있어서, 한 작품만 골라들기에 매우 고통스러웠습니다.
당선작 '점이 사라졌다'는 성장기의 독자가 흔히 가질 수 있는 콤플렉스(complex)를 다루어, 동일시(Identification)를 깊이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돋보였으나,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모호하여 단순한 예화(例話)로 끝날 수 있으며, 구성에 있어서도 결말부분에서 좀 더 치열한 당위성을 확보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못내 걸렸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독자에게 쉽게 다가와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두어 당선작으로 뽑았습니다. 앞으로의 정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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