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재명 대표 부산에서 흉기 피습,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가덕도에서 한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목 부위 1㎝ 크기의 열상(裂傷·피부가 찢어져서 생긴 상처)을 입었다. 당시 남성은 이 대표의 지지자인 척 위장해 이 대표에게 접근, 칼을 휘둘렀다.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하니 천만다행이다. 이 대표의 쾌유를 빈다.

정치인에 대한 신체적 공격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범죄다. 우리는 생각이 다른 상대를 물리적으로 공격해 사멸시키는 '야만'을 벗어나 더 많은 시민의 의견을 물어 정책을 추진하는 '문명'을 추구한다. 그것이 민주주의다. 정치인들은 민주주의에 기초해 자신들의 주의·주장을 펴며, 더 많은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국민들 역시 자신의 생각을 물리적 공격으로 표출하는 대신 민주적 투표로 밝힌다. 따라서 정치적인 사안을 두고 폭력을 행사하거나 정치인의 신체를 공격하는 행위는 정치인 개인에 대한 공격인 동시에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경찰은 이 대표를 공격한 남성의 범행 동기와 목적 등을 철저히 수사해 한 점 의혹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불특정 다수 시민들과 가까이 접촉해야 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경호를 강화해야 한다. 2006년 5월 지방선거 때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커터칼 공격, 2022년 3월 송영길 당시 민주당 대표에 대한 망치 공격 등 정치인에 대한 위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외부 세력에 의한 테러도 발생할 수 있다. 각 정당들도 당내 주요 정치인들이 시민들과 만나는 자리의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런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도 안 된다. 2022년 3월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망치 테러를 당했을 때,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공격한 사람에 대한 엉뚱한 추측성 글을 올렸으나 사실이 아니었다. 여야는 물론이고 국민들도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민주주의를 공격하는 '공공의 적'에 대한 사안마저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민주주의 대원칙을 공격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는 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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