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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기업' 하이트·삼양그룹…장수기업 공통점 및 핵심 가치는

국내 100년 기업, 올해는 하이트진로와 삼양그룹이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전지선 기자
국내 100년 기업, 올해는 하이트진로와 삼양그룹이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전지선 기자

'장수기업 불모지' 한국에서,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기업이 2곳이 나왔다. 하이트진로와 삼양그룹이 그 주인공. 이들 기업은 '미래 100년'을 위해 어떤 가치를 제고할까.

먼저, 장수기업의 정의는 나라별로 다르다. 해외에서는 100년 이상 2대 이상 선조의 가업을 지속한 기업, 일본에서는 100년 이상 운영된 기업이다. 반면, 국내 장수기업은 업력 30년 된 기업(중소벤처기업부 기준)으로 규정된다.

한국에서 100년을 넘긴 기업은 두산그룹(127주년), 동화약품(126주년), 메리츠화재(102주년) 등이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평균 수명이 1958년 기준 61년에서 현재는 20년으로 떨어졌지만, 2027년에는 12년 아래로 '대폭' 단축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향후 100년 이상의 국내 장수기업은 더욱 귀해질 전망. 하이트진로와 삼양그룹에서 꼽은 '미래 100년'을 위한 공통적인 키워드는 '변화'였다.

앞서,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응변창신(변화에 한발 앞서 대응하고 주도적으로 길을 개척해 나간다)으로 올해 새로운 100년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문덕 회장은 기업의 도태를 경계하고,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는 사전 대응을 통해 주도적으로 시장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전했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은 "2024년을 새로운 삼양으로 다시 태어나는 변화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대 핵심 경영방침인 ▲글로벌 스페셜티(고기능성)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캐시플로우(현금의 흐름) 경영 강화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새로운 기업 미션을 임직원 모두가 되새기고 변화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좌)김윤 삼양그룹 회장,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좌)김윤 삼양그룹 회장,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국내 매출의 한계를 넘기 위한 해외 진출에 대해서도 적극적이었다.

하이트진로는 국내 소주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라고 판단, '소주의 세계화'를 앞당기고 있다. 앞서, 작년 10월 베트남에 해외 첫 생산 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오는 2025년 해외에서 선호도가 높은 과일 소주 등을 주로 생산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해외 생산 공장과 통합 연구소, 증류소 건설은 하이트진로 미래 청사진을 위한 중요한 포석"이라고 말했다.

삼양그룹에서는 작년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등 어려웠던 경영환경 속에서 성과를 거두기에는 어려웠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글로벌 진출에 대해 꾸준히 준비해왔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미국 스페셜티 소재 기업 'Verdant'를 인수하고 헝가리 생분해성 봉합사 공장을 준공하는 등 본격적인 글로벌 사업 확장의 초석을 다졌다는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와 삼양그룹은 서로 다른 유형으로 장수기업이 됐다. 하이트진로는 '통합'을, 삼양그룹은 '확장'을 통해 이뤄졌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는 1924년 설립된 진천양조상회(진로)와 1933년 설립한 조선맥주(하이트맥주)가 합쳐진 회사"라며 "현재까지 꾸준히 '주류'라는 아이템 안에서 소주-맥주 투트렉 마케팅을 펼치거나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신제품부터 굿즈, 스토어 운영 등 다양한 활동 영역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삼양그룹은 1924년 경성방직 사장 수당 김연수가 세운 '삼수사'가 그룹의 기원으로, 과거 설탕을 만드는 회사로 가장 유명했다면 현재는 식품, 화학, 패키징,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두 기업은 어떤 형태로 사업을 운영하는지는 다르지만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사회 문화, 환경, 가치에 중점을 두고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추구,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나아가기 위한 도전정신을 잃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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